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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 웨딩 피날레는 석류와 도끼로
Cthulryu
2024. 7. 15. 11:41
님같네요
찹쌀고양이반죽 행복하다면 야옹해

복복복
서막으로는 다소 진부한 표현일 수 있지만, 이보다 나은 묘사가 없어 보이듯 뻔한 소리를 내며 마차 바퀴가 굴러갑니다.
포장이 안 된 투박하고 거친 흙길 위를 말발굽이 찰 때마다 부스러기 돌이 이리저리 구르더니, 애써 바퀴를 붙잡으며 버티던 이음새와 판자를 때리며 떨어집니다.
낡아빠진 나무와 이음새는 하염없이 끼익거릴 뿐. 아무도 없는 거리를 지나다니며 내는 소리로는 딱 맞을 정도로 음침하고, 또 스산합니다.
간혹 들려오는 바람을 가르는 말 채찍과 마부의 헛기침, 그리고 숨소리를 제외하면 너무도 조용하고 황량합니다.
...아.
안개와 구름이 촘촘하게 덧쌓여 있음에도 햇빛은 마치 노쇠한 기병처럼 실 가닥 같은 빛줄기를 더디게 내리쬡니다.
바닥으로, 마차로, 그리고 당신이 타고있는 짐칸 안으로도.
마차 지붕으로 쓰인 케케묵어 닳아빠진 린넨이 당신의 모습을 다 가려주니 괜찮겠지요. 새벽 동안 천 쪼가리에 붙은 이슬이 흘러 당신의 머리 위로 톡, 몸을 내던집니다.
그래요... 이 마차엔 어떤 방식으로 얻어타게 되었죠? 정당한 삯을 주고? 아니면... 몰래?

하얀 곰팡이가 음식에 내려앉듯 짙게 깔려서는…
…. 왜, 이런 날, 이런 곳에, 이렇게 숨어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 사실 알고 있잖아요, 파스칼린.
친우의 동생. 연정을 나누던.... 그 아이 때문이란 사실을.
솔라가 가문 간 정략결혼을 이유로 식을 치르기 위해 7일 전에 마을을 떠나게 됨으로써, 당신이 이 마차에 얻어탄 원인이 되었습니다.
애써 생각을 갈무리하고 나면 나흘이 지나있던 참입니다. 그래서 사흘 전에야 마차를 타고 솔라의 결혼식이 치러지는 마을로 가기로 결심했죠.
그 나을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요?
어떤 마음을 가지던, 당신은 솔라를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야겠노라고 결단을 내린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때’가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보았다면, 이렇게 정신없이 뒤따라갈 일은 없었을 텐데.

결혼이란 좋은 소식을 듣는 날이라기엔, 그다지 좋지 못한 하늘의 색과 눅눅한 습기가 바닥을 채웠습니다.
솔라는 그 다를 바 없는 날에 당신을 만나 통보했습니다. 안부 인사가 오가긴 했는지, 대뜸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본론에 당신이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그렇지만 이렇게 직접, 그 입으로 이런 소식을 듣게 되는 건 썩 유쾌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 ... 아,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딱 그 정도의 말을 건넵니다. 여기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어요.)

마차를 타도 꼬박 3일은 걸린다더라.
너랑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나만 싫은거야? (일렁이던 눈가에 물이 맺힙니다.)

(미끄러운 기름이 묻은 구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선이 그 위에 머물지 못하고 비껴갑니다.)
... ... 가시게 될 곳은 어떤 곳입니까? (싫냐는 말에 대답하는 대신 그리 묻습니다. 여기서 본인도 싫다고 해봤자 뭐가 달라지죠? 우리의 마음이 같지만 현실은 따라주지 않는 걸 재확인받아서 뭐가 달라지냔 말이에요.)

그리고.... (손을 꿈질대다가,)
(입을 열려다 맙니다. 아랫입술이 말려들어가요. 피어오르는 열을 꾹 참다가, 결국 말도 삼켜버립니다.)
(아주 작게, 물기가 묻은 목소리로 속삭여요.) 내가 가버린다니까 혹시 후련해?

(그러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떤 말도 이어가지 못하는 당신의 손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입술을 꾹 물었다가 천천히 풀면서 말해요. 이런 말을 하는 게 맞을까, 잠깐 생각하면서도요.) 그럴리 없다는 거 아시잖습니까.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한 채 애써 입꼬리를 올립니다.) 몸조심하게 건강히 지내.
옆 마을도 그렇고, 요즘 여기도 저기도 실종되는 사람이 많대........

... ... 네, 솔라레오. 당신도요.
(그러고 보니 본인도 실종과 관련된 소식을 들은 적이 있나요?)
그렇습니다


....감시가 엄중하네요.


rolling 1d2 보냈다 못보냈다
(
)
2
2
(왜 붙잡지 않냐, 고 물어보는 것 같은 눈망울이었습니다. 그것도 피해버린 주제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편지를 보내도 괜찮은 것일까요.)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펜을 내려놓기 일쑤였습니다. 다만 루나에게 소식 정도는 물어봤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차를 얻어 타도 꼬박 사흘은 걸려야 갈 수 있다는 '미저르 힐' 이었습니다.
지능 판정.

기준치: | 90/45/18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이유가 있었는데. 그동안 재건에 성공이라도 했던 걸까요. 폐쇄적인 성향이 강한 부족 중심 마을이었습니다.
마차를 얻어타려고 '미저르 힐'에 간다는 말을 했을 때 마부가,
편지의 답을 기다렸던 나흘과 마차를 얻어타고 왔던 기간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요?

(가장 먼저 드는 건 의구심, 쉽게 뒤이어지는 건 불안감입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요. 초상화 한 점 받아본 적 없다.라는 당신의 말이 자꾸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도약 판정.

기준치: | 20/10/4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어우)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는 건 성공했지만, 착지가 잘못된 탓에 넘어지고 맙니다.
원래 운동신경이 좋은 편은 아니라는건 알았지만... 마차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먼지가 풀풀 날리네요. 오늘은 이 흙먼지와 이별하기 영 글러 보입니다.

이곳은…… ‘미저르 힐’이라 추정되는 이곳은 분명 마을일 텐데, 어째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까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나, 축사 짐승의 울음, 혹은 사람의 발소리라도 들려야 정상인데.
이 마을은 정말,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마을이라면 당연히 인기척이 느껴져야 정상이 아닌가요?
이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없는 곳에서, 결혼식이 열린다고요? 정말로?

(건물들이 멀쩡하게 있긴 한가요? 인기척이나 사람만 없는 것인가요?)

(그냥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마을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건가요?)


그들은 모두 너덜너덜한 갈색 천을 대충 기워 입고 있으며, 그마저도 이곳저곳이 헤져 구멍이 나 있습니다.
어디에서 구르기라도 했는지 손끝과 발끝엔 흙 때가 껴 더럽습니다.
하나같이 무너져 가는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있거나, 주변을 배회하는 등, 마을에 사는 주민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말을 걸어보기 전에 우선 동태를 살펴봅니다. 뭐 더 눈에 띄거나 수상한 점이라든가는 있을까요)
못해도 세 명 정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메타적으로도 탐문이 가능하냐는 뜻)
대인기능 판정.

(기능치 높은 건 매혹이긴 한데 제정신 아닌 사람들한테 매혹이 통할지...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면서 길 좀 여쭙겠습니다 가능한가요?)
(길을 묻는 이유는... 냅다 초면에 무슨 일 있느냐고 물으면 좀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요)

기준치: | 55/27/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자네, 옷, 옷 좀, 보여주게...
혹시, 그게, 끝인가?

끝이냐니 무슨 뜻이신지요.
(영 좋은 인상은 아닙니다)

마을에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너무나 조용하니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조금 염려가 되어 여쭈었습니다.
요즘 세상에 워낙 사건사고도 많고 말이지요.
...정말 마을에 아무 일도 없습니까?
대체 왜이러는걸까요? 입술을 앙다문 채, 핏발 선 눈들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저 안개 안 쪽에서 당신을 지켜보던 인영이 흐려지는걸 눈치챕니다.


기준치: | 10/5/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안개 속의 인영을 쫓아가기엔 좀 무리인 것 같지만요.)
순식간에 그림자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예감이 안 좋습니다)
예리한 날붙이가 당신의 귀와 뺨을 스칩니다.
체력 -d3

rolling d3
(
)
2
2
(12>10)(아슬아슬했지만 결국 피를 보고야 말았겠습니다...)

아닐세, 나는 단지.... (짧게 숨을 뱉듯 웃다가,)
자네의 피에 흥미가 가서....


(혹시 도망갈 수는 없는 상황인가요? 아까 사람이 여럿이었다고 했던 것 같긴 해서)






자, 어서.... (손을 까딱거립니다)



(너무 쪼고매요. 하면 손바닥 하겠습니다)
(왼손잡이니까 오른손 내줄게요)
그걸 또 받는건 둘째치고.... 짜내네요.
체력 -d3+1감소

rolling d3+1
(
)
+1
1
2
(10>8)(시작부터 피가 제법...)
병의 주인은 피를 찰랑이며 헤벌쭉하게 웃다가 말 없이 안개속으로 들어갑니다.

눈앞엔 안개 속에 가려졌던 우거진 수풀이 보입니다. 나무가 어찌나 빽빽하게 자랐는지, 서로의 몸통을 비벼가며 죽죽 뻗은 숲은 빛 한 점 들지 않아 해가 뜬 시간임에도 너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울타리를 끝없이 뻗은 양, 일렬로 한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만이 사각거리는 풀잎 소리를 날라줄 뿐.
이상한 일입니다.
안개가 아무리 짙더라도 이만한 숲이 보이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지금은 당신의 시야에 아주 잘 들어옵니다.

익숙한 모양. 사람의 신발입니다.
길쭉한 모양과 세련된 무늬가 촘촘하게 수놓아진 신발을 보는 순간, 기시감이 듭니다.
마치 특별한 날에만 신을 것처럼 생긴 이 색과 모양은……. 결혼식에서 사용되는 신발 같습니다.
켤레가 아닌 한 짝만 놓여 있고, 신발이 놓인 풀 주위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꺾여 쏠려 있습니다.

(결혼식에서 사용되는 신발이라니. 절로 심장이 덜컹 가라앉는 기분이 듭니다. 신발을 주워들고 풀이 꺾인 방향을 살펴봐요.)
더 깊은 곳으로......



기다란 다리뼈가 당신의 발에 밟혀 조각났음을 알아차립니다.
이성 판정 (0/1)

기준치: | 65/32/13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65>64)(헉, 하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목구멍에 찬 바람이 들이차요.)
(이런 게 왜 여기에? 아니, 이런 기묘한 숲에서 해골 하나쯤 발견될 수도 있지만. 하필 바로 직전에 주운 것이... 침을 꿀꺽 삼키고 무릎을 굽혀 뼈를 살펴봅니다. 크기와 모양새는 어떤가요. 주변에 다른 뼈들도 있나요?)

기준치: | 1/0/0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응급처치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일렁이는 숨을 머금고 뼈를 다시 살피면, 색이 변한 지 오래됐음을 깨닫습니다.
또 뜀박질에 파삭거리며 부서질 뼈라면, 꽤 오랜 시간을 품느라 삭았다는 사실도… 적어도 최근에 놓인 뼈는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안심도 잠시.
당신의 시야로 ‘다른 것’이 굴러들어 옵니다.
이번에야말로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똑같이 시간을 머금고 삭아가는 인간의 두개골을.

기준치: | 64/32/12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64>63)(좋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느낌이 좋지 않아요.)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네요.
이 숲 너머에 솔라가 있든, 없든. 이 어두운 숲 너머로 향했다고.


(아무래도 저 숲 너머로 가 보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그리고 무엇보다 햇빛을 보는 쪽이 정신건강에 더 이로운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냐면. 그도 그렇게 당신이 지금 떠돌고 있는 검은빛 숲이 기이하고 수상한 곳임을 몸소 체감했으니까요.
숲의 이곳저곳엔 기하학적인 형태로 꼬여있는 풀이나 나뭇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식물의 몸이 서로 배배 꼬여 자연히 엉긴 건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방향을 꺾어 엮은 건지, 부자연스러운 모습은 어쩔 수 없는 불쾌함을 자아냅니다.
하물며 이따금 발에 채는 돌멩이 하나조차 검붉은색의 이상한 글자를 품고 있습니다.

(돌을 집어들어 관찰해볼 수 있나요?)
오컬트 판정

기준치: | 5/2/1 |
굴림: | 25 |
판정결과: | 실패 |


그것보다 그런거에 정신 팔릴 때가 아닙니다.
코끝에 썩은 내가 들러붙습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면, 정말로 가까운 곳에 불쑥 솟아있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속 알맹이가 긁힌 동물의 사체가 아무렇게나 바닥을 돌아다니고, 흙을 잔뜩 머금은 채 축 늘어져 있습니다.
혹시 들개에게 잡아먹히기라도 한 걸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냄새가 너무 독해서 집중이 잘 안 됩니다...)
(강행 가능한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짐승에게 파먹힌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파리들은 부패해 가는 시신으로 다가와 새로운 생명을 낳고, 그들의 배양지에선 구더기들이 탄생의 춤을 추고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더욱 강하게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습니다. 이대로 더 살펴봐도 눈에 띄는 게 없다면 길을 마저 움직여볼 수 있을까요?)
혹여나 방향감각을 잃을까 봐 앞만 똑바로 보며 걸어가던 당신의 눈앞에……
마침내, 빛이 환하게 들어찹니다.
…….
……믿겨 지나요?
침입자를 허락지 않겠다는 듯 위용을 뿜던 성벽 같은 숲을 지나니, 정말로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게 말이에요

사람이 모여 사는 걸로 추정되는 곳은 흙과 나무, 짚을 섞고 기둥을 세운 일반적인 건축물로 보입니다. 그런 건물이 군데군데 모여 있고, 저 멀리 울타리가 널따랗게 펼쳐진 곳도 눈에 들어옵니다. 돼지, 소, 닭, 토끼 등…… 쉬이 볼 수 있는 가축이 ‘축사’처럼 생긴 곳에 모여 길러지고 있네요.
정말 멋모르고 이 숲에 ‘우연히’ 찾아와 ‘우연히’ 마을로 들어갔다면,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땅이라 여겼을지도 모를 만큼. 생활감이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하지만 위화감의 정체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저마다 비슷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무심코 돌아다닌다면, 이질감이 눈에 띄어 무슨 변을 당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우선 주변을 쭉 둘러보면 들러볼 만한 장소나, 활용할 만한 물건 등이... 시야에 들어올까요?)
사람.
이번엔 절대로 잘못 보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한 뭉텅이로 쌓여 있습니다.
힘이 풀렸는지 저마다 입을 쩍 벌리고, 파리한 낯을 띄운 채 탁한 백색 눈동자를 초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저렇게, 모두가 돌아다니는 거리 한 가운데에 쌓아놓는 게 정상일까요? ‘살아있는’ 사람들은 그 옆에서 평범하게 대화하고, 걷고, 심지어 아이들은 놀기까지 합니다.
이 상황은 절대 정상적일 리가 없습니다.
이성 판정 (1D2/1D4)

기준치: | 63/31/12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rolling 1d2
(
)
2
2
(63>61)(잠시 눈앞의 상황을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원망스러울 정도로 빨리 돌아가는 머리는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를 박아넣습니다.)

(역시 시체 더미일지...)



(루나에게 선물해준...)



기준치: | 61/30/12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d2
(
)
1
1
(61>60)(각오하고 오기는 왔습니다만, 이런 시체 더미 앞에 서는 건,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애써 정신을 다잡아요. 본인은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사람뿐 아니라 소, 돼지, 양, 토끼 등……. 짐승의 시체도 드문드문 보입니다.
시체는 이 마을 주민들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뿐 아니라, 당신과 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들도 보입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물론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포대 자루처럼 쌓여있는 걸 보는 건, 아무래도....)
(강행할 수 있을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와)
........
루나?

그러니까... 당신이 루나의 얼굴을 바라봤던 시선 그 높이에.
누가봐도 당신의 친우였던 사람이 죽어있습니다.
이성 판정 1/1d6+1

기준치: | 60/30/12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60>59)(... ... 아니지? 아닐 거야. 지금 내가 너무 긴장해서, 불안해서, 브로치를 발견해버려서...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부정의 시간을 지나, 눈을 질끈 감습니다.)
(주변의 악취와 뒤범벅된 습한 공기가 목구멍을 침범하면 토기가 올라옵니다.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물러나요.)
(허억, 헉... 땅바닥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친우의 얼굴을 보았다가, 다시 땅바닥을... ...)
(... ... 바라보던 순간, 혼란스러운 가슴과는 별개로 냉철하고 영리한 머리는 제 일을 해내고야 맙니다.)
(그럼 그 편지는 누가 쓴 거지?)

(하... ... 의료지식이 없기는 하지만 시신 상태를 통해 루나가 언제 죽은 건지 얼추 짐작은 해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신원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면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다는 것 같은데)



병에 걸려 죽은 것 같지는 않으나, 대부분 가슴부터 배가 갈라져 있으며 핏물이 빠진 피부는 주름이 자글자글 맺힌 채 쪼그라져 있습니다.
몇 구의 시체는 사람이라 보기엔 기이할 정도로 뒤틀려 있습니다.
수레엔 아직 쌓이지 못한 다른 시체들도 몇 구 놓여 있습니다. 진물인지, 아니면 다른 체액인지, 시체가 쌓인 헝겊이 축축합니다.

(브로치를 다시금 만지작댔다가 루나를 보고... 힘겹게 발걸음을 뗍니다. 시신이라도 어디 묻어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일단은 목공소로 가봅니다. 가는 길에 적당한 천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사실 힘들죠.
목공소로 향한다면 은밀행동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변에서 베어냈는지, 나무토막이 산처럼 쌓여 있으며 도끼와 톱을 비롯한 자재가 벽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민 한 명이 그루터기에 앉아 칼을 만지작거리며 손안에서 무언가를 다듬고 있습니다.

몰래 지켜보기엔 너무 멉니다.

(이런 마을이 외지인에게 호의적일 리는 없을 것 같고. 적당히 섞여드는 척도 정보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은 정보가 너무 없습니다.)
(그럼 역시 은밀행동 뿐일까요... 두렵다)

은밀행동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손재주도 가능합니다
손놀림이구나

기준치: | 50/25/10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아니면 이미 면대면으로 들킨 것일지)
저벅...저벅... 저벅....
...
가까스로 엄폐물에 숨었으나, 누군가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들려오는 소리든, 주변에 떨어진 옷가지든...)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 갈아입고 나면... 마침 이곳으로 들어온 김에 이곳저곳 살펴보며 목공소로 향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말소리로 소문을 듣는다는가, 생활 방식을 대충 파악한다든가, 지리를 대충 알아본다든가 하는... 그런 것이 가능할까요?)


목공소로 향하면 아까와 같이 계속 손에 무언갈 쥐고 다듬고 있습니다.



(파스칼린 매혹 좀 더 높였어도 괜찮았겠는데... 하 여기서 말재주는 좀 모르겠어서 뭐 만드시느냐고 넉살좋게 물어보는 것으로 매혹 판정하겠습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오...)

언뜻 봐도 만드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서요. 뭐 만들고 계시는지 여쭤봐도 될는지요.
운이 좋구먼, 자네도.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긴 하다만.
숲속의 돌과는 전혀 다른 배열의 무늬입니다.

혹시 만드시는 것도 식에 필요한 물품입니까? (하고 빙긋 웃어보여요. 의심을 사지 않게, 가능한 순진한 얼굴로...)
(흠... 하면서 드디어 당신과 시선을 맞춥니다.)
빠릿빠릿해보이긴 하는데....
다들 바쁘니 예식장 주변엔 얼씬거리지 말고.
다른 일을 돕는 건 어떤가? 마침 잘됐군. 하는 일이 없으면 내 심부름이나 하세.

(예식장에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텐데. 속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살짝 고민하며 우선 주인의 말을 듣습니다.) 아, 이거 무슨 심부름 말씀이신지요.
축사 알지? 거기에 쓸만한 칼이 있을 거야. 좀 찾아와.

지금 필요하신 거죠? 다녀오겠습니다. (축사에서 사람을 만나도 대꾸할 말이 생겼군, 생각하면서 움직여볼게요)
가까이 다가가면 짐승 특유의 비린내가 지독하게 나고 있으며 건초가 사람 키만큼 쌓여 있습니다. 축사 옆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농막]이 있습니다.

(바깥에 눈에 띄는 게 없다면 곧장 들어갑니다)

도구를 찾는다면 관찰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이상하게 오늘따라 계속....)

(집중해서 한번 더 찾아봐도 될까요? 이젠 나도 모르겠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체는 없겠지. 전부 바깥에 쌓아놓은 것 같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상자 쪽으로 가봐요)
나무 상자 주변엔 부싯돌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례사님이랑 같이 가는것까진 봤는데 얼굴은 도통 볼 수가 있었어야지.(ㅋㅋ 웃습니다.)

왜? 관심있어?



(남은 닭 모이는 닭들이 모인 곳에 쑥 쏟아놓고 축사를 나섭니다. ... ...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망설여봤자니까.)




(자물쇠를 한번 건드려볼 수 있을까요? 단단히 잠겨있나 확인하는 척... 만져봤을 때 잠겨있으면 목공소로 마저 가겠습니다)

담당은 다른 사람인데, 못 보던 놈이 와선... 쯧.




너 시간을 헷갈리나 본데……. 결혼식은 새벽 3시에 진행되기로 했잖아.

빠릿한줄 알았는데 그냥 코흘리개였구만. 가라.

(아하하, 하고 처음 만났을 때의 순진한 얼굴로 웃어보이며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작업 힘내십시오.
(그러면... 지금 시간은 몇 시일까요?)


그냥 근처에서 주웠다. 정도입니다

식사 준비를 하는지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집도 보입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행깎할말 1)
(깎겠습니다 강행하기엔 운이 안 좋아...)
곧 다가올 경사스러운 일이라면…… 역시, 솔라의 결혼식뿐이겠죠
마을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모두 결혼식 준비를 한다니, 솔라가 결혼하게 될 상대는 얼마나 덕망이 높은 사람이길래……. 하지만 당장 오늘이 식 아니었던가요?


(그냥 멀리서 봐도 그 건물들의 용도를 짐작 가능한가요?)



(그냥 설렁설렁 돌아다니는 걸로 이야기를 듣지는 않겠지 싶어 근처에 있는 예식장부터 가보겠습니다)
빨갛게 염색한 천들이 길게 늘여져 있지만, 3m도 되지 않는 짧은 길이입니다. 아직 준비가 한창인지, 가만히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목조 건물에서 사람들이 나와 끝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천을 잇습니다.
카펫을 연상케 하는 붉은 천 끝엔 계단이 약 열 칸 이상 놓여 있습니다. 천이 덮이지 않은 하얀 석회암은 반지르르하게 빛납니다. 어둠 속에서 본다면 조각된 유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말이죠.


……이 위에서 주례사는 축복이 담긴 헌사를 내릴 것이고, 신랑과 신부는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나누며 반지를 서로의 손에 끼워주겠죠.
그 순간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한 폭의 그림처럼. 계단과 천의 주변엔 교회에서 볼 법한 긴 의자가 열과 행을 맞추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어디에 앉더라도 올려다볼 수 있도록.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 이 순간 외부인은 오로지....자신뿐입니다. 그 사실을 상기하면 몸이 식는 기분이 듭니다.)

다른 목조 건물에 비하면 외부에서 보아도 크고 내부는 널따랗다고 추측됩니다.
곱게 갈린 돌벽과 유리가 건물을 장식해서인지 위압감을 뽐냅니다. 주민들이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석조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하는 건 어렵겠죠? 혹시 근처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라든가가 있을까요)
냄새까진 아직 잘... 모르겠네요.



꺼져라. 너가 발을 들일 곳이 아니니까.

정문엔 유리창이 나 있으며 쇠창살이 달려있지만, 증축한 뒤쪽 건물엔 창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 두 명이 창고의 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체격이 좋은 건장한 사내입니다.


(봐 말 주신님알려주쉐이~)
rolling 1d2
(
)
1
1
(....진짜내마음을알려줘서고마워됨(안한다는뜻))
굳이 모험을 하지 않기로 합니다

(그럼 당장 볼 수 있을 만한 곳은 다 본 것 같은데...)
(일단 창고에서 물러나 사람들 좀 있는 예식장 쪽으로 섞여들게요)

기준치: | 90/45/18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석조건물에 들어가보고싶은가요?

예를들면... 방화라던지, 살인이라던지...
신경을 끄고 싶어도 끄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면...

(왜 그럴 생각을 진작 못 했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 상황을 살핍니다. 그러고 보니 혹시 몰라 부싯돌도 챙겨 나왔잖아요.)
(불이 잘 붙을 만한 것을 찾아봅니다.)
여기 널렸잖아요? 나무 어디든간에.
아니면... 시체더미를 태울수도 있고.

(하... ....)
(마음이복잡하다지금)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했다면...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봅니다. 시체 더미 쪽으로요.)
가는 길은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습니다.
점점 익숙한... 익숙해지면 안되는 냄새가 가까워집니다.
필연적으로, 친우의 죽은 얼굴을 다시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싯돌을 꺼내듭니다. 어차피 그 중대하신 행사를 준비하느라 다들 그 쪽에 신경을 쓰고 있지, 이런 시체 더미를 생각할 것 같진 않으니까요. 부싯돌에 불꽃이 튀고. 정말 마지막으로 친우의 얼굴을 눈에 담습니다.)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하지...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면서요. 뭐, 지금으로서는 솔라를 다시 만날 수나 있어야 다행이겠다 싶습니다마는.)

역한냄새가 마을을 덮습니다.
그 안에 루나도 있겠지요...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동물들은 이때다 싶어 축사 울타리를 빠져나옵니다.
야단났네, 야단났어. 주민들은 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곳저곳 쏘다니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천둥·번개 같은 목소리가 당신의 귀에도 거세게 박힙니다.
일반 주민과 달리 기다란 자주색 로브를 걸치고 있었으니까요. 그 ‘여러 명’은 석조 건물의 문밖으로 하나둘 급하게 튀어나옵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동시에 의아해집니다.
밖에서 본 바로는 내부가 더 널찍할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있어야 할 공간이 반으로 잘린 기분입니다. 어쩐지……, 작지 않나? 설마, 어딘가 숨겨져 있기라도 한 걸까요?
리얼타임 40분, 4시 25분까지 조사 시작합니다
석조 건물 내부는 바깥을 장식한 회색 돌 장식과 달리 따뜻한 색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포근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이 색이, 바깥에서 보아왔던 환경과 위화감이 느껴져서……
벽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선반]이 고정되어 있고, 중앙엔 [타원형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벽의 모서리마다 작은 [책장]이 들어찼고, 바닥엔 [화분]이 듬성듬성 정돈되어 있습니다.

뒤에서 무거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선반
반짝이는 백랍 접시와 작은 도자기 장식이 놓여 있습니다.



밑엔 곰으로 만들어진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가죽을 통째로 벗긴 건지, 살짝 누린내가 나고 이빨이 드문드문 빠져있네요. 그냥 박제로 쳐도 되겠어요.
탁자 위엔 [종이 뭉치]가 난잡하게 널렸습니다. 그들이 급하게 나오느라 자료가 헤집어진 모양입니다. 중심엔 불이 꺼진 [촛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수많은 종이 뭉치 속에서, 당신의 눈에 두 개의 단어가 보입니다.

(이건 결혼식이 아니라 제사처럼 보이는데요.)
(그리고 옆에 놓인 기부 명단은 딱... 제물이잖아요.)
(뭐, 들어오자마자 마주쳤던 광경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기는 합니다. 새삼 역한 기분이 들어 입을 막았다 떼고 촛대를 살펴볼게요)
투박한 금붙이가 얼기설기 붙은 구리 촛대입니다. 도금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으며 기둥에는 문구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영어 사용자면 라틴어 기본치 더 높아도 되는 거 아냐?! 냅다 이런 발언하고 기본치로 굴리다)
기준치: | 1/0/0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ㅋ)
엇.
촛대를 놓쳐서 발에 떨굽니다.
어우.
체력 -1d2

(소리없는 고통에 입술을 깨뭅니다)
rolling 1d2
(
)
1
1
(8>7)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려고 합니다

(숨어야 하나? 잠궈야 하나? 문을 살펴보기엔 시간이 없나요?)
의심만 받지 맙시다. 빨리 돌려보내지 않으면 또 오니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마침내)
문을 열려는걸 멈추고 알았다며 갑니다.

(뭔가 더 없다면 책장 보겠습니다)
명단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그들이 기부한 물품들이 상세하게 적혀있습니다. 개중엔 시신이나 사람 등, 보편적이지 못 한 품목도 보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존엄을 내놓다니요. 적혀있는 날짜는 전부 한 옛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최소가 10년 전입니다.
계속 넘겨보나요?

익숙한 성씨 두 개가 보입니다.
루나루코 라이온하트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책장
자료조사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진짜미드소마잖냐)
머리와 가슴은 전혀 동의하지 않음에도 당신은 일순 시선을 빼앗깁니다.
아무렇게나 죽죽 그어진 선들이 점차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변하더니, 곧 생물의 핏줄을 연상시키는 곡선이 되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합니다.
피부를 갈라내어 그 속을 훔쳐보기라도 하는 양….
마치 심장처럼. 이성 판정. (1D2/1D4)

기준치: | 60/30/12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rolling d2
(
)
2
2
(순간 제멋대로 꽂힌 시선에 퍽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지금은 불쾌감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끌여들여 죽였다고... 제물로 바치겠다고. 마지막으로 보았던 친우와 솔라의 얼굴이 스쳐지나가 그림을 팍, 내쳐봅니다.)

숲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는 달리 잎사귀의 모양이 전혀 다르네요. 다른 곳에서 자생하던 식물을 옮겨놨는지, 아니면 정성 들여 키운 건지.
화분들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질서라도 지키듯 놓여 있습니다. 다섯 개의 화분에는 각각 다른 잎사귀를 가진 식물이 자라 있습니다.


기준치: | 10/5/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어림도 없군)



멀리서 보았을 땐 단순 그림 액자인 줄 알았으나, 가까이서 본 이것은 누군가의 초상…화?

무엇을 보았는지 원본이 과연 어떤 자태였을지 상상도 되지 않을 만큼 불온한 감상만이 찌꺼기처럼 남습니다.
...설마 솔라가 결혼하게 될 상대의 초상화는 아니겠죠? 이성 판정 (1D2/1D4)

기준치: | 58/29/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2
(
)
2
2
(58>56)(... ... 설마.)
(불길함에 다시금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절로 내려가는 시선으로...벽난로를 봐요.)
박제 장식이 위에 걸린 벽난로입니다. 두꺼운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들어진 기둥이 다른 벽들과 달리 튀어나와 있습니다.
박제 장식 밑으로, 주변과는 미묘하게 색이 다른 벽돌 네 개가 보입니다. 각각 위, 아래, 중간을 건너뛰고 양옆으로 총 네 개입니다.
……나침반처럼 동서남북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바닥엔 조각난 장작이 여럿 쌓여 있습니다. 벽난로의 장식은 마치 출입을 거부하는 창살처럼 밖으로 휘어 있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살갗이 찢길지 모르겠어요.
벽난로 내부엔 다 타들어 갔는지 작은 불티만 조심스레 머금고 있는 숯이 남았습니다.

분명 사슴…… 아니, 무스일까요? 머리 위로 솟아오른 뿔을 제외하면 그 어떤 생물과도 닮지 않은 기이한 ‘것’의 머리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뿔은 마치 손가락을 기다랗게 늘린 뒤에 아무렇게나 꺾은 것을 머리에 붙인 양, 기하학적으로 뻗어 있습니다. 그러나 기괴함에서 아름다움을 찾듯, 묘한 안정이 느껴지는 박제입니다.
휘둥그렇게 빛나는 눈은 입 가까이에 뭉쳐져 올라와 있습니다. 저것이 입을 벌리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입속에 다른 시각 기관이 있는 건지 호기심이 들 정도로 기괴하게 볼록 튀어나와 있습니다.
목이 잘렸으니 죽은 것이 분명한데도 약품처리 된 눈은 여전히 생동감 있게 시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합니다.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식은땀이 주룩 흘러내릴 만큼…….
걸린 위치가 높아서 그런가, 죽은 눈빛에서도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대인기능 사용해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을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우선은.
다음은 없습니다.

(방금 본 벽난로를 생각하면 마침 글씨도 넷. 동서남북 위치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 것 같은데.)
(N5 W3 N3 N10... 동서남북이라고 보기엔 N만 너무 많은데.)

흠집근처엔 없습니다




누를 수는 있습니다

수상한 마을의, 수상한 주민들이 소란의 원인이 된 당신을 이 잡듯 뒤지며 미친 듯이 발을 구르는 상황에서, 저 소리를 마주하니 심장이 떨어지는 착각도 듭니다.
어딘가 변한 부분이 있기는 한 지, 샐 것 같은 목소리를 억누르고 둘러보면 벽난로의 기둥이 약간 튀어나와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벽돌이 촘촘히 쌓아 올려진 기둥을 밀고 당기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근력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진짜)
...손톱이 얼얼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공간에선 지독한 악취가 벌레처럼 스멀스멀 풍겨 옵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나아갈 곳은 이 ‘앞’과 당장이라도 당신을 찢어발길 것처럼 달려올 사람들이 있는 저 ‘밖’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 앞으로 나아간다면,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강한 예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을 에워쌉니다.
칭칭 얽혀가는 실처럼…….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선택은 엄연히 당신의 몫입니다.

(앞으로 나아갑니다. 바깥으로 가 봤자 그려지는 결말이 하나뿐이라면, 앞으로 나아가 미지의 길을 마주하는 게 현재로서는 더 나은 길일지도 모릅니다.)

와중에 죽어 있는 생물의 사체가 보기 좋게 바닥과 벽에 널려있습니다. 곰팡이와 만난 끔찍하고 역겨운 누린내는 바늘이 되어 코와 안면을 가득 찌릅니다.
최악입니다.
아무렇게나 손질이 된 가죽은 사슴이나 양, 토끼 등 짐승의 겉가죽은 물론이거니와 인피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널려있는 꼴 때문일까요?
언뜻 진짜가 아닌 [작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심장이 미약한 사람이라면 바로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적어도 이 방엔 태양 같은 빛이 없어서 자세히 볼 수 없는 게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긴장된 시선을 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면, 바닥 한가운데에 알 수 없는 원형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불길해 보입니다.
문양의 위로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나무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빛이 적은 곳이라 탁자가 검은색으로 보입니다. 그 너머 바닥엔 통으로 된 [유리관]이 잔뜩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들어온 문과 마주한 벽에는 [이동형 수납대]와 [거대한 상자]가 붙어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던 돌조각을 살피면, 각각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거대한 곳에 그렸다가 깨뜨릴 건지, 아니면 부쉈는지 돌조각을 잇는다고 보면 거대한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치 퍼즐처럼요.

(지금까지 보아온 '그림'이라는 게 영 께름칙한 것 투성이라 벌써 머리가 아프기는 한데)

증명이라도 하듯. 반듯하게 갈린 작은 돌조각엔, 거대한 그림의 작은 크기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것은 물감으로, 또 어떤 것은 세세하게 칼집이 나 있습니다.
무언가를 가리키는 문양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처음 보는 문양이네요. 대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걸까요?


사람과 동물, 혹은 물체가 기괴하게 섞여 반죽이 된 가죽이 벽에 걸려있습니다. '목'으로 추정되는 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인식표]를 내걸고요.

[AA-0] [ACA-05] [ADV-023] [DXAA-001] [XXZA-0263]
......
지능 판정

기준치: | 90/45/18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시도도 그렇다지만…… 이만큼 글자의 나열이 갱신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흘렀는지 체감되지 않습니다. 이성 판정 (0/1)

기준치: | 56/28/11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역시 아까 별별 꼴을 다 보고 와서인지 새삼스러운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종이 더미 볼 수 있나요?)
떨어진 책의 낱장, 헤진 표지, 실로 묶인 뭉치까지……. 더 이상 쓸모없는 자료들을 아무렇게나 놔둔 걸까요? 완전히 버렸다기엔 애매한 위치에 마구잡이로 흩날려져 있습니다.

더미들을 살펴보면 한 권의 ‘일지’를 발견합니다. 앞 장은 다 헤져서 손이 닿는 곳마다 부스러기가 거무죽죽하게 묻어납니다.

벌레, 물고기, 개구리, 생쥐, 도마뱀, 토끼, 양, 염소, 순록, 무스, 돼지, 소, 말, 그리고…… 인간까지.
의학을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이 일지는 수많은 생물의 배를 가르고 뼈를 끄집어내 내장과 근육, 핏줄의 움직임을 담아낸 하나의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어서 작성한 건지 장을 넘길 때마다 여러 필체가 섞였음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뒤이어 기묘한 단어가 적혀있는 또 다른 목차가 당신의 눈길을 끕니다. [생물체 기관 전이], 그리고 [기관 부분 교체]……? 생소한 단어들의 조합이 어쩐지 불길합니다.


(한숨이 깁니다. 머리가 무거워져서 눈을 잠시 감았다 떠요. .... 종이 더미에 더 확인할 내용이 있을까요?)
그런데 파스칼린...
당신이 지나오면서 보았던 무수한 시체 더미들, 그리고 이 방의 수많은 ‘작품’들이… 헤아릴 수 없이 오래전부터 거행된 흐름이라면, 감당할 수 있겠어요?

(지금 이렇게 정보를 모으고 있는 건, 결국 솔라를 데리고 나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함인걸요. ... ... 물론 읽을 때마다 속이 제법 매스껍고 뒤집힐 것 같기는 합니다만.)
(나무 탁자로 저벅... 걸어가봅니다.)
나무 탁자
방에 들어왔을 땐 몰랐으나 가까이 오니 바로 알겠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아도 피로 점철된 나무 탁자입니다.
되직한 액체가 켜켜이 쌓여 감히 물로도 씻기지 않을 만큼 짙습니다. 이 방이 제법 끔찍했기 때문일까요. 이젠 이런 것으로 일일이 놀라지 않음에 감사해야 할지. 불쾌감이 한 겹, 한 겹, 쌓이고 있습니다.

(탁자를 물끄러미 살핍니다. 그 외에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것이 있을까요?)

교육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문자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형식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언어의 전개 방식과 쓰임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아요.
이 문자는…… 도대체 지구의 문자가 맞나요?

방에 들어왔을 땐 어둠에 가려져 평범한 유리관인 줄 알았으나, 어둠에 차츰 익숙해지자, 눈에 들어온 광경은 남달랐습니다.
뇌, 심장, 발굽, 어딘가의 뼈, 지느러미, 주인 모를 안구, 거대한 부레, 구불구불한 창자……. 각양각색의 장기와 신체가 보존제처럼 보이는 액체에 담겨 보관되어 있습니다.
마치 절임처럼, 어찌나 저장이 잘 되었는지 그 빛깔이 여전히 나긋합니다.
몇 개의 통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산양의 뿔이 들어있는 통엔 ‘엔젤’, 길고 가는 손가락이 들어있는 통엔 ‘에밀리’, 그리고…… 붉은 심장이 들어있는 유리관엔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심장이 담긴 유리관을 향해 다가갑니다. 심장, 그리고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 ... 지독하게 이름과 맞아들어가는 조합입니다만. 아니. 정말로요?)
(심장과 종이를 번갈아 살펴봅니다. 별도의 관찰이 필요한가요?)

(머리가 차게 식는 기분이 듭니다. 이미? 붉은 심장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황급히 시선을 뗍니다. 아니, 아직은 모르는 일입니다. 당신이 죽었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성급한 결론이에요. 우선 그 익숙한 이름을 등지고 수납대를 살핍니다.)
바퀴가 달린 이동식 서랍 위로 종이를 포함하여 책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책을 조금이라도 크게 들어 올리려고 하면 책등에 무겁게 꽂혀있는 사슬이 가로막힙니다. 어딘가로 들고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인지…….
척 보아도 시간을 가득 품었는지 낡아 있으며, 습기를 머금은 종이에선 쿰쿰한 냄새가 납니다. 대부분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적혀있습니다.

책을 하나씩 뒤져보면 나올지도요


기준치: | 1/0/0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역시 글자가 읽히지는 않습니다...)
책을 그렇게 하나 둘 뒤적거리다보면
종이 더미에 숨겨져 가장 밑에 있던 두꺼운 책을 찾습니다.
사슬로 이리저리 칭칭 감겨 있습니다. 손으로 훑을 뿐인데도 녹이 묻어납니다. 무언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라도 있는 건지, 이 공간에 와서 일기장이 놓여 있진 않을 텐데 말이에요.
정 가운데에는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밖에서 주웠던 열쇠를 찾아 꽂아봅니다.)
열쇠는 잘 들어맞고...
...내용을 읽어보나요?

(이게... 다 뭐지? 문장을 다 읽었는데, 내용도 대충 인식이 됐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게 정말 일어난 일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습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역겹고, 끔찍하고, 고약하고, 지독해서... 정말로 토할 것 같습니다.)
(눈을 꾹 감고 입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어요. 코로 마셨다가는 그 악취에 정말 속이 역류해버릴 것만 같았으므로.)

(아까 보았던 건, 보석에게 제 자리를 빼앗긴 심장일 터.)
(... ...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하면 머리가 다시금 차갑게 식습니다. 주변을 둘러봐요. 당장이라도 여기서 박차고 나가 마을을 마저 불태우고 싶습니다만 그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수납대에서 더 찾을 만한 정보가 있을까요?)
눈길을 끄는 단어. ‘거대 관문 생성’

(지금껏 본 문양이 여기서 말한...그 문양인가. 눈이 가늘어집니다.)
(이 '문양'을 어그러뜨려야 이 의식이라는 걸 막을 수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거대한 상자 쪽으로 자연스레 시선을 돌립니다.)
(그 빌어먹을 의식이라는 데에 쓰일 무언가가 여기 들어 있을까요.)
역한 냄새의 원인은 여기였습니다. 재활용도 하지 못할 온갖 생물의 몸뚱이와 폐기물, 생명을 이루던 조각이 한데 모아 썩어 문드러져 있습니다.
뚝, 뚝, 고약한 악취를 진하게 담은 검은 추깃물이 시체의 손끝에서 떨어지네요. 왜 이것들을 따로 모은 거죠? 설마 이 상태마저도 쓰임새가 있어서?
찰나였습니다.
흐릿한 당신의 동공이 무언가를 발견한 순간은.
작은 철문,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법한 크기의 철문이 상자의 뒤에 있었습니다.

(철문을 살펴봅니다)
지옥의 업화를 훔쳐보기라도 한 듯, 끓어오르는 열기에 머리카락이 훅 올라갔습니다.
이건 분명히 소각로입니다. 증명이라도 하듯 녹아내리는 뼈붙이가 이글거리는 불길 속에서 눈에 띕니다.

(그래도 가능한 가까이 다가가... 뭐가 더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굳이 화상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가치있지는 않을겁니다.

(우선 조사할 만한 건 다 조사한 것 같고. 의식을 막으려면 시간에 맞춰 급습 아닌 급습을 해야겠죠. 우선은... 혹시 무기로 쓰거나 할 만한 것이 주변에 보일까요?)
단신으로 저항해보고싶나요?

이 공간에 들어오면서부터 놓지 않던 그 줄이 스르르 빠져나갑니다. 순식간에 정신적인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의 정신을 부여잡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어지더니 공중에 부유시킵니다.
이 미친 공간에서 어떻게든 버텼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사람의 신체는 불완전해서, 날개도 없이 떨어지면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산산조각이 날것이 분명할 텐데.
그럼에도 손가락 마디를 움직이는 것조차 이질적이고 낯설어서……. 마치 제 몸이 아닌 양.
그 순간 돌들이 끌리며 무거운 소리가 납니다. 익숙한 소음.
떨림이 채 가라앉지 못한 몸을 어거지로 일으키고 달려드는 것들을 향해 발버둥 칩니다.
악을 쓰고, 물건을 던지고, 주먹을 내지르고, 발길질하며. 모든 순간이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처럼 느리게, 아주 느릿하게, 천천히 이어집니다.
곧 모든 저항이 무의미해지고.
당신의 안계에 태초부터 빛 따윈 없었다는 듯, 정전이 찾아옵니다.
온갖 손에 붙들려 들어온 곳은,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았던 창고입니다.
당신은 안을 살피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요.
선잠을 자듯 흐릿하게 귀만 열려있는 상태로 들려오는건,
무거운 철문이 열리는 소리.
흐리던 정신이 고통과 함께 번쩍, 하며 돌아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래가 섞인 침을 탁, 바닥에 내뱉더니...
대비할 틈도 없이 팔을 크게 휘둘러 뺨을 한 대 칩니다.
바닥에 부딪친 관자가 얼얼합니다.


그러다 다시 벽쪽으로 세게 밀칩니다.
지켜보던 다른 주민들은 킥킥거리며 당신을 구경거리 보듯 하다가....
자리를 떠납니다.
정신을 고르고 나서야 보입니다. 여기는 감옥이고, 당시은 가둬졌다는걸요.



당신보다 먼저 잡혀 왔는데, 당신처럼 운 좋게 목숨이라도 부지한 사람일까요?


나... 내 이름은,

정말로 이런 허름하고, 불결하고, 역겨운 곳에 있었다니. 대체 며칠이나? 음식은 제대로 먹기라도 한 건지, 잠은 잤는지, 햇빛을 보긴 했는지.

지금껏 이런 곳에 있었던 겁니까? (가능한 철창 가까이 다가가 붙어서는 다급하게 묻습니다. 통성명마저 잊고요.)



(긴 침묵. 마르고 갈라진 목소리로 웃습니다. 작게....)
바보야... 그냥 잘 살겠거니, 하면 될걸 왜 와서.....

(루나에 관해서도 알고 있을까요? 그건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삼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시 입을 다뭅니다.) ... ... 여기 얼마나 계셨던 겁니까?

도망치려다가 잡힌거라서.......
....나 여기에 온지 며칠 됐어?




.....하하.
결혼같은거 다 거짓말이지? 이대로 노예 비슷한 신세가 되어 팔리려나.....


그 뒤로 이 마을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도 없고....
처음부턴 이 감옥같은, 곳에 있던 건 아니었어... 근데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지낼때도 배우자 얼굴은 보여주지도 않고....
그리고, 사람들이.... 날 보는 시선이 이상했어. 내가 아니라 그 너머의 무언가를 관찰하는 느낌이어서....
(하다가 숨이 찬지 헉헉댑니다.)
.......미안. 계속 몸도 무겁고, 숨을 누가 가로채기라도 하는 건지...... 자꾸 헐떡이네....

(그리고 지금 시간은 몇 시쯤 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까요)

(그러다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들리지 않게 숨을 길게 뱉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넌 정말, 바보멍청이야....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합니다.) 기력을 아껴야 합니다. 목도 좋지 않은데...

오빤 진짜 바보야......

... ... 경우가 다릅니다. 솔라레오.
(입술을 다시금 달싹입니다. 잠깐의 공백 후에 절로 가라앉는 목소리가 흘러나와요.) 저는...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또 한번 공백이 생겨요. 이런 이야기, 지금밖에는 나눌 순간이 없는 거겠죠.) ... ...행복에는 환경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고... 저는, 그런 걸 당신에게 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바보라는거야....
오빠가, 결혼하고 나서 집을 떠났을때.... 그 공백을 메워주던건 너 뿐인데....
(후우, 긴 숨이 뱉어지고... 기침으로 끝납니다.) 나도 혼자 먹고 살, 재주는 있었는데....
못미더웠던, 거겠지. 너든... 나든...

이 사회에서 계급이라는 게, 신분이라는 게, 그에 따라오는 환경의 차이라는 게... ... 얼마나 무거운지.
도망친다고 하면, 당신은 분명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 이후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고 온 당신이... 후회하게 된다면.
... ... 그 점이 두려웠습니다. 최선이 늘 최선을 담보하는 건 아니니까.

....날 믿지 못했구나, 오빠는...
(폐로 들어가는 숨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날숨도 똑같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이해해.
..........이해 해.
응.....
............

그냥, 모든 걸.
지레 겁먹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요.
(끝으로 갈수록 말이 흐려집니다.가슴이 무겁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 ...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아요.)

3시.
저들이 결혼식이라 칭하는 의식이 시작될 시각.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앞으로 얼마 남았을까요.
그중 낭비할 수 있는 시간은 있을지.

이렇게 되기 전에 도망이라도 갈걸.... 이게 무슨 결혼식이야?
이딴 결혼식 따위,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

아예 전부 불타버리면 좋을 텐데. (실제로 이미 좀 지르고도 왔지만요.)


망했으면 하는 건 결혼식 뿐입니다.

하.........
무겁고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철문이 열리면, 그 잠깐 들어온 빛 때문에 눈을 찡그리게 됩니다. 이 감옥에 갇혀서 어둠에 익숙해진 탓인지. 제대로 눈을 뜨기가 힘이 듭니다.
철창 너머 인기척을 느낍니다.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의.

둔탁하게 무언가 맞는 소리도 퍼집니다.


솔라와 시선이 마주합니다.
며칠 만에야 마주 본 저 얼굴, 기억보다 조금 더 야윈 저 얼굴, 출발할 때 그가 입었던 하얀 결혼식 복장은 찢기고 바닥을 굴러 더럽혀져 있습니다.
그는 마른 잎 같은 버석한 입술을 달싹이려다, 사람들의 우악스러운 손에 막힙니다.

솔라가 전하려던 마지막 말은 정말 저것이었나요?
새벽 3시.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신이 읽고 싶었던 대로 읽은 것이라면?
저들의 뜻대로, 솔라가 품은 커다란 살덩이에선 불온한 피가 뿜어져 나올 것이며, 곳곳에 열려버린 ‘문’이 피를 운반할 테죠. 마치 혈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솔라의 마지막 말은…….
이 어둡고, 춥고, 딱딱하고, 더러운 감옥엔 당신뿐입니다. 파스칼린.
이대로 계속 외롭게 있을 건가요? 곧 내려질 축복과 세례에 새로이 태어남을 감사하면서?

(거기부터는 알아서 하라는 듯하니, 여기서 나가는 게 우선이겠습니다. 일단 자신의 시선이 닿는 곳을 샅샅히 살펴봐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파스칼린, 당신은.
이 결혼식을 망치기 위해 왔잖아요.
밖에서 불빛이 번쩍, 타오릅니다. 촘촘히 엮은 감옥일지라도 틈새로 불빛이 새어 들어옵니다.
의식을 위해서 대량으로 불길을 피우는 지, 곧이어 결혼 행진곡을 음산하게 비튼 음악이 들려옵니다.
그들의 모독적인 언사가 한없이 모이며 합창합니다.
도끼.
아마 당신이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을 날렵한 몸과 두툼한 날을 지닌 저것은, 빛이 내려앉은 지금에서야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크고 굵직한 칼날. 당신이 양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길고 단단한 몸체.
저 도끼가 있다면. 손에만 들어온다면.
어쩌면.

(도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판정만 된다면.


기준치: | 70/35/1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지나치게 멀거나 창살이 너무 좁거나...일까나...)
살갖이 까지는게 개의치 않다면 억지로 더 밀어넣어서 도끼에 손이 닿을 수도 있겠죠.

(마저 시도해본다면 강행일까요?)

rolling 1d2
(
)
2
2
(7>5)
살이 까지고 끼입니다.
아, 조금만... 조금만 더....
손가락 끝까지 힘을 줘 최대한 뻗으면,
도끼에 손이 닿습니다.

손에 닿자 느껴지는 고양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어요. 어쩌면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숨을 헐떡거림에도 멈추지 않고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도끼가 두 손 안에 들어오면, 그대로 몇 번 쥐었다 펴며 적당한 위치를 잡습니다. 이후로는 창살을 살펴봐요. 도끼로 부술 만한 재질과 강도일까요? 닳았거나 유독 가늘어서 약해 보이는 부분도 가능하다면 찾아봅니다.)
아,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하루 종일 미묘하게 일이 안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머리가 180도 돌아버려서 창살보단 벽을 부수고 나가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손으로 도끼를 콱 잡고는 벽을 향해 날을 겨눕니다. 직감적으로 가장 얇아 보이는 곳 앞에 자리를 잡아요.)
(별도의 판정이 필요할까요 근력이라든가?)
한 번 더,
빛을 받아 번쩍이는 도끼의 날을 쳐들고, 내려칩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나무와 벽돌을 소용없게 만들기 위해서 조금이나마 벌어진 틈새를 헤집습니다.
후두둑, 말하지 않아도 결과로 내보이는 건지, 당신을 가로막던 벽이 초라하게 부서집니다.
이제 벽 따윈 없습니다. 당신의 앞에 주어진 건, 타오르는 불로 이루어져 예식장까지 이어진 빛나는 길뿐입니다.
어쩌면... 분노와 서글픔을 힘껏 누르고 삼켜야지만 나오는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융단과 피, 짐승의 시체, 그리고 사람의 시신.
태워버렸는데 저건 또 어디서 가져온거지?
도낏자루에 지문이 새겨질 만큼 꽉 주먹에 힘이 들어갑니다.
‘예식장’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게, 주민은커녕, 건물의 불들이 전부 꺼져버려서 너무나 잘 보였으니. 단 한 곳만이 환하게,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아침이란 착각이 들 만큼, 수많은 촛불과 횃불은 어느새 웨딩 아일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걸어오는 길, 통로가 되어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보자마자 눈치챕니다. 이 천들이 거대한 원형진을 이루고 있음을……. 뭐, 지금 그런 게 중요한 사실인가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은 모두 하객이 되어 자리를 빛내고 있습니다. 기다란 의자마다 비워진 곳 없이, 빼곡하게.
물론 말이 ‘하객’이지, 그들이 정말 손님의 입장으로 온 건 아닙니다. 자리를 빛내고 축하를 뱉어야 할 그들의 입은, 끊임없이 모독적이고 삿된 기운이 가득한 주문을 영창합니다.
몇은 정신을 잃고, 몇은 죽어버렸는지 눈을 까뒤집고, 그렇게 남고, 남은 인간들만이 자리를 굳건히 지킵니다. 흔들림 없는 저들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성스럽습니다.
고개를 올리면, 신부가 걸어 올라가야 할 계단의 위가 난잡합니다. 온갖 시신의 뼈와 내장, 살점, 수많은 피가 흩뿌려져 있습니다. 개중엔 당신이 ‘벽난로 뒤’에서 보았던 ‘작품’도 몇 보입니다.

(그냥 전부 다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게!)
(도끼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아까 친우를 화장할 때 썼던 부싯돌도 주머니에 들어 있을 테죠.)
그 위로 ‘괴악한 힘’이 응축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팔과 다리의 털이 곤두서며 소름이 돋습니다. 세상에 저것만큼 기괴하고 더러우며 극흉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저 괴악한 힘이 이들이 말하는 ‘거대 관문’일까요?
사람의 눈알 정도 되는 크기에서, 얼굴만큼, 곧 흉통만큼 커집니다. 해야 할 것이 하도 많아 순서를 헷갈릴 뻔했는데 저렇게 목표를 보여주니 차라리 잘된 일이지요.
파스칼린.
자, 관문을 파괴합시다.
무엇이 관문을 이루고 있는지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같은 문양이 그려진 물건, 그것을 소중하게 쥐고 있는 인간들, 문양이 새겨진 비석, 옷에 새겨진 문양…….
개중엔 이미 피가 묻어 물감이 지워졌거나, 떨어져서 산산조각으로 깨진 것도 보입니다.
온전한 문양이 그려진 물건은, 적어도 11개 남았습니다.
아드레날린 상태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56>53)
(극강의 공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보단 되레 다른 상태로 돌변시킵니다... 몸은 달아오르지만, 머리는 차갑게 식기 시작합니다. 정확하게, 계산적으로, 효율적으로 날뛰기 위해서. 가능한 빨리 모든 것을 마무리짓고 싶으니까.)
(가장 근거리에 있는 문양부터 차근차근 파괴해나갈 수 있을까요?)
도끼를 휘두르고, 당신을 막으려다 날에 베인 이들의 가슴께에서 피가 터져나옵니다.
마치 폭죽처럼...
축사를 건네던 이들은 ‘불청객’인 당신을 끌어내기 위해 달려듭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14, 53, 89 |
+2: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누군가의 날을 망친다는 사실이 이렇게 흥분될 줄이야.
머잖아 웨딩 케이크를 자르겠죠? 곧 부케를 던질 순서가 올 거예요.
아, 저기! 쥐새끼처럼 급하게 문양이 새겨진 돌을 숨기는 하객이 보입니다. 당신의 도끼날을 피해서, 그들은 저주가 담긴 헌사를 읊다 말고 슬금슬금 멀어지려고 합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57, 57, 86 |
+2: | 실패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기준치: | 45/22/9 |
굴림: | 88, 93, 5 |
+2: | 극단적 성공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2 |

(대신 다음 타깃을 찾아 눈동자를 빠르게 굴립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이 주민일까요...)

기준치: | 45/22/9 |
굴림: | 34, 33, 89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실패 |
품에 있던 돌이 붉게 물듭니다.
그러다 반으로 쪼개지네요.

주민? 하객? 하긴 상관 없겠네요.
왜냐하면,
그야,
잊지 않았죠?

(붉게 물든 도끼를 들고 몸을 내던지듯 달려 비석 앞으로 날을 휘두릅니다. 대신 쪼개지기 싫다면 비켜!)

기준치: | 45/22/9 |
굴림: | 73, 58, 100 |
+2: | 실패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대실패 |
손을 보니 입구에서 손을 베어줬던 그 상처가 터져 도끼에게 핏물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아드레날린 증강 판정.

(53>52)(딱 장광선 걸렸네요)
(To GM)rolling d3
(
)
2
2

(손에 쥔 자루가 유독 손에 잘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아아, 불청객을 가둬둔 방에 도끼도 함께 넣어주시다니 참 상냥하신 분들이죠. 그렇다면 역시 거기에 부응해줘야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잔뜩 피를 훌려 너덜너덜해진 팔에 용케 힘이 들어갑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리만치 노련하게...)
(그대로 비석 앞을 지키는 이들을 향해 돌진하듯 도끼를 휘두릅니다. 이런 제 앞에 서 있다면 당연히 찢기고 싶다는 뜻 아니겠어요?)
새빨갛게 물든 날에선 피가 뚝뚝, 묵직하게 흐릅니다.
주변에서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처럼 이족보행을 하는데, 사람을 닮긴 했는데...
같은 사람을 해치려는걸보면 분명 짐승이겠죠.
아이 참, 아직 축하 케이크를 자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너무 많은 하객이 제정신이 아니네.
이게 귀족나으리들이 하는 사냥놀이인건지,
그렇다면 좀 즐겨볼까요.

축하합니다~! 루나와 같이 갔던 축제에서 경품을 땄을 때 처럼,
붉은 폭죽이 거기서 솟아오릅니다.
이 거리는 마치 사냥터이자, 축제길이자, 결혼식이자....
만만치 않아 보이는 짐승이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꽤 화나보입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26, 61, 71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머리와 몸을 깔끔하게 분리합니다.
얼굴에 짐승 피가 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문양을 향해서.


기준치: | 45/22/9 |
굴림: | 69, 26, 83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쇠와 맞부딪힌 돌덩어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서서히 쩌적입니다. 날 끝이 방금 튕겨 나갔나요? 뭐,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없이 내리친 끝에야 더는 물러날 곳이 없던 비석은 땅에 깊숙이 박힌 채로. 쩍,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집니다. 깔끔하게.
반지를 나눠 끼고 영원한 맹세를 할 순서도 오지 않았지만, 그런 시간 따위 다시는 얼씬도 못 할 겁니다.
수없이 영창하던 목소리는 하나둘 끊기고, 불온한 기운이 약해졌음을 느낍니다.
...약해져?
---------------------------------------------------------------
누가 봐도 제일 높아보이시는 분들은 들고 있던 도축용 칼을 자신의 가슴팍에 깊숙이 밀어넣습니다.
푹, 푹, 푹,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이 맞물려 들어가는 섬뜩한 소리가 납니다.
숭고하다는 양, 표정이 황홀합니다. 그들이 쓰러졌음에도 입은 멈추지 않습니다.
삿되고 조악한 주문에 걸린 인형처럼 끊임없이 영창을 쉬지 않습니다. 그리고 '관문'의 생성 역시 멈추지 않습니다.

(그곳을 향해 올라가 보거나 관찰해볼 수 있나요?)
그들은 문양이 새겨진 돌을 목에 걸고 있거나. 주변에 석판이 떨어져 있습니다.


.....아아.
얼마나 무기를 휘둘렀을까요? 얼마나 이 망할 의식에 휘둘렸나요? 수없이 많은 피가 튀고, 기적이란 이름의 가면을 쓴 불온한 물건은 파편이 되어 조각납니다.
힘이 들어갔던 팔과 어깨가 얼얼합니다. 질질 끌리는 다리는 발목을 접질리기라도 했나, 시큰한데……. 기억은 안 납니다.
어느 한 부위만 집중하기엔, 흥분이 가라앉자 서서히 통증이 이곳저곳에서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온몸을 바늘 대여섯 개로 쿡쿡 찔러대는 듯이.
온갖 부정한 힘을 그러모아 열린 ‘관문’은 점차 사람만 한 크기에서 흉통, 머리, 그리고 눈알 크기가 되어갑니다.
해냈습니다. 파스칼린, 해냈어요.
이제 이 세상에 멍청한 기적이든, 축복이든, 탄생이든, 영영 흩뿌려질 일 없겠죠.
잠시 이 순간을 만끽하고 있노라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제 목을 비틀어 쥐고 싶은지 손으로 제단 위를 마구 긁어내다 결국 손톱이 빠지고 맙니다.
죽음을 통해 해방되고 싶은 생물처럼 그깟 고통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두근.
순간, 솔라의 가슴께가 일반적일 수 없는 높이로 튀어 올랐습니다.
두근, 두근.

저것을 꺼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읽었던 일지에 나온 인간들처럼 죽어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의 심장만 꺼내는 일이 과연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가슴을 가르는 순간, 그의 몸 안에서 ‘살아있는 보석’이라 불리는 죄악의 덩어리가 그와 이어진 혈관을 끊어버린 뒤,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데?
시체 언덕 이곳저곳 보존액에 절인 신체 기관이 유리관에 담긴 채 장식되어 있습니다. ‘작품’과 시신을 옮길 때 함께 가져왔나 보지요?
유리관 속 솔라의 심장은 시간이 멈춘 듯 건물 안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그들이 솔라의 심장을 가져갔던 방법을 흉내낸다면 되는 것이겠지요.)
(이성이 혼탁해진 이 순간마저도 놀라우리만치 영특한 두뇌는 돌아갑니다. 눈을 감고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찾듯 기억을 뒤져봅니다. 기관 부분 교체, 라고 했던가요. )
(그 주문을 사용해볼 수 있을까요?)
주문을 사용해서 솔라에게 심장을 돌려주나요?


순간 자신의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온 건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합니다.
그저 어마하게 불길하고 죄스러우며 추한 감상만이 찌꺼기처럼 남습니다.
마력이 크게 빠져나간 탓인지 시야가 일순 흔들렸습니다. 정신이 쪼개지듯 머리가 아프기까지 합니다.
깜빡.
눈을 크게 감았다 뜨고 다시금 솔라를 바라보면 비명을 지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떨림은 멈춰있습니다.
그리고, 자연히 유리관으로 눈을 돌립니다.
‘살아있는 보석’은 보존액과 굴절 때문인지 꽉 들어차 있습니다.
꺼내어진 이것을 본 순간 잠시 감탄합니다. 알알이 탐스러운 과실을 가득 품은 ‘석류’가 있습니다.
솔라의 몸에서 자란 저것이…….
정말로, ‘석류’가 맞나요?

기준치: | 52/26/10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정신이 없어)
생물 수천 마리의 생명을 담은 흉측한 보석.
모양이 무슨 상관인가요.
이 ‘석류’는 그의 피를 뽑아내고, 살점을 뜯고, 숨을 차지해 가며 키워진 기생충에 불과합니다.
죄악의 덩어리, 지옥으로도 가지 못할 저주스러운 보석.
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합시다. 이 빌어먹을 식의 종료를 알릴 때입니다.

(저주의 응집체, 죄악의 덩어리 앞에 섭니다.)
(그대로 도끼를 들어올려... 내리칩니다.)
도끼를 내리칠 때마다 과즙이 팡팡 터지며 보존액과 함께 유리관 안에서 뒤섞입니다.
이 망할 보석을 만들 때 사용했다는 주문을 다시 들려주지 않아서일까요. 당신에게도 과즙이 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튀어 오르는 액체에 담긴 ‘기적’ 따윈 없습니다. 그저 끈끈하고 되직하게 흐르는 액체, 액체, 액체…….
......
탐스러운 열매를 짓이기고 엉망이 된 자리엔 이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살덩이가 놓여 있습니다.
온갖 기괴한 소리를 내며 사라져가는 모독적인 덩어리 말이에요.
그것이 다 사라질 때까지 보고 있노라면,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 ... 네, 솔라레오.

......생각보다 큰 일을 치루려했나보네..

네, 정말이지 온 마을이 나섰더군요.

파스. 이리 와.

(곧 도끼를 질질 끌었다... 놓고, 솔라 앞에 섭니다.)

....바보. 오빠는 진짜, 진짜 바보야.....
고마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다 갈라진 목소리로 그 한마디를 어렵사리 내뱉었습니다.)





나한테 할 말 없어?

... ... 가지 마십시오.
가지 마세요.
제 곁에 있어 주십시오.


당신을 연모하고 있습니다.

좀 더 빨리 말하지. 집 세간살이 다 가지고 나왔을텐데.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이 듭니다... ...)

(씁쓸한 얼굴로 잠시 바닥을 내려다보다 싹 굳어버립니다. 갈라지고 낮은 목소리가 울려요.) 그럼 우릴 여기까지 몰아붙인 이 마을을 싹 터는 수 밖엔 없지......


파스칼린. 좋아해.
정말... 많이.
(수줍고 부끄럽지 않습니다. 결연한 얼굴로 그리 고백하는 얼굴을 보면, 연정보단 맹새에 가까워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요.
당신의 결혼식을 지독하게 망치러 올 만큼.


하나만 하진 않는지 상류층에서 받아온 보석이나 금붙이들을 찾아 적당한 자루에 담으니 꽤나 묵직했습니다.
이정도 되면 어디선가에 자리를 잡고, 일자리를 구할 때 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양입니다. 그걸 넘어서 비상금으로 써도 될 정도니까요.
적당히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마음으로 채비를 하고 나오면 동이 트고 있습니다.
새벽의 지옥 같던 부정을 몰아내고, 한차례 새로 태어날 뻔했던 ‘기적’도, ‘저주’도 몰아냈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양은 여전하게 제자리를 지키며 떠오릅니다.
불온했던 숲을 지나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흐릿하지만 익숙한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 잊을 수 없는 당신의 친우. 루나.
루나는 입을 벙긋거립니다.







우리가 숨을 곳을 찾아서, 상황이 안정되면. 그 때라면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겠죠.
그러고보니 루나의 필체로 편지를 보낸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요?
이젠 그것마저 영영 알 수가 없게 되었지만....
우선, 곁에 남아있는 것부터 챙기기로 합니다.
더이상 잃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루 말할 수 없이 쾌청하게 푸르러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