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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 웨딩 피날레는 석류와 도끼로

Cthulryu 2024. 7. 15. 11:41

 
 
(GM):생물의 신체를 기반으로 한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많이’ 나오며 시체 서술이 있습니다. 살인, 시체 & 신체 훼손 같은 모독적이고 비윤리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사교도와 그에 준하는 무언가가 많이 나옵니다.
님같네요
 
D0TTE P.:나 같 다
 
(GM):출석부르겠습니다
찹쌀고양이반죽 행복하다면 야옹해
 
파스칼린:(야?옹)
 
(GM):ㅠㅠㅠ
복복복
 
이 결혼식의 끝이 네 손에 달려있어.
 
웨딩 피날레는 석류와 도끼로
 
Chapter 0. 나 결혼해.
 
(GM):덜컹…… 덜컹……
서막으로는 다소 진부한 표현일 수 있지만, 이보다 나은 묘사가 없어 보이듯 뻔한 소리를 내며 마차 바퀴가 굴러갑니다.
포장이 안 된 투박하고 거친 흙길 위를 말발굽이 찰 때마다 부스러기 돌이 이리저리 구르더니, 애써 바퀴를 붙잡으며 버티던 이음새와 판자를 때리며 떨어집니다.
낡아빠진 나무와 이음새는 하염없이 끼익거릴 뿐. 아무도 없는 거리를 지나다니며 내는 소리로는 딱 맞을 정도로 음침하고, 또 스산합니다.
간혹 들려오는 바람을 가르는 말 채찍과 마부의 헛기침, 그리고 숨소리를 제외하면 너무도 조용하고 황량합니다.
...아.
 
(GM):동이 트고 있습니다.
안개와 구름이 촘촘하게 덧쌓여 있음에도 햇빛은 마치 노쇠한 기병처럼 실 가닥 같은 빛줄기를 더디게 내리쬡니다.
바닥으로, 마차로, 그리고 당신이 타고있는 짐칸 안으로도.
마차 지붕으로 쓰인 케케묵어 닳아빠진 린넨이 당신의 모습을 다 가려주니 괜찮겠지요. 새벽 동안 천 쪼가리에 붙은 이슬이 흘러 당신의 머리 위로 톡, 몸을 내던집니다.
그래요... 이 마차엔 어떤 방식으로 얻어타게 되었죠? 정당한 삯을 주고? 아니면... 몰래?
 
파스칼린:(이래뵈어도 항구의 여관에서 일하는 몸. 제법 길고 촘촘한 연줄을 가지고 있어 짐칸에 얻어타는 것쯤이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GM):날리는 먼지를 그나마 들이키지 않으려 손으로 입을 가리고, 흘끗 눈을 돌려 본 바깥은 안개가 자욱하여 왔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얀 곰팡이가 음식에 내려앉듯 짙게 깔려서는…
…. 왜, 이런 날, 이런 곳에, 이렇게 숨어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 사실 알고 있잖아요, 파스칼린.
친우의 동생. 연정을 나누던.... 그 아이 때문이란 사실을.
솔라가 가문 간 정략결혼을 이유로 식을 치르기 위해 7일 전에 마을을 떠나게 됨으로써, 당신이 이 마차에 얻어탄 원인이 되었습니다.
 
(GM):그 결혼식은 바로 오늘입니다.
애써 생각을 갈무리하고 나면 나흘이 지나있던 참입니다. 그래서 사흘 전에야 마차를 타고 솔라의 결혼식이 치러지는 마을로 가기로 결심했죠.
그 나을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요?
어떤 마음을 가지던, 당신은 솔라를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야겠노라고 결단을 내린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때’가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보았다면, 이렇게 정신없이 뒤따라갈 일은 없었을 텐데.
 
-
 
솔라레오:...나 결혼해.
 
(GM):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날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인사를 나누고, 일을 하다가, 평소처럼 식사하고……. 아니, 그날도 이렇게 안개가 꼈던가…….
결혼이란 좋은 소식을 듣는 날이라기엔, 그다지 좋지 못한 하늘의 색과 눅눅한 습기가 바닥을 채웠습니다.
솔라는 그 다를 바 없는 날에 당신을 만나 통보했습니다. 안부 인사가 오가긴 했는지, 대뜸 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본론에 당신이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솔라레오:......나한테 할 말 없어?
 
파스칼린:(모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잘 아니까 그간 선을 그으며 살아왔던 거죠.)
(그렇지만 이렇게 직접, 그 입으로 이런 소식을 듣게 되는 건 썩 유쾌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 ... 아,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딱 그 정도의 말을 건넵니다. 여기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어요.)
 
솔라레오:(당신을 올려다보는 큰 눈이 일렁이다가 툭 떨어집니다.) 나 있잖아.... 엄청 멀리에 있는 곳으로 가.
마차를 타도 꼬박 3일은 걸린다더라.
너랑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나만 싫은거야? (일렁이던 눈가에 물이 맺힙니다.)
 
파스칼린:(물기가 어리는 눈동자를 슬쩍 내려다봅니다.)
(미끄러운 기름이 묻은 구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선이 그 위에 머물지 못하고 비껴갑니다.)
... ... 가시게 될 곳은 어떤 곳입니까? (싫냐는 말에 대답하는 대신 그리 묻습니다. 여기서 본인도 싫다고 해봤자 뭐가 달라지죠? 우리의 마음이 같지만 현실은 따라주지 않는 걸 재확인받아서 뭐가 달라지냔 말이에요.)
 
솔라레오:......상대 집은 상당히 폐쇄적인가봐. 나 이때까지 상대 얼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초상화 한 점도 못받아봤어.
그리고.... (손을 꿈질대다가,)
(입을 열려다 맙니다. 아랫입술이 말려들어가요. 피어오르는 열을 꾹 참다가, 결국 말도 삼켜버립니다.)
(아주 작게, 물기가 묻은 목소리로 속삭여요.) 내가 가버린다니까 혹시 후련해?
 
파스칼린:어떤 이야기도... 들으신 게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초상화 한 점도 받아보질 못했다니. 조금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조금 올립니다.)
(그러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떤 말도 이어가지 못하는 당신의 손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입술을 꾹 물었다가 천천히 풀면서 말해요. 이런 말을 하는 게 맞을까, 잠깐 생각하면서도요.) 그럴리 없다는 거 아시잖습니까.
 
솔라레오:(그럼 왜 같이 도망가자는 말 조차도 안해? 그런 생각을 꾹꾹 내리누르다가 결국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냅니다. 더 흐르지는 않아요.)
(얼굴을 바라보지도 못한 채 애써 입꼬리를 올립니다.) 몸조심하게 건강히 지내.
옆 마을도 그렇고, 요즘 여기도 저기도 실종되는 사람이 많대........
 
파스칼린:(도망가요. 그런 얘기는 차마 꺼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하겠어요? 당장 도망치면, 그러고 나면, 그 이후의 삶이 어떻게 될지가 불보듯 뻔한데. 이건 당신을 위한 선택인 겁니다. 네, 우리를 위한 ... ... 아무도 듣지 못할 변명을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 ... 네, 솔라레오. 당신도요.
(그러고 보니 본인도 실종과 관련된 소식을 들은 적이 있나요?)
 
(GM):들은 적 있습니다 처음엔 대서특필!! 이었는데 나중갈수록 뭐...
그렇습니다
 
파스칼린:(이 영지? 제국? 안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여기저기서? 대상은 특정 계급을 노리나요? 하 죄송합니다 제가 궁금해짐)
 
(GM):영지 근처에서, 특정계급보단 평민위주라...
딱히 조명받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파스칼린:(왜 자신에게 당부하듯 이야기하는 건지 이유를 알겠어서, 뒤로 숨긴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갑니다.) ... ...저도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GM):솔라가 무얼 더 말하려고 하자마자, 가문의 고용인들이 나와 솔라를 데리고 갑니다.
....감시가 엄중하네요.
 
파스칼린:(솔라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킵니다.)
 
-
 
(GM):그 이후로 당신은 솔라에게 연락을 시도해봤나요?
 
파스칼린:
rolling 1d2 보냈다 못보냈다
 
(
2
 
)
 
 
=
2
(왜 붙잡지 않냐, 고 물어보는 것 같은 눈망울이었습니다. 그것도 피해버린 주제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편지를 보내도 괜찮은 것일까요.)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펜을 내려놓기 일쑤였습니다. 다만 루나에게 소식 정도는 물어봤을지도 모르겠어요.)
 
(GM):루나에게 연락을 취하면 한참동안 답이 오지 않다가 겨우겨우 솔라가 결혼하는 곳을 알았다는 짧은 내용의 쪽지가 당신 손에 들리게 됩니다.
마차를 얻어 타도 꼬박 사흘은 걸려야 갈 수 있다는 '미저르 힐' 이었습니다.
지능 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이 마을은 이미 오래전에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곳이 아니던가요? 그 이유가 갑작스레 창궐한 전염병이었는지, 아니면 마을을 덮쳤던 화마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이유가 있었는데. 그동안 재건에 성공이라도 했던 걸까요. 폐쇄적인 성향이 강한 부족 중심 마을이었습니다.
마차를 얻어타려고 '미저르 힐'에 간다는 말을 했을 때 마부가,
 
-마부:(의문스럽게 당신을 바라보며,) 그 마을이요? 온갖 괴문이 도는 마을인데도?
 
(GM):...라고 했었죠.
편지의 답을 기다렸던 나흘과 마차를 얻어타고 왔던 기간동안 무슨 생각을 했나요?
 
파스칼린:(아주 낯선 마을도 아니고,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있는데...왜 기억이 안 나지?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그리고 마부의 반응을 보면... 더더욱 불쾌감이 커지는 것이지요.)
(가장 먼저 드는 건 의구심, 쉽게 뒤이어지는 건 불안감입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요. 초상화 한 점 받아본 적 없다.라는 당신의 말이 자꾸 머리를 맴돌았습니다.)
 
(GM):덜컹거리는 마차에서 그나마 안정을 취하기 위해 무릎을 끌어안은 채, 풍경에 변화가 있지는 않나 둘러보노라면. 낡은 나무로 만든 표지판이 시야를 스쳐 갑니다.
 
[Mi▒er▒ ▒h▒▒l]
 
(GM):글자가 대부분 떨어져 있지만 직감합니다. 바로 이곳이라고.
도약 판정.
 
파스칼린:
도약
기준치: 20/10/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어우)
 
(GM):1만더높았어도대실패야
 
파스칼린:(대실패아닌걸감사해야겠다)
 
(GM):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마차는 마차. 당신이 내디뎌야 할 땅과는 반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물체입니다.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는 건 성공했지만, 착지가 잘못된 탓에 넘어지고 맙니다.
원래 운동신경이 좋은 편은 아니라는건 알았지만... 마차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먼지가 풀풀 날리네요. 오늘은 이 흙먼지와 이별하기 영 글러 보입니다.
 
파스칼린:(윽, 소리를 내며 부딪힌 곳을 문지릅니다. 콜록, 콜록. 기침이 절로 나네요. 어딘가로 떨어진 것 같으니 급히 상황을 살펴봅니다.)
 
(GM):부딪친 곳을 문지르는 와중에도 기이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곳은…… ‘미저르 힐’이라 추정되는 이곳은 분명 마을일 텐데, 어째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까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나, 축사 짐승의 울음, 혹은 사람의 발소리라도 들려야 정상인데.
이 마을은 정말,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마을이라면 당연히 인기척이 느껴져야 정상이 아닌가요?
이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없는 곳에서, 결혼식이 열린다고요? 정말로?
 
파스칼린:(떨어지긴 했어도 어쨌든 목적지에 도착하긴 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 ... 아니, 다행이라기에는 너무 지나치게 조용합니다만.)
(건물들이 멀쩡하게 있긴 한가요? 인기척이나 사람만 없는 것인가요?)
 
(GM):안개때문에 앞이 안보이는거나 마찬가지네요...
 
파스칼린:(안 그래도 뭐가 없는데 안개까지)
(그냥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마을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건가요?)
 
(GM):그런 느낌이겠네요. 그 아무것도가 진짜 텅 빈건지, 안개떄문인건지... 사실 둘 다 해당되겠지만 우선 결혼식을 하기엔 딱히 좋은... 조건은 아닙니다.
 
파스칼린:(그럼... 일단 돌아다녀보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은데 주변에 그래도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나 들려오는 소리 등이 있나요?)
 
(GM):마을 안으로 들어가나요?
 
파스칼린:(네 들어갑니다
 
(GM):짙게 깔린 안개를 손으로 휘저으며 마을쪽으로 들어가보면, 그나마 사람들이 몇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 너덜너덜한 갈색 천을 대충 기워 입고 있으며, 그마저도 이곳저곳이 헤져 구멍이 나 있습니다.
어디에서 구르기라도 했는지 손끝과 발끝엔 흙 때가 껴 더럽습니다.
하나같이 무너져 가는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있거나, 주변을 배회하는 등, 마을에 사는 주민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파스칼린:(안색도 아무래도 좋지는 않을 것 같네요...)
(말을 걸어보기 전에 우선 동태를 살펴봅니다. 뭐 더 눈에 띄거나 수상한 점이라든가는 있을까요)
 
(GM):네... 흘긋 보기에도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못해도 세 명 정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파스칼린:(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보이나요?)
(메타적으로도 탐문이 가능하냐는 뜻)
 
(GM):오...
대인기능 판정.
 
파스칼린:(음 잠시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기능치 높은 건 매혹이긴 한데 제정신 아닌 사람들한테 매혹이 통할지...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면서 길 좀 여쭙겠습니다 가능한가요?)
(길을 묻는 이유는... 냅다 초면에 무슨 일 있느냐고 물으면 좀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서요)
 
(GM):매혹 판정.
 
파스칼린:(매혹이 아니라... 말재주였네요 일단 매혹하겠습니다)
매혹
기준치: 55/27/11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물음을 들은 사람 한 명이 당신 손을 콱 잡고 번들거리는 눈으로 몸을 샅샅이 훑습니다
 
-사람:오, 오.... 세상에...... (생각보다 경계를 하진 않습니다.)
자네, 옷, 옷 좀, 보여주게...
혹시, 그게, 끝인가?
 
파스칼린:(손이 잡히면 반사적으로 미간이 슬 좁아지지만 금세 풀어냅니다. 그나저나, 옷?) 무슨 일이십니까?
끝이냐니 무슨 뜻이신지요.
 
-사람:하, 하하. 아닐세.... 아니야.... (키식키식 웃는데.....)
(영 좋은 인상은 아닙니다)
 
파스칼린:(... 영 께름칙한 기분이 들지만 가능한 티는 내지 않고 슬쩍 물러나며 마저 묻습니다) 혹시 마을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마을에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요.
 
-사람:마을... 마을엔, 아무일도, 없지...... (잡은 손을 쭈물거려요...)
 
파스칼린:(낯선 이가 몸을 만지는 건 역시 유쾌하지가 않습니다. 슬쩍 자연스럽게 손을 빼며 물어요.) 원래 이런 마을이란 말씀이십니까?
 
-사람:힉...히힉... 무얼, 찾는...겐가..?
 
파스칼린:(이 사람이 뭔가 본인에게서 눈치챈 게 있는 것 같은 기색인지 심리학으로 판정 가능한가요?)
 
(GM):심리학 판정
 
파스칼린: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눈치챈것같진 않은데.... 무언가 속셈이 없는 얼굴은 아닙니다.
 
파스칼린:(뭐지? 옷에 관해 물어봤으니 역시 물질적인 뭔가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 그럼 마저 물어봅니다. 혹시 모르니 가능한 돌려 물어봐요.) 가는 길이 멀어 어딜 잠시 들를 곳이 필요하던 차, 이 근방에 마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온 건데...
너무나 조용하니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조금 염려가 되어 여쭈었습니다.
요즘 세상에 워낙 사건사고도 많고 말이지요.
...정말 마을에 아무 일도 없습니까?
 
-사람:......
 
(GM):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습니다
대체 왜이러는걸까요? 입술을 앙다문 채, 핏발 선 눈들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파스칼린:(눈들? 시선을 눈치채면 눈동자만 굴려 주변을 살펴봅니다.)
 
(GM):처음에 눈에 보였던 세 명과....
....저 안개 안 쪽에서 당신을 지켜보던 인영이 흐려지는걸 눈치챕니다.
 
파스칼린:(안개 쪽의 인영은 하나뿐이었나요? 그쪽으로 급히 시선을 돌리면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인가요?)
 
(GM):하나 뿐이었고 쫓아가려면 추적판정.
 
파스칼린:(어차피 이 사람에겐 들을 것도 다 들은 것 같고, 상황도 영 좋지 않아 보이니 대충 고개 숙여 인사하곤 발을 떼봅니다.)
추적
기준치: 10/5/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안개 속의 인영을 쫓아가기엔 좀 무리인 것 같지만요.)
 
(GM):이 망할 안개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발자국이라곤 당신의 것을 제외하곤 보이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그림자는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GM):일을치는구나결국
 
파스칼린:(결국)
(예감이 안 좋습니다)
 
(GM):...
예리한 날붙이가 당신의 귀와 뺨을 스칩니다.
체력 -d3
 
파스칼린:....!
rolling d3
 
(
2
 
)
 
 
=
2
(12>10)(아슬아슬했지만 결국 피를 보고야 말았겠습니다...)
 
(GM):아까 길을 물었던 사람이 칼을 들고 서있습니다.
 
-사람:후, 하하, 후.... 어딜, 가는겐가...?
 
파스칼린:... ... 그쪽이야말로 어딜 못 가게 하시는지?
 
-사람:못, 못가게 하다니.....
아닐세, 나는 단지.... (짧게 숨을 뱉듯 웃다가,)
자네의 피에 흥미가 가서....
 
파스칼린:(....피?)
 
-사람:한, 한군데를 찌르게, 해주게... 그럼, 저 안쪽,으로 보내줄테니까... 후, 하하....
 
파스칼린:(옷 소매로 피가 흐르는 뺨을 꾹 눌러 지혈합니다. 찔려줘? 웃기는 소리. 무기가 될 만한 걸 찾아봅니다... 사실 무기 하나쯤 들고 나왔어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은데)
(혹시 도망갈 수는 없는 상황인가요? 아까 사람이 여럿이었다고 했던 것 같긴 해서)
 
(GM):사람은 없지만 이 안개 속을 뚫고 잘못 갔다간.....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파스칼린:(그 말인 즉슨 저 피에 굶주린 것 같은 사람의 안내가 필요하다는 뜻일까요?)
 
(GM):어쩌면요
 
파스칼린:(속으로 혀를 찹니다. 그러다 몸이 굳어요. 이런 곳에 솔라레오가...) ...피에 흥미가 있다니, 왜입니까?
 
-사람:자네가 먼저, 친절하게 다가와, 놓고는... 무슨, 말을 하는겐, 가?
 
파스칼린:(이게무슨소리야)
 
-사람:후, 하... 후... 조금만 가져가겠네....
 
파스칼린:(혹시 여기서 피 내주느냐 마느냐의 선택이 전개에 영향을 끼칠까요?)
 
(GM):전혀요 피때문에 건강이 좀 힘들어질수 있겠지만
 
파스칼린:(아니 얼마나 가져가는 거야)
 
(GM):뭐가됐든 출혈은 좋지 않잖아요
 
파스칼린:(마침 저쪽 때문에 뺨에 출혈이 생겼는데 그 피로 협상이 가능한가요?)
 
-사람:뺨... 에, 난 상처로 고민하,는가? 후.... 하하... 안되네... 이미 지혈을 하는, 중이잖나....
자, 어서.... (손을 까딱거립니다)
 
파스칼린:(눈치가 빠르군...) 피를 내서 어디 담아갈 겁니까?
 
-사람:자네가, 원하는, 곳을.... 찔러서.... 이, 병에... (검지정도 되는 길이와, 손가락 두 개 정도의 두께를 가진 병을 보여줍니다)
 
파스칼린:(잠깐 고민하다가 여기서 싸우거나 길을 잘못 들어 다치거나 하는 것보다는 피 조금 주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병 달라는 듯 손을 내밉니다.) 그럼 거래를 합시다. 길을 좀 알려주시면 좋겠는데.
 
-사람:...후...하하하...! 찌르는건, 내가... 찌르겠네... (칼을 번쩍 듭니다.)
 
(GM):어디를 내어주나요?
 
파스칼린:(손가락도 가능한가요? 찌르지 말고 베주길)
(너무 쪼고매요. 하면 손바닥 하겠습니다)
(왼손잡이니까 오른손 내줄게요)
 
(GM):당신이 오른손을 내어주면 단도가 살을 가르고, 곧바로 선혈이 올라옵니다.
그걸 또 받는건 둘째치고.... 짜내네요.
체력 -d3+1감소
 
파스칼린:(병에 피가 차오르는 걸 봅니다. 적당히 차면 바로 빼내고 지혈할게요)
rolling d3+1
 
(
1
 
)
+1
 
 
=
2
(10>8)(시작부터 피가 제법...)
 
(GM):투명한 유리병이 당신의 혈색으로 채워집니다
병의 주인은 피를 찰랑이며 헤벌쭉하게 웃다가 말 없이 안개속으로 들어갑니다.
 
파스칼린:(어디에 쓰려는 거지? 생각하며 성큼 뒤따라가봅니다)
 
(GM):뒤따라가면 순식간에.....
눈앞엔 안개 속에 가려졌던 우거진 수풀이 보입니다. 나무가 어찌나 빽빽하게 자랐는지, 서로의 몸통을 비벼가며 죽죽 뻗은 숲은 빛 한 점 들지 않아 해가 뜬 시간임에도 너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울타리를 끝없이 뻗은 양, 일렬로 한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만이 사각거리는 풀잎 소리를 날라줄 뿐.
이상한 일입니다.
안개가 아무리 짙더라도 이만한 숲이 보이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지금은 당신의 시야에 아주 잘 들어옵니다.
 
(GM):마치 숨어있다 나온 것처럼.
 
파스칼린:(눈을 슬 찌푸리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외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 느낌인가? 아니, 그렇다기엔.)
 
(GM):풀이 그득히 자란 바닥으로 자연히 눈길이 갔습니다. 시선이 움직인 이유가 우연인지, 아니면 운명일지. 검기까지 한 진녹색 풀숲과 전혀 맞지 않는 하얀빛.
익숙한 모양. 사람의 신발입니다.
길쭉한 모양과 세련된 무늬가 촘촘하게 수놓아진 신발을 보는 순간, 기시감이 듭니다.
마치 특별한 날에만 신을 것처럼 생긴 이 색과 모양은……. 결혼식에서 사용되는 신발 같습니다.
켤레가 아닌 한 짝만 놓여 있고, 신발이 놓인 풀 주위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꺾여 쏠려 있습니다.
 
파스칼린:(자연스럽게 눈길이 갑니다. 한 짝만 놓여있는 신발이라니, 그 모습에서부터 어떤 불길함이 풍기는데...)
(결혼식에서 사용되는 신발이라니. 절로 심장이 덜컹 가라앉는 기분이 듭니다. 신발을 주워들고 풀이 꺾인 방향을 살펴봐요.)
 
(GM):이 자국을 따라가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더 깊은 곳으로......
 
파스칼린:(자신을 여기로 데려온 그 사람은 현재 어디 있나요?)
 
(GM):당신이 신발을 줍고 보는 사이에 꺾인 쪽으로 발걸음 소리만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파스칼린:(...그럼 다른 선택지가 없네요. 신발 외에 눈에 띄는 것이 없다면 신발을 주워들어 챙기고 자국을 따라갑니다.)
 
(GM):수풀에 발을 내디디면 파삭거리며 무언가가 밟혀 무참히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스칼린:(뭐지? 반사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쪽을 봅니다. 아무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네요. 이 공간 자체가 불길하기도 하고요.)
 
(GM):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 여기저기에 누렇게 변색하여 탁한 빛을 띠는…
기다란 다리뼈가 당신의 발에 밟혀 조각났음을 알아차립니다.
이성 판정 (0/1)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65>64)(헉, 하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목구멍에 찬 바람이 들이차요.)
(이런 게 왜 여기에? 아니, 이런 기묘한 숲에서 해골 하나쯤 발견될 수도 있지만. 하필 바로 직전에 주운 것이... 침을 꿀꺽 삼키고 무릎을 굽혀 뼈를 살펴봅니다. 크기와 모양새는 어떤가요. 주변에 다른 뼈들도 있나요?)
 
(GM):의료 판정.
 
파스칼린:
의료
기준치: 1/0/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응급처치라면 모를까 아무래도...)
 
(GM):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주인을 아는 물건, 그리고 나타난 기다란 다리뼈. 아님을 알아도 한순간 누군가가 당신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음을 알아요.
일렁이는 숨을 머금고 뼈를 다시 살피면, 색이 변한 지 오래됐음을 깨닫습니다.
또 뜀박질에 파삭거리며 부서질 뼈라면, 꽤 오랜 시간을 품느라 삭았다는 사실도… 적어도 최근에 놓인 뼈는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안심도 잠시.
당신의 시야로 ‘다른 것’이 굴러들어 옵니다.
이번에야말로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똑같이 시간을 머금고 삭아가는 인간의 두개골을.
 
(GM):이성 판정 (0/1)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64>63)(좋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느낌이 좋지 않아요.)
 
(GM):지금 상황을 농담으로라도 다행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네요.
이 숲 너머에 솔라가 있든, 없든. 이 어두운 숲 너머로 향했다고.
 
파스칼린:(지금껏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여전히 안개는 자욱한가요?)
 
(GM):뒤쪽은... 네.
 
파스칼린:(다시 저 멀리를 내다봅니다. ... 여기까지 왔다면, 그리고 이런 걸 봐 버렸다면 선택지는 하나뿐이잖아요.)
(아무래도 저 숲 너머로 가 보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Chapter 1. Into the Woods
 
(GM):발치에서 풀들이 스산하게 섞이는 소리가 납니다. 지금 시간은 못 해도 아침에서 점심일 텐데, 나무들이 워낙 우거진 탓에 빛이 없어서 저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햇빛을 보는 쪽이 정신건강에 더 이로운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소리를 하냐면. 그도 그렇게 당신이 지금 떠돌고 있는 검은빛 숲이 기이하고 수상한 곳임을 몸소 체감했으니까요.
숲의 이곳저곳엔 기하학적인 형태로 꼬여있는 풀이나 나뭇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식물의 몸이 서로 배배 꼬여 자연히 엉긴 건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방향을 꺾어 엮은 건지, 부자연스러운 모습은 어쩔 수 없는 불쾌함을 자아냅니다.
하물며 이따금 발에 채는 돌멩이 하나조차 검붉은색의 이상한 글자를 품고 있습니다.
 
파스칼린:(정말 이상한 곳입니다. .... 한번씩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체력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곳에 솔라레오를. 하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들어서.)
(돌을 집어들어 관찰해볼 수 있나요?)
 
(GM):그러잖아도 빛이 없어 한층 더 피처럼 거뭇해 보이는 글자를 보노라면, 이것이 정말 글자가 맞는지도 자신할 수 없게 됩니다.
오컬트 판정
 
파스칼린:(이런 쪽에 큰 흥미는 없는데...)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25
판정결과: 실패
 
(GM):의미를 알 수 없다 해도 불쾌감이 가시는 건 아닙니다. 기분 한편에 내려앉은 찝찝함은 닦이지 않은 얼룩이 되어 남았으니.
 
파스칼린:(혹시 이따금 보이는 돌멩이들이 어떤 모양을 이루고 있지는 않나요? 돌을 쭉 놓아서 선을 만들어두었다든지 하는...)
 
(GM):네. 하지만 돌맹이가 숲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파스칼린:(뭔가 수상쩍은데... 딱히 그 불길함 이상의 정보는 모르겠어서 우선 발걸음을 옮깁니다. 풀과 나뭇가지에서 얻을 만한 정보는 없을까요?)
 
(GM):아쉽게도.
그것보다 그런거에 정신 팔릴 때가 아닙니다.
코끝에 썩은 내가 들러붙습니다.
 
파스칼린:(미간이 절로 좁아집니다. 숨이 덜컥 멈춥니다. 냄새의 근원지는 바로 알 수 있나요?)
 
(GM):숲의 초입에 흩뿌려져 널린 뼈부터가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바로 옆, 당신의 안면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파리 떼의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라는 양 비위를 거스릅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면, 정말로 가까운 곳에 불쑥 솟아있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속 알맹이가 긁힌 동물의 사체가 아무렇게나 바닥을 돌아다니고, 흙을 잔뜩 머금은 채 축 늘어져 있습니다.
혹시 들개에게 잡아먹히기라도 한 걸까요.
 
파스칼린:(평소 챙기고 다니던 손수건을 꺼내 호흡기를 막은 채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주변에 느껴지는 인기척 등이 없는지 의식하면서요.)
 
(GM):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냄새가 너무 독해서 집중이 잘 안 됩니다...)
(강행 가능한가요?)
 
(GM):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사체는 눈가가 축축하고, 배 부위가 깔끔하게 절개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짐승에게 파먹힌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파리들은 부패해 가는 시신으로 다가와 새로운 생명을 낳고, 그들의 배양지에선 구더기들이 탄생의 춤을 추고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파스칼린:(흠칫, 놀랍니다. 지나치게 깔끔해. 그 사실을 깨닫고 챙겨온 신발의 무게를 느끼면 온 몸에 소름이 끼치고 구역질이 올라옵니다.)
(더욱 강하게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습니다. 이대로 더 살펴봐도 눈에 띄는 게 없다면 길을 마저 움직여볼 수 있을까요?)
 
(GM):당신은 저주스럽다는 말이 딱 떠오르는 숲을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혹여나 방향감각을 잃을까 봐 앞만 똑바로 보며 걸어가던 당신의 눈앞에……
마침내, 빛이 환하게 들어찹니다.
…….
……믿겨 지나요?
침입자를 허락지 않겠다는 듯 위용을 뿜던 성벽 같은 숲을 지나니, 정말로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는 게 말이에요
 
파스칼린:(...?)(들어차는 빛에 눈을 가렸다가 치우면, 이내 들어오는 '마을'이 있어 눈이 커집니다.)
 
(GM):그러나 발걸음을 옮겨 마을로 들어가기엔 기묘한 위화감이 당신의 발목을 부여잡습니다.
사람이 모여 사는 걸로 추정되는 곳은 흙과 나무, 짚을 섞고 기둥을 세운 일반적인 건축물로 보입니다. 그런 건물이 군데군데 모여 있고, 저 멀리 울타리가 널따랗게 펼쳐진 곳도 눈에 들어옵니다. 돼지, 소, 닭, 토끼 등…… 쉬이 볼 수 있는 가축이 ‘축사’처럼 생긴 곳에 모여 길러지고 있네요.
정말 멋모르고 이 숲에 ‘우연히’ 찾아와 ‘우연히’ 마을로 들어갔다면,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땅이라 여겼을지도 모를 만큼. 생활감이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하지만 위화감의 정체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저마다 비슷하게 보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무심코 돌아다닌다면, 이질감이 눈에 띄어 무슨 변을 당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파스칼린:(... 방금 자신이 지나쳐온 숲을 생각합니다. 그곳의 풍경만 떠올려봐도 이런 곳을 무작정 돌아다니는 건 위험해요. 자연스럽게 녹아들 만한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우선 주변을 쭉 둘러보면 들러볼 만한 장소나, 활용할 만한 물건 등이... 시야에 들어올까요?)
 
(GM):사람들이 거리를 지나다니기도 하고, 저 멀리 빨래터엔 빨랫감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휘날리고 있습니다. 또, 그 옆을 보면…….
사람.
이번엔 절대로 잘못 보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사람이 한 뭉텅이로 쌓여 있습니다.
힘이 풀렸는지 저마다 입을 쩍 벌리고, 파리한 낯을 띄운 채 탁한 백색 눈동자를 초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스칼린:(....어?)
 
(GM):네 그럴 수밖에 없겠죠. 시신, 쌓여 있는 저것들 전부 죽어 있으니. 마을에 전염병이라도 돈 것인지.
그렇다 해도 저렇게, 모두가 돌아다니는 거리 한 가운데에 쌓아놓는 게 정상일까요? ‘살아있는’ 사람들은 그 옆에서 평범하게 대화하고, 걷고, 심지어 아이들은 놀기까지 합니다.
이 상황은 절대 정상적일 리가 없습니다.
이성 판정 (1D2/1D4)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2
 
(
2
 
)
 
 
=
2
(63>61)(잠시 눈앞의 상황을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원망스러울 정도로 빨리 돌아가는 머리는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를 박아넣습니다.)
 
(GM):여기서부턴 샌드박스 조사구간입니다.
 
파스칼린:(지금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당장 눈에 들어오는 곳 중에 인적이 가장 드문 곳은 어디인가요?)
(역시 시체 더미일지...)
 
(GM):....그렇겠네요.
 
파스칼린:(그러면 시체 더미쪽으로 다가가봅니다. 아무래도 냄새가 밸 테니 다른 곳으로 움직일 때는 어디 굴러다니는 빨래 하나 덮어쓸 수 있다면 좋겠네요...)
 
(GM):가는길에 반짝. 하고 빛을 받는 무언가를 밟습니다.
 
파스칼린:(멈칫했다가 그것의 정체를 확인해봅니다)
 
(GM):...당신이 루나에게 선물해준 브로치입니다.
 
파스칼린:(... ...이런 곳에서 이걸 발견하게 되다니. 온몸에 소름이 쭈뼛 서는 기분이 듭니다. 몇 번이고 돌려보며 제가 아는 그것임을 확인하면 머리가 차갑게 식어요.)
(루나에게 선물해준...)
 
(GM):귀족들의 소비에 비해 값비싼게 아니라 많이 녹슬고 헤졌습니다만, 분명합니다.
 
파스칼린:(우선 떨리는 손으로 브로치를 주워들어 챙깁니다. 주변에 뭔가 보이는 것이 없다면 축축해진 손을 숨기며 시체 더미로 마저 가 볼게요...)
 
(GM):시체더미까지 가는건 쉬웠습니다. 냄새만 빼면...
 
파스칼린:(가능하면 입으로 숨을 쉬며 찬찬히 살펴봅니다. 죽은 지 얼마나 된 거지, 어떻게 죽은 거지, ... 아는 얼굴이 있을까...)
 
(GM):추가 이성 판정(1/1D2)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d2
 
(
1
 
)
 
 
=
1
(61>60)(각오하고 오기는 왔습니다만, 이런 시체 더미 앞에 서는 건,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애써 정신을 다잡아요. 본인은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GM):죽은 지 며칠 안 된 시체부터 부패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누런 뼈가 보이는 시체까지…… 셀 수도 없이 많은 몸이었던 ‘것’이 쌓여 있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소, 돼지, 양, 토끼 등……. 짐승의 시체도 드문드문 보입니다.
시체는 이 마을 주민들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뿐 아니라, 당신과 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들도 보입니다.
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물론이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렇게 무더기로, 포대 자루처럼 쌓여있는 걸 보는 건, 아무래도....)
(강행할 수 있을까요?)
 
(GM):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와)
 
(GM):...
........
루나?
 
파스칼린:(... ... 루나?)
 
(GM):당신의 얼굴이 딱 닿는 곳에,
그러니까... 당신이 루나의 얼굴을 바라봤던 시선 그 높이에.
누가봐도 당신의 친우였던 사람이 죽어있습니다.
이성 판정 1/1d6+1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60>59)(... ... 아니지? 아닐 거야. 지금 내가 너무 긴장해서, 불안해서, 브로치를 발견해버려서...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부정의 시간을 지나, 눈을 질끈 감습니다.)
(주변의 악취와 뒤범벅된 습한 공기가 목구멍을 침범하면 토기가 올라옵니다.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물러나요.)
(허억, 헉... 땅바닥을 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친우의 얼굴을 보았다가, 다시 땅바닥을... ...)
(... ... 바라보던 순간, 혼란스러운 가슴과는 별개로 냉철하고 영리한 머리는 제 일을 해내고야 맙니다.)
(그럼 그 편지는 누가 쓴 거지?)
 
(GM):그러게요. 어투도, 필체도, 심지어 편지지를 고르는 습관마저 똑같았는데.
 
파스칼린:(편지를 받았던 시기가 언제였죠? 루나가 편지를 부치고 떠났던 건 아닐까요? 루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아니, 아니. 지금 이런 것부터 생각할 때가 아니라... ... 아니지. 아닙니다. 더 이상의 개죽음을 막으려면 이런 것부터 생각해야죠.)
(하... ... 의료지식이 없기는 하지만 시신 상태를 통해 루나가 언제 죽은 건지 얼추 짐작은 해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신원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면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다는 것 같은데)
 
(GM):적어도... 근 일주일 내에 죽은건 아닙니다.
 
파스칼린:(일주일 이상은 되었다는 뜻...일까요?)
 
(GM):네.
 
파스칼린:(적어도 루나가 편지를 보내고 떠났다고 확신할 수 없다... 정도는 추측 가능한 것이겠지요? 심란하다지금)
 
(GM):이제 뭘 하나요?
 
파스칼린:(시체 더미 근처에 발견할 수 있는 건 더 없나요?)
 
(GM):썩은 살점이 떨어지고 있는 뺨과 한때 숨을 내뱉던 입술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나요. 시체를 파고드는 구더기들이 꽃처럼 움트고 있습니다.
병에 걸려 죽은 것 같지는 않으나, 대부분 가슴부터 배가 갈라져 있으며 핏물이 빠진 피부는 주름이 자글자글 맺힌 채 쪼그라져 있습니다.
몇 구의 시체는 사람이라 보기엔 기이할 정도로 뒤틀려 있습니다.
수레엔 아직 쌓이지 못한 다른 시체들도 몇 구 놓여 있습니다. 진물인지, 아니면 다른 체액인지, 시체가 쌓인 헝겊이 축축합니다.
 
파스칼린:(눈을 다시금 꾹 감았다가 뜹니다. 뒤집힐 듯 울렁이는 속을 간신히 다독이면서요. 그렇다면 역시 숲속의 그것도...)
(브로치를 다시금 만지작댔다가 루나를 보고... 힘겹게 발걸음을 뗍니다. 시신이라도 어디 묻어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일단은 목공소로 가봅니다. 가는 길에 적당한 천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GM):시체를 벗길 생각은....
사실 힘들죠.
목공소로 향한다면 은밀행동 판정.
 
파스칼린:(아두려워)(시체... 그쵸 생각도 못했지만 벗겨도 옷이 멀쩡할 것 같지 않아서 어흐흑)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눈을 피해서 목공소 쪽으로 향합니다.
주변에서 베어냈는지, 나무토막이 산처럼 쌓여 있으며 도끼와 톱을 비롯한 자재가 벽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민 한 명이 그루터기에 앉아 칼을 만지작거리며 손안에서 무언가를 다듬고 있습니다.
 
파스칼린:(도끼와 톱이... 나무만을 다듬었을 거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주민을 발견하면 몸을 숨기고 뭘 하는지 지켜봐요.)
 
(GM):주민이 앉아있는 그루터기 오른쪽엔 배가 갈라진 짐승들이 내장이 손질되어 가죽이 벗겨진 채 누워있고, 왼쪽엔 얇은 두께의 나무 조각들이 여러 기둥을 이루며 무릎 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몰래 지켜보기엔 너무 멉니다.
 
파스칼린:(가까이 다가가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큰 것 같은데...)
(이런 마을이 외지인에게 호의적일 리는 없을 것 같고. 적당히 섞여드는 척도 정보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은 정보가 너무 없습니다.)
(그럼 역시 은밀행동 뿐일까요... 두렵다)
 
(GM):옷을 먼저 훔치는 방법도 있겠죠.
 
파스칼린:(잠시 고민합니다. 주민들끼리 얼굴을 다 익히고 있을 만한 작은 규모의 마을은 아닌 것 같으니... 옷을 훔쳐입는 것을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GM):당신은 가까운 목조건물쪽으로 향합니다.
은밀행동 판정.
 
파스칼린: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빨래를 훔친다면 다시 은밀행동 판정.
손재주도 가능합니다
손놀림이구나
 
파스칼린:(손재주보단 은밀행동이 높아서... 조심스럽게 비밀스럽게 한번 얻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거기 누구야?
 
파스칼린:(재빠르게 몸을 숨겨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미 면대면으로 들킨 것일지)
 
(GM):당신은 몸을 재빠르게 숨깁니다.
저벅...저벅... 저벅....
...
 
잘못봤나....
 
(GM):하고 발걸음 소리는 다시 멀어집니다
가까스로 엄폐물에 숨었으나, 누군가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겠습니다.
 
파스칼린:(... ...위험했다.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습니다. 몸을 숨긴 곳에서 얻을 만한 뭔가는 없을까요?)
(들려오는 소리든, 주변에 떨어진 옷가지든...)
 
(GM):행운 판정.
 
파스칼린: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누군가가 빨래를 걷다 말고 놓고 간 바구니가 있습니다.
 
파스칼린:(주변을 슬 살펴보곤 빨래를 뒤적입니다. 얼추 사이즈가 맞을 만한 옷가지를 찾아봅니다.)
 
(GM):아래쪽에 대충 맞을 법한 옷가지 하나가 있습니다.
 
파스칼린:(혹시 모르니 자리를 조금 옮겨 옷을 갈아입어보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GM):가능합니다.
 
파스칼린:(그럼 자리 옮겨서 옷을 빠르게 갈아입어봅니다. 혹시 모자도 있었을까요? 다른 건 아니고... 머리카락 말아서 모자에 집어넣는다는 묘사가 하고 싶어요)
 
(GM):묘사해주세요
 
파스칼린:(다행히 사이즈가 맞는 옷가지를 찾아내 걸칩니다. 그러다가 함께 딸려온 베레모-이른바 빵모자-를 발견하면, 잠시 고민하다가 머리에 써요. 그리고 아래로 가볍게 묶어둔 머리카락을 올려 묶은 뒤 모자 안으로 말아 넣습니다. 여러모로 깔끔하네요. 인상도 좀 달라 보이고.)
(다 갈아입고 나면... 마침 이곳으로 들어온 김에 이곳저곳 살펴보며 목공소로 향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말소리로 소문을 듣는다는가, 생활 방식을 대충 파악한다든가, 지리를 대충 알아본다든가 하는... 그런 것이 가능할까요?)
 
(GM):지나가면서 얼핏 대화를 듣습니다.
 
결혼식 준비는 다 되어가?
 
주례사님이 아직이래, 헌사가 덜 되었다지만 밤 중이면 완전할 거라는군.
 
그러면 결혼식은 밤에 거행되겠네, 초를 더 준비해야겠어.
 
하객들이 앉을 자리는 충분히 준비했던가?
 
모자라면 의자를 더 가져놓아야지, 신부는 지금 주례사님 댁에서 준비 중인가?
 
마지막으로 본 곳이 그곳이긴 했는데…. 한 번뿐이 될 결혼식이니 준비가 오래 걸리는 걸지도 모르지.
 
......
 
(GM):정도네요.
 
파스칼린:(더 들을 수 있는 정보가 있나요? 대인기능 가능하냐는 뜻. 굳이? 싶으면 하지 않습니다...)
 
(GM):굳이?
 
파스칼린:(그럼 소문은 얼추 파악한 것 같으니 마저 움직여봅니다. 결혼식이라... 아무래도 그쪽으로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겠어요. 목공소로 향하면서 주례사의 집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찾아볼 수 있나요?)
 
(GM):아직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목공소로 향하면 아까와 같이 계속 손에 무언갈 쥐고 다듬고 있습니다.
 
파스칼린:(제 특기를 발휘하여... 뭔가를 다듬는 이를 향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다가가봅니다.)
 
(GM):다가가면 한 번 힐끔 쳐다보곤 다시금 본인의 손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양…….
 
파스칼린:(오히려 고맙죠. 뭘 만드는지 구경해볼 수 있을까요?)
 
(GM):대인기능 판정.
 
파스칼린:(매혹...은 잘 맞을 것 같은데 말재주를 쓰기에는 상황이 어울리는지 모르겠어서 잠시 룰북 on)
(파스칼린 매혹 좀 더 높였어도 괜찮았겠는데... 하 여기서 말재주는 좀 모르겠어서 뭐 만드시느냐고 넉살좋게 물어보는 것으로 매혹 판정하겠습니다)
 
(GM):매혹 판정
 
파스칼린:
매혹
기준치: 55/27/11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
 
(GM):롤플하시나요?
 
파스칼린:(모자 챙을 잡고 살짝 올렸다가 다시 쓰며 인사합니다.) 아아, 실례합니다. 무척 집중하고 계신 것 같아 말씀 드리기가 조금 망설여졌는데...
언뜻 봐도 만드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서요. 뭐 만들고 계시는지 여쭤봐도 될는지요.
 
-주민:(흘긋 눈동자만 굴려서,) ....못보던 얼굴이군. 새로 들어왔나?
운이 좋구먼, 자네도.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긴 하다만.
 
(GM):그가 쥐고 있던 건 ‘작은 돌’입니다. 단도로 돌 하나하나를 파내었는지 여기저기 흠집이 나 있지만, 소름 돋을 정도로 정교한 무늬가 나 있습니다.
숲속의 돌과는 전혀 다른 배열의 무늬입니다.
 
파스칼린:(새로 들어왔나? 하는 말에 속으로 조금 식은땀이 났지만, 티는 내지 않습니다.) 하하, 말씀대로 결혼식이라는 경사를 볼 수 있다니 운이 좋았지요.
혹시 만드시는 것도 식에 필요한 물품입니까? (하고 빙긋 웃어보여요. 의심을 사지 않게, 가능한 순진한 얼굴로...)
 
-주민:그런셈이지. 결혼식에 쓰일.... 재료니까.
(흠... 하면서 드디어 당신과 시선을 맞춥니다.)
빠릿빠릿해보이긴 하는데....
다들 바쁘니 예식장 주변엔 얼씬거리지 말고.
다른 일을 돕는 건 어떤가? 마침 잘됐군. 하는 일이 없으면 내 심부름이나 하세.
 
파스칼린:(쓰일...재료? 사실 어찌보면 이상할 것 없는 단어인데도 기묘한 기분이 듭니다.)
(예식장에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텐데. 속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살짝 고민하며 우선 주인의 말을 듣습니다.) 아, 이거 무슨 심부름 말씀이신지요.
 
-주민:돌을 조각해야 하는데, 마땅한 도구가 없거든. 단도로 하루 종일 파고 있으려니 눈 빠질 지경이라고. 여긴 도끼랑 톱만 있어.
축사 알지? 거기에 쓸만한 칼이 있을 거야. 좀 찾아와.
 
파스칼린:아아, 작업하시는 걸 도와드릴 수 있다면 당연히요.
지금 필요하신 거죠? 다녀오겠습니다. (축사에서 사람을 만나도 대꾸할 말이 생겼군, 생각하면서 움직여볼게요)
 
(GM):닭, 양, 염소, 돼지, 소와 말 등이 모여 있는 축사입니다. 울타리를 기준으로 땅을 나누어 기르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짐승 특유의 비린내가 지독하게 나고 있으며 건초가 사람 키만큼 쌓여 있습니다. 축사 옆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농막]이 있습니다.
 
파스칼린:(후, 하고 숨을 내쉬며 축사를 쭉 둘러보다가 농막 쪽으로 갑니다. 도구가 있다면 그 안에 있겠죠.)
(바깥에 눈에 띄는 게 없다면 곧장 들어갑니다)
 
(GM):잠금쇠는 걸려있지 않습니다. 삐걱거리는 판자문을 열고 농막 안으로 들어가면 곡괭이와 삽, 쇠스랑 같은 온갖 [농기구]가 벽에 걸려있습니다. 구석에는 [나무 상자]가 여럿 쌓여 있네요.
 
파스칼린:(농기구를 먼저 살펴봅니다.)
 
(GM):농기구 주변엔 도축용 칼을 포함하여 여러 자재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도축용 칼은 어찌나 날을 잘 갈아냈는지 작은 빛에도 서슬 퍼렇게 번쩍입니다.
도구를 찾는다면 관찰판정.
 
파스칼린:(베이지 않게 조심하며 쓸만한 도구를 찾아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상하게 오늘따라 계속....)
 
(GM):뭐이리 정리를 안해놨지
 
파스칼린:(손을 휘저어 먼지를 좀 털어냈다가 아... 강행을 한다만다 1)
(집중해서 한번 더 찾아봐도 될까요? 이젠 나도 모르겠다)
 
(GM):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구석에 박혀있는 조각칼들을 발견합니다. 하마터면 손을 베일 뻔 했습니다.
 
파스칼린:(그렇잖아도 진작 피를 보고 온 상황에서 더 다치게 되면 곤란합니다. 조심스럽게 조각칼을 들어 챙겨요. 이후로는 ...나무 상자도 봅니다. 어쩐지 심장이 불쾌하게 뛰지만요.)
(...시체는 없겠지. 전부 바깥에 쌓아놓은 것 같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상자 쪽으로 가봐요)
 
(GM):상자 안을 확인하면 양초가 차곡차곡 들어 있습니다. 농막에 왜 양초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 건지…….
나무 상자 주변엔 부싯돌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그러고 보니 아까 결혼식에 초가 더 필요하다고 했었죠. 그곳에 사용될 예정인 걸까요. ...그리고 부싯돌을 보면 그것도 챙겨봅니다. 가능할까요? 불씨와 날카로운 무언가는 어디에서든 유용하니까.)
 
(GM):가능합니다.
 
파스칼린:(부싯돌을 챙겨넣고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초에 특별한 무늬 같은 것은 없었나요?)
 
(GM):네. 없었습니다만.....
 
거기 친구!
 
(GM):농막에서 나오는 당신을 부릅니다.
 
파스칼린:무슨 일이십니까? (천연덕스럽게, 넉살 좋게, 순진한 얼굴로...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봅니다.)
 
-주민:축사 일 도와주러 온 건가? 닭 모이 정도는 줄 수 있지?
 
파스칼린:아아, 그럼요. (빙긋 웃으며 그에게로 다가갑니다. ... ...뭘로 만들었을까, 먹이는.)
 
-주민:(당신에게 닭모이를 한아름 주며 닭 우리쪽으로 떠밉니다.) 좀 정성스레 줘. 얘들도 오늘이 어차피 마지막일 텐데~ 가는 길 정성스레 뿌려주자.
 
파스칼린:...아, 그러고 보니 곧 결혼식이지요? (자연스럽게 닭 모이를 받아들며 아무렇지 않은 듯 툭 뱉어 묻습니다.)
 
-주민:그렇지. 그러니까! 오늘은 축사 비우는 날이지.
 
파스칼린:역시 결혼식은 모두가 바쁜 날이군요. 목공소에서도 제법 바쁘시던데 말입니다. (결혼식이라는 단어에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어 조금은 힘겹습니다. 닭 모이를 집어들어 뿌리느라 뒤돌아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주민:안바쁜 곳이 어딨겠어. 아, 혹시 결혼식 주인공 얼굴은 알아?
 
파스칼린:(순간 가슴이 덜컹합니다.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요. 닭 모이를 계속 주며 물어요.) 선생님께서는 보셨습니까?
 
-주민:아니, 머리색만 기억나네.... 태양빛이었지.
주례사님이랑 같이 가는것까진 봤는데 얼굴은 도통 볼 수가 있었어야지.(ㅋㅋ 웃습니다.)
 
파스칼린:(닭 모이를 주던 손이 잠시 멎습니다. 뒤돌아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들어요. 짧게 숨을 고르고는 다시 닭 모이를 줍니다.) 태양빛...이라니. 무척 찬란한 빛깔이었나 봅니다. 그런 표현은 드물게 들어봤는데.
 
-주민:흔한 색은 아니니까.
왜? 관심있어?
 
파스칼린:이렇게 성대한 행사의 주인공이시니까요. 아무래도 궁금하네요. (심란합니다. 심란해요. 땀이 나는 척 손등으로 얼굴을 문질러 닦습니다.)
 
-주민:어쩌겠어. 이미 임자 있으시분인데. (호방하게 웃으며 당신의 등을 팡! 칩니다.) 다 주고 하던거 해~
 
(GM):하면서 멀어집니다.
 
파스칼린:(상대가 멀어지면 모이를 주던 손이 멎습니다.)
 
(GM):닭들은 당신 발치에서 열심히 만찬을 즐깁니다.
 
파스칼린:(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렇게, 그렇게 열심히 부정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시체더미에서 마주쳤던 루나의 얼굴이 오버랩되면 다시금 토기가 올라와 입을 틀어막아요.)
(남은 닭 모이는 닭들이 모인 곳에 쑥 쏟아놓고 축사를 나섭니다. ... ...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망설여봤자니까.)
 
(GM):어디로 향하나요?
 
파스칼린:(목공소로 돌아갑니다. 그 길에... 나무 상자? 를 지날 것 같은데 혹시 살펴볼 수 있나요?)
 
(GM):합판과 못, 누더기 천을 엮어 만들어진 나무 상자입니다. 성인 한두 명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며 밖에서 잠글 수 있는 걸쇠가 튀어나와 있습니다. 자물쇠도 함께요.
 
파스칼린:(지금은 열려 있는 것일까요?
 
(GM):닫혀있습니다.
 
파스칼린:(잠겨있기도 하고요?)
 
(GM):네. 그렇게 보입니다.
 
파스칼린:(스으으읍)
(자물쇠를 한번 건드려볼 수 있을까요? 단단히 잠겨있나 확인하는 척... 만져봤을 때 잠겨있으면 목공소로 마저 가겠습니다)
 
(GM):당신이 자물쇠를 건드리면 주민 한 명이 말을 겁니다.
 
-주민:볼 일이라도 있는 거냐?
 
파스칼린:(아주 예상 못한 일도 아니니 금세 숨을 고르고는 답합니다.) 아아, 아뇨. 지나가면서 언뜻 보니 자물쇠가 조금 헐거워 보여서 확인차 봤습니다.
 
-주민:...그래?
담당은 다른 사람인데, 못 보던 놈이 와선... 쯧.
 
(GM):하고 갑니다. 잘 넘긴거겠죠?
 
파스칼린:(힘들다)(모르는 얼굴, 이라는 언급을 보면 역시 낯을 서로 알고 지내는군 싶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제법 중요한 물건인 모양이라고도 생각하며 목공소로 마저 가봐요.)
 
(GM):다시 목공소로 가면 주민은 손부터 내밉니다.
 
파스칼린:(원하는 걸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조각칼을 내줍니다)
 
-주민:(칼을 한 번 보더니,) 좋아... 아직 한참 남았지만, 적어도 3 시 전까지는 맞출 수 있겠어.
 
파스칼린:(돌을 힐끔 봅니다.) 3시 전까지 마쳐야 하는 작업입니까?
 
-주민:그래. 왜?
 
파스칼린:물론 결혼식보다 일찍 준비를 마쳐야겠지만, 식은 밤이라고 들었는데... 무척 이르게 마무리를 지으시는구나 싶어서 말입니다. 바쁘시군요.
 
-주민:뭐?
너 시간을 헷갈리나 본데……. 결혼식은 새벽 3시에 진행되기로 했잖아.
 
파스칼린:(파스는 잘 얼버무릴텐데 저는 지금 잘 모르겠어서 아이디어판정하고싶어요 이런 데 쓰라고 있는 판정이 아닐텐데 지금)
 
-주민:......
빠릿한줄 알았는데 그냥 코흘리개였구만. 가라.
 
파스칼린:(섬짓한 기분이 듭니다. 새벽 3시를 밤이라고 하다니... ... 이런 생각을 잠깐 합니다. 정확한 시간은 듣지 못하고 밤이라고만, 따위의 변명이나마 해보려고 했지만 네, 이렇게 생각해준다면 다행인 일이지요.)
(아하하, 하고 처음 만났을 때의 순진한 얼굴로 웃어보이며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작업 힘내십시오.
(그러면... 지금 시간은 몇 시일까요?)
 
(GM):해 떠있는 시간을 보니 적어도 12시에서 1시 사이쯤입니다.
 
파스칼린:(그럼 14시간 정도 남은 거군요... 그때까지 뭘 할 수 있지? 당최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다시 숲으로 돌아가보기는 그렇고... 마을을 더 돌아보는 게 좋을까요.)
 
(GM):목조건물을 아직 안보지 않았나요?
 
파스칼린:(아 아까 빨래 주우러 가면서 들른 줄 알았는데 따로인가요?)
 
(GM):네...
그냥 근처에서 주웠다. 정도입니다
 
파스칼린:(그렇군요 거기서 선언으로 소문도 듣고 해서 조사 다 마친 줄 알았음... 그럼 다시 가보겠습니다)
 
(GM):나무를 뼈대 삼고 황토나 벽돌을 적당히 둘러 지은 목조 건물이 모여 주거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목공소나 축사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가족 단위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식사 준비를 하는지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집도 보입니다.
 
파스칼린:(그냥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던 거리들같은 느낌인가요?)
 
(GM):네.
 
파스칼린:(뭐 돈도 없고 해서 뭘 사먹거나-딱히 그러고 싶은 마음도 안 들고요-할 수는 없겠고... 일단 무작정 걸어다녀봅니다. 눈에 띄는 게 있으면 보고, 아니면 사람들 이야기라도 주워듣고.)
 
(GM):문득 열려있는 창을 통해 건물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사람이 모여 붉게 염색된 천을 바느질하고 있습니다. 기다랗게 이어지도록 말이에요.
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행깎할말 1)
(깎겠습니다 강행하기엔 운이 안 좋아...)
 
(GM):저 길이로 보아선 분명… 두꺼운 융단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 두께와 붉은빛이 경사스러운 일을 위해 염색된 천임을 알아봅니다.
곧 다가올 경사스러운 일이라면…… 역시, 솔라의 결혼식뿐이겠죠
마을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모두 결혼식 준비를 한다니, 솔라가 결혼하게 될 상대는 얼마나 덕망이 높은 사람이길래……. 하지만 당장 오늘이 식 아니었던가요?
 
파스칼린:(덕망이 높은 건가. 하지만 다른 마을의 귀족과 정략혼을 할 정도라면 단순히 덕망만으로는 안 돼. 오히려... ... 입술을 잘근 심었다가 의구심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준비가 급한 것 같지.)
 
(GM):목조건물 사이를 걷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던 건축물들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파스칼린:(아까는 보지 못했던 건물들을 발견하면 잠시 발걸음이 멈춥니다.)
(그냥 멀리서 봐도 그 건물들의 용도를 짐작 가능한가요?)
 
(GM):음... 중앙의 건물은 예식장이라는건 확실이 알것같습니다
 
파스칼린:(건물들 주변에 사람들이 있나요)
 
(GM):셋 다요?
 
파스칼린:(네)
 
(GM):사람이야 어디에나 다 있습니다
 
파스칼린:(아무래도 접근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어서 사람들이 아예 많거나 거의 없거나 하면 가볼 것 같았는데...)
(그냥 설렁설렁 돌아다니는 걸로 이야기를 듣지는 않겠지 싶어 근처에 있는 예식장부터 가보겠습니다)
 
(GM):예식장
빨갛게 염색한 천들이 길게 늘여져 있지만, 3m도 되지 않는 짧은 길이입니다. 아직 준비가 한창인지, 가만히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목조 건물에서 사람들이 나와 끝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천을 잇습니다.
카펫을 연상케 하는 붉은 천 끝엔 계단이 약 열 칸 이상 놓여 있습니다. 천이 덮이지 않은 하얀 석회암은 반지르르하게 빛납니다. 어둠 속에서 본다면 조각된 유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말이죠.
 
파스칼린:(안에 들어갈 수는 없는 거겠죠? 석회암을 한번 살펴볼 수 있을까요)
 
(GM):오 계단을 올라가 볼 수는 있습니다
 
파스칼린:(ㅇㅎ 그렇다면 사람들 틈에 섞여 계단을 올라가볼게요)
 
(GM):계단을 오르면 그 위로 기다란 단상이 보입니다.
……이 위에서 주례사는 축복이 담긴 헌사를 내릴 것이고, 신랑과 신부는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나누며 반지를 서로의 손에 끼워주겠죠.
그 순간이 절대로 끝나지 않을 한 폭의 그림처럼. 계단과 천의 주변엔 교회에서 볼 법한 긴 의자가 열과 행을 맞추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어디에 앉더라도 올려다볼 수 있도록.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계단에 가만히 서서 주변을 내려다봅니다. 불길한 기분...)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지금 이 순간 외부인은 오로지....자신뿐입니다. 그 사실을 상기하면 몸이 식는 기분이 듭니다.)
 
(GM):요즘 유행이 낮은 단상으로 바뀐 걸까요. 낮고 길쭉합니다.
 
파스칼린:(뭐가 눈에 더 들어오지 않는다 싶으면 자연스럽게 계단을 지나 석조 건물 쪽으로 가겠습니다...)
 
(GM):석조 건물
다른 목조 건물에 비하면 외부에서 보아도 크고 내부는 널따랗다고 추측됩니다.
곱게 갈린 돌벽과 유리가 건물을 장식해서인지 위압감을 뽐냅니다. 주민들이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저기서 뭔가 준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주민들이 저마다 앞치마를 둘렀거나 수건을 가지고 나오고 있습니다. 혹은 양동이를 이고 있다던가요.
 
파스칼린:(치마와 수건의 색깔이나... 상태는 어떤가요? 양동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알 수 있을까요?)
 
(GM):붉은 액체입니다.
 
파스칼린:(이곳도 저곳도 온통... 눈쌀이 절로 찌푸려질 뻔했지만 간신히 참았습니다.)
(석조 건물 내부로 들어가거나 하는 건 어렵겠죠? 혹시 근처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라든가가 있을까요)
 
(GM):네. 보아하니 좀 높으신 분들이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냄새까진 아직 잘... 모르겠네요.
 
파스칼린:(대인기능 판정 가능한가요? 혹시 뭐 일손이 필요하시냐든가 물어볼 만한 분위기인지)
 
(GM):오....
 
파스칼린:(굳이 들어갈 필요 없다고 하면 그냥 창고방고 바로 갈래요)
 
(GM):당신이 석조건물을 기웃거리자 문을 지키고 있던 간부들이 당신을 빤히 쳐다봅니다.
 
파스칼린:(빤히 쳐다보면 오히려 먼저 다가가서 혹시 일손이 필요하시냐고 물어볼게요)
 
-간부:못보던 얼굴인데.
꺼져라. 너가 발을 들일 곳이 아니니까.
 
파스칼린:(그럼 그냥... 순순히 물러납니다. 속으로 본인에 대한 이곳 주민들의 시선을 좀 정리해봐요. 신경을 안 쓰는 경우도 있고 경계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창고로 갈게요)
 
(GM):창고
숲과 가까운 외진 곳에 큼직한 목조 건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단단한 통나무를 촘촘히 엮어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뒤편엔 새로 증축한 건지 앞보다는 높이가 낮은 건물이 붙어 있습니다.
정문엔 유리창이 나 있으며 쇠창살이 달려있지만, 증축한 뒤쪽 건물엔 창문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 두 명이 창고의 문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체격이 좋은 건장한 사내입니다.
 
파스칼린:(흠 이거 들어가거나 조사가 가능한 포인트는 맞나요?)
 
(GM):은밀행동으로 안을 볼 수 있으나 들어가진 못하네요. 특별한 조사 포인트는 아닙니다
 
파스칼린:(고민이 되다... 은밀행동 50인데)
(봐 말 주신님알려주쉐이~)
rolling 1d2
 
(
1
 
)
 
 
=
1
(....진짜내마음을알려줘서고마워됨(안한다는뜻))
 
(GM):하웃기다
굳이 모험을 하지 않기로 합니다
 
파스칼린:(이미 '못 보던 얼굴'이라며 오지 말라고 하는데... 대놓고 지키고 서 있는 곳에 기웃거려 좋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당장 볼 수 있을 만한 곳은 다 본 것 같은데...)
(일단 창고에서 물러나 사람들 좀 있는 예식장 쪽으로 섞여들게요)
 
(GM):지능 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GM):1
 
파스칼린:(운깎기 가능한가요 하 주신님)
 
(GM):네~^^
 
파스칼린:(50>49)
 
(GM):.....
석조건물에 들어가보고싶은가요?
 
파스칼린:(... ... 들어가 볼 만한가? 이 상황을 타계할 실마리를 얻을 수만 있다면 시도해보고 싶기는 하겠습니다.)
 
(GM):이목을 집중시키는건 어떨까요?
예를들면... 방화라던지, 살인이라던지...
신경을 끄고 싶어도 끄지 못하는 상황을 만든다면...
 
파스칼린:(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이런저런 방안을 떠올리다 불현듯 한 가지에 눈길이 갑니다. 방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 행사는, 망쳐질 수록 좋은 거잖아요?)
(왜 그럴 생각을 진작 못 했지.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면 상황을 살핍니다. 그러고 보니 혹시 몰라 부싯돌도 챙겨 나왔잖아요.)
(불이 잘 붙을 만한 것을 찾아봅니다.)
 
(GM):불이 잘 붙을거야 뭐....
여기 널렸잖아요? 나무 어디든간에.
아니면... 시체더미를 태울수도 있고.
 
파스칼린:(기름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는데... 하다가 이제 시체에 시선이 닿으면 절로 눈이 감깁니다. ... ... 어차피 데려갈 수 없다면 이참에 화장시키는 것도. 뭐 그런 생각에 닿아서일까요.)
(하... ....)
(마음이복잡하다지금)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했다면...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봅니다. 시체 더미 쪽으로요.)
 
(GM):ㅠㅠ
가는 길은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습니다.
점점 익숙한... 익숙해지면 안되는 냄새가 가까워집니다.
필연적으로, 친우의 죽은 얼굴을 다시 마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파스칼린:(어차피 마주쳤던 얼굴. 눈을 피하지 않습니다. 너의 마지막을 하필이면 이렇게 마주하고 싶지 않았는데. 울렁거리는 속을 애써 가라앉혀가며....)
(부싯돌을 꺼내듭니다. 어차피 그 중대하신 행사를 준비하느라 다들 그 쪽에 신경을 쓰고 있지, 이런 시체 더미를 생각할 것 같진 않으니까요. 부싯돌에 불꽃이 튀고. 정말 마지막으로 친우의 얼굴을 눈에 담습니다.)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하지...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면서요. 뭐, 지금으로서는 솔라를 다시 만날 수나 있어야 다행이겠다 싶습니다마는.)
 
(GM):...불을 붙이나요?
 
파스칼린:(붙입니다. 불꽃이 피어올라 번져나가는 것을 확인하면 가능한 빨리 그곳에서 멀어지거나 기척을 숨길 것 같아요.)
 
(GM):작은 불꽃이 시체를 하나 둘 집어삼키며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역한냄새가 마을을 덮습니다.
그 안에 루나도 있겠지요...
 
부... 불이야!!!!!
 
(GM):역한 냄새와 재해...에 축사에 있던 동물들이 날뛰기 시작합니다.
 
파스칼린:(거칠어지는 숨을, 조여오는 심장을 애써 외면하며 주변의 시선을 피해 달립니다. 동물들이 날뛰기 시작하는 축사...의 문을 열어줄 여건이 될까요. 날뛰는 동물들을 울타리가 견고히 막고 있는지요)
 
(GM):은밀행동 판정.
 
파스칼린: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GM):4
 
파스칼린:(행깎?)
 
(GM):가능 ㄱ
 
파스칼린:(49>45)(깔끔해요)
 
(GM):이리저리 날뛰는 동물들에게 부딪칠까 조심하다 틈을 봐서 문을 활짝 열어줍니다.
동물들은 이때다 싶어 축사 울타리를 빠져나옵니다.
야단났네, 야단났어. 주민들은 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곳저곳 쏘다니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천둥·번개 같은 목소리가 당신의 귀에도 거세게 박힙니다.
 
거사 날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GM):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말하는 주례사라는 인간들이 저들임을.
일반 주민과 달리 기다란 자주색 로브를 걸치고 있었으니까요. 그 ‘여러 명’은 석조 건물의 문밖으로 하나둘 급하게 튀어나옵니다.
 
결혼식을 망칠 순 없다, 다들 각자 할 일을 해! 자리를 지켜!!
 
(GM):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타난 걸까요? 더 이상 석조 건물의 문은 열고 닫히는 걸 반복하지 않습니다.
 
파스칼린:(엿이나 먹어... 거사라는 말에 속이 뒤엉키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들이 모두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석조 건물 쪽으로 접근해봐요.)
 
(GM):그렇게 조용히, 소란을 틈 타 석조 건물의 안으로 향합니다.
 
Chapter 2. The Heart
 
파스칼린:(석조 건물 안으로 발을 들이며 인기척부터 살핍니다.)
 
(GM):오...
아무도 없습니다. 동시에 의아해집니다.
밖에서 본 바로는 내부가 더 널찍할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있어야 할 공간이 반으로 잘린 기분입니다. 어쩐지……, 작지 않나? 설마, 어딘가 숨겨져 있기라도 한 걸까요?
리얼타임 40분, 4시 25분까지 조사 시작합니다
석조 건물 내부는 바깥을 장식한 회색 돌 장식과 달리 따뜻한 색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포근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이 색이, 바깥에서 보아왔던 환경과 위화감이 느껴져서……
벽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선반]이 고정되어 있고, 중앙엔 [타원형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벽의 모서리마다 작은 [책장]이 들어찼고, 바닥엔 [화분]이 듬성듬성 정돈되어 있습니다.
 
(GM):선반의 맞은쪽 벽엔 세밀한 솜씨로 추정되는[그림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있는 위치로부터 가장 먼 곳은 [벽난로]로 막혀있으며 [박제 장식]이 그 위에 있습니다. 벽난로의 상향광을 받아 그늘진 모습이 섬찟합니다.
 
파스칼린:(괜히 아무나 못 드나들게 한 게 아니겠지요. 우선 선반부터 차분히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GM):...쿵.
뒤에서 무거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선반
반짝이는 백랍 접시와 작은 도자기 장식이 놓여 있습니다.
 
파스칼린:(접시와 장식을 살펴봅니다. 뭔가 특별한 게 보이나요?)
 
(GM):장식을 자세히 보면 약간 들려있습니다.
 
파스칼린:(들려있다? 누르거나 떼어내거나 할 수 있나요?)
 
(GM):눌렀다가 들어올리면 엄지손가락만 한 작은 열쇠를 발견합니다.
 
파스칼린:(열쇠... 우선 챙겨봅니다. 그리고 바로 탁자를 볼게요)
 
(GM):탁자
밑엔 곰으로 만들어진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가죽을 통째로 벗긴 건지, 살짝 누린내가 나고 이빨이 드문드문 빠져있네요. 그냥 박제로 쳐도 되겠어요.
탁자 위엔 [종이 뭉치]가 난잡하게 널렸습니다. 그들이 급하게 나오느라 자료가 헤집어진 모양입니다. 중심엔 불이 꺼진 [촛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파스칼린:(곰...에 시선을 주는 것도 잠시, 종이 뭉치부터 읽어봅니다.)
 
(GM):종이 뭉치
수많은 종이 뭉치 속에서, 당신의 눈에 두 개의 단어가 보입니다.
 
파스칼린:(새벽 3시... 위대하고 완벽한 존재....)
(이건 결혼식이 아니라 제사처럼 보이는데요.)
(그리고 옆에 놓인 기부 명단은 딱... 제물이잖아요.)
(뭐, 들어오자마자 마주쳤던 광경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기는 합니다. 새삼 역한 기분이 들어 입을 막았다 떼고 촛대를 살펴볼게요)
 
(GM):촛대
투박한 금붙이가 얼기설기 붙은 구리 촛대입니다. 도금이 여기저기 벗겨져 있으며 기둥에는 문구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파스칼린:(무슨 문구인가요?)
 
(GM):라틴어 판정.
 
파스칼린:(하)
(영어 사용자면 라틴어 기본치 더 높아도 되는 거 아냐?! 냅다 이런 발언하고 기본치로 굴리다)
외국어(라틴어) Roll
기준치: 1/0/0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ㅋ)
 
(GM):?
기둥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읽다가...
엇.
촛대를 놓쳐서 발에 떨굽니다.
어우.
체력 -1d2
 
파스칼린:(꿍)
(소리없는 고통에 입술을 깨뭅니다)
rolling 1d2
 
(
1
 
)
 
 
=
1
(8>7)
 
(GM):덜걱덜걱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려고 합니다
 
파스칼린:(아놔)
(숨어야 하나? 잠궈야 하나? 문을 살펴보기엔 시간이 없나요?)
 
(GM):대인기능 판정을 해 쫓아낼 수 있습니다
의심만 받지 맙시다. 빨리 돌려보내지 않으면 또 오니까요.
 
파스칼린:(하 어떻게 해야 하지 이곳 주민인 척, 워낙 중요한 곳이라 정리하는 중이니 바깥 잘 수습하라고 말재주 판정할 수 있을까요?)
 
(GM):좋습니다. 말재주 판정
 
파스칼린: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침내)
 
(GM):어릴적부터 말로 먹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걸요.
문을 열려는걸 멈추고 알았다며 갑니다.
 
파스칼린:(안도할 틈이 없습니다. 발소리가 멀어지자마자 마치 탁자로 가서... 혹시라도 종이뭉치에서 놓친 게 있을까 싶어 한번 뒤집어봐요.)
(뭔가 더 없다면 책장 보겠습니다)
 
(GM):종이를 넘기면 가장 첫 장엔 ‘#573’이란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설마 573번째를 의미하진 않겠죠?
명단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그들이 기부한 물품들이 상세하게 적혀있습니다. 개중엔 시신이나 사람 등, 보편적이지 못 한 품목도 보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존엄을 내놓다니요. 적혀있는 날짜는 전부 한 옛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최소가 10년 전입니다.
계속 넘겨보나요?
 
파스칼린:(내용이 있다면 계속 넘겨봅니다)
 
(GM):......
익숙한 성씨 두 개가 보입니다.
루나루코 라이온하트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파스칼린:(......눈이 가늘어집니다.)
 
(GM):솔라를 기부한 날짜를 보면,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솔라를 바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누가..."기부"했다고 적혀있나요?)
 
(GM):지워져있습니다.
 
파스칼린:(하... 대체 누구인지 알아야겠습니다만, 시간이 없으니 우선 차치하고. 더 얻을만한 내용이 없다면 책장을 봅니다)
 
(GM):ㅠㅠ
책장
자료조사 판정
 
파스칼린: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진짜미드소마잖냐)
 
(GM):그림은 난잡하면서도 세밀하며, 조악함과 동시에 성스럽게 느껴집니다.
머리와 가슴은 전혀 동의하지 않음에도 당신은 일순 시선을 빼앗깁니다.
아무렇게나 죽죽 그어진 선들이 점차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변하더니, 곧 생물의 핏줄을 연상시키는 곡선이 되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합니다.
피부를 갈라내어 그 속을 훔쳐보기라도 하는 양….
마치 심장처럼. 이성 판정. (1D2/1D4)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rolling d2
 
(
2
 
)
 
 
=
2
(순간 제멋대로 꽂힌 시선에 퍽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지금은 불쾌감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끌여들여 죽였다고... 제물로 바치겠다고. 마지막으로 보았던 친우와 솔라의 얼굴이 스쳐지나가 그림을 팍, 내쳐봅니다.)
 
(GM):20분 남았습니다
 
파스칼린:(이후로는 화분을 봅니다. 이건 무슨 용도인 걸까요.)
 
(GM):화분
숲에서 볼 수 있는 식물과는 달리 잎사귀의 모양이 전혀 다르네요. 다른 곳에서 자생하던 식물을 옮겨놨는지, 아니면 정성 들여 키운 건지.
화분들은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질서라도 지키듯 놓여 있습니다. 다섯 개의 화분에는 각각 다른 잎사귀를 가진 식물이 자라 있습니다.
 
파스칼린:(각 식물들을 살펴봅니다)
 
(GM):자연/식물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어림도 없군)
 
(GM):아직 어린 잎들로 보입니다. 주례사……라고 불린 이들이 키우는 걸까요? 애지중지 키우는 건지 잎사귀엔 먼지 한 톨 없습니다.
 
파스칼린:(모양새가 서로 맞아들어가거나... 그런 느낌은 아닌가요?)
 
(GM):네 아닙니다
 
파스칼린:(이걸 아끼는 데에는 이유가...있을 텐데. 화분을 어딘가 숨겨두거나 할 수는 없을까요?)
 
(GM):시간이 걸릴텐데도요?
 
파스칼린:(흠 그럼 일단 액자부터 볼게요 다른 것들도 살펴보는 게 현재로서는 중요하니까)
 
(GM):그림 액자
멀리서 보았을 땐 단순 그림 액자인 줄 알았으나, 가까이서 본 이것은 누군가의 초상…화?
 
순식간에눈이멀어버리듯시선을빼앗깁니다물감을덧바르고말리고적시고녹아내림을반복한것마냥의중을알수없는그림일지라도저흉악하고아름다운그림에서한시라도눈을뗄수없습니다아름답고추악하고성스럽고도불결하며당장이라도칼을처들고저것을찢어발기고싶다가도발밑에입을맞춰복종의행위를마구상납하며진정성을비치고싶습니다녹아내리는물감에서시선을찾아내어그눈꺼풀위로한여름밤의사랑을끼얹고찬미하며때로는입술을찢어발겨저속에감추어져있는것을끄집어내고망가뜨리고생명을거두고부활시키는행위를반복하며하나가되기위해스스로의몸을내던지고싶습니다그러다보면언젠가는,
 
(GM):……헉, 순간 무슨 생각들이 휘몰아쳤는지 스스로 정의 되지 않습니다.
 
파스칼린:(... ... 자기도 모르게 주춤 물러납니다.)
 
(GM):저 그림은, 두 번 다시 보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무엇을 보았는지 원본이 과연 어떤 자태였을지 상상도 되지 않을 만큼 불온한 감상만이 찌꺼기처럼 남습니다.
...설마 솔라가 결혼하게 될 상대의 초상화는 아니겠죠? 이성 판정 (1D2/1D4)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2
 
(
2
 
)
 
 
=
2
(58>56)(... ... 설마.)
(불길함에 다시금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절로 내려가는 시선으로...벽난로를 봐요.)
 
(GM):벽난로
박제 장식이 위에 걸린 벽난로입니다. 두꺼운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들어진 기둥이 다른 벽들과 달리 튀어나와 있습니다.
박제 장식 밑으로, 주변과는 미묘하게 색이 다른 벽돌 네 개가 보입니다. 각각 위, 아래, 중간을 건너뛰고 양옆으로 총 네 개입니다.
……나침반처럼 동서남북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바닥엔 조각난 장작이 여럿 쌓여 있습니다. 벽난로의 장식은 마치 출입을 거부하는 창살처럼 밖으로 휘어 있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살갗이 찢길지 모르겠어요.
벽난로 내부엔 다 타들어 갔는지 작은 불티만 조심스레 머금고 있는 숯이 남았습니다.
 
파스칼린:(흠...음... 그렇다면 우선 박제장식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GM):박제 장식
분명 사슴…… 아니, 무스일까요? 머리 위로 솟아오른 뿔을 제외하면 그 어떤 생물과도 닮지 않은 기이한 ‘것’의 머리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뿔은 마치 손가락을 기다랗게 늘린 뒤에 아무렇게나 꺾은 것을 머리에 붙인 양, 기하학적으로 뻗어 있습니다. 그러나 기괴함에서 아름다움을 찾듯, 묘한 안정이 느껴지는 박제입니다.
휘둥그렇게 빛나는 눈은 입 가까이에 뭉쳐져 올라와 있습니다. 저것이 입을 벌리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입속에 다른 시각 기관이 있는 건지 호기심이 들 정도로 기괴하게 볼록 튀어나와 있습니다.
목이 잘렸으니 죽은 것이 분명한데도 약품처리 된 눈은 여전히 생동감 있게 시야로 들어오는 빛을 반사합니다. 혹여 눈이라도 마주치면 식은땀이 주룩 흘러내릴 만큼…….
걸린 위치가 높아서 그런가, 죽은 눈빛에서도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파스칼린:(으. 속이 메스껍습니다. 혹시 그 박제된 무언가의 시선 끝을 따라가보면 뭐가 있을까요?)
 
(GM):시선 끝을 따라가보면... 벽에 흠집이 보입니다.
 
파스칼린:(...흠집?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GM):N5 W3 N3 E3 N10 이라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쿵, 쿵.
 
(GM):누군가가 또 문을 열려고 합니다.
 
파스칼린:(하 힘들다)
(마찬가지로 대인기능 사용해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을까요?)
 
(GM):가능합니다
 
파스칼린:(아까와 비슷하게, 이곳 주민인 척 여기는 자신이 정리 중이니 다른 곳 수습을 보셔도 될 것이라 얘기합니다. 말재주 사용하겠습니다.)
 
(GM):말재주 판정.
 
파스칼린: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GM):저런~
 
파스칼린:(하... 운깎을게요)
 
(GM):하ㅋㅋ
 
파스칼린:(이곳에 온 것으로 네 운은 다했다)
 
(GM):깎아주세요
 
파스칼린:(45>30)
 
(GM):...우선은 돌아갑니다
우선은.
다음은 없습니다.
 
파스칼린:(번 시간이라도 빨리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 흠집에 적힌 글씨를 보는데 음.)
(방금 본 벽난로를 생각하면 마침 글씨도 넷. 동서남북 위치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 것 같은데.)
(N5 W3 N3 N10... 동서남북이라고 보기엔 N만 너무 많은데.)
 
(GM):5분 남았습니다.
 
파스칼린:(흠집 근처에 남아있는 다른 건 조사 포인트는 없는가요? 벽난로도 그렇고요)
 
(GM):뭐...
흠집근처엔 없습니다
 
파스칼린:(흠 지능이나 아이디어 판정 가능한가요? 해도 시간이 있을 것 같진 않은디...)
 
(GM):이미 다 나왔는데도
 
파스칼린:(다 나왓어도? 조합이 안 되고 잇다는 사실)
 
(GM):아니추리까지끝냈는데도?!
 
파스칼린:(벽돌 움직여보기에는...수도 안 맞는 것 같고)
 
(GM):벽돌을 만져봅시다..
 
파스칼린:(그럼 벽돌을... 하... 어케해야됨 서쪽에 3개 동쪽에 3개 우선 놓아볼 수 있나요)
 
(GM):벽돌을 뺄 순 없었습니다만,
누를 수는 있습니다
 
파스칼린:(아 그럼 북쪽 버튼 5번-서쪽 벽돌 3번-북쪽 버튼 3번-동쪽 버튼 3번-북쪽 버튼 10번 이렇게 눌러볼게요)
 
(GM):순서대로 벽돌을 누르자 둔탁한 소리가 내려앉습니다.
수상한 마을의, 수상한 주민들이 소란의 원인이 된 당신을 이 잡듯 뒤지며 미친 듯이 발을 구르는 상황에서, 저 소리를 마주하니 심장이 떨어지는 착각도 듭니다.
어딘가 변한 부분이 있기는 한 지, 샐 것 같은 목소리를 억누르고 둘러보면 벽난로의 기둥이 약간 튀어나와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벽돌이 촘촘히 쌓아 올려진 기둥을 밀고 당기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근력 판정.
 
파스칼린: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진짜)
 
(GM):자연히 힘줄이 서고, 손끝으로 표면을 긁어내리며 열어젖히면…… 숨겨진 공간이 나타납니다.
...손톱이 얼얼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공간에선 지독한 악취가 벌레처럼 스멀스멀 풍겨 옵니다.
 
파스칼린:(손끝의 통증에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새로 나타난 공간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GM):마치 빛도 머금을 수 없이 검고 어두운 형태의 묵직한 무언가가, 당신을 잡아먹듯 온몸을 덮은 채 바닥으로 끌어당긴다고 여겨져서 불쾌하고, 역겹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나아갈 곳은 이 ‘앞’과 당장이라도 당신을 찢어발길 것처럼 달려올 사람들이 있는 저 ‘밖’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 앞으로 나아간다면,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란 강한 예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을 에워쌉니다.
칭칭 얽혀가는 실처럼…….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선택은 엄연히 당신의 몫입니다.
 
파스칼린:(... ... 이미 이 기이하고 모독적인 마을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제 인생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예감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갑니다. 바깥으로 가 봤자 그려지는 결말이 하나뿐이라면, 앞으로 나아가 미지의 길을 마주하는 게 현재로서는 더 나은 길일지도 모릅니다.)
 
(GM):나아가나요?
 
파스칼린:(어둠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벽난로 뒤의 공간
 
(GM):작은 창이 전부인 방 안의 공기는 다소 눅눅합니다. 가장자리엔 마치 제집을 차린 듯 모락모락 피어난 곰팡이들이 즐비합니다. 퀴퀴하고 습한 냄새가 납니다.
와중에 죽어 있는 생물의 사체가 보기 좋게 바닥과 벽에 널려있습니다. 곰팡이와 만난 끔찍하고 역겨운 누린내는 바늘이 되어 코와 안면을 가득 찌릅니다.
최악입니다.
아무렇게나 손질이 된 가죽은 사슴이나 양, 토끼 등 짐승의 겉가죽은 물론이거니와 인피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널려있는 꼴 때문일까요?
언뜻 진짜가 아닌 [작품]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심장이 미약한 사람이라면 바로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적어도 이 방엔 태양 같은 빛이 없어서 자세히 볼 수 없는 게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파스칼린:(보기 좋게...라니 잘 펼쳐져 있다는 걸까요. 이미 제 친우의 시신마저 제 손으로 화장해주고 온 처지입니다. 역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꿋꿋이 나아가봅니다...)
 
(GM):들어온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돌조각]과 [종이 더미]가 있습니다. 돌조각은 발에 챌 만큼 가까운 거리에 놓여 있네요.
긴장된 시선을 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면, 바닥 한가운데에 알 수 없는 원형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불길해 보입니다.
문양의 위로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나무 탁자]가 놓여 있습니다. 빛이 적은 곳이라 탁자가 검은색으로 보입니다. 그 너머 바닥엔 통으로 된 [유리관]이 잔뜩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들어온 문과 마주한 벽에는 [이동형 수납대]와 [거대한 상자]가 붙어 있습니다.
 
파스칼린:(차례차례 돌조각부터 봅니다)
 
(GM):돌조각
가까이에 있던 돌조각을 살피면, 각각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거대한 곳에 그렸다가 깨뜨릴 건지, 아니면 부쉈는지 돌조각을 잇는다고 보면 거대한 그림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치 퍼즐처럼요.
 
파스칼린:(...주변에 보이는 돌조각들이 있다면 모아볼 수 있나요?)
(지금까지 보아온 '그림'이라는 게 영 께름칙한 것 투성이라 벌써 머리가 아프기는 한데)
 
(GM):맞춰보나요?
 
파스칼린:(네)
 
(GM):큰 조각이라도 주섬, 주섬, 맞추다 보면…. 하나의 거대한 문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증명이라도 하듯. 반듯하게 갈린 작은 돌조각엔, 거대한 그림의 작은 크기로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것은 물감으로, 또 어떤 것은 세세하게 칼집이 나 있습니다.
무언가를 가리키는 문양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처음 보는 문양이네요. 대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걸까요?
 
파스칼린:(뭐지? 가리키는 방향을 봐도 뭐가 보이지는 않겠죠?)
 
(GM):네.
 
파스칼린:(당장 알 수 있는 것은 없으니... 다른 것부터 보겠습니다. 작품.......볼게요)
 
(GM):작품?
사람과 동물, 혹은 물체가 기괴하게 섞여 반죽이 된 가죽이 벽에 걸려있습니다. '목'으로 추정되는 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인식표]를 내걸고요.
 
파스칼린:(으.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인식표를 보겠습니다)
 
(GM):인식표를 확인하면 숫자가 점점 커지거나 작아지고 있습니다.
[AA-0] [ACA-05] [ADV-023] [DXAA-001] [XXZA-0263]
......
지능 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길래. 알파벳을 포함하여 숫자가 계속, 계속 뒤바뀌고 있습니다.
시도도 그렇다지만…… 이만큼 글자의 나열이 갱신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흘렀는지 체감되지 않습니다. 이성 판정 (0/1)
 
파스칼린:(앗 잠시만요 이성 데이터 확인만)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역시 아까 별별 꼴을 다 보고 와서인지 새삼스러운 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종이 더미 볼 수 있나요?)
 
(GM):종이 더미
떨어진 책의 낱장, 헤진 표지, 실로 묶인 뭉치까지……. 더 이상 쓸모없는 자료들을 아무렇게나 놔둔 걸까요? 완전히 버렸다기엔 애매한 위치에 마구잡이로 흩날려져 있습니다.
 
파스칼린:(집어들고 넘겨서 읽어봅니다)
 
(GM):기본적으로 초자연적이거나, 삿되고 부정한 내용을 담은 글뿐입니다.
더미들을 살펴보면 한 권의 ‘일지’를 발견합니다. 앞 장은 다 헤져서 손이 닿는 곳마다 부스러기가 거무죽죽하게 묻어납니다.
 
파스칼린:(후.... 숨을 길게 내쉬고는 일지를 펼쳐 읽어봅니다)
 
(GM):조심스럽게 장을 넘기면 해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벌레, 물고기, 개구리, 생쥐, 도마뱀, 토끼, 양, 염소, 순록, 무스, 돼지, 소, 말, 그리고…… 인간까지.
의학을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이 일지는 수많은 생물의 배를 가르고 뼈를 끄집어내 내장과 근육, 핏줄의 움직임을 담아낸 하나의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어서 작성한 건지 장을 넘길 때마다 여러 필체가 섞였음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뒤이어 기묘한 단어가 적혀있는 또 다른 목차가 당신의 눈길을 끕니다. [생물체 기관 전이], 그리고 [기관 부분 교체]……? 생소한 단어들의 조합이 어쩐지 불길합니다.
 
파스칼린:(바깥에서 보았던 숭배의 글귀들이 떠오릅니다. 답답함에 가슴팍을 몇 번 두드렸다가 그 내용을 확인해보기로 해요)
 
(GM):ㅠㅠ
 
파스칼린:(하.... .....)
(한숨이 깁니다. 머리가 무거워져서 눈을 잠시 감았다 떠요. .... 종이 더미에 더 확인할 내용이 있을까요?)
 
(GM):없습니다.
그런데 파스칼린...
당신이 지나오면서 보았던 무수한 시체 더미들, 그리고 이 방의 수많은 ‘작품’들이… 헤아릴 수 없이 오래전부터 거행된 흐름이라면, 감당할 수 있겠어요?
 
파스칼린:(감당하고 자시고... 지금으로서는 그냥, 어떻게든, 여기서 솔라를 데리고 나오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지금 이렇게 정보를 모으고 있는 건, 결국 솔라를 데리고 나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함인걸요. ... ... 물론 읽을 때마다 속이 제법 매스껍고 뒤집힐 것 같기는 합니다만.)
(나무 탁자로 저벅... 걸어가봅니다.)
 
(GM):이 마을에 와서 먹은 음식이 없음에도 속을 게워야 풀릴 듯한 비린내가 오장을 잠식한 기분이 듭니다.
나무 탁자
방에 들어왔을 땐 몰랐으나 가까이 오니 바로 알겠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아도 피로 점철된 나무 탁자입니다.
되직한 액체가 켜켜이 쌓여 감히 물로도 씻기지 않을 만큼 짙습니다. 이 방이 제법 끔찍했기 때문일까요. 이젠 이런 것으로 일일이 놀라지 않음에 감사해야 할지. 불쾌감이 한 겹, 한 겹, 쌓이고 있습니다.
 
파스칼린:(여기서 해체 내지 '교체'하기라도 했나....)
(탁자를 물끄러미 살핍니다. 그 외에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것이 있을까요?)
 
(GM):손으로 만져볼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하.... 지극히 불쾌합니다만 길게 숨을 내쉬고는 탁자를 더듬어봅니다. 뭔가 얻을 수 있다면 얻어야 하니까요.)
 
(GM):나무 탁자의 결을 만져보면 음각 문양이 파여있습니다. 둥그렇게 주변을 둘러싸는 괴이하게 구부러진 문자들, 수많은 덩굴처럼 얼키설키 엮인 비선형 자국.
교육 판정.
 
파스칼린: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룬문자를 포함하여 이따금 다른 문자가 섞였음을 알아차립니다. 보통 이런……마술적인 의식에선 라틴어를 쓰는 게 보편적일 텐데.
문자들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형식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언어의 전개 방식과 쓰임을 전혀 담고 있지 않아요.
이 문자는…… 도대체 지구의 문자가 맞나요?
 
파스칼린:(세상과 세상을 단절... 위대하고 완벽한 존재... 그런 문장들이 뇌리에 스쳤다가 사라집니다. 기분나빠. 그리 중얼대면서 탁자에서 손을 떼고 유리관을 살핍니다.)
 
(GM):통유리관
방에 들어왔을 땐 어둠에 가려져 평범한 유리관인 줄 알았으나, 어둠에 차츰 익숙해지자, 눈에 들어온 광경은 남달랐습니다.
뇌, 심장, 발굽, 어딘가의 뼈, 지느러미, 주인 모를 안구, 거대한 부레, 구불구불한 창자……. 각양각색의 장기와 신체가 보존제처럼 보이는 액체에 담겨 보관되어 있습니다.
마치 절임처럼, 어찌나 저장이 잘 되었는지 그 빛깔이 여전히 나긋합니다.
몇 개의 통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산양의 뿔이 들어있는 통엔 ‘엔젤’, 길고 가는 손가락이 들어있는 통엔 ‘에밀리’, 그리고…… 붉은 심장이 들어있는 유리관엔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파스칼린:(가만가만히 통에 붙은 종이를 읽어가다가, 일순 한 유리관 앞에서 발이 멈춥니다.) ... ...뭐?
(심장이 담긴 유리관을 향해 다가갑니다. 심장, 그리고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 ... 지독하게 이름과 맞아들어가는 조합입니다만. 아니. 정말로요?)
(심장과 종이를 번갈아 살펴봅니다. 별도의 관찰이 필요한가요?)
 
(GM):아뇨...
 
파스칼린:(뭘 얻을만한 게 없단 뜻이군요... 알겠습니다)
(머리가 차게 식는 기분이 듭니다. 이미? 붉은 심장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황급히 시선을 뗍니다. 아니, 아직은 모르는 일입니다. 당신이 죽었다라고 말하기엔 너무 성급한 결론이에요. 우선 그 익숙한 이름을 등지고 수납대를 살핍니다.)
 
(GM):이동형 수납대
바퀴가 달린 이동식 서랍 위로 종이를 포함하여 책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책을 조금이라도 크게 들어 올리려고 하면 책등에 무겁게 꽂혀있는 사슬이 가로막힙니다. 어딘가로 들고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인지…….
척 보아도 시간을 가득 품었는지 낡아 있으며, 습기를 머금은 종이에선 쿰쿰한 냄새가 납니다. 대부분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적혀있습니다.
 
파스칼린:(사슬은 혹시 자물쇠로 잠겨 있나요?)
 
(GM):오....
책을 하나씩 뒤져보면 나올지도요
 
파스칼린:(흠...... 그럼 우선 볼 수 있는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뭘 얻을 수 있을지)
 
(GM):라틴어 판정.
 
파스칼린:
외국어(라틴어) Roll
기준치: 1/0/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역시 글자가 읽히지는 않습니다...)
 
(GM):그렇네요...
책을 그렇게 하나 둘 뒤적거리다보면
종이 더미에 숨겨져 가장 밑에 있던 두꺼운 책을 찾습니다.
사슬로 이리저리 칭칭 감겨 있습니다. 손으로 훑을 뿐인데도 녹이 묻어납니다. 무언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라도 있는 건지, 이 공간에 와서 일기장이 놓여 있진 않을 텐데 말이에요.
정 가운데에는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파스칼린:(이렇게까지 꽁꽁 감춰둔 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주머니를 뒤적거려 밖에서 주웠던 열쇠를 찾아 꽂아봅니다.)
 
(GM):찰칵.
열쇠는 잘 들어맞고...
...내용을 읽어보나요?
 
파스칼린:(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읽습니다. 솔직히 앞선 경험들이 있어 기이한 두려움이 엄습합니다만... 솔라레오 라이온하트가 붙은 유리관의 심장. 그런 걸 봐 버린 이상 읽지 않을 수도 없어서.)
(이게... 다 뭐지? 문장을 다 읽었는데, 내용도 대충 인식이 됐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게 정말 일어난 일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습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역겹고, 끔찍하고, 고약하고, 지독해서... 정말로 토할 것 같습니다.)
(눈을 꾹 감고 입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어요. 코로 마셨다가는 그 악취에 정말 속이 역류해버릴 것만 같았으므로.)
 
(GM):XX.XX.XXXX …이날은 바로 오늘입니다. 맞아요, 결혼식. 아주 먼 곳에서 들어온, 태어날 때부터 정해졌다는 솔라의 혼처.
 
파스칼린:(그러니까, 그러니까.... 지금 솔라는 그 보석을 키우기 위한 화분으로 길러졌다는 것 아닌가요.)
(아까 보았던 건, 보석에게 제 자리를 빼앗긴 심장일 터.)
(... ...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하면 머리가 다시금 차갑게 식습니다. 주변을 둘러봐요. 당장이라도 여기서 박차고 나가 마을을 마저 불태우고 싶습니다만 그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수납대에서 더 찾을 만한 정보가 있을까요?)
 
(GM):너덜너덜하게 헤진 페이지 몇 장이 바닥으로 자르르 떨어집니다.
눈길을 끄는 단어. ‘거대 관문 생성’
 
파스칼린:(집어들어 읽습니다)
(지금껏 본 문양이 여기서 말한...그 문양인가. 눈이 가늘어집니다.)
(이 '문양'을 어그러뜨려야 이 의식이라는 걸 막을 수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거대한 상자 쪽으로 자연스레 시선을 돌립니다.)
(그 빌어먹을 의식이라는 데에 쓰일 무언가가 여기 들어 있을까요.)
 
(GM):거대 상자?
역한 냄새의 원인은 여기였습니다. 재활용도 하지 못할 온갖 생물의 몸뚱이와 폐기물, 생명을 이루던 조각이 한데 모아 썩어 문드러져 있습니다.
뚝, 뚝, 고약한 악취를 진하게 담은 검은 추깃물이 시체의 손끝에서 떨어지네요. 왜 이것들을 따로 모은 거죠? 설마 이 상태마저도 쓰임새가 있어서?
찰나였습니다.
흐릿한 당신의 동공이 무언가를 발견한 순간은.
작은 철문,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법한 크기의 철문이 상자의 뒤에 있었습니다.
 
파스칼린:(역한 냄새가 나는 상자를 지나 뒤쪽의 철문에 눈길을 줍니다. ... ... 여기서 또 비밀의 방이라.)
(철문을 살펴봅니다)
 
(GM):문을 열자, 셀 수 없이 많은 장작이 숯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잠깐 열었을 뿐임에도 열기에 얼굴이 홧홧해집니다.
지옥의 업화를 훔쳐보기라도 한 듯, 끓어오르는 열기에 머리카락이 훅 올라갔습니다.
이건 분명히 소각로입니다. 증명이라도 하듯 녹아내리는 뼈붙이가 이글거리는 불길 속에서 눈에 띕니다.
 
파스칼린:(뒷처리...용인 건가. 불현듯 제 손으로 불태운 친우의 얼굴이 다시금 뇌리를 스쳐지나가 뒷걸음질칩니다. 가슴이 조여지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도 가능한 가까이 다가가... 뭐가 더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까요?)
 
(GM):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짐승과 사람의 두개골이 합쳐져 기이한 형태로 눌어붙은 뼈 덩어리를 발견합니다.
 
파스칼린:(이상하게 눈길이 가서 살펴봅니다. ...뭔가 기시감이 들거나 눈에 띄는 게 있거나 한가요?)
 
(GM):그 이상은 꺼내봐야지 알 수 있을텐데...
굳이 화상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가치있지는 않을겁니다.
 
파스칼린:(뭐 그렇다면 굳이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렇잖아도 이미 체력도 정신도 닳을대로 단 상태... 소득 없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우선 조사할 만한 건 다 조사한 것 같고. 의식을 막으려면 시간에 맞춰 급습 아닌 급습을 해야겠죠. 우선은... 혹시 무기로 쓰거나 할 만한 것이 주변에 보일까요?)
 
(GM):파스칼린.
단신으로 저항해보고싶나요?
 
파스칼린:(위험이 높은 일은 되도록이면 감수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어쩌겠나요, 방법이 그것뿐인데.)
 
(GM):무기로 쓸만한걸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탁, 긴장이 풀립니다.
이 공간에 들어오면서부터 놓지 않던 그 줄이 스르르 빠져나갑니다. 순식간에 정신적인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의 정신을 부여잡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어지더니 공중에 부유시킵니다.
이 미친 공간에서 어떻게든 버텼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사람의 신체는 불완전해서, 날개도 없이 떨어지면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산산조각이 날것이 분명할 텐데.
그럼에도 손가락 마디를 움직이는 것조차 이질적이고 낯설어서……. 마치 제 몸이 아닌 양.
그 순간 돌들이 끌리며 무거운 소리가 납니다. 익숙한 소음.
 
(GM):들어올 때 당신도 내었던 마찰음. 벽난로를 통해 이어진 문이 열리고, 빛줄기가 들어오며 당신의 시야를 일순 뿌옇게 만듭니다.
떨림이 채 가라앉지 못한 몸을 어거지로 일으키고 달려드는 것들을 향해 발버둥 칩니다.
악을 쓰고, 물건을 던지고, 주먹을 내지르고, 발길질하며. 모든 순간이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처럼 느리게, 아주 느릿하게, 천천히 이어집니다.
곧 모든 저항이 무의미해지고.
당신의 안계에 태초부터 빛 따윈 없었다는 듯, 정전이 찾아옵니다.
 
Chapter 3. Between the Walls
 
우당탕-!!!
 
(GM):당신은 거짓으로라도 좋게 말할 수 없는 세찬 소리를 내며 바닥을 나뒹굽니다.
온갖 손에 붙들려 들어온 곳은, 일부러 눈길을 주지 않았던 창고입니다.
당신은 안을 살피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요.
선잠을 자듯 흐릿하게 귀만 열려있는 상태로 들려오는건,
무거운 철문이 열리는 소리.
동시에 풍겨오는 썩어가는 시신의 냄새, 갉작거리는 벌레의 이와 날갯짓 소리, 그리고 한 점 불조차 지펴지지 않은 어둠.
 
정말로 불온분자가 숨어들었을 줄이야.
 
주례사님이 미리 예견해 주셔서 다행이지.
 
이 새끼도 그냥 처분해서 식장에 장식하지. 왜 가둬 두기만 하는 거야?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걸려. 일전에 소란도 분명 저 자식 짓이겠지. 덕분에 씨발, 다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손이 없다고.
 
개새끼 운 좋네. 그래도 축복받는 날이라고 목숨도 부지하고 완벽으로 다가서다니, 감사한 줄 알아.
 
(GM):하곤, 누군가가 발로 당신의 배를 뻑, 찹니다.
흐리던 정신이 고통과 함께 번쩍, 하며 돌아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스칼린:(헉, 컥. 순식간에 몸을 침범하는 고통에 숨을 가쁘게 몰아쉽니다. 시선을 돌려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눈꺼풀을 닫았다 열어요.)
 
(GM):당신을 잡아온 마을 주민들은 당신에게 모멸을 담아 시선을 내던집니다.
가래가 섞인 침을 탁, 바닥에 내뱉더니...
대비할 틈도 없이 팔을 크게 휘둘러 뺨을 한 대 칩니다.
바닥에 부딪친 관자가 얼얼합니다.
 
파스칼린:(관자를 부딪히며 시야가 흔들리는 기분이 듭니다. 미간을 찌푸린 채로 보이진 않는 앞을 노려봐요.)
 
-주민:뭘 잘했다고 야려? 팍, 씨.
 
파스칼린:(개의치 않습니다. 역겨워... 입술을 말아물고서는 꿋꿋하게 노려봅니다. 여기서 고분고분하게 군다고 풀어줄 것도 아니면서.)
 
(GM):주민은 당신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당겨서 얼굴을 살펴봅니다.
그러다 다시 벽쪽으로 세게 밀칩니다.
지켜보던 다른 주민들은 킥킥거리며 당신을 구경거리 보듯 하다가....
자리를 떠납니다.
정신을 고르고 나서야 보입니다. 여기는 감옥이고, 당시은 가둬졌다는걸요.
 
파스칼린:(다시금 한 번 시야가 핑, 돕니다. 겨우 정신을 다잡고 비틀대듯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댑니다. ...가둬졌나.)
 
(GM):감옥의 벽은 두꺼운 합판을 여러 번 덧대어 못질하고, 그것도 모자라 벽돌을 세워두었습니다. 흙 위로 보이는 원통형의 철창은 땅 밑까지 깊숙이 박혀있음을 어림잡을 수 있었습니다.
 
파스칼린:(감옥의 크기는 얼마나 되나요?)
 
(GM):당신이 대각선으로 누우면 딱 맞을 정도입니다.
 
파스칼린:(감옥 안을 먼저 슥 둘러봤다가... 철창 가까이 다가가 바깥을 내다보겠습니다)
 
(GM):바깥을 살펴보면 당신이 끌려들어온것같은 철문이...
 
......거기, 누구야?
 
(GM):바로 옆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며칠이나 갇혔던 건지 잔뜩 갈라져서 사막과 같은 목소리가 벽을 넘어옵니다.
당신보다 먼저 잡혀 왔는데, 당신처럼 운 좋게 목숨이라도 부지한 사람일까요?
 
파스칼린:(옆 방을 보기는 힘든 구조인가요?)
 
(GM):네. 벽으로 막혀있습니다.
 
파스칼린:... ...들으셨겠지만 불온분자로 잡혀왔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어쩌다 이런 곳에 발을 들인 거야?
나... 내 이름은,
 
솔라레오:...솔라레오 라이온하트. 당신은?
 
(GM):알고 있던 목소리와는 전혀 달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색색 내뱉는 숨은 쇳소리 같았고, 병자처럼 마른기침을 뱉습니다.
정말로 이런 허름하고, 불결하고, 역겨운 곳에 있었다니. 대체 며칠이나? 음식은 제대로 먹기라도 한 건지, 잠은 잤는지, 햇빛을 보긴 했는지.
 
파스칼린:(아, 혹시나 했는데. 그 이름을 듣자마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듭니다.) ... ... 솔라레오?
지금껏 이런 곳에 있었던 겁니까? (가능한 철창 가까이 다가가 붙어서는 다급하게 묻습니다. 통성명마저 잊고요.)
 
솔라레오:(콜록.) .....날 알아?
 
파스칼린:(멈칫합니다. 그러고 보면 목소리만으로는 아무래도 알아보기 힘든 거겠죠. 잠시 고민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는 게 낫겠죠. 조금 떨리는 음성으로 덧붙입니다.) ... ... 접니다, 파스칼린. 기억합니까?
 
솔라레오:......파스칼린?
(긴 침묵. 마르고 갈라진 목소리로 웃습니다. 작게....)
바보야... 그냥 잘 살겠거니, 하면 될걸 왜 와서.....
 
파스칼린:(... ... 그 말이 오로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루나에게 하는 말처럼도 들려서 가슴이 저려옵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 일순 들어서 눈을 꾹 감아요.)
(루나에 관해서도 알고 있을까요? 그건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삼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시 입을 다뭅니다.) ... ... 여기 얼마나 계셨던 겁니까?
 
솔라레오:....모르겠어. 그냥, 마을에서 날 이상하게 대해서.....
도망치려다가 잡힌거라서.......
....나 여기에 온지 며칠 됐어?
 
파스칼린:(정확히 며칠이었죠 일주일 정도였나?)
 
솔라레오:(넹)
 
파스칼린:일주일...정도 됐습니다.
 
솔라레오:그렇,(콜록..)구나...
.....하하.
결혼같은거 다 거짓말이지? 이대로 노예 비슷한 신세가 되어 팔리려나.....
 
파스칼린:(차라리 어디에 팔리기라도 했다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가 묻습니다.) .....이상하게 대했다니, 어떻게?
 
솔라레오:(잠시 생각하는듯 말이 없다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환영식이랍시고 만찬을, 열어줬는데.... (큰 기침을 한다.)
그 뒤로 이 마을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도 없고....
처음부턴 이 감옥같은, 곳에 있던 건 아니었어... 근데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지낼때도 배우자 얼굴은 보여주지도 않고....
그리고, 사람들이.... 날 보는 시선이 이상했어. 내가 아니라 그 너머의 무언가를 관찰하는 느낌이어서....
(하다가 숨이 찬지 헉헉댑니다.)
.......미안. 계속 몸도 무겁고, 숨을 누가 가로채기라도 하는 건지...... 자꾸 헐떡이네....
 
파스칼린:아니, 아닙니다. 몸도 성치 않을 텐데... 고생했습니다. (숨이 계속 차다니. 역시 그 '보석'의 영향인 걸까요? 집게손가락으로 철창을 툭, 툭, 툭... 연신 두드리다가 창밖을 봐요. 보이거나 들려오는 것으로 바깥 상황을 알 수 있나요?)
(그리고 지금 시간은 몇 시쯤 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까요)
 
(GM):창문 하나 없이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라 시간을 가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파스칼린:(젠장, 젠장... 입술을 잘근잘근 씹습니다. 창살을 두드리는 속도가 점차 빨라져요.)
(그러다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들리지 않게 숨을 길게 뱉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솔라레오:.....바보.
넌 정말, 바보멍청이야....
 
파스칼린:... ... 솔라레오.
(입술을 달싹이다가 말합니다.) 기력을 아껴야 합니다. 목도 좋지 않은데...
 
솔라레오:여기까지, 따라올거면... 그냥 그 때 도망치자고 하지.
오빤 진짜 바보야......
 
파스칼린:그건,
... ... 경우가 다릅니다. 솔라레오.
(입술을 다시금 달싹입니다. 잠깐의 공백 후에 절로 가라앉는 목소리가 흘러나와요.) 저는...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또 한번 공백이 생겨요. 이런 이야기, 지금밖에는 나눌 순간이 없는 거겠죠.) ... ...행복에는 환경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고... 저는, 그런 걸 당신에게 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솔라레오:..........
그래서 바보라는거야....
오빠가, 결혼하고 나서 집을 떠났을때.... 그 공백을 메워주던건 너 뿐인데....
(후우, 긴 숨이 뱉어지고... 기침으로 끝납니다.) 나도 혼자 먹고 살, 재주는 있었는데....
못미더웠던, 거겠지. 너든... 나든...
 
파스칼린:(당신이 솔직하게 말해주었으니, 자신도 그럴 필요가 있겠죠. 어쩌면 마지막이 될 법한 순간이라 그런 것인지 말이 슬 흘러나옵니다.) ...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히 두려웠으니까요.
이 사회에서 계급이라는 게, 신분이라는 게, 그에 따라오는 환경의 차이라는 게... ... 얼마나 무거운지.
도망친다고 하면, 당신은 분명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 이후는?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고 온 당신이... 후회하게 된다면.
... ... 그 점이 두려웠습니다. 최선이 늘 최선을 담보하는 건 아니니까.
 
솔라레오:......내가, 걸림돌이었구나.
....날 믿지 못했구나, 오빠는...
(폐로 들어가는 숨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날숨도 똑같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이해해.
..........이해 해.
응.....
............
 
파스칼린:... ... 아무것도 믿지 못한 거죠.
그냥, 모든 걸.
지레 겁먹었다고도 할 수 있겠고요.
(끝으로 갈수록 말이 흐려집니다.가슴이 무겁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 ...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아요.)
 
솔라레오:(무어라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GM):시간이 얼마나 흐른걸까요.
3시.
저들이 결혼식이라 칭하는 의식이 시작될 시각.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앞으로 얼마 남았을까요.
그중 낭비할 수 있는 시간은 있을지.
 
솔라레오:(갈라진 목소리로 헛웃음을 흘립니다.) 아쉽다.
이렇게 되기 전에 도망이라도 갈걸.... 이게 무슨 결혼식이야?
이딴 결혼식 따위,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
 
파스칼린:... ...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예 전부 불타버리면 좋을 텐데. (실제로 이미 좀 지르고도 왔지만요.)
 
솔라레오:....우리까지?
 
파스칼린:그럴 리가요.
망했으면 하는 건 결혼식 뿐입니다.
 
솔라레오:....하하.
하.........
 
(GM):감옥의 두꺼운 철문 밖이 소란스럽습니다.
무겁고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철문이 열리면, 그 잠깐 들어온 빛 때문에 눈을 찡그리게 됩니다. 이 감옥에 갇혀서 어둠에 익숙해진 탓인지. 제대로 눈을 뜨기가 힘이 듭니다.
철창 너머 인기척을 느낍니다.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의.
 
신부만 꺼내. 식이 시작된다.
 
파스칼린:(새삼스럽게 어이가 없습니다. 이쯤까지 와서 신부라고 지칭할 셈인가요?)
 
(GM):시야가 돌아오기도 전에, 솔라의 반항이 그득 담긴 목소리가 벽을 넘어 들려옵니다.
 
악!!!!!
 
(GM):주민의 비명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둔탁하게 무언가 맞는 소리도 퍼집니다.
 
파스칼린:....!!
 
이 새끼.... 신부니까 봐준다.
 
파스칼린:(덜컹, 하고 철창 가까이 나가 바깥을 내다봅니다. 젠장, 젠장...)
 
(GM):빛 번짐이 사라진 그 순간
솔라와 시선이 마주합니다.
며칠 만에야 마주 본 저 얼굴, 기억보다 조금 더 야윈 저 얼굴, 출발할 때 그가 입었던 하얀 결혼식 복장은 찢기고 바닥을 굴러 더럽혀져 있습니다.
그는 마른 잎 같은 버석한 입술을 달싹이려다, 사람들의 우악스러운 손에 막힙니다.
 
파스칼린:(심장이 쥐어짜지는 느낌이 듭니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기분이에요. 손이 덜덜 떨리는 느낌에 주먹을 꽉 쥡니다.)
 
도망가.
 
(GM):다시금 무겁고 소름 끼치는 소릴 내며 철문이 닫힙니다.
솔라가 전하려던 마지막 말은 정말 저것이었나요?
새벽 3시.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신이 읽고 싶었던 대로 읽은 것이라면?
저들의 뜻대로, 솔라가 품은 커다란 살덩이에선 불온한 피가 뿜어져 나올 것이며, 곳곳에 열려버린 ‘문’이 피를 운반할 테죠. 마치 혈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솔라의 마지막 말은…….
 
(GM):시간이 다가올수록, 둥둥거리는 묘한 악기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예식장과 창고의 거리가 멀지 않아서 차이가 더욱 잘 느껴집니다.
이 어둡고, 춥고, 딱딱하고, 더러운 감옥엔 당신뿐입니다. 파스칼린.
이대로 계속 외롭게 있을 건가요? 곧 내려질 축복과 세례에 새로이 태어남을 감사하면서?
 
파스칼린:(감사하긴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을 거라며 애써 외면했던 진심을 직면하게 해주셔서 그 점은 참 감사하네요. 그래서 수습할 수 있게까지 해주셨으면 참 좋았겠습니다만.)
(거기부터는 알아서 하라는 듯하니, 여기서 나가는 게 우선이겠습니다. 일단 자신의 시선이 닿는 곳을 샅샅히 살펴봐요.)
 
(GM):정신력 판정.
 
파스칼린: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그래요, 당신은 곱게 앉아 그들이 강제로 쥐여주는 ‘결혼 답례품’ 그딴 것을 받으러 온 게 아닙니다.
파스칼린, 당신은.
이 결혼식을 망치기 위해 왔잖아요.
밖에서 불빛이 번쩍, 타오릅니다. 촘촘히 엮은 감옥일지라도 틈새로 불빛이 새어 들어옵니다.
의식을 위해서 대량으로 불길을 피우는 지, 곧이어 결혼 행진곡을 음산하게 비튼 음악이 들려옵니다.
그들의 모독적인 언사가 한없이 모이며 합창합니다.
 
(GM):그 순간, 당신의 눈에 희번덕이며 빛나는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도끼.
아마 당신이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을 날렵한 몸과 두툼한 날을 지닌 저것은, 빛이 내려앉은 지금에서야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크고 굵직한 칼날. 당신이 양손으로 들어야 할 만큼 길고 단단한 몸체.
저 도끼가 있다면. 손에만 들어온다면.
어쩌면.
 
(GM):솔라의 결혼식을 망칠 가장 완벽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파스칼린:(이딴 결혼식 따위, 망해버리면 좋을 텐데. 그렇게 속으로 속삭이며, 반쯤 홀린 듯 도끼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가능한 멀리.)
(도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GM):어떤선언이든 가능합니다
판정만 된다면.
 
파스칼린:(그렇다면 도끼에 손이 닿을 수 있을지 크기로 판정 가능할까요?)
 
(GM):좋습니다. 크기 판정.
 
파스칼린: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지나치게 멀거나 창살이 너무 좁거나...일까나...)
 
(GM):철창의 틈으로 팔까지 빼낼 수 있습니다.
살갖이 까지는게 개의치 않다면 억지로 더 밀어넣어서 도끼에 손이 닿을 수도 있겠죠.
 
파스칼린:(살갗이 까지는 정도면 양반이겠습니다. 저 도끼만 손에 넣어 닥치는 대로 망쳐버릴 수 있다면!)
(마저 시도해본다면 강행일까요?)
 
(GM):체력 -1d2 감소
 
파스칼린:
rolling 1d2
 
(
2
 
)
 
 
=
2
(7>5)
 
(GM):철창 틈으로 팔과 연결된 몸을 우겨넣습니다.
살이 까지고 끼입니다.
아, 조금만... 조금만 더....
손가락 끝까지 힘을 줘 최대한 뻗으면,
도끼에 손이 닿습니다.
 
파스칼린:(뼈가 짓눌리고 살갗이 까지는 고통 따위, 지금 신경쓸 게 못 됩니다. 겨우겨우 손끝에 도끼가 닿으면, 그대로 손톱으로 찍어눌러 손바닥 안에 들어오게 당깁니다.)
 
(GM):묵직한 자루가 당신의 한 손에 담기며 무게감을 자랑합니다.
손에 닿자 느껴지는 고양감,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어요. 어쩌면 착각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숨을 헐떡거림에도 멈추지 않고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원하는 바를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스칼린:(손바닥에 들어온 도끼를 그대로 힘주어 잡습니다. 창살 사이로 도끼를 들여오고...)
(마침내 도끼가 두 손 안에 들어오면, 그대로 몇 번 쥐었다 펴며 적당한 위치를 잡습니다. 이후로는 창살을 살펴봐요. 도끼로 부술 만한 재질과 강도일까요? 닳았거나 유독 가늘어서 약해 보이는 부분도 가능하다면 찾아봅니다.)
 
(GM):창살보단...
아,
관찰 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하루 종일 미묘하게 일이 안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GM):ㅠㅠ
머리가 180도 돌아버려서 창살보단 벽을 부수고 나가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스칼린:(창살을 살펴보다가 돌연 벽을 주먹으로 툭툭 쳐 봅니다. 재질을 보나 뭘 보나 이쪽이 오히려 나을지도 몰라...)
(두 손으로 도끼를 콱 잡고는 벽을 향해 날을 겨눕니다. 직감적으로 가장 얇아 보이는 곳 앞에 자리를 잡아요.)
(별도의 판정이 필요할까요 근력이라든가?)
 
(GM):당신은 팔을 들고,
 
쿵!!
 
(GM):내리칩니다.
한 번 더,
 
쿵!!!
 
(GM):내리칩니다.
빛을 받아 번쩍이는 도끼의 날을 쳐들고, 내려칩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나무와 벽돌을 소용없게 만들기 위해서 조금이나마 벌어진 틈새를 헤집습니다.
후두둑, 말하지 않아도 결과로 내보이는 건지, 당신을 가로막던 벽이 초라하게 부서집니다.
이제 벽 따윈 없습니다. 당신의 앞에 주어진 건, 타오르는 불로 이루어져 예식장까지 이어진 빛나는 길뿐입니다.
 
(GM):마치 이곳으로 오라는 듯, 반짝거리는 불길.
어쩌면... 분노와 서글픔을 힘껏 누르고 삼켜야지만 나오는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Chapter 4. Far beyond the Hill of Corpses
 
(GM):한걸음, 한걸음, 다가갈수록.
당신이 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융단과 피, 짐승의 시체, 그리고 사람의 시신.
태워버렸는데 저건 또 어디서 가져온거지?
도낏자루에 지문이 새겨질 만큼 꽉 주먹에 힘이 들어갑니다.
‘예식장’으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게, 주민은커녕, 건물의 불들이 전부 꺼져버려서 너무나 잘 보였으니. 단 한 곳만이 환하게,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아침이란 착각이 들 만큼, 수많은 촛불과 횃불은 어느새 웨딩 아일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가 걸어오는 길, 통로가 되어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GM):낮부터 주민들이 열심히 바느질하던 붉은 천이 이리저리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일직선으로만 뻗지 않고, 이리저리, 이곳저곳, 도처마다 말이죠.
보자마자 눈치챕니다. 이 천들이 거대한 원형진을 이루고 있음을……. 뭐, 지금 그런 게 중요한 사실인가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사람들은 모두 하객이 되어 자리를 빛내고 있습니다. 기다란 의자마다 비워진 곳 없이, 빼곡하게.
물론 말이 ‘하객’이지, 그들이 정말 손님의 입장으로 온 건 아닙니다. 자리를 빛내고 축하를 뱉어야 할 그들의 입은, 끊임없이 모독적이고 삿된 기운이 가득한 주문을 영창합니다.
몇은 정신을 잃고, 몇은 죽어버렸는지 눈을 까뒤집고, 그렇게 남고, 남은 인간들만이 자리를 굳건히 지킵니다. 흔들림 없는 저들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성스럽습니다.
고개를 올리면, 신부가 걸어 올라가야 할 계단의 위가 난잡합니다. 온갖 시신의 뼈와 내장, 살점, 수많은 피가 흩뿌려져 있습니다. 개중엔 당신이 ‘벽난로 뒤’에서 보았던 ‘작품’도 몇 보입니다.
 
(GM):부정한 것을 잔뜩 올려 장식한 저곳은, 이제 계단이 아니라 하나의 언덕처럼 보입니다. ‘시체 언덕’이라 불러도 될 만큼 흉한 모습이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시신을 모아서라도.’
 
(GM):문득 그 문장이 떠올랐다, 가라앉습니다. 그렇군요. 죽은 생물의 내장을 끌어모아서라도 이뤄야 하는 원(願)이란 이런 거군요. 무엇이 잘못인지도,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도, 흑과 백인지도, 생과 사인지도 모르는. 순수한 광기의 상태를 마주한 기분은 어떠한가요. 파스칼린.
 
파스칼린:(그냥, 전부, 역겹고, 브로치가 왜 여기 있지., 괴롭고, 친애하는 나의 친우. 지긋지긋하고, 넌 정말 바보 멍청이야., 깨부숴버리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믿지 못한 거죠.)
(그냥 전부 다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게!)
(도끼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아까 친우를 화장할 때 썼던 부싯돌도 주머니에 들어 있을 테죠.)
 
(GM):시체의 언덕 위. 가장 꼭대기에 올려진 단상……. 아니, 제단에는 솔라가 사지를 결박당한 채 눕혀져 있습니다. 이들의 입에서 흐른 저주가 담긴 주문의 도착점은 그를 향하는지.
그 위로 ‘괴악한 힘’이 응축되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팔과 다리의 털이 곤두서며 소름이 돋습니다. 세상에 저것만큼 기괴하고 더러우며 극흉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저 괴악한 힘이 이들이 말하는 ‘거대 관문’일까요?
사람의 눈알 정도 되는 크기에서, 얼굴만큼, 곧 흉통만큼 커집니다. 해야 할 것이 하도 많아 순서를 헷갈릴 뻔했는데 저렇게 목표를 보여주니 차라리 잘된 일이지요.
파스칼린.
자, 관문을 파괴합시다.
 
(GM):저 관문을 잇고 있는 것들. 관문을 이루고 있는 것들, 관문에 힘을 실어주는 것들을 당신의 도끼로 내리찍을 시간입니다.
무엇이 관문을 이루고 있는지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같은 문양이 그려진 물건, 그것을 소중하게 쥐고 있는 인간들, 문양이 새겨진 비석, 옷에 새겨진 문양…….
개중엔 이미 피가 묻어 물감이 지워졌거나, 떨어져서 산산조각으로 깨진 것도 보입니다.
온전한 문양이 그려진 물건은, 적어도 11개 남았습니다.
아드레날린 상태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이성 3을 바치고 5 라운드 동안 아드레날린 상태에 돌입합니다.)
(56>53)
(극강의 공포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보단 되레 다른 상태로 돌변시킵니다... 몸은 달아오르지만, 머리는 차갑게 식기 시작합니다. 정확하게, 계산적으로, 효율적으로 날뛰기 위해서. 가능한 빨리 모든 것을 마무리짓고 싶으니까.)
(가장 근거리에 있는 문양부터 차근차근 파괴해나갈 수 있을까요?)
 
축하받아야 마땅할 결혼식. 누구보다 빛나야 할 주인공,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새로운 인생을 향하여 날아갈 그를.
 
당신이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겠어요?
 
(GM):퍽!
도끼를 휘두르고, 당신을 막으려다 날에 베인 이들의 가슴께에서 피가 터져나옵니다.
마치 폭죽처럼...
축사를 건네던 이들은 ‘불청객’인 당신을 끌어내기 위해 달려듭니다.
 
이 망할자식!!
 
잡아!!! 죽여서 바쳐!!!
 
감히 방해를!!!!
 
(GM):욕지거리와 함께 당신을 향해 모여드는 흉기들.
 
파스칼린:(죽더라도 혼자서는 안 죽는다. 그런 마음으로 도끼를 들고 크게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GM):근접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145389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실패
-2: 실패
 
(GM):하지만 그들 모두 축복의 꽃을 뿌리듯, 손끝으로 핏방울을 흘릴 뿐.
누군가의 날을 망친다는 사실이 이렇게 흥분될 줄이야.
머잖아 웨딩 케이크를 자르겠죠? 곧 부케를 던질 순서가 올 거예요.
아, 저기! 쥐새끼처럼 급하게 문양이 새겨진 돌을 숨기는 하객이 보입니다. 당신의 도끼날을 피해서, 그들은 저주가 담긴 헌사를 읊다 말고 슬금슬금 멀어지려고 합니다.
 
파스칼린:(문양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성큼 달려가서는, 정확하게 그 위로 날을 겨누고 내리찍으려 합니다.)
 
(GM):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575786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GM):손이 미끄러졌지만, 괜찮습니다.
 
파스칼린:(아직 식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다시금 손잡이를 붙잡고 마저 문양을 깨부술 준비를 합니다.)
 
(GM):하객은 당신에게서 문양을 지키려고 무기를 휘두릅니다.
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88935
+2: 극단적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주민:
소형 나이프
기준치: 50/25/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GM):2뎀.
 
파스칼린:(5>3)(날카로운 칼날이 피부를 가르면 절로 미간이 구겨집니다. 비명은 지르지 않아요.)
(대신 다음 타깃을 찾아 눈동자를 빠르게 굴립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이 주민일까요...)
 
-주민:죽어어어어어!!!!!!!!!!!!!!
 
(GM):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굴릴게요!)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343389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GM):흉기에 찔리고 베이게 된다면, 당신 또한 똑같이 돌려주면 될 뿐입니다!
품에 있던 돌이 붉게 물듭니다.
그러다 반으로 쪼개지네요.
 
파스칼린:(문양이 쪼개진 걸 확인하면 눈앞의 주민은 발로 차 넘어뜨리고... 다음 타깃을 바로 찾습니다.)
 
(GM):문양이 새겨진 비석들을 가릴려고 애쓰는 주민들이 보입니다.
주민? 하객? 하긴 상관 없겠네요.
왜냐하면,
그야,
잊지 않았죠?
 
당신은 이 결혼식을 망치기 위해 왔으니까!
 
파스칼린:(그렇죠. 저는 불온분자, 불청객이니까. 마땅히 그 이름값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붉게 물든 도끼를 들고 몸을 내던지듯 달려 비석 앞으로 날을 휘두릅니다. 대신 쪼개지기 싫다면 비켜!)
 
(GM):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7358100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대실패
 
(GM):모자랐나? 도끼자루가 축축합니다.
손을 보니 입구에서 손을 베어줬던 그 상처가 터져 도끼에게 핏물을 먹이고 있었습니다.
...아드레날린 증강 판정.
 
파스칼린:(이성 1을 추가로 바치고 7라운드 동안 아드레날린 상태를 증강합니다.)
(53>52)(딱 장광선 걸렸네요)
 
(GM):머릿속에서 뭔가가 뚝, 끊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분명히.
(To GM)rolling d3
 
(
2
 
)
 
 
=
2
 
장기광기-살해충동
 
(GM):9 라운드 동안 손에 닿는 모든 것의 숨통을 끊고 싶어 발악합니다. 근접 격투/무기 판정에 보너스 주사위를 얻습니다.
 
파스칼린:(이 결혼식을 망치기 위해 온 불청객. 이것이 자신에게 맡겨진 롤입니다. 제가 그러려고 한 게 아니고 저쪽이 저를 그렇게 불렀다니까요. 그렇다면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루나와 솔라로 그 본보기까지 보여주셨다면 더욱이...)
(손에 쥔 자루가 유독 손에 잘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아아, 불청객을 가둬둔 방에 도끼도 함께 넣어주시다니 참 상냥하신 분들이죠. 그렇다면 역시 거기에 부응해줘야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잔뜩 피를 훌려 너덜너덜해진 팔에 용케 힘이 들어갑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리만치 노련하게...)
(그대로 비석 앞을 지키는 이들을 향해 돌진하듯 도끼를 휘두릅니다. 이런 제 앞에 서 있다면 당연히 찢기고 싶다는 뜻 아니겠어요?)
 
(GM):손에 들린 도끼가 희번덕이며 빛을 가르고,
새빨갛게 물든 날에선 피가 뚝뚝, 묵직하게 흐릅니다.
주변에서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처럼 이족보행을 하는데, 사람을 닮긴 했는데...
같은 사람을 해치려는걸보면 분명 짐승이겠죠.
아이 참, 아직 축하 케이크를 자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너무 많은 하객이 제정신이 아니네.
 
(GM):그들의 몸엔 문양..문... 과녁이 하나씩 올라와 있습니다.
이게 귀족나으리들이 하는 사냥놀이인건지,
그렇다면 좀 즐겨볼까요.
 
파스칼린:(불청객을 위해 이렇게 친히 준비도 해주시고 말이에요. 붉은 문양을 정확히 겨누고 크게 휘두릅니다.)
 
(GM):퍽.
축하합니다~! 루나와 같이 갔던 축제에서 경품을 땄을 때 처럼,
붉은 폭죽이 거기서 솟아오릅니다.
이 거리는 마치 사냥터이자, 축제길이자, 결혼식이자....
만만치 않아 보이는 짐승이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꽤 화나보입니다.
 
(GM):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266171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실패
 
(GM):마치 아까 봤던 짐승의 박제처럼,
머리와 몸을 깔끔하게 분리합니다.
얼굴에 짐승 피가 튀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스칼린:(손등으로 슥 닦아 대충 훔쳐내고 다음 타깃을 찾습니다. 조금 더 있을 것 같은데. 어디 있지.)
 
(GM):피로 젖어있는 마지막 비석이 보입니다. 수없이 흩뿌려진 핏방울로 엮인 꽃잎과 쌀알처럼 던져진 살점들. 비둘기처럼 날아가며 손아귀에서 벗어난 흉기들을 등지고.
마지막 문양을 향해서.
 
파스칼린:(아, 이번 과녁은 좀 얌전한 것 같습니다. 그래요, 보통 과녁이란 건 이래야죠. 도끼를 두 손으로 쥔 채 위로 올립니다. 그대로 내리찍으려고 해요.)
 
(GM):근접전 보너스 액션 판정.
 
파스칼린:
근접전(격투)
기준치: 45/22/9
굴림: 692683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GM):캉!!! 캉!!!!!!
쇠와 맞부딪힌 돌덩어리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서서히 쩌적입니다. 날 끝이 방금 튕겨 나갔나요? 뭐,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없이 내리친 끝에야 더는 물러날 곳이 없던 비석은 땅에 깊숙이 박힌 채로. 쩍, 소리를 내며 반으로 갈라집니다. 깔끔하게.
반지를 나눠 끼고 영원한 맹세를 할 순서도 오지 않았지만, 그런 시간 따위 다시는 얼씬도 못 할 겁니다.
수없이 영창하던 목소리는 하나둘 끊기고, 불온한 기운이 약해졌음을 느낍니다.
...약해져?
 
(GM):1등#품?꿻뚫볣?@!#?솔?라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
누가 봐도 제일 높아보이시는 분들은 들고 있던 도축용 칼을 자신의 가슴팍에 깊숙이 밀어넣습니다.
푹, 푹, 푹, 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이 맞물려 들어가는 섬뜩한 소리가 납니다.
숭고하다는 양, 표정이 황홀합니다. 그들이 쓰러졌음에도 입은 멈추지 않습니다.
삿되고 조악한 주문에 걸린 인형처럼 끊임없이 영창을 쉬지 않습니다. 그리고 '관문'의 생성 역시 멈추지 않습니다.
 
파스칼린:(... ... 그 광경을 물끄러미 올려다봅니다. 그래도 결혼식은 계속된다고?)
(그곳을 향해 올라가 보거나 관찰해볼 수 있나요?)
 
(GM):순간 깨닫습니다. '문양이 그려진 물건'
그들은 문양이 새겨진 돌을 목에 걸고 있거나. 주변에 석판이 떨어져 있습니다.
 
파스칼린:(그것도 마저 없애야 완전히 식은 끝나는 것일까요?)
 
(GM):없에볼까요?
 
파스칼린:(사실 생각이 닿기 전에, 도끼를 들고 저벅저벅 움직이고 있기는 있었습니다. 그대로 올라가서 마저 도끼를 휘둘러볼게요!)
 
(GM):잘 빚은 도자기가 부딪치듯 아름다운 소리가 납니다.
.....아아.
얼마나 무기를 휘둘렀을까요? 얼마나 이 망할 의식에 휘둘렸나요? 수없이 많은 피가 튀고, 기적이란 이름의 가면을 쓴 불온한 물건은 파편이 되어 조각납니다.
힘이 들어갔던 팔과 어깨가 얼얼합니다. 질질 끌리는 다리는 발목을 접질리기라도 했나, 시큰한데……. 기억은 안 납니다.
어느 한 부위만 집중하기엔, 흥분이 가라앉자 서서히 통증이 이곳저곳에서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온몸을 바늘 대여섯 개로 쿡쿡 찔러대는 듯이.
온갖 부정한 힘을 그러모아 열린 ‘관문’은 점차 사람만 한 크기에서 흉통, 머리, 그리고 눈알 크기가 되어갑니다.
 
(GM):서서히, 서서히, 작아지더니 곧 먼지처럼 흩어집니다.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나부끼며. 흔적도 없이.
해냈습니다. 파스칼린, 해냈어요.
이제 이 세상에 멍청한 기적이든, 축복이든, 탄생이든, 영영 흩뿌려질 일 없겠죠.
잠시 이 순간을 만끽하고 있노라면,
 
아아악.........!!
 
(GM):뒤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신음이 들려옵니다.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음성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듭니다.
 
파스칼린:(조금 멍한 기분이 되어 멀뚱히 서 있던 것도 찰나였습니다. 익숙한 음성에 몸이 먼저 움직여 발원지를 향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GM):당신이 다가서서 확인하면, 솔라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버둥거리고 있습니다.
제 목을 비틀어 쥐고 싶은지 손으로 제단 위를 마구 긁어내다 결국 손톱이 빠지고 맙니다.
죽음을 통해 해방되고 싶은 생물처럼 그깟 고통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파스칼린:(자기도 모르게 솔라의 손을 턱 붙잡습니다. 이후로는 주변을 다급하게 둘러봐요. 아까 보았던 강렬한-워낙 많기는 했습니다만-물건...아마도 그의 심장일 것으로 추정되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에.)
 
(GM):다행이 제단 근처에 장식되어있긴 했으나,
두근.
순간, 솔라의 가슴께가 일반적일 수 없는 높이로 튀어 올랐습니다.
두근, 두근.
 
파스칼린:...!
 
(GM):묶여있지 않았다면, 아마 공중으로 떠올랐을 정도로 거세게 박동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보석’이 박동하고 있습니다.
저것을 꺼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읽었던 일지에 나온 인간들처럼 죽어버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의 심장만 꺼내는 일이 과연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가슴을 가르는 순간, 그의 몸 안에서 ‘살아있는 보석’이라 불리는 죄악의 덩어리가 그와 이어진 혈관을 끊어버린 뒤,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은데?
시체 언덕 이곳저곳 보존액에 절인 신체 기관이 유리관에 담긴 채 장식되어 있습니다. ‘작품’과 시신을 옮길 때 함께 가져왔나 보지요?
유리관 속 솔라의 심장은 시간이 멈춘 듯 건물 안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파스칼린:(지금껏 목숨을 건 채 뒤집고 다녔던 자료들을 떠올립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그들이 솔라의 심장을 가져갔던 방법을 흉내낸다면 되는 것이겠지요.)
(이성이 혼탁해진 이 순간마저도 놀라우리만치 영특한 두뇌는 돌아갑니다. 눈을 감고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찾듯 기억을 뒤져봅니다. 기관 부분 교체, 라고 했던가요. )
(그 주문을 사용해볼 수 있을까요?)
 
(GM):작은 심장. 당신의 주먹 크기도 되지 않는 어리고 나약한 심장.
주문을 사용해서 솔라에게 심장을 돌려주나요?
 
파스칼린:(해봅니다.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그것뿐이니까.)
 
(GM):....마력을 지불합시다.
 
파스칼린:(마력 13>3)
 
(GM):당신은 언젠가 봐뒀던 주문을 사용합니다.
순간 자신의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온 건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합니다.
그저 어마하게 불길하고 죄스러우며 추한 감상만이 찌꺼기처럼 남습니다.
마력이 크게 빠져나간 탓인지 시야가 일순 흔들렸습니다. 정신이 쪼개지듯 머리가 아프기까지 합니다.
깜빡.
눈을 크게 감았다 뜨고 다시금 솔라를 바라보면 비명을 지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떨림은 멈춰있습니다.
 
(GM):색색거리는 나약한 숨결이 주변을 에워쌀 뿐입니다.
그리고, 자연히 유리관으로 눈을 돌립니다.
‘살아있는 보석’은 보존액과 굴절 때문인지 꽉 들어차 있습니다.
꺼내어진 이것을 본 순간 잠시 감탄합니다. 알알이 탐스러운 과실을 가득 품은 ‘석류’가 있습니다.
솔라의 몸에서 자란 저것이…….
정말로, ‘석류’가 맞나요?
 
(GM):현실 인지 판정.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정신이 없어)
 
(GM):죄악의 덩어리란, 참으로 아름다운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솔라의 몸에서 붉은 피를 양분 삼고, 숨을 함께 쓰고, 온기로 키워진 과실.
생물 수천 마리의 생명을 담은 흉측한 보석.
모양이 무슨 상관인가요.
이 ‘석류’는 그의 피를 뽑아내고, 살점을 뜯고, 숨을 차지해 가며 키워진 기생충에 불과합니다.
죄악의 덩어리, 지옥으로도 가지 못할 저주스러운 보석.
결혼식의 마지막을 장식합시다. 이 빌어먹을 식의 종료를 알릴 때입니다.
 
파스칼린:(겨우 편안해진 듯 색색 숨을 내쉬는 솔라의 낯에 잠시 시선을 보냅니다. 차마 쓰다듬는 것까지는 하지 못하고, 축축하게 젖어든 손으로 도끼를 마저 힘주어 잡습니다.)
(저주의 응집체, 죄악의 덩어리 앞에 섭니다.)
(그대로 도끼를 들어올려... 내리칩니다.)
 
(GM):콰직.
도끼를 내리칠 때마다 과즙이 팡팡 터지며 보존액과 함께 유리관 안에서 뒤섞입니다.
이 망할 보석을 만들 때 사용했다는 주문을 다시 들려주지 않아서일까요. 당신에게도 과즙이 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튀어 오르는 액체에 담긴 ‘기적’ 따윈 없습니다. 그저 끈끈하고 되직하게 흐르는 액체, 액체, 액체…….
......
탐스러운 열매를 짓이기고 엉망이 된 자리엔 이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살덩이가 놓여 있습니다.
 
(GM):찍, 찌익, 푸쉭,.....
온갖 기괴한 소리를 내며 사라져가는 모독적인 덩어리 말이에요.
그것이 다 사라질 때까지 보고 있노라면,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솔라레오:......파스칼린.
 
파스칼린:(도끼의 끝이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땅에 부딪힙니다. 여전히 자루를 붙잡고는 있지만요.)
... ... 네, 솔라레오.
 
솔라레오:(아직은 파리한 인상입니다. 심장을 되찾았지만 그래도 근간에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해서겠지요. 흐린 눈을 비비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어쩌면 자기 옷에 튀었을 자국도....)
......생각보다 큰 일을 치루려했나보네..
 
파스칼린:(솔라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로 대꾸합니다. 다른 건 모르지만 자신이 지금 너덜너덜하고 축축한 상태라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네, 정말이지 온 마을이 나섰더군요.
 
솔라레오:.......
파스. 이리 와.
 
파스칼린:... ... (그 자리에 서서 쉽사리 다가지 못하다가,)
(곧 도끼를 질질 끌었다... 놓고, 솔라 앞에 섭니다.)
 
솔라레오:(아직은 좀 떨리는 팔로 당신을 꽉 안아줍니다.)
....바보. 오빠는 진짜, 진짜 바보야.....
고마워.......
 
파스칼린:(뭐라고 대꾸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겨우 빈 손으로 당신을 마주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다 갈라진 목소리로 그 한마디를 어렵사리 내뱉었습니다.)
 
솔라레오:......뭘 기다리게 했는데?
 
파스칼린:......바라지 않던 삶에서 벗어날 기회를요.
 
솔라레오:(안고있던 팔을 슥 내려놓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파스칼린:(이쪽도 팔을 풀고 조금 물러납니다.)
 
솔라레오:(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으나, 뺨을 타고 내려오진 않습니다. 엉망진창이지만 헤헤 웃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며,) 나, 결혼해.
나한테 할 말 없어?
 
파스칼린:(발끝을 가만히 내려보다가 천천히 눈길을 올립니다. 발끝, 무릎, 어깨를 지나 뺨과 눈동자까지. 애써 웃어보이는 낯을 마주하면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집니다.)
... ... 가지 마십시오.
가지 마세요.
제 곁에 있어 주십시오.
 
솔라레오:이제는, 믿을 수 있어?
 
파스칼린:... 두려움마저 기꺼이 감수할 정도로.
당신을 연모하고 있습니다.
 
솔라레오:...헤헤. (바보같이 환하게 웃습니다.)
좀 더 빨리 말하지. 집 세간살이 다 가지고 나왔을텐데.
 
파스칼린:...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돌아갈 수 있으니까.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이 듭니다... ...)
 
솔라레오:집에서 날 보냈는데, 돌아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씁쓸한 얼굴로 잠시 바닥을 내려다보다 싹 굳어버립니다. 갈라지고 낮은 목소리가 울려요.) 그럼 우릴 여기까지 몰아붙인 이 마을을 싹 터는 수 밖엔 없지......
 
파스칼린:(훔쳐서 나오면 되니까, 라고 말하려다 말았습니다. 당장 여기서 할 농담 아닌 농담이라기엔 좀 지독하니까...) ... ... 그럴까요.
 
솔라레오:(후, 긴 숨을 뱉습니다. 아까보단 안정적인 소리로. 아직 축축하게 젖어있지만, 흐릿하지 않은 눈으로 당신을 다시 바라봐요.)
파스칼린. 좋아해.
정말... 많이.
(수줍고 부끄럽지 않습니다. 결연한 얼굴로 그리 고백하는 얼굴을 보면, 연정보단 맹새에 가까워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스칼린:... ... 네, 솔라레오.
저도요.
당신의 결혼식을 지독하게 망치러 올 만큼.
 
솔라레오:우리 도망갈까? (당신의 손가락을 잡습니다.)
 
파스칼린:네, 어디로든. (손가락을 맞잡습니다.)
 
(GM):사지가 멀쩡하진 않지만 멀리 도망가야합니다. 혹여 살아남은 주민들이 소식을 전할 수도 있으니.
하나만 하진 않는지 상류층에서 받아온 보석이나 금붙이들을 찾아 적당한 자루에 담으니 꽤나 묵직했습니다.
이정도 되면 어디선가에 자리를 잡고, 일자리를 구할 때 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양입니다. 그걸 넘어서 비상금으로 써도 될 정도니까요.
적당히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마음으로 채비를 하고 나오면 동이 트고 있습니다.
새벽의 지옥 같던 부정을 몰아내고, 한차례 새로 태어날 뻔했던 ‘기적’도, ‘저주’도 몰아냈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양은 여전하게 제자리를 지키며 떠오릅니다.
 
(GM):잠들었던 새들이 일어나며 고요를 깨고 비상합니다. 안개 따위로 가려지지 않은 새파란 아침으로 말이죠.
불온했던 숲을 지나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흐릿하지만 익숙한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아, 잊을 수 없는 당신의 친우. 루나.
루나는 입을 벙긋거립니다.
 
잘 부탁해.
 
(GM):그리고 손을 흔들어줍니다. 스며드는 햇살에 산산이 부셔집니다.
 
솔라레오:(잠시 멈춰선 당신을 돌아봅니다.) 뭐 놓고온 거라도 있어?
 
파스칼린:(멍하니 그 곳을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솔라를 마주합니다.) ... ... 다시 가지러 갈 수는 없어서요.
 
솔라레오:시간은 많으니까 가져와도 되는데.
 
파스칼린:(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그러다가 무언가 참기 힘들었는지 당신에게 다가가 품에 껴안아요.)
 
솔라레오:(갑자기 안기는 당신을 얼떨떨하게 같이 안아줍니다...)
 
파스칼린:(당장은 말할 수 없어요. 당장은... 적어도 이곳을 벗어나고 나서. 품속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한 브로치를 떠올리며 눈을 꾹 감았다가 솔라를 마주합니다.) ... 아닙니다. 가죠.
 
솔라레오:.....? (뭔지 몰라서 갸웃거리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GM):알려야 할 사실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우리가 숨을 곳을 찾아서, 상황이 안정되면. 그 때라면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겠죠.
그러고보니 루나의 필체로 편지를 보낸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요?
이젠 그것마저 영영 알 수가 없게 되었지만....
우선, 곁에 남아있는 것부터 챙기기로 합니다.
더이상 잃을 수는 없으니까요.
 
(GM):아, 결혼식을 끝내주게 망친 후의 아침 하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쾌청하게 푸르러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웨딩 피날레는 석류와 도끼로
 
Ending 2. 웨딩 피날레는, 석류와 도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