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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 Irresoluble Iterator
Cthulryu
2023. 6. 12. 18:06
지금보니까 시나리오내에 추천브금이 있어서
그걸드리겟습니다
준비되셧나요
뜯개

복복복복복...
새하얀 천장이 망막으로 스며듭니다.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면 칠흑처럼 검은 우주가 빛나고 있습니다.
지능판정.

기준치: | 90/45/18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이 우주선에서 포획을 성공한 외계생명체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원의 신분으로 이 우주선에 탑승했습니다.
그러더니, 연구원들을 비롯한 직원들은 사소한 것에도 다투기 시작하고. 지금은...
......
선실 안에는 당신밖에 없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인기척이 느껴져야 할 텐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당신이 적어둔 일지가 눈에 띕니다.

(방금 막 잠...에서 깨서 그런지. 기억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듯도 해서.)


일지의 그 뒤로는 기록된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에 적힌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방 안을 둘러보고 눈에 띄는 것이 없다면 나가보려고 해요.)
당신은 비위가 약한가요, 강한가요?
약하다면 구역질을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바닥과 벽, 심지어 간혹 천장에까지 가득 붉은 액체들이 묻어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붉고, 끈적하고, 불쾌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연체동물의 살 같은 느낌입니다.

(혹시 모르니 대항할 만한 무기를 하나 챙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주변에 보이나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마땅치 않나보다)
그나저나 당신이 잠든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예상이 가나요?

(핏자국이나 발자국 따위가 보이나요?)
그래도 해보고싶다면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마 생존자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실험체가 우주선 내부에 숨어 당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을지도요.

우주선의 내부( [조종석], [선실], [식당], [연구실] )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새하얀 복도에 방이 늘어져 놓여있는 장소입니다. 당신의 방도 한구석에 있죠.
생체인식을 통해 각자의 방을 열 수 있으므로 당신이 찾아가 볼 수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복도 맨 끝자락의 방문이 열려있네요.
찾아가 보나요?

(일단 문이 열려있으니 조심스럽게 다가가봅니다.)
복도 곳곳에 썩은 내가 나는 것들이 놓여있기도 하지만...
그 방으로 다가갈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방 안을 들여다보나요?

의자와 [침대]는 부서져 있고 그 끝에는 살점이 꽂혀있습니다. 바닥에 [옷가지]가 널브러져 있고, [책꽂이]는 넘어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래에 무언가가 놓여져 있습니다.


(...진리? 우주? 쪽지에서 느껴지는 묘한 광기에 다시금 눈이 가늘어집니다.)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헬리온.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어 마지막을 읽어봅니다.)
그렇다면, 사방에 놓인 저것들은 그렇게 변해버린 인간들이란 말일까요.

회상록 - 이븐 샤카바오
불길해 보이는 낡은 책입니다. 읽어보나요?


rolling 1d8
(
)
5
5
(쥑이는데)

(ㅋㅋ)
기준치: | 90/45/18 |
굴림: | 4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주의 진리, 보통의 인간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은 문장들이 들어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째서 자신만 멀쩡한 이유가 뭔지.
아무도 없는 이곳은….
고요해서 숨이 막힐 정도라고...

(당장 답을 내릴 수는 없는 것 같으니, 다소 지끈거리는 머리를 안고 조종석으로 향해봅니다. 누군가가 있을 장소로는 아마 그곳이 제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기대와는 다르게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조종석입니다.
간혹 조종석의 레버가 간간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자동운행이 켜져 있는 상태로, 우주의 쓰레기들이나 다른 것들에 부딪히지 않게 안전 운행을 하고 있다는 안내문도 함께 떠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구로 연락을 취해볼 수 있을까요?
지능판정과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행운으로 깎을 수 있나요?)

제일 큰 화면의 구석에, 지금 이 우주선이 지구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보입니다.
이 거리는…. 너무 멀어졌군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게는 우주선을 운전할만한 실력이 없습니다.
연구원의 직책으로만 이곳에 왔을 뿐이죠.

(지능 판정 하겠습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답장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통신기기가 고장 난 것 같습니다.
지구와는 너무 멀어졌고, 통신기기마저 고장 났다는 사실만이 당신을 덮칩니다.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이 가운데에 놓여있는 식당입니다.
구석의 카운터에는 간단한 취사도구가 있고, 찬장에는 레토르트 식품들이 쌓여있으나 반쯤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곳에서 여러 명이 제법 오랜 시간을 보냈죠.
사실 지금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잠에서 깨어나기 전, 분명 동료들이 함께했던 기억이 당신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액체의 근원지를 보면 바로 아래에 즉석식품이 보입니다. 이것을 먹기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촉수와 즉석식품을 번갈아보다가 즉석식품을 꺼내들어봅니다. 그것의 포장을 까볼 수 있을까요?)




들어서면 불이 꺼져있습니다. 연구실의 불을 켜볼까요?

실험체를 오랜 기간 관찰할 수 있게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앞뒤는 전부 유리로 되어있는 협소한 공간입니다.
뒤편의 유리창에는 바깥의 복도가 보이며 반대편은 새까맣습니다. 우주 공간인가 싶지만, 그래 보이진 않습니다.
아무 빛도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죠.
저 안쪽의 불을 켜는 버튼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합니다.

(불길한 예감이 목을 죄어오는 것을 느끼며 안쪽의 불을 켤 수 있는 스위치를 찾습니다.)
버튼 단 하나만이 빛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은 압니다. 그것이 저곳의 불을 켜는 것이라는걸.

(... ... 잠깐의 침묵.)
(그렇게 큰 소용이 있겠냐마는, 귀를 기울여 내부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을까요?)

(연구실의 잠금장치 같은 것은 잘 작동되고 있나요?)

(... ... 생각이 많아집니다. 우선 불은 꺼 둔 채로 유리창을 똑똑 두드려봐요.)
반응이 없습니다.


(... ... 그래도 어쩌겠어요? 사실 이 안의 존재가 바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게 맞다면, 자신이 뭘 하든 부질없다는 소리나 다름없는 것인데요.)
(소통이 가능하다면,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결심한 듯 스위치를 켜요.)
유리 벽 너머에 있는 것은 일지에 적혀있는 촉수가 아닙니다.
팔다리가 있고, 머리카락이 있고, 옷을 입고 있어요.
그것은 외계생명체가 아니라,
마치…
사람 같군요.

(설마. 잠시 고민하다가 마이크를 켜고 조심스럽게 입술을 엽니다. 이전에도 이렇게 이름을 불러본 적이 있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 헬리온?
그러다,
이름이 불리면,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당신을 고요한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크툴루 신화 또는 지능 판정.

기준치: | 90/45/18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돌아가자고 말을 했습니다.
당신에게 말하는 걸까요, 혹은 정신이 나가 아무 소리나 지껄이는 걸까요.
당신이 이를 어떻게 알아들었는지도 의문이죠.
세상 그 어느 발음도 아닌 것을 내뱉은 존재의 말을 당신이 알아들었습니다.
사람이 전부 죽어 나가, 누가 남았을지도 모르는 이 우주선에서 말입니다.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더는 그는 움직일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당신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그 하나는 느껴집니다.


(앉아있는 채로 당신에게 손가락 하나를 뻗어요.)

마치 삼일 밤낮을 자지 않고 일한 것 처럼 몸이 무거워집니다.

귀소본능이 몸을 뒤덮습니다.

창밖을 보면 여전히 이 우주선이 넓은 우주의 품속을 부유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이, 버튼을 누르고 문을 닫으면 고요하게 공기가 윙윙대는 소리만이 울려옵니다.


헬리온이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돌아가자.

충격적인 하루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고, 당신이 며칠째 마주하는 새하얀 천장에서 전등만이 반짝입니다.
여전히 창밖을 보면 우주선은 세상을 부유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든지, 시간은 흘러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 우주선 안에 남아있는 생명체는 단둘. 당신과 헬리온 뿐인 것 같습니다.
헬리온은 당신이 기록하던 외계생물이 맞을까요? 그렇지만 생긴 것은 완전히 인간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요.

(생김새로만 판단하기에는... 인간의 형태를 띨 수 있는 외계생물일 수도 있는 법이겠죠. 그리고 다른 연구원들은... ... 답답함에 숨을 길게 내쉽니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4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태양빛을 머금고 굽이치는 머리카락.
마치 야생의 왕, 사자를 닮은 눈.
그리고 잠깐 보였던 보통 사람보다 날카로운 송곳니.
처음 유리창에 붙었을때도 몸에서 환한 빛이 났었고, 사자를 닮았다 하여 헬리온 이란 이름이 붙었죠.
사람 모습을 생각해보면 당신이 알고 있던 존재는 아닙니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혼자 고민해봤자 알 수 있는 건 한정적일 것 같으니까요. ...연구실에 그와 관련해 남아있는 자료가 있을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그와 대화해보든가요. ... 저번에 있었던 일-손가락 하나로 본인을 재운 것 같던-도, 악의를 가지고 벌인 것 같진 않았으니까.)
뭘 하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연구실, 식당, 샤워실. 어디로 가나요?

샤워실의 바깥에는 갈아입을 수 있는 셔츠나 바지 등이 놓여 있습니다. 개인 물품과는 별개로 이런 것까지 갖춰 둔 것을 보아하니 이 우주선의 여행은 제법 오래될 예정이었나 봅니다.
샤워를 하나요?

적당히 취향에 맞게 온도를 맞춰 샤워를 합니다. 어제 몸에 뱄던 비린 향이 좀 씻겨지는 것 같습니다.
밖에 나가면 또 묻겠지만요.
샤워실은 깨끗해서 다행입니다.

어제와 같습니다.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품들 사이로 기분 나쁜 촉수 덩어리들이 즐비할 뿐입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분명 어제는 없었을 텐데….



맛은... 잘 모르겠군요.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요, 쌓여있는 음식들이 사라지기 전에 구출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이 불투명합니다.

(우선 지금은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잘 씹어 넘기는 데 집중합니다.)
먹고나면 어느정도 배는 찼겠네요.

(연구실로 향할 수 있나요?)

당신이 연구실 근처로 가자 어제 본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듭니다.
생각해보니 어제 불도 끄지 않고 바로 자러 들어갔었죠.


(할 말이 있는 건가. 마이크 앞에 자리를 잡고 상대를 응시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던 그는 당신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내뱉습니다.

안녕, 오랜만이야.
어제도 찾아왔었지?

헬리온. ... 맞습니까? 우리가 그렇게 불렀던.






(그리고 당신을 빤히 바라봐요.)



(물어볼 게 많은데, 우선은... 돌아오는 답을 듣고 생각해보기로 해요.)

이러면 대답이 되었을까?




기준치: | 65/32/13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와씨)
유리 안에 갇혀있는 신은 당신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헤헤 웃어요.)


혹시 바깥에 무슨 일이 있어?



...그게 무슨 뜻입니까?




집이라니, ... 당신의 집으로?

예나 지금이나 당신은 정말 귀여운거 알아?
이름이 뭐야? 당신이 여기서 불리는 단어말이야.

... ... 이전에는 저를 다르게 불렀다는 겁니까?

(그리고 하하 웃어요.)


우주선 안을 구경시켜줄 수 있어?
여기 안에만 갇혀있으니까 너무 답답해.
아, 파스라 불러도 돼?

(... ... 더해서, 본인에게 딱히 해를 가할 생각은 없어보이기도 하니까요. 구경시켜주겠다, 파스라고 불러도 된다. 그 두 가지 답을 모두 담아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어줍니다.) ... ... 딱히 좋은 꼴은 아닙니다. 바깥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래도 부서져 있는 것 같아요. 분명 당신에게 관찰실의 열쇠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파스. 나 너 안아봐도 돼?


당신 턱에 아슬아슬하게 닿는 작은 키. 하지만 심장이 맞닿는 느낌이 들어요. 평온해집니다.


아, 여기에는 뭐가 있어? 알려주면 안돼? 너가 어떻게 살았는지, 뭘 먹고, 뭘 입고 또... (그리고 음, 조금 생각하는듯이 손가락을 접어가며 종알거려요.)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연구를 하고, 의식주를 해결하고, 가볍게 운동을 하고, 가끔은 취미활동을 즐기고... (그러면서 바깥을 내다봅니다. 분명 아수라장 그대로일 텐데.)




(잠깐의 정적.) 다만 다른 연구원들이 모두 사라져서.

(음, 무슨 말을 해야하더라...의 기색입니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남지 못하는 생물이었지?
걱정하지 마. 내가 도와줄게.



(그래서 그냥 하하, 웃어보이곤 손 잡은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요. 비록 난장판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꼴이래도.)
헬리온은 천진난만하게 주변을 둘러봅니다.
어디를 먼저 가나요?
현 위치는 연구실입니다. [조종석], [선실], [식당], [샤워실]을 헬리온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새하얀 복도에 방이 늘어져 놓여있는 장소였습니다. 당신의 방도 한구석에 있죠. 생체인식을 통해 각자의 방을 열 수 있으므로 당신이 찾아가 볼 수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복도 맨 끝자락의 열려있던 방]과, [탐사자 당신의 방]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
이상합니다, 홍채인식은 정교하여서 되지 않을 리가 없는데요.


문이야?

(힐끔 시선을 줍니다. 본인의 방이 맞는지 한번 더 확인하고...) 네. 다만 열리지가 않는데...



고장 난 것 같아요. 열기 위해서는 다른 도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열려야 당신이 그곳에서 잠을 청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방은 악취가 너무 심하잖아요.

아무래도 도구가 필요할 것 같아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이 가운데에 놓여있는 식당입니다. 구석의 카운터에는 간단한 취사도구가 있고, 찬장에는 레토르트 식품들이 쌓여있으나….
관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또)
(강행해봐도 되나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역효과다)
체력 -d2

rolling 1d2
(
)
2
2
(12>10)(갑작스러운 반동에 몸이 휘청입니다. 어딘가에 부딪혀 쿵, 하고 제법 묵직한 소리가 나네요.)
왜냐면 당장 당신의 손을 잡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헬리온이 어떻게든 해준다잖아요.


(그러고 보니 헬리온은 멀쩡한가요?)

(그리고 음식들을 바라봅니다.)


(하면서 방금 그 사고때문에 자기 앞쪽으로 굴러온 음식을 꼭 쥐고 바라봐요. 먹는 방법도 모르는 듯 합니다.)


(그리고 킁킁 냄새를 맡고는 미묘한 표정을 지어요.) 사실 음식을 먹을 필요는 없어... 맛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인간은 음식을 먹어야 살아가지?
그럼 지금 먹어둬.

(그럼 잠시 실례, 하듯 손을 들어 양해를 구하고는 통조림 스프를 말끔하게 비웁니다.)
(이것만으로 배가 부르지는 않지만, 당연히. 혹시 모르니 아낄 필요는 있겠지요.)
맛이 이상해요, 상한 것 같습니다. 오래 보존할 수 있게 만들어진 식품임에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손등으로 입을 문질러 닦아내곤 통을 살펴봅니다. 밀봉한 캔일 텐데, 유통기한이 지났을 리도...)
....왜 그런 맛이 났던걸까요?

맛있어?





(식당에 별달리 눈에 띄는 점은 없나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선 내에 당신 말고 생존자가 더 있는 건가요? 그렇다면 발견하지 못할 리가 없을 텐데요.
이 우주선 안은 너무 고요해서 조금의 발소리만 들려도 사방이 울리곤 합니다. 이상합니다

(... ... 일단은 생존자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아보기로 합니다.)







(하고 다시 손을 잡아요.)
근데 나는 거기서 너의 목소리만 기다렸어.
부드럽고 다정해서 기분 좋았어. 앞으로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헤헤 웃어요.)

(하지만 일단 눈앞의 상대에게는 흐릿하게 웃어보입니다. 굳이 굳은 얼굴을 보일 필요는 없을 테니까. 여러모로.)
식당은... 더 보여드릴 건 없는 것 같군요. (하다가 입안에 남은 수프 잔여물이 좀 고약하게 느껴지는지) ... 다른 곳도 살펴보시겠습니까?
(하고 샤워실로 이끌었겠어요. 헬리온에게는 시설 구경을 시켜주고 본인은 볼일을 볼 겸.)


기준치: | 50/25/10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이리저리 둘러보다 다시 당신을 바라봅니다.) 여긴 뭐하는 곳이야?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수도를 찾으며 답합니다.) 여기는 씻는 곳입니다.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헬리온이 샤워기를 잘못틀어서 젖었거든요.


(고개를 이리저리 흔듭니다.)


이건 어디다 쓰는거야?

(손짓으로 얼굴을 닦아내는 시늉을 합니다)






제 볼일은 다 끝났습니다. 구경은 다 하셨습니까?




(조종석으로 향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조종석입니다. 간혹 조종석의 레버가 간간이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자동운행이 켜져 있는 상태로, 우주의 쓰레기들이나 다른 것들에 부딪히지 않게 안전 운행을 하고 있다는 안내문도 함께 떠 있습니다.



(하면서 기기쪽으로 다가갑니다.)


얼마 되지 않아 깜빡거리며 희미하게 불빛이 다시 들어올 쯤에, 통신기기에서 알림이 울립니다.

(그것도 잠시, 곧장 통신기기에 대고 답신을 보냅니다. 통신을 받은 본인은 연구원 소속이며, 생존 인원은 3인 이하로 추정된다느니 하는 내용을 담아서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헬리온은 당신을 보며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그의 뒤편에 끊임없이 검은 우주가, 세상이 넓게 펼쳐져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 ... 뭔가 해주겠다더니, 해 주신겁니까?

기준치: | 16/8/3 |
굴림: | 40 |
판정결과: | 실패 |

아마 한숨 자고 나면 지구에 도착할 수 있긴 할거야.
직원이 뭐라고 했어?

(실험이라든가, 외계생물과의 접촉이 언급됐다는 건.... 지금으로선 전하지 않는 게 낫겠죠.)




(그런 기분을 안고 선실로 향해요.)
그를 연구실에서 꺼낸 것은 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이제 곧 구조될 것이고, 헬리온은 당신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구조된다면 헬리온은 지구에 붙잡혀 실험당하게 될까요? 현재 관찰하게 된 것을 보고하여 알리는 게 맞을까요?
사람들이 헬리온이 당신을 도와준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무래도 닥쳐보지 않으면 모를 일이겠죠,
혹은 헬리온의 정체를 숨기거나 하여 당신과 지구로 돌아가 잘 지내볼 수도 있겠습니다.

(... ...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도통 현실감이 없습니다. 일단은 선실을 확인해보는 일부터.)
홍채인식을 다시 시도해보나요?





(그러다 냅다 올라가서 몸을 움직여봅니다. 그러다 폴짝폴짝 뛰어요. 즐거운듯 웃습니다.) 아하하!!





누워서 쉬어도 됩니다. 헬리온.


(그리고 잠시 고민해요.) 헬리온.


당신은 나를 어떻게 알고 있던 겁니까?

왜냐면 너가 힘들테니까.
나랑 자고 일어나면 얘기해줄게. (헤헤)






(당신에게 손을 뻗으려다 걷어요. 그리고...) 고집쟁이. (이 말만 하고 다시 눕습니다. 눈을 감아요.)

(다시금 누운 상대를 가만히 보다가 이불을 덮어줍니다. 그리고 본인은 침대에 등을 기대어 앉아요. ...피곤하기는, 좀 피곤한 것 같기도.)
당신은 뭘 하나요?

(혼자 열려있던 바로 그 방)

달라진 것이 없는, 심각하게 악취가 도는 방입니다. 살점이 꽂혀있는 침대도 여전하고, 옷가지와 책꽂이도 당연히 같은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 판정.

기준치: | 16/8/3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유의미한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이 아까 봤던 그때와 같은 양입니다.

...아까보다 역합니다.




(옆자리에 있는 헬리온에게 힐끔 시선이 가 닿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많은 게 달라져 있을 거라니.)
(그게 무슨 의미인지, 구조팀이 정말 와줄지, 지금 다 괜찮은 상황인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잠깐 눈을 붙여보기로 해요.)
의외로 많이 피곤했는지 졸음이 쏟아집니다.
눈을 뜨면 사람들이 당신을 찾아내고, 구조되어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서,
당신은 솔라레오 와 여느 때처럼….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쇠가 긁히는 듯한 소리를 동반한 그것은 연거푸 물컹 이며 당신의 머릿속을 파고드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아파집니다, 손발에 쥐라도 난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냥 모든 게 지나가기를 바라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지만, ... ...인간이 저지른 첫 번째 죄는 무엇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하나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뜹니다.)
그것은…. 당신이 처음 연구하던 헬리온과 똑같은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색, 끈적한 액체가 지나가는 곳을 썩힐 것만 같은 불쾌한….
끔찍한 외계생물입니다.

그리고 순간, 잠들었던 헬리온이 일어납니다.
창밖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이 두 사람이 있는 선내를 비춰 헬리온의 표정은 자세히 보이지 않습니다.
헬리온이 일어나자 그 촉수는 계속해서 비명을 지릅니다.
계속, 계속해서요.
방 안에 울리는 소리가 사방을 긁습니다.

(시선을 돌려 애써 헬리온과 촉수를 번갈아봅니다.)
그 뒤 당신의 발목을 놓고, 침대 밑으로 거대한 촉수가 축 늘어집니다.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나요?

별빛에 비친 팔다리는 갈라져 피범벅이 되어있지만 익숙한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얼굴이 터져버렸는지, 방 안에는 그의 이빨과 눈알이 흩어져 알알이 구르고 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온 헬리온은 그것을 맨발로 밟아 터뜨립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알이 터져 퍼진 피가 헬리온의 발목에 맺혀 뚝, 뚝 흐릅니다.
인간입니다.

(뒤늦게 말을 쥐어짜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 ... 방금, 분명히, 왜... 아니. 아닙니다.

그럼 우주선의 복도에서 봤던 촉수 같았던 살점. 그것들도 전부…. 인간이었던 건가?

(온몸이 굳어버린 것 같습니다. 총을 둔 것도, 음식을 먹은 것도 방금 그건가? 그럼 언제부터? 어떻게? 왜? 몸은 굳어버렸는데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갑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확인해봅니다.)
옷을 뒤져보면 주머니에 있어야 할 총 하나가 없어요.
그렇다면, 식당 안에 놓여져 있던 총은......
...복도로 나가보나요?

여전히 뭉근한 악취들이 즐비합니다.
구석구석에 놓여있던 그 촉수들, 헬리온이 앉아있던 조사실 곳곳에 묻어있던 그 촉수들.
당신은 깨닫습니다.
되새겨보면 그것들은 팔다리였습니다.
몸통이고, 뇌이자, 위이기도 하며, 손가락들이었고, 손톱이었고, 머리카락이었고, 갈비뼈이자, 슬개골이며, 동료의 몸이었고 정말로 이들은….






자기들끼리 물어뜯은거지.




사방을 둘러보니 당신의 눈에 띄는 것은 딱 하나가 있습니다. 헬리온입니다.
태양을 모으고 빛으로 가공해 만든듯한 사자. 갈기처럼 퍼져있는 촉수들. 몸 이곳저곳에 달려있는 눈은 징그럽지 않고 오히려 밀수꾼들과 세상 보석감정사들이 탐낼만한 아름다운 것처럼 보입니다.


나를 봤을 때 힘들지 않아?
어떤 기분이 들어?
너가 날 부르던 이름을 기억해?

솔라레오 라이온하트

(반쯤 중얼대는 기색으로 낯선 듯 익숙한 그 이름을 읊습니다.)

나는 널 만나기 위해 여기에 왔어.
나와 함께 돌아갔으면 해서 우주선에 일부러 붙었어.
준비가 다 된 것 같으니까 알려줄게.
너가 정신을 잃지 않을 것 같고, 이제는 내말을 전부 알아 들어줄 것 같으니까.


시공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신화생물.

시공을... ... 제가 말입니까?

추종을 불허했지.


몸과 영혼이 찢어졌거든. 그래서 난 너의 몸을 회수하고 있었어.
너의 영혼은 곧 인간의 몸에 깃들었어. 심지어는 평행한 세계든 아니든 상관 없이.
다른 조각은 쉽게 찾아왔는데 몇 조각은 쉽게 회수하질 못하겠더라.
....너와 같이 있던 인간들이 미친 것 처럼, 인간의 몸과 정신은 너무 약해서 넌 나를 볼 때마다 미쳐버렸어. 이 세상의 진리를 이해할 수 없었지.
하지만 인간은 윤회를 하고, 나도 시공간을 다룰줄 아니까 계속해서 너와 같이 윤회했어.

물론 내가 진짜 인간처럼 모든 기억을 일시적으로 잊고 인간처럼 살아간 곳도 있긴 하지만. 거기는 세상 자체가 그것에 익숙한 곳이었어서.

그...럼.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라는 겁니까. 당신 말대로라면?

(당신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툭 댑니다.)

파스칼린.


손좀 줘볼래? (양 손바닥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손 위에 수많은 행성이 떠다니다, 흩뿌려저 검은 천장에 별처럼 수놓아집니다.

우리가 어떤 사이였고 어떤 형태였는지 내 마음은....
...항상 같았으니까.
비록 다른 사람과 손을 잡을 때도 있었지만, 기억을 잊고 인간으로 살아온 나는 늘 너를......


(수십번, 수백번을 반복해 온 시간선의 몸. 인간은 또 적응의 동물이라, 당신의 품 안에서 제 뺨을 부비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들을 되짚어볼래?
(다른 한쪽 손에 별 하나를 끌어옵니다.)



(하나, 둘…)

당신과 닮은 사람이 서있습니다.
주술이 걸린 꼬챙이에 꿰이고 묶여있는 솔라 앞에요.
얘기를 들어보면 당신은 인간의 나라에서 꽤나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는 자 같습니다.
몸에 상처를 내 피를 흘리자 솔라레오와 닮은 그것이 일어나 당신을 공격하지만, 바로 쓰러집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를 천으로 덮어 그 공간을 빠져나갑니다.



시간은 흐르고 공간도 바뀝니다.
왕의 다음으로 귀한 몸이라는 자가 솔라에게 함부로 대하다 역으로 당하는 일.
신의 안배인 솔라의 힘을 업고 왕위 계승전을 치루는 일.
작은 화원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던 그 날.
솔라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솔라를 당신의 손으로......





그 전에 널 닮은 애를 봤었다 했는데 그 애는 너가 아니었으니까.


버틸만 했어. 권력은 영원하지 않으니까.
언젠간 나를 찾겠지.
(그리고 손을 한번 공중에서 휘두릅니다.)


로브를 쓴 채 혼자 조용히 무언가를 처리하려고 간을 보는 솔라를 당신이 살짝 막습니다.
지금 저건 미끼일 뿐입니다.라고 말도 해주고요.
뿌리를 뽑으려면 언제 오는게 낫다는 둥 짧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당신은 뒷골못에서 벗어납니다.
이 만남을 시작으로 솔라는 정체를 숨기고 당신에게 다가갔습니다.
나중엔 자신이 나라의 높은 사람이라는걸 스스로 밝히긴 했지만요.
두 사람을 똑 닮은 아이 둘도 낳았어요. 스텔라와 아슬란.
어느 날 나라에 전쟁이 발발했을때, 당신은 책무를 다 하기 위해 출전하려는 솔라를 배웅합니다.
말에 탄 솔라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다 허리를 숙이고 입을 맞추면, 당신도 솔라가 쓰러지지 않게 받쳐주고 부적같은걸 건네줍니다.

내가 울면 넌 늘 져줬었잖아. 달래주면서 밤산책 나가자고 하고.
죽고서 다시 헬리온으로 돌아왔을때, 그게 너무 좋았었어.
신화생물이어도, 인간이어도 너는 다를바가 없구나 싶어서...

다를바 없이 느껴져서... 기뻤다면. 다행입니다.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어 아직은 생경한지 말이 조금 느릿느릿하지만, 그래도 음색이 부드럽게 풀려가고 있습니다.)

(낮게 웃습니다.) 여기 시간선의 윤회는 이게 끝이었어. 너의 영혼도 회수했고.
솔라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하늘에서 빛이 다른 별을 끌어와 다른 시간을 보여줍니다.
초능력자와 그걸 제어해주는 관리자가 있는 시간선.
아무래도 신화생물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솔라는 시설에서 약물제어만 받다가 당신을 만나 사회로 나아갈 기회를 얻습니다.
...부모를 죽이고 당신 눈 앞에서 자살해버리긴 했지만요.





기억을 잊고 인간으로 살아가다보면 미래를 알 수 없으니까 작은 선택이 크게 어긋나는 미래가 되는거고...
계속 반복하던 시간선이 그랬어. 태어남부터 죽는것까지. 수십번, 수백번....
너가 날 만났을 때도 있었고 아닐때도 있었어.
그때의 나는 일찍 죽었지만.


그 시간선은 약한 신화생물들이 인간들 보금자리에 들이치는 곳이었거든.
난 거기서 그 신화생물들을 죽이는 역할이었어.
마법소녀라 불렀지.
아직도 기억나. 무너지지 않는 최전선이라는 호칭이.


(다시 공간을 거두고, 제일 큰 별 하나를 손에 쥐어 퍼트립니다.)
두 사람의 첫만남입니다.
초등학교 끝자락 겨울방학부터 전선에 나선 솔라와,
어릴적부터 뒷골목에서 악착같이 살아온 당신.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 전쟁터에서 마주합니다.

너는 스물일곱이었고.
기억을 일부러 잊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했을때, 처음 느꼈던건 늘 똑같았어.
고되게 살아왔구나.




언제 한 번은 너가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지 나를 늦게 찾아왔었는데, 그 때도 나는 얼마 못가 죽었거든.
아예 만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지도 몰라.


힘들어보였거든. 시간선이 어디서 어떻게 꼬였는지는 몰라도... 알고 있는 정보와 다르게 흘러가면 많이 힘들잖아. 나도 인간이었어서 잘 알아.
너는 나를 정말 많이 사랑해줬었고, 다음 생엔 너도 잘 살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을텐데.
어떻게보면 대가가 내가 된 걸 수도 있고...
그런 생각.

부재와 상실로 그 소중함의 크기를 증명해준다는 건 꽤 지독한 방식이군요...

(잠시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다 왼쪽 쇄골과 목 사이에 있는 큰 흉터를 만져요.) 이 흉터, 도끼 비슷한 거에 찍힌거야.
열다섯에. 무슨이야긴지 알겠어?
열여덟에 만난 너는...... 산소호흡기 같은거였지.
야밤에 침대에서 박차고 뛰어나가던 솔라의 발걸음 소리.
며칠 지나고 나선 그 발걸음 소리는 당신을 향했고, 그땐 그닥 친하지도 않은 사이였지만 솔라는 당신에게 품을 빌려달라 합니다.

그런 시기에 만나게 된 것도 어떤 운명의 흐름이었을지. (반쯤 중얼거리듯 그리 말합니다.)

인간의 몸은 참 약해...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며 노는 두 사람. 솔라의 도발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 당신.
담배를 피고, 몰래 우는 당신을 혼자라면 외롭다며 안아주는 솔라.
얼마 가지 않아 당신은 다른곳으로 빠졌지만, 솔라는 당신에게 꾸준히 연락을 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대학교에 가서 방패막이좀 되달라는 솔라의 제안을 수락한 당신. 그렇게 두 사람은 연애계약을 맺습니다.

난... 그러니까, 솔라레오는 사실 안될거라 생각했거든. 저 시간의 너는 선이 정말 명확한 인간이었어서.
그래도 좀 친해졌나 싶었어도 저정도까진 아닐거라 생각했어.

대행이 필요한 건 알겠지만 왜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나일까, 궁금했습니다만.... 나중에 가서는 이유가 그리 중요한가. 싶어지더군요.
그냥,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하고 그에 응해줄 수 있다면 함께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솔라의 병이 점점 악화될 쯤, 당신은 걸어온 길을 청산하기 위해 솔라의 곁을 떠납니다.
누군가에겐 최선의 선택이 누군가에겐 최악의 결과가 되버린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알아도 너는 적어도 뭘 하러 간다고 말해주지도 않았으니까.
힘들었었어. 정말로.
솔라레오 라이온하트로 살땐...

(그러다 돌연, 아까 당신에게 들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 ... 어째선지 당신은 계속... 기다리는 것 같군요. 미안합니다.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자란 마음을 서로에게 보여줍니다.
길었던 시간을 지나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없이 평탄하게 같이 지낸 적도 많았지만 대규모 차원문 전쟁이 일어나서 너에게 약물을 쓴 적도 있었고,
너에게 같은 상처를 주기 싫어서 내가 억지로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었고,
음.... 결혼해서 자식을 낳은 시간선도 있었는데.
아까 처음에 봤었지? 똑같이 생겼어.

... ... 민감하다는 건, 그만큼 변화무쌍하다는 뜻으로도 들리는군요.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최전선이 밀려납니다.
거대한 차원문에서 쏟아져나오는 이계의 것들은 현재 있는 병력으로는 몰아내기엔 역부족이라 결국 징집령이 떨어집니다.
그 곳에서 솔라는 계속 최전선이었고,
자신과 한 조가 된 적도 있고, 능력도 유용한 초능력자인 당신에게 상의도 없이 약물을 투입합니다.
마력억제약물을요.

헤어지든 말든 상관없으니까 분노든 뭐든 나한테 다 쏟아내라 했었나...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사건을, 구조를 앞에 두고서.
... ... 각자가 생각한 최선의 발버둥, 이었던 거겠죠. 그게.

네게 좀 더 안전한 세상을 선물해주고 싶어했었어.

결론은 같았으니까.
(신화적인 존재였다고는 하지만, 직전까지 인간으로 살아온 이는 입이 씁니다.) 어쨌든 솔라레오 라이온하트는 전장에 서고, 파스칼린은 기다린다는 게. 그게 각자의 버티는 방식이었다는 게.

나 뿐만이 아니라 너도 많이 기다렸잖아.
사랑하니까... (당신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두 아이를 품에 안은 당신과 솔라.
전세계적으로 마수웨이브가 시작되어 징집을 피하기 위해 당신은 어릴적에 살던 동네로 아이들과 도망칩니다.
물론 솔라는 전쟁터에 섭니다. 그 나이때까지 무너지지 않는 최전선 이었으니까요.
마수 웨이브가 종료된건 7년 후였습니다.
당신의 노력덕에 잘 자란 아이들과...
두 사람이 재회합니다.

스텔라는 너무 의젓했지.

서로 부단히 노력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모두가... 각자의 전장에 있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비유로도, 직접적인 의미로도.

그건 그렇고... 이상하게 너는 이 시간선에 예속된 것처럼 보였어.
유독 우리 둘만 살다 죽은 일대기가 제일... 널 강하게 잡아두는 것 같았고.
아이를 낳고 삶을 마감한 영혼은 쉽게 얻을 수 있었는데 딩크라고 하지? 그 길은 정말 강하게 엮여있더라.
늘 내가 먼저 죽었잖아. 한 숨 자고 일어나면 너가 죽었는데, 영혼을 회수하기 어려워서 반복하고, 계속 반복하고....
윤회라기보단 루프에 가까웠지. 나도 그때마다 기억을 잊고, 널 만나길 기다리고. 기억을 잊고 시작한거니 기다린건 맞는 말이 아닌가? (하하 웃습니다.)

그럼, 이제는 그 굴레에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당신은 보는 겁니까?



각자 생일을 맞이해서 서로에게 요리를 해주는 모습.
기념일마다 선물을 교환하며 웃는 모습.
손을 잡고 산책을 나가는 모습.
비오는날 영화를 틀어두고 서로 안긴채 구경하는 모습.
운동을 도와주는 모습.
그리고...
밤하늘이 펼쳐집니다.
별빛이 쏟아질것만 같은 하늘 아래에서 두 사람이 서 있습니다.
지금 당신과, 헬리온이라 불렸던 솔라레오가.

프로포즈를 한 뒤에 너가 여기를 보여줬잖아.

(입꼬리가 가벼운 호선을 그립니다. 은은하게 드러나는 환희.) 당신이 답해주지 않았습니까. 제가 선택한 첫 번째 가족이 되어주겠냐는 말에.


아니, 애초에 계속 서있었으니 환상이 걷어진거라고 하는게 맞을까요? 시공을 움직일수있는 존재가 앞에 있으니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건, 발이 땅에 디뎌지는 것과, 다시금 당신의 코를 찌르는 악취들이 느껴지는걸 보니 원래의 장소로 돌아왔다는 점.
당신이 촉수라고 생각했던 존재들은 전부 당신들의 동료, 인간이었다는 점.
당신도 인간의 몸으로 헬리온을 만났기에 점점 정신이 비뚤어졌을 거라는 점...
두 사람이 서있는 하얗고 긴 복도의 사방에는 인간의 팔다리가 꽃처럼 붉게 수 놓여 있어요.

기준치: | 90/45/18 |
굴림: | 1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단지 이들은 헬리온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 찾아와서, 약한 정신을 맞붙잡지 못하고 서로를 괴물로 인식한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죽이고 찢어발겼겠죠.
여러 가지의 사실에 익숙해진 당신만이 실낱같은 이성을 유지하고 헬리온과 단둘이 남게 된 것입니다.

더 많은 기억들이 있을거야. 수많은 윤회와 루프로 다져진건 적은 양이 아니야. 우리는 분명 수십 번을, 수백 번을 만났어.
파스칼린. 인간의 몸에서 벗어난다면 너도 나와 같은 일을 할 수 있을거야.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반짝이는 눈으로 잔잔히 당신을 바라봅니다.)

... ...
인간의 몸에서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냥 이대로... 살아가게 되는 겁니까.

인간으로 남고 윤회하고싶다 하면, 그래도 돼. 그게 너의 선택이라면 난 말리지 않아.
언제 다시 널 이렇게 마주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난 기다리는거 하난 잘하니까. (눈을 살짝 접어 미소짓습니다.)

돌아가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까. (하고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손가락에 끼운 반지가 빛을 반사해 반짝입니다.)

나때문에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아도 돼. 넌 무언가를 탐구할때 제일 빛났어.

아무래도 당신과 같이 있고 싶으니까.

바람도 불지 못하고 햇빛도 들지 못하는 이곳에서 두 존재의 심장이 뛰는 소리만이 들려옵니다.
눈을 감으면 수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갑니다.
윙윙거리는 우주선의 엔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전부 기억할 수는 없지만, 솔라와 걷고 잠에들고 무언가를 약속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일들은 고스란히 당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당연하죠. 그가 당신을 만나기 위해 돌아왔던 상황들.
당신을 되돌려받기 위해,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던 솔라레오...헬리온의 노력은 인제 와서 보상받을 수 있겠군요.
길고 긴 시간이었을 겁니다.
외로웠을지도 모르겠어요.
유리에는 사뭇 달라진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아,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온몸에 열이 납니다. 무언가가 갈라지고, 변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기분이 마냥 나쁘지는 않습니다. 우주선 안에 핀 붉은 꽃 같은 것들이 이 소중한 순간을 축복하고 있으니까요.

(잡히지 않고, 감각할 수 없는, 기체도 고체도 아닌 무언가가 허공에서 끊임없이 반짝입니다.)
(... ... 외로웠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길고 긴 시간을 채워낼 시기가 되었어요.)
헬리온은 당신의 머리쪽에 자신의 머리를 툭 댑니다.
그 어떤 시간선이든,
어디서든,
무슨 일을 하든,
당신에게 꼭 해주던 애정표현을.
황홀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숨을 쉰다면 크게 한 번 쉬어볼까요.

두 존재를 발견한 사람들이 비명을 내지릅니다.
저들끼리 자해를 하거나 죽이고, 서로 간에 소리를 내지르며 저주를 퍼붓기 시작합니다.
신경 쓸 필요는 없겠죠, 이제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까요.
둘이서 어디를 가볼까요?
어느 곳을 다시 찾아서, 어떤 경험을 다시 해보고, 그다음에는 무슨 말을 속삭일까요?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우주까지,
당신도 이제 자유롭게 품에 담아볼 수 있는 이 시간까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