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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유리 창백한 체온

Cthulryu 2022. 9. 12. 20:15

 

 
아니이브금 (GM):이거 현대에유에요 아니면
오리진이에요
시트가달라
 
세팅중 (GM):맞아 그걸 좀 고민해봤는데... ...
 
공에덴:넣엇습니당
 
세팅중 (GM):현대에유면 현대에유만의 맛이 있고 오리지널이면... 둘의 백스토리상 좀 치명적인 어쩌구... 아시죠(CoC 세계관봄)
 
공에덴:고자극 #가보자고
 
세팅중 (GM):ㅋ ㅋ ㅋ ㅠㅠㅠㅠㅠㅠㅠㅠ하........
좋습니다... 실시간 개변 #가보자고
제가 설정날조를 지대많이해서
지문읽다 어라 하시는 부분이 있을수있음....
설정구멍... 있을 수 있음....
같이 조율해보고 싶으시면 언제든 매크로와 함께 말을 걸어주십시오 저도 좋음
 
공에덴:조아요!!!
 
☎:어우창좁아
 
공에덴:어우
지엠의숙명
 
☎:듀얼창으로 띄워놨더니아주그냥꽉꽉(ㅋㅋㅠㅠ)
 
공에덴:꽉꽉
 
☎:
 
공에덴:꽉.
 
☎:오리꽉꽉.
그럼 가봅시다~!~!!
 
공에덴:출발~~~
 
---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했고.
 
휴가!
 
탐사자로서, 일일 선생님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온 두 사람에게도 겨울 휴가가 찾아왔습니다.
 
둘이 함께하는 겨울 휴가는 언제나 특별하고 의미있지만...
 
올해의 여행지는 조금 신선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닷가에 새로 지어진 호텔의 숙박권을 선물받았으니까요!
 
호텔 타 메라.
 
흰 외벽과 푸른 창틀의 조화가 청량하고 시원한 분위기를 낸다고 하더군요.
 
아주 먼 옛날 존재했다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양식을 따 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새도 없이, 두 사람은 늦은 밤에 막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잠에 빠졌으니...
 
오늘이 함께 맞는 첫 아침이겠어요.
 
공에덴:(휴가 전까지 일이너무바빴다구~)
(상황이 그래도 늦게 잠들고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 어쨌든 자신의 배우자보단 늦게 일어났을 느낌입니다. 하지만 품엔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안은 채로 당신을 안고 있었을테죠.)
 
온유리:(그 말대로, 당신보다 먼저 눈을 떴습니다만 굳이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습니다. 그야 당신 품에 안겨서 여유롭게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는 것도 좋으니까요. 그러다 당신이 깬 것을 발견하면) 일어났나? (하고 웃으며 반겨줍니다.)
 
공에덴:(응... 낮게 늘어지는 속울림이 그렇게 대답합니다. 하지만 좀 더 당신쪽으로 다가가 꾹 껴안고 현실과 꿈 경계에 한 발씩 걸치고 있는 듯한 얼굴입니다. 점점 숨소리가 또 골라져요.)
 
온유리:에덴, 자는 것도 좋지만~ 우리 바다까지 왔는데~ (하고 웃으며 당신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쥐고는 코 끝을 가볍게 부빕니다.)
여기 창문 밖으로 바다도 바로 보인다고 했다. 일어나서 같이 보지 않겠나?
 
공에덴:(당신을 끌어안고 있던 팔에 점점 힘이 풀리며 숨소리가 일정하게 변하는듯 하더니 결국 당신의 머리에 입을 맞추며 잠을 몰아냅니다.) ...좋은 아침.
난 너 옆에만 있어도 그게 휴가인데.... (무방비 상태에서 숨쉬듯 뱉던 말도 여전히.)
 
온유리:(다시금 잠에 빠져드는 당신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이내 이마에 와닿는 온기와 귓가에 들리는 말에 작게 소리내어 웃습니다.) 그건 유리도 마찬가지지만... 응, 에덴.
모처럼 근사한 곳에 왔으니까. 에덴과 좋은 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 거다. (하고 먼저 일어나 에덴의 손을 잡고 읏샤, 끌어당겨봅니다. 솔직히 본인의 힘으로 들릴 덩치는 아니겠습니다만)
 
공에덴:(팔이 당겨지자 미동하지 않던 몸이 순간 천천히 일어나 잠시 축 쳐져있다가.... 머리를 긁적이고 느릿느릿 기지개를 핍니다. 저절로 창가쪽으로 고개가 돌아가겠네요. 커튼이 쳐져있다면 자기가 침대에서 먼저 나와 걷고 풍경을 봅니다. 이렇게라도 해야지 남은 잠도 달아날 것 같아서요.)
 
창밖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하늘은 잘 마른 소라색으로,
 
파도 거품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바다는 짙은 감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거기에 흰색에 가까운 색 바랜 모래사장까지 모여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네요.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누군가는 쓸쓸하다고 생각할 풍경.
 
많은 것들이 잠들고 죽었을 계절입니다.
 
공에덴:(나의 어린시절도.)
 
어쩌면 당신은 바다의 마지막을 목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아니, 자신의 어린 날을 떠올린다면, 겹쳐보이는 건 바다의 마지막이라기보다는... ...
 
온유리:(그런 당신의 허리에 팔을 둘러 안으며 자연스레 곁에 섭니다.)
조용하다... 아직 아침이라 전부 잠든 것처럼 말이다. (그리 말하며 에덴을 올려다보고 살풋 웃어요)
 
공에덴:(순식간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갑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드물게 가라앉은 얼굴, 살짝 떠진 눈이 대신 말을 합니다. 나의 많은 것들이 잠들고 죽은 계절. 그래서 겨울은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배우자가 옆에 오자 절로 미소가 그려져요. 턱에 아슬아슬하게 닿는 정수리에 살짝 머리를 기댑니다.)
세상에 우리 둘만 있는 것 같네. (낮게 웃어요.) 배는 안고파?
 
온유리:(그런 옆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립니다. 어떤 기억은 때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다만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다가, 한번씩 모래 알갱이처럼 손에 채이는 것... 그런 생각을 하며 당신을 안은 팔에 가만히 힘을 줍니다.) 그러게나 말이다.
(이후로는 함께 웃어보이곤 답합니다.) 룸서비스 신청해놨으니까, 아마 곧 올 거다.
어떤 게 나올지 궁금하다, 에덴도 그런가?
 
공에덴:(뒤늦게 당신을 마주안아줍니다. 누군가가 했는지 모를 말이 생각납니다. 나는 따듯한 겨울을 두른 사람 이라고. 사실 그건 너가, 여명이 있어서 그렇게 보였던걸지도 몰라. 당신의 머리 뒤쪽을 살짝 눌러 제 가슴쪽으로 얼굴을 묻게합니다. 복잡한 얼굴이어서요. 휴가까지 나왔는데 이런 얼굴은... 별로니까.)
그러게, 여기 조식 맛있다 했나? 가사에서 해방되었을때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옛날 책을 읽었던 것 같아.
 
온유리:(본인을 품에 안는 손길에서 어떤 마음을 읽습니다.소중히 대하고 싶다는 마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그래서 그냥 순순히 안겨 당신의 등을 살살 토닥여요.) 후후, 아무래도 그렇겠다.
 
그렇게 바다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인터폰이 울립니다.
 
딩동―
 
공에덴:왔나보다. 내가 나가볼게.
 
온유리:아, 같이 가보자. 유리도 궁금하다~
 
문을 열어보나요?
 
공에덴:(그거있나요? 안에서 바깥 살펴보는거)
 
있습니다! 인터폰을 확인하나요?
 
공에덴:(확인합니다.)
 
호텔의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리어가 클로쉬가 덮인 쟁반을 들고 서 있습니다.
 
공에덴:(좋습니다 그럼 문을 열게요)
 
문을 열어주면, 비즈니스적인 미소를 얼굴에 걸어낸 직원이 인사합니다.
 
직원: 안녕하세요, 주문하신 룸서비스입니다.
 
온유리:(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합니다.)
 
직원: (이쪽도 살짝 끄덕여 화답하곤) 괜찮으시면 안쪽 테이블에 세팅해 드리겠습니다.
 
공에덴:(고개를 끄덕이고 길을 비켜줍니다.)
 
직원은 안쪽으로 들어와 룸의 테이블 위에 쟁반을 올려놓습니다.
 
이후 식기도 함께 세팅해준 뒤 다시금 고개를 숙여 의례적인 인사를 하곤 돌아가네요.
 
직원: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공에덴:(의례적으로 인사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온유리:고맙다. 감사히 잘 먹겠다!
 
방문이 닫히고, 유리는 테이블에 착석해선 의자를 두드립니다.
 
온유리:식사하자, 에덴~ (이후로는 뚜껑을 열어봅니다.)
 
공에덴:신났네~ (동생 보는 투로ㅋㅋㅋ 얘기하고 같이 뚜껑을 열어봅니다)
 
온유리:그럼~ 신난다~ (헤헤 웃으며 음식을 구경해요)
 
2인분의 아침 식사가 들어있습니다.
 
튀긴 호박 꽃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에그 스크램블과 테두리를 잘라낸 식빵, 견과류와 유자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
 
거기에 후식으로 마련된 복숭아 판나코타까지.
 
아침 식사의 정석이면서도 소홀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아, 바닷가의 호텔답게 신선한 생선 회와 레몬즙을 뿌린 문어 요리도 나왔네요.
 
온유리:(식탁 위에 놓인 음식을 구경하는 눈빛에 흥미가 가득합니다.) 우와, 맛있어 보인다~
 
공에덴:그러게....
그럼 밥 먹을까? (하곤 식기 들어요. 당신이 먼저 입에 가져가기 전까진 안 먹을건가봅니다.)
 
온유리:아, 응. (본인도 후다닥 식기를 듭니다. 이내 샐러드를 포크로 쿡 찍어 입에 넣곤 에덴을 곧장 봐요. 당신도 어서 먹으라는 듯한 얼굴입니다.)
 
공에덴:(ㅎㅎ.. 그런 얼굴 보다가 자기도 천천히 샐러드부터 입에 넣습니다.)
(과연 맛은? 당연히좋겠지)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입에 넣자 새삼 방주때와 현재 노아의 상태가... 새삼 달라진게 느껴집니다. 그땐 과일 하나도 비싸서 금품이나 다름 없었는데 말이에요. 입이 점점 느려집니다. 사색에 잠기는 이유는 역시..... 잠시 창가쪽으로 눈을 돌리다가 다시 식사에 집중해요.) 맛있어?
 
온유리:(비슷한 감상이었는지 입에 음식을 넣고 음미하는 태도에서 은근한... 학구열이라고 할지, 탐구심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이내 당신이 그리 물어오면) 응, 맛있다. 에덴도?
 
공에덴:(다른결의 눈빛이 느껴지자 당신답다는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응. 너랑 먹으니까 더 맛있는것 같아.
 
온유리:(당신은 본인과 또 다른 느낌을 받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가... 배시시 웃으며 답합니다.) 유리도 마찬가지다. 에덴이 없었으면 이만큼 맛 없었을 거다.
 
공에덴:(그런 당신이 사랑스러워서 늘 보여주던 표정이 절로 지어집니다.) 응. 모자라면 내 껏도 가져가고. (하면서 먹는동안 어느쪽에 더 식기가 많이 가는지 체크해둘게요..)
 
온유리:(알고는 있었지만 철두철미하다 에덴...) 응, 충분히 먹되 무리하지는 마라.
 
두 사람은 바다를 앞에 두고 아침 식사를 즐깁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는 음식은 가히 일품입니다.
 
음식 자체가 귀하디 귀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묘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네요.
 
여하튼, 음식의 맛은 굉장히 훌륭하여, 아침의 무딘 입맛마저도 생생하게 돋웁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며 둘이 함께 즐기는 아침 식사라니.
 
적어도 나쁜 감상을 주진 않은 것 같군요.
 
공에덴:(그렇습니다. 가라앉아있는 과거의 부산물과 현재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분리되어야 하니까요. 후자만 놓고 보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또 오고 싶을 정도로.)
(암튼 유리가 손이 많이 가서 빨리 사라진 요리가 다 비워지기전에 자기껄 덜어줘요.)
 
온유리:(당신이 바다를 지켜보던 눈을 떠올리며 바다와 식탁 위를 조용히 번갈아 보다... 바쁘게 먹을 걸 덜어주는 당신의 손길을 알아채면 부드럽게 웃습니다.) 고맙다, 에덴.
 
공에덴:(제일못하는걸)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그냥 유리가 좋아하는거 많이 먹었음 좋겠어요)
(설마안먹은거아니지?)
 
유리가 냠냠 맛있게 먹는 음식들에 눈길이 갑니다.
 
평소 잘 먹을 일이 없는 음식이라서인지 그릇 위에 회가 몇 점 놓여 있네요.
 
바닷가가 근처라 그런지 유난히 싱싱해 보입니다.
 
... ... 라고 감탄하는 것도 잠시, 어라?
 
유독 푸르스름한 빛을 띄는 한 조각이 눈에 띕니다. 설마 상한 건가?
 
그런 감상이 듦과 동시에,
 
온유리:(바닷가를 구경하고, 당신을 지켜보면서 식사를 하느라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요? 젓가락으로 푸른 회와 다른 회를 함께 집어 입에 쏙 넣습니다.)
 
공에덴:(그 전에 막진 못했을까요? 막지 못했다면.... 그걸 보고 크신판정 해보고싶은데 안되겠죠?)
(알감자뵤 상한거 먹고 탈나면 어캄???ㅠㅠㅠㅠ)
 
☎:입 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발견한 것이라 막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크신 판정은... 일순 본 거니까 패널티 하나 넣고 판정해보실래요?
 
공에덴:(좋습니다 안될거 알지만...)
 
공에덴:
크툴루 신화
기준치: 33/16/6
굴림: 373624
+2: 보통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보통도 어림없네)
 
어라, 설마 상한 거 아닌가.
 
다행히도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온유리:(입을 우물거리다가 돌연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이내 꿀꺽 삼키고는 중얼거리듯 말해요.) 맛있다...
 
공에덴:(잠시 좀 굳은 얼굴로 당신을(입쪽을) 빤히 쳐다보다가 맛 이상하지 않았냐고 물으려는 동시에 나온 감탄에 그냥... 긴장을 다시 풀어요.)
 
온유리:(이후 시선을 내려 접시 위를 뒤적거립니다.) 방금 먹은 회, 다른 거랑 달랐나? 유난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에덴도 먹어봤으면 좋겠는 맛인데... (쓰지 않은 식기로 접시 위를 뒤적거립니다)
 
공에덴:(빠르게 제 쪽에서 비슷한 조각을 찾아봅니다. 설마 먹었나?)
 
당신의 접시 위에는 그런 푸른 회가 보이지 않습니다.
 
온유리:(접시 위를 쓰지 않은 식기로 뒤적거리다가 달라 보이는 부위가 보이지 않자 이내 포기하고... 조금 아쉬운 얼굴로 마저 식사를 이어갑니다.)
 
공에덴:(생각이 잠시 많아지는듯 입가가 천천히 느려졌다가 다시 원래 속도로 돌아와요. 괜찮아.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 줄 수 있어.) 괜찮아, 누가봐도 표정이 천상에 갔다 온 느낌이라 딱 봐도 알겠던데.
 
온유리:그 정도였나? (아하하, 조금 쑥쓰러운 듯 웃다가 포크로 쿡쿡 음식을 찍어 먹으며 에덴을 봅니다. 평소보다도 영 식사를 못 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에덴, 부족하진 않은 건가?
 
공에덴:응? 나 원래 적게 먹잖아. (감쪽같이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합니다.)
왜? 더 줄까?
 
온유리:(빤히 접시 위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어쩐지 방금 먹은 회의 맛이 입에 감도는지 조금 입술을 우물댔다가) 아니다. 이 정도로 충분하다! 고맙다.
 
평화로운 식사시간입니다.
 
맛좋은 음식, 아름답고 조용한 바닷가.
 
오랜만의 휴가 첫날에 걸맞는 아침인가요?
 
공에덴:(식사만 보면 그렇죠. 그 푸른 무언가를 뺐다면... 정말 완벽하게 걸맞는 아침일텐데. 평화롭고 맛 좋고 아름답고 조용한 이 순간의 속은 그저 시끄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웃습니다. 분위기 망치지 말자. 스스로를 믿어야 할 시간이 올 수도 있겠다며... 다짐도 합니다.)
 
...복잡한 당신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끝까지 식사를 마친 유리가 이내 바닷가를 내다보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온유리:에덴, 혹시 밖에 나가서 좀 걷는 거 어떤가?
아침도 먹었겠다, 소화도 시키고 주변 풍경도 좀 구경하고 말이다. (그러다 살짝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덧붙여요) 원치 않는다면 방에서 좀 더 쉬어도 괜찮고? 유리는 다 좋다.
 
공에덴:(마침 똑같이 식사를 다 끝내고 식기를 내려놓습니다.) 좋은데? 감기 걸리지 않게 옷 잘 입고. 아프면 서럽잖아.
 
온유리:응, 물론이다. 에덴이야말로 옷 단단히 입고 말이다. (이후 그런 당신을 보다가 음... 하는 기색으로) 하긴, 유리가 아프면 에덴이 분명 고생할 테니까... 조심하겠다.
 
테라스 창을 타고 들어온 바람은 선선하고, 짠 내가 가득 묻어 있습니다.
 
서로 당부한 대로,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가보는 게 좋겠네요.
 
공에덴:(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그런 유리 빤히 보다가 그냥 머리 두어번 크게 헝클고는 먼저 옷갈아입으러 갑니다ㅋㅋㅋㅋ)
 
온유리:(빤히 바라보는 눈빛을 가만 마주보다가 이내 머리가 헝클어지면 우아악 소리를 냈다가 따라 들어갑니다ㅋㅋ)
 
준비를 하고 나가나요?
 
공에덴:(꽁기꽁기 붙어나갑니다)
 
온유리:(꽁기꽁기)
 
두 사람은 아침 바다를 거닐기로 하고, 꼭 붙어서는 1층 로비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이 머무는 호텔 타 메라는 신축 건물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반지르르하며 섬세한 인테리어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의 로비부터 최고층의 객실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마저 끝없이 넓으니……
 
세계를 재건하면서 처음으로 세운 호텔이라 더욱 신경을 쓴 걸까요.
 
이 호텔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더 설명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겠죠.
 
☎: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에휴)
(강행해볼게요)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타 메라...
 
Ta-Mera... ...
 
처음에 곧장 떠올리지는 못했지만, 들어본 적 있는 이름입니다.
 
언젠가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 접해본 적이 있어요.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졌던 이집트의 옛 이름.
 
낱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호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온유리:(주변을 둘러보며 우와... 하는 기색입니다.)
 
공에덴:(같이 신기해하는 얼굴이다가,) 아.
호텔 이름이 옛날에 이집트라는 나라의... 옛 이름에서 따온 것 같아.
왜, 한국이 조선이었다가 한국으로 바뀐것처럼.
 
온유리:아, 그거 좋은 것 같다.
 
공에덴:뜻은 바다의 나라.
 
온유리:(우와~ 하면서 바깥 풍경과 내부를 번갈아봤다가 배시시 웃어요) 여기, 세계를 재건하면서 처음 지어진 호텔이니까... 어쩐지 이런저런 의미를 담아 지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공에덴:그러게~ (하지만 이정도라면 일반 시민들은 이용하기 힘들지 않나... 가격대 생각하기.)
(됐다. 이런것까지 생각해선 끝도 안나겠네. 상념을 끊어냅니다.) 나가기 전에 잠시 로비도 둘러볼까?
 
온유리:(당신의 낯에 얼핏 비치는 빛에 잠시 함께 말이 없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응, 좋다. 어디부터 보겠나?
 
공에덴:(현재 저희 위치가 어디일까요?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막 내려왔으니 그 근처에 서 있었겠어요.
 
공에덴:(그럼 우선 지도를 보겠습니다~)
 
우측 벽에 붙은 지도에는 호텔의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입장이 가능한 모양이네요.
 
공에덴:(아쿠아리움이랑 미술관도 있었구나. 손목에 찬 시계를 봅니다. 현재 시간은 몇시인가요?)
 
시간은 얼추 아홉시 십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공에덴:산책하고 와서 여기도 가볼까? (미술관과 아쿠아리움을 가리킵니다.)
 
온유리:(고개를 끄덕입니다.) 좋다! 유리도 그렇잖아도 궁금했다.
 
공에덴:나도. 무슨 작품이 복원되어있을까? 새 화가 작품일까? (하며 데스크 눈으로 훑을게요)
 
온유리:그러게나 말이다. 어떤 그림들이 있으려나.
 
데스크에는 아침에 식사를 가져다준 호텔리어와 같은 유니폼의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데스크 옆에는 세로로 긴 플래카드가 서 있네요.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모양이에요.
 
호텔의 시설을 자랑하는 팸플릿도 옆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공에덴:(팸플릿을 하나 쥐어봅니다. 그 외로 특별한건 없나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적힌 바다색 팸플릿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스크답게 시간을 알려주는 큰 시계가 째깍째깍 돌아갑니다. 딱히 특별한 점은 없네요.
 
직원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면 물어보아도 좋겠고요.
 
공에덴:(팸플릿을 읽고... 하나 챙기고... 우선 딱히 물을 게 없으니 뒤쪽에 있는 유리관을 구경합니다)
 
온유리:(옆에서 같이 팸플릿 읽다가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요)
 
로비의 정중앙을 차지한 둥근 유리관에 눈길이 갑니다.
 
기둥보다 훨씬 두꺼운 그 관은 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검은 유리는 선팅이라도 한 것처럼 안을 비추지 않아,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온유리:(기웃... 기웃기웃...) 새카맣다. 그냥 기둥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공에덴:그러게... (그게 그냥 냅다 얼굴 비춘다면 은근슬쩍 유리 볼이나 찌릅니다)
 
온유리:(쿡. 찔립니다.)
(똑같이 쿡. 에덴 볼 찔러봅니다)
볼은 에덴이 더 말랑하면서~
 
그러고 보니 스쳐가듯 본 플래카드에 얼핏 미술관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던 것 같습니다.
 
냅다 얼굴만 비추는 기둥을 뒤로 하고 플래카드나 읽어볼까요?
 
공에덴:그건 맞지만~ (유일하게 거의 부정을 안한 부분입니다. 옅게 웃으며 플래카드나 읽어봐요)
 
플래카드 또한 팸플릿과 마찬가지로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플래카드 위에 새겨진 희고 간결한 글씨들이 금세 파도의 물거품처럼 흩어질 것 같습니다.
 
온유리: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플래카드 위의 활자를 또박또박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무엇을 주제로 삼은 걸까요?
 
적어도 당신 옆의 배우자는 굉장히 흥미로워하는 얼굴이네요.
 
공에덴:(심해까지 갈 여건이 안될텐데 어떻게 복구해놨으려나? 실제로 살아있는것들을....) 시간이 아직 안됐으니까 산책하고 바로 보러오자.
 
유리는 역시나 순순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편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지능 판정 혹은 자료 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무엇을 위해 어떤 판정을 해보나요?
 
공에덴:(어떻게 복구를 해놨을까에 대한 지능판정을 해보겠습니다. 들어본 기술중에....)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생각합니다.
 
미술관의 전시라면, 기록을 바탕으로 창작한 회화를 걸어놓았다는 걸까?
 
기록의 종류는 다양하겠죠. 관찰과 수집을 바탕으로 한 연구일지일 수도, 혹은 사람들의 상상력이 가미된 구전일 수도...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다른 구석으로 생각이 튈지도 모르겠습니다.
 
깊고, 빛이 닿지 않아 흔히 말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다뤄지는 곳이 바로 심해.
 
그럼에도 "아름답다"라고 흔히 말하는 것을 찾아보자면 커다란 고래, 빛을 내는 해파리, 꽃밭처럼 펼쳐진 산호의 땅...
 
그런 것들을 다룬 전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에덴:(취향은 다양하지만 대중성을 생각하면.... 아니 이런것까지 여기서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검은 유리쪽으로 가요. 가면서 계단 슬 훑고싶은데 특별한건 없죠?)
 
계단에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전시회가 위에서 열리고 있지만 지금은 관람 시간이 아니니까요.
 
한편 검은 유리는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온유리:(유리 앞에 선 유리)
 
공에덴:(아ㅋ)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통 알 수 없습니다.
 
공에덴:(이중창)
 
전부 유리로 이루어진 탓에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온유리:(유리 앞에 서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돌연 당신을 보고 손가락으로 유리와 본인을 가리킵니다) 이중창~
 
공에덴:(ㅋ ㅋ ㅋㅋ 그런 유리 보고선 웃습니다.) 하... 서유리랑 서있을때도 그 소리 해봤어?
 
온유리:(ㅋㅋ 웃었다가) 물론이다. 유리도 꽤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는데~ (후후 웃었다가 갑자기 조금 진지하게) ... ... 아닌가?
 
공에덴:아냐, 걔는 그런거 좋아했으니까 분명 진심으로 맘에 들어했을걸? 되려 다른 애들한테 말했을 성격이잖아.
 
온유리:역시 에덴도 그렇게 생각하나? (하고 까르르 웃습니다. 검은 유리에 조금 더 다가가서 빤히 구경해요.)
 
공에덴:(그런 유리 뒤에서 보다가 안에 뭐라도 있나~ 싶어서 유리에 손 대고(미화원분들 죄송합니다) 안 살펴보고싶어요)
 
유리(중의적의미)에 가까이 다가오면, 여전히 거울이나 다름없는 표면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동시에,
 
공에덴:
듣기
기준치: 47/23/9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걸?)
 
보글보글... ...
 
공에덴:(보글보글?)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온유리:뭔가 보이나? (본인은 딱히 들어오는 게 없는지 슥 뒤로 물러나요)
 
공에덴:(물? 배수관 소리랑은 다른데.)
(그러면 검은 유리관도 유리처럼 확인 가능한가요?)
 
공에덴:
듣기
기준치: 47/23/9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
 
 ☎:?
 
공에덴:(이거 오리진아니죠?)
 
☎:왜이런
 
공에덴:왜이런시날을오리진에넣을려고하시냐고요?
 
☎:ㅋㅋ...ㅎㅎ...^^)
 
공에덴:한줌 행운 사용해볼래요
 
☎:좋아요~
 
공에덴:29>28
 
☎:그래서 행운쓰시겠다는 의미셨구나 모...몰랐어요 여하튼 적용해서~
 
유리관도 마찬가지로 살펴보려던 차, 자동문이 열러 순간 소리가 묻히는 듯 했지만...
 
보그르르....
 
하고,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소리를 포착해냅니다.
 
온유리:(쫑쫑쫑...) 여기서도 뭔가 발견했나?
 
공에덴:(뭔가 있다. 하지만.... 아까 유리가 먹은게 생각이 나서 함부로 떠날 수는 없는 상황 같으니까... 그냥 옆에 오는 배우자 보다가,) 응? 아니? 정말 뭐 안보이나 싶어서. 이제 산책갈까?
 
온유리:음, 그냥 기둥은 아닌 것 같으니... 어쩌면 지금은 가동을 안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했다가 곧 당신과 팔짱을 끼고) 응, 좋다!
 
로비를 지나 바깥으로 나가나요?
 
공에덴:(바깥으로 나갑니다.)
 
자동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비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물씬 밀려옵니다.
 
얕은 계단 세 칸 아래, 경사 길을 조금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집니다.
 
온유리:(킁킁, 바다의 냄새를 맡는 코끝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내려옵니다.)
 
겨울 특유의 건조한 공기.
 
바닷가에서부터 밀려오는 짠 내와 물 비린내.
 
날을 잘 벼루어둔 칼바람이 모래사장 위를 내달립니다.
 
당신은 눈을 좋아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네요.
 
눈을 닮은 흰 입김만 푸스스 번지고 있으니까요.
 
공에덴:(시리고 아립니다. 추억처럼요. 마음이 허한건 어쩔 수 없어 그저 옆에 있는 작은 배우자가 덜 춥게 조금 더 바람을 맞거나... 손을 꼭 잡고 주머니에 넣거나 그럽니다.)
(눈을 닮은 입김. 눈. 눈....)
역시 겨울에 아침이고 바다라 내륙보단 더 추운 것 같아. 그치?
 
온유리:어쩌면 막 나와서 더 추운 것도 있을지 모른다. (꼭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어 잡고는) 걷다 보면 덜 추울 거다. 옆에 유리도 있고. 여차하면 안아 주겠다~ (아하하 웃으며 익살스럽게 말해요)
 
공에덴:(같이 웃어줍니다. 그리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이 없으면 입을 맞출 듯 다가오다가,) 아까 로비 까만 유리들 안쪽에서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어.
 
온유리:(입이라도 맞출 듯 바투 다가오는 당신을 보고 입을 살짝 달싹이다가, 이내 이어지는 말에 앗. 하고 귀를 기울입니다.) 거품 소리?
 
공에덴:응. 배수관 소리도 아니야. 거품소리.
(그리고 기습으로 입을 짧게 맞췄다 뗍니다ㅋㅋㅋ)
 
온유리:거품... 보그르르, 뭐 그런 소, (하다가 기습처럼 이어지는 입맞춤에 우앗, 합니다ㅋㅋ 하지만 나쁘지않은지 끌어당겨 한번 더 짧게 입맞췄다 떼고 웃어요)
 
공에덴:(같이 맑게 웃다가 당신을 꽉 껴안아버립니다. 반쯤 장난으로, 반쯤 간절한 음성으로 한 마디를 뱉어요.) 그러니까 혹시 몸이 이상하다 싶으면 내게 말해, 알았지?
 
온유리:(가볍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말 아래 놓인 무게를 알아챈 모양인지, 당신의 등 위에 얹힌 손이 순간 굳습니다.) ... 우리, 옷 단단히 입고 나오지 않았나! 걱정하지 마라, 에덴.
 
주변은 여전히, 무척이나 고요하고 한적합니다.
 
어쩌면 아까의 감상이 다시금 올라왔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가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온유리:(그렇게 당신을 꽉 안고 얼마간 토닥이다가, 주변이 눈에 들어오면 아, 하고 나지막히 말합니다.) 사람이 정말... 없기는 없는 모양이다. 가게들도 전부 닫혀 있고 말이다.
 
공에덴:(이렇게 줄이는구나)
그러게.... 아무리 비수기여도 몇 명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러면 다시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부두 구경가볼까?
 
정적을 깨고 바다를 스치는 파도소리가 요란합니다.
 
어쩌면 복잡한 당신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느꼈을까요?
 
당신이 어떤 감상을 받았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로 부두가 보이고...
 
유리는 발걸음을 옮기는 당신의 곁에 총총 따라붙습니다.
 
당신에게 팔짱을 꼭,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끼고서요.
 
공에덴:(그런 팔짱의 손을 잡고 다시 주머니로 직행시킵니다ㅋㅋㅠㅠㅠ) 우리 여기 몇박 묵는거더라?
 
온유리:(주머니로 직행하는 손을 내려다보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손가락 꼼지락댑니다) 음~ 여기 호텔에서는 3박 일?
(4일! 으붑, 혀 깨물었다고 합시다)
 
공에덴:아이고, 얼마나 추우면 혀도 깨물까.... 아니면 고기가 모자랐어? (하며 가벼운 농담을 던집니다.) 많이 추워?
 
온유리:아, 아니다! 그냥 실수한 거다, 에덴... (어깨에 얼굴을 살짝 기댔다 맙니다)
유리 따뜻한 편인 거 에덴이 제일 잘 알면서.
 
공에덴:(푸하하 웃습니다.) 따듯한거랑 추위 잘느끼는거랑은 별개니까.
그래서 나오니까 어때? 좋아?
 
온유리:유리, 따뜻할 뿐만 아니라 추위에도 강하다. 이것도 에덴이 제일 잘 알면서 말이다. (어깨를 딱 펴고 조금 익살스럽게 말했다가)
응, 좋다. 바닷가의 잔잔한 풍경도... 에덴하고 같이 걸으면서 지내는 시간도 전부.
 
공에덴:(당장이라도 꼭 껴안고 뺨을 부비고 싶은데 사회적 체면이라는걸 알고도 남는 나이라 그냥 삼킵니다. 호텔에 들어가면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배우자를 쳐다봅니다.) 생각해보니 곧 있음 내 생일이네.
 
온유리:(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언제나처럼 사랑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쯤 보지 않아도 알았기 때문에 눈을 접어 웃습니다.) 시간 참 빠르다. 벌써 한 해가 이만큼이나 지나갔단 말인가?
올해는 어떻게 축하하고 또 인사하면서 보낼까... 유리, 고민 중이다.
 
공에덴:그냥 예전처럼, 지금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건강하게 내 옆에서 지내주면 되는데. 그걸로 충분해, 유리야. (어쩌면 당신에게 제일 무겁게 다가오는 소원일수도 있겠습니다.)
 
온유리:아~ 응. 그럼, 에덴. (어쩐지 덜걱거리게 됩니다. 그 말의 무게를, 말에 담긴 마음의 무게를... 결코 모르지 않기 때문에요. 맞잡은 손을 꼼지락대다가 주머니에서 슥, 꺼내서는 잡지 않은 손으로 에덴의 손을 문질문질합니다.) 유리도... 에덴이 그래주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에덴이 유리 옆에서, 행복하고 평안하게 지내줬으면 하는 게 유리 바람 아니겠나. 그러려면 역시 유리도 잘 지내야겠지, 응...
 
공에덴:(살 위로, 천 위로 배우자의 손이 둘 다 올라오자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어쩐지 당신의 얼굴이 슬퍼보여서 당신에게 잡히지 않은 손의 장갑을 벗고, 붉게 얼고있는 뺨 한 쪽에 댑니다.) 그러게. 그러면 참 좋은데 세상이 우릴 가만두질 않네. (작게 웃어요. 방주때 임무처럼 자잘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러 다닌걸 생각합니다.)
 
온유리:(장갑을 벗고, 기꺼이 맨 살갗의 온기로 자신의 뺨을 데우는 손길이 퍽 다정하니 마음이 아립니다.) 그래도, 에덴... 우리,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에덴이 태어난 날을 조금 더 특별하게 축하하고, 좋은 일이 생기면 기쁘게 웃으면서... (뺨에 얹힌 손에 얼굴을 기대면서, 한 손을 빼 손등을 덮어줍니다. 이렇게 두 손 모두, 당신의 양 손 위에.)
 
공에덴:...... (콧잔등이 찡해져 애써 입 안에 힘을 줍니다. 겨울의 아리고 시린 냄새도, 칼바람의 소리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저 당신이 내어주는 재단할 수 없는 사랑이... 세상에 있는 단어로 형용할 수 없어서... 이게 독이라면 이대로 죽어도 좋을텐데. 죽지 않고 중독만 되는걸 보니 마약인가봅니다.)
응, 노력할게... 다치지 않고 유리 너 옆에서....
우리 더 많은 것들을 보러가자. 가서 사진도 찍고, 찰나를 영원으로 남겨서 나중에 거동이 불편해져 이때만큼 나가지 못해도 앨범에 새겨진 찰나를 보면서...
그때를 새기면서....
......유리야. (뺨에 닿지 않은 채로 잡힌 손을 빼서 당신의 다른 뺨에 가져갑니다.)
 
온유리:(당신이 조용하게 건네는 말을 가만히, 숨죽여서 듣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담아놓겠다는 것처럼요.) 응, 그럼. 유리도 바라는 바다. 그러고 보면 에덴 덕분에 사진으로 남긴 추억이 얼마나 많은지. (하고 눈물이 나와도 흐릿하게 웃어보였다가)
응, 에덴. (하고 시선을 올려 당신을 마주봅니다.)
 
공에덴:(그래도 이미 촉촉히 젖은 눈동자와 눈아래가 보여 자기도 조금 눈물을 참습니다. 기쁜 웃음이 저절로 지어집니다. 3년이 지났고, 그 짧은 시간동안 당신에게 받은 사랑을 돌아보고, 숨 못 쉴 정도로벅차올라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삼킵니다. 지금 이 모든것들을 당신에게 표현해줄 말은 단 한마디 뿐이에요.) 사랑해.
(그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입을 맞춥니다. 아무리 찬 공기가 얼굴을 얼리고 까슬하게 만들어도 개의치 않다는 듯이 진심을 녹여내서.)
 
온유리:(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불안하게 만들까요. 조용히 휴식을 즐기러 온, 그저 우리 둘 뿐인 고즈넉한 바다에서마저... 가슴께가 뻐근하게 저려옵니다. 하지만 당신의 미소를 앞에 둔 이상 울어버릴 수는 없는 일이에요. 함께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고는 같은 언어로 화답해요.) 응, 에덴. 늘 느끼고 있다.
(이내 가까워지는 당신의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놓고 입맞춤을 받아들입니다. 추위가 일으킨 까끌함도, 버석한 감촉도 전부 상관 없다는 것처럼요.)
 
바다 앞에서 서약하듯 짭조름한 입맞춤을 나누고, 두 사람은 천천히 모래사장 위를 걷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의 볼거리 중 하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이라고 했죠.
 
색을 잃은 모래가 창백하게 흩어져, 소금으로 가득 찬 듯한 이 곳.
 
발 아래 까끌까끌하게 굴러 들어오는 것들은 이곳이 아스팔트가 아니고,
 
도로가 아니며,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나게 합니다.
 
자박자박, 그렇게 모래 위를 걸어가던 당신은... ...
 
공에덴:(너무한거아님?)
기준치: 29/14/5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모래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닷물에 흠뻑 젖고, 모래 알갱이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공에덴:(배우자랑 부둣가로 걸어가다가 눈에 들어온걸 보고,) 유리야. 저기 뭐 안보여? (하고 호기심 유발시켜요 하ㅠ)
 
온유리:응? 뭐가 있나? (눈 찌푸리고 모래사장 위를 빠아안히 봐요)
 
공에덴:저기. (하면서 그쪽으로 가봅니다, 뭐가 보이나요? 행운의 편지?)
 
온유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공에덴:(저런)
 
온유리:(안 보 인 다!)
으음~ 눈부시다. (하면서 에덴 옷자락 꼭 잡고 털레털레 같이 가봐요)
 
당신이 발견한 그것은...
 
비늘입니다.
 
푸르스름한 색의 비늘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공에덴:?
(곰돌이푸짤)
 
빛을 반사할 때마다 그것의 색은 붉고, 푸르고, 노랗게…… 오색으로 물듭니다.
 
공에덴:(크신판정 가능할까요?_)
(아니면 지능어려움 해볼래요)
 
비늘은 작은 조개껍질만한 크기입니다.
 
☎:어려움이 아니어도 됩니다!
 
공에덴:(물고기가 여기까지 와서 비늘을 둘 순 없는데.)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단언컨대, 어류 중에 이런 비늘을 가진 물고기는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아니, 어쩌면 경험의 산물일까요?
 
매끈하고, 기묘하게 빛나는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창백한 물질임을.
 
정체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분이 가라앉기에는 충분하죠.
 
공에덴:...신화.
 
온유리:(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에덴의 말에 손에 든 것을 봅니다.) ... ...응?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착.)
 
☎:이성치 손실 없습니다! 에.덴아.
 
공에덴:(저절로 호텔쪽으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설마 아쿠아리움엔 심해에 잠들어있던 신화를 데려다 둔건가?
 
온유리:(같이 호텔 쪽을 봤다가 비늘을 봅니다. 에덴의 말에 얼굴이 묘... 해지고 흠, 합니다.)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알아봐서 나쁠 건 없겠다.
(주머니를 뒤적대다가 무기랄 걸 챙겨오지 않았음에-당연하지만-빈 손을 꺼내곤) 일단 밖에 나왔으니 주변을 좀 살펴보고 가는 건 어떤가?
(이후 자연스레 모래사장을 살폈다가) 딱히 물고기의 사체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공에덴:응. 그리고 어류에게서 나올 종류의 비닐도 아니야. (하고선 안주머니 깊숙한 곳에 집어넣습니다. 그러다 아까 무기를 찾는듯한 주머니 뒤짐에 당신에게 보이도록 주먹을 꾹 쥐어보여요.) 남편이 1짱(ㅋㅋ)인데 뭐가 걱정이야.
지켜줄게. 손에 잡히는게 다 무기가 되는데 뭐...
 
온유리:(으음~ 하고 바다를 빤히 보다가 당신의 행동에 아하하 웃습니다.) 그렇다. 에덴이 일짱이긴 하다.
하지만 유리... 에덴이 너무 강해서 그렇지 나름 유리 몸, 지킬 줄 안다.
 
공에덴:(대련 생각함.)
(유리봄)
 
온유리:(같이 생각함)
... ... 유리 그래도 아마추어 정도는 될 거다! (확신!)
 
한편, 비늘이 심상찮은 것이라는 걸 꺠달았으니 좀 더 찬찬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관찰 판정 가능~
 
공에덴:(안주머니에서 꺼내 유리랑 같이 봅니다. 유리가 알 수도~)
(판정할게요 매크로올려주세용_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금 비늘을 꺼내 찬찬히 살펴보던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본인이 먹은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유리는 몰랐을 것.
 
그래, 아침에 유리가 삼킨 살점.
 
그것이 꼭 이런 색이었습니다.
 
그럼, 유리가 먹은 것은... ...
 
대체 뭐란 말인가요?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치 손실 -1
 
공에덴:(당황해봤자 도움되는거 없다 66>65)
(여기까지 알아냈으면 이제 말해야 한다. 다시 깊숙하게 넣어놓고 유리의 손을 잡고 일어나요. 그리고 두 손을 잡고 진지한 눈으로 배우자를 바라봅니다.) 유리야. 조금 심각한 상황이야.
 
온유리:(손을 꽉 잡고 눈을 들여다보는 당신의 태도에 눈이 동그래집니다. 그렇지만 곧 고개를 끄덕이며 무슨 일이냐는 듯 바라봐요.) 응, 에덴. 무슨 일인가.
 
공에덴:주운 비늘 있잖아. 그걸 가지고 있는 신화의 살점을 너가 먹은 것 같아.
의심은 했었지만 차마 뱉으라고 말은 못했어... 미안해. 그냥 조금 특별한 요리인줄 알았는데.
 
온유리:어~ 오... ... 그럼 아까 그게? (이런 상황에서도 올라오는 학구열과 탐구심은 에덴의 낯을 보고 꾹 누릅니다.) 아, 아니다! 에덴이 왜 미안한가.
유리는 먹어보기까지 하고 그냥 특별한 요리구나 생각하지 않았나.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공에덴:(학구열진짜미치겠음)
 
온유리:(그렇게 말하는 유리 또한 꽤나 침착한 태도네요.)(62>61)
 
공에덴:(여명이라 이거지)
(그런 유리를 한번 더 안아줍니다.)
 
온유리:(손을 뻗어 본인의 배 위를 슬 문질러보다 맙니다. 그러다 에덴이 꼭 안아주면 등을 조심스레 토닥여요.) ... ... 아직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에덴.
지금 별다른 이상도 없고 말이다.
 
공에덴:......응. 상태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알려줘야해. 알았지? (하곤 당신을 풍에 안은 채로 새끼손가락을 내밀어요)
 
온유리:(당신의 새끼손가락에 천천히, 그렇지만 단단하게 자신의 것을 겁니다.) 응, 약속하겠다.
 
공에덴:(단단하게 걸려오는 작은 새끼손가락에 자기 손가락에도 힘을 주고는, 여느때처럼 당신의 손을 잡고 원래 가려던 곳으로 갑니다.)
 
그래요, 꽤나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만...
 
그런 때일수록 침착해져야 하는 법.
 
두 사람은 모래사장을 지나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걷습니다.
 
좌우로 작은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겹겹이 쌓아둔 테트라포드를 밀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부둣가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온유리:아, 저기! (하고 어딘가를 가리킵니다.)
 
공에덴:(유리가 가리키는곳을 봅니다)
 
끄트머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온유리:가보겠나?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려다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공에덴:(사람맞아? 관찰판정 가능한가요?)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끗발 다떨어졌네)
 
멀어서 어떤 사람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상당히 작고 왜소해 보이는 실루엣이군요.
 
이런 날씨에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걸까요?
 
공에덴:가보자. (늘 그랬듯 유리 보폭에 맞춰서 갑니다)
 
온유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에덴 옆에서 빤히 보다가... 아,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기 주민분 같은데... 낚시를 하고 계시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총총 걸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머리가 새하얗게 샌 노인이 부둣가 끄트머리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료하지도 않은지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입니다.
 
낚시통은 텅 비어 있습니다.
 
공에덴:(그럴수도.)
안녕하세요, 어르신. (외모 74on)
 
노인: (스윽 고개를 돌렸다가 허허, 웃습니다.) 아, 여기 놀러오신 손님들이신가?
 
온유리:(옆에서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가 고개 끄덕끄덕해요) 그렇다.
 
공에덴:(유리 말투 이럴땐 적응 덜되는 유교 man)
 
온유리:(하핫 긁적긁적)
 
노인: 그렇구먼~ (의외라면 의외로 별 신경쓰지 않는 듯한 기색입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가 거 물속도 잠잠해.
절대 내가 낚시를 못해서가 아니야. (오히려 신경쓰이는 건 이쪽인 모양입니다.)
 
공에덴:저도 주변 어른분들에게 들었어요. 낚시는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고 하시던데요~
 
노인: 그럼, 그럼. 지금 상황이 영 좋지가 않다고.
나 참, 물고기들이 다 겨울잠을 자서 그래.
 
공에덴:물고기도 겨울잠을 자나요?
 
온유리:겨울잠? (빠안히)
 
노인: 거 뭘 모르는군. 물고기들도~ 겨울잠을~ 크흑, 커 허허 헉, 크어어억.... (갑자기 느닷없이 기침을 터트립니다. 그냥 기침 같습니다.)
 
넉살 좋게 말을 이어가는 그는, 굽은 등을 제외하면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정정하고 병색은 한 점도 없습니다.
 
공에덴:어르신, 혹시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노인: 나? 글쎄, 안 센지 오래지만 예순은 넘었겠지.
 
공에덴:예순을 넘으셨다고요? 되게 정정해보이셔서요.
 
노인: 그럼, 그럼. 바닷가에서 잘 먹고 잘 살면서 아주 건강하게 지냈거든.
 
공에덴:뭘 드셨길래 이렇게 정정하세요~ 저도 안사람이랑 오래오래 살아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노인: 아, 둘이 부부였구먼? 금슬이 아주 좋아 보이더니만. (껄껄 웃다가) 당장 이 겨울 낚시만 해도, 나한테 온갖 독특한 걸 낚게 해주니까 말이야.
겨울에는 말이지, 특히나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들이 낚이곤 하거든.
 
공에덴:그거 덕에 이렇게 정정하신거에요?
 
온유리:(오... 하는 기색으로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습니다)
 
노인: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라던가, 끔찍하게 커다란 문어라던가, 은색으로 빛나는 새우 같은 것들이 잡히는데, 생긴 것은 조금 괴랄해도, 맛은 또 끝내준다니까.
 
공에덴:(...유리봄)
 
온유리:(에덴 봄. 잠시 말이 없다가 살짝 머쓱하게 웃어요)
 
노인: 이 정정함이 그것들 덕택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일세. (다시금 껄껄껄 웃다가)
 
공에덴:그래도 어르신~ 앞으로 그런건 안드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노인: 역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가? 하지만 맛도 좋고 지금껏 탈이라곤 나본 적 없었지만 말이지.
하긴,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워낙 괴랄한 것들이 낚이니 그런 소문도 돌곤 했었는데.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가 있다든가 말이야.
 
공에덴: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요?
(왜 파도파도 괴담만?)
(잠시만 그 소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잇을까요? 아직 탐사자니가)
 
노인: (껄껄 웃으며 손사래를 칩니다.) 농담이네, 농담. 그냥 뜬 소문일 뿐이야.
 
☎:ㅇㅋ입니다 무슨 기능으로 어떻게 판정하나요?
 
공에덴:(교육이나 지능으로 해보고싶어요)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는 모르겠지만... 육식을 하는 물고기에 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죠.
 
그것과 연관이 있는 소문일까요?
 
아니면, 구전되는 이야기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괴물 이야기의 일부?
 
당장 떠오르는 정보들은 이 정도일 듯 합니다.
 
공에덴:(농담이라고 하면 짧게 웃습니다.) 어르신, 고기는 다른사람 눈때문에 드시지 말라는게 아니에요.
탐사자로서 말씀드리는거에요.
 
노인: (탐사자라는 말에 당신을 보다가 허허, 웃습니다.) 그래, 그래서 그렇게 진지하게 파고들었던 거구만? 알았네, 알았어. 내 이곳에 머물면서 아직까지 탈이 나거나 문제가 생긴 적은 없으나, 알아두겠네.
 
공에덴:(의사 말 안듣는 환자 보는 기분이 이런걸까? 한수민 생각나서 내적 한숨을 쉽니다.) 네, 어르신. 오늘은 그냥 자주 보던 물고기를 낚으셨음 좋겠어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하다가, 비늘이 생각나서 노인에게 보여줍니다.) 어르신, 이 비늘 가진 물고기 낚으신 적 있으세요?
 
노인: 아, 가는 건가? 그래. 잘 가게. (하고 손 흔들어보이다가 응? 합니다. 곧 비늘을 보면) 이거 오랜만에 보는구만!
잠깐 좀 보지. (하고 비늘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공에덴:(와 내적고민 개쩐다)
rolling d2 내준다 안내준다
 
(
1
 
)
 
 
=
1
 
온유리:(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중 이것이 주민의 짬?)
 
공에덴:(손 위에 정중하게 비늘을 올려줍니다)
 
노인: (이리저리 뒤집어보고, 아침 햇살에 비추어보다가 입을 엽니다) 종종 이 바다에 떠밀려 오곤 한다네. 색이 화려하고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아서, 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의 비늘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
 
공에덴:이 지역은 얽힌 설화가 많네요? (다 신생짓이다)
 
노인: 하하, 이게 다 이유가 있는 설화라네.
 
공에덴:들을 수 있을까요?
 
노인: 그럼. 바닷속에 사는 것들은 보통 어두컴컴하고 침침하기 마련이거든. 빛이 제대로 닿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하고 햇빛에 비늘을 비춰보이며)
이토록 고운 색을 띠는 것이라니, 요사스럽지 않은가? 이 비늘은, 요 앞 바다에만 사는 사람을 홀리는 물고기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거기에... 아까 들려준 소문 있지? 그것까지 합쳐져 아름다운 비늘로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다는 얘기가 되었지.
 
공에덴:마치... 고전 문학에 나오는 세이렌같네요.
 
노인: 하하, 세이렌이라. 그거 꽤 닮은 구석이 있군 그래?
 
그리고 그때,
 
공에덴:(왜)
기준치: 29/14/5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기대도안함)
 
노인의 낚싯대가 크게 휘청입니다.
 
노인: 어! (하고 시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돌아갑니다.)
 
... 맥없이 튕겨 나옵니다.
 
끊어진 낚싯줄이 달랑달랑 흔들립니다.
 
공에덴:(오~ 실패한게 다행일지도)
(이성지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물고기가 떡밥만 먹고 도망가 버린 모양이군요.
 
노인: 아이고, 아이고!
 
공에덴:아이고...
 
노인: 에잉, 요새 도다리가 철이라 좀 잡힐까 했더니만~! (탄식을 뱉으며 낚싯대를 움켜쥡니다.)
 
공에덴:(유리 봄. 슬슬 갈까?)
 
온유리:(잠시 이쪽을 등지고 바다를 멀리 내다보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공에덴:......
 
노인과의 대화를 마무리짓고 돌아가나요?
 
공에덴:(끊어진 낚싯줄 보고....) 그래도 어르신, 튼튼한 낚싯줄이 끊어질 정도면 삿된 것일수도 있는데 오히려 행운이라 생각하시면 편하실거에요. 비늘 돌려주시겠어요?
 
노인: 허어... 그래, 알겠네. 자네 말대로 좋게 좋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지. (그리고는 비늘을 돌려줍니다.) 이참에 낚싯대 손도 좀 봐야겠군.
난 들어가보겠네. 자네들도 잘들 들어가시게나. (하고는 손 흔들어보여요)
 
공에덴:네, 들어가세요 어르신~! (하고 살짝 허리 숙여 인사했다가 노인이 돌아서면,) 유리야.
바다 보면서 무슨 생각 하고 있었어?
 
온유리:(옆에서 꾸벅 고개 숙여 인사했다가 에덴을 보면) 아, 그냥... (하고 잠시 말이 없다가,) 무슨 물고기였을까, 바다에는 뭐가 더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하고 흐릿하게 웃어요)
 
공에덴:(그럼 그냥 그렇구나. 하고 비늘을 다시 깊숙한 곳에 넣은 다음 어깨에 손을 올려요.) 들어갈까? 미술관이랑 아쿠아리움좀... 봐야 할 것 같은데. 그치?
 
온유리:응, 좋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가 어깨에 올린 손을 잠시 꾹 잡았다 놓아요.) 가겠나?
 
공에덴:가자. (가면서 바다에 시선을 둬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부둣가를 걸어온 만큼 다시 되돌아갑니다.
 
바다에 시선을 준다면, 그저 쓸쓸하게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올 뿐이네요.
 
그렇지만, 귀에 스쳐오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공에덴:(듣기판정해서 실패하면 안듣기)
듣기
기준치: 47/23/9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z
 
여전히 파도는 성급하고, 엉망진창으로 흔들립니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주변의 모든 소리가 파도소리에 휩쓸리는 느낌까지 듭니다.
 
아, 그렇지만.
 
방금 등골 오싹한 이야기를 들어서일까요?
 
파도소리 사이로, 무언가 기묘한 울음소리가...
 
... ...
 
들릴 리 없죠.
 
이곳에는 흉포한 겨울 바다의 거친 물소리뿐입니다.
 
공에덴:......(안들리는게 다행인건지. 그저 제 옆에 있는 배우자를 더 꽉 안고 호텔로 다시 돌아갑니다.)
 
당신은 옆에 있는 배우자를 꽉 끌어안습니다.
 
그런데 어라, 조금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조용하지 않나요?
 
공에덴:....유리야?
 
온유리:허억, 으, ... 커흑... (숨을 쉬기 어려운 것처럼 헐떡이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은 꼭 죽은 사람의 것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호흡이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공에덴:유리야!! 온유리!!!
 
유리가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공에덴:(쓰러지기전에 받아주는거 안될까요? 어깨에 손 얹고 있었는데)
 
다행히, 당신이 붙잡고 있었던 덕에 바닥에 고꾸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건 여전해보여요.
 
온유리:헉, 컥, 허...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파르르 떨다가, 돌연 당신의 어깨를 탁 붙잡습니다.)
(새하얗게 질린 손등 위로 힘줄이 도드라집니다. 이내 당신을 그대로 끌어당기려고 해요. 마치 입을 맞추려는 것처럼.)
 
공에덴:(이거 맞춰도 되는건가?)
(어찌되었든 악력은 배우자보다 강하고,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니... 평소같으면 자기도 맞춰줬겠으나 추가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 두꺼운 옷을 입은 팔로 유리를 막습니다.)
 
온유리:(평소보다도 더 강한 악력입니다. 당신마저 뿌리치기가 여간 곤란한 게 아닐 정도의 힘이에요. 당신을 붙잡는 손이 절박해보입니다. 컥, 헉... 하고 계속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쉽니다. )
 
공에덴:(그러면 순식간에 눈썹 가운데에 주름이 생깁니다. 늘 당신에게 약했고, 이런 모습으로 제게 애원하면 어떻게 한번 더 제압할 수 있겠어요. 부부란 서로의 고통을 나눠가지는 반쪽이니... 그러면 당신이 달려들지 못하게 어깨를 꾹 쥐고 자기가 다가가 입을 맞춥니다.)
 
온유리:(당신이 기꺼이 입을 바투 붙여오면, 달려들 듯 다급하게 입술을 맞물립니다. 샅샅이 파고드는 입맞춤에 는 평소와 달리 애정도, 낭만도 묻어나지 않아요. 다분히 거칠고, 일방적이라고 할 수 있을...)
 
당신의 어깨에 애써 팔을 걸어내고 한참을 매달리던 유리는, 어느 순간 미끄러지듯 당신에게서 떨어집니다.
 
온유리:(고개를 숙인 채로 뒷걸음질쳐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그러다가 어느 자리에 서서는 크게 숨을 들이쉬길 반복하는지 어깨가 오르락내리락해요.)
 
공에덴:(일방적으로 입 안쪽을 훑어내는 입맞춤에 자신은 애정으로 보답합니다. 이러나저러나 배우자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다 제 품에서 떨어져 숨을 고르는 배우자를 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뒷짐을 지고 주먹을 만듭니다.) 괜찮아?
 
온유리:(당신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눈가에 눈물은 고였지만 흘러내릴 만큼은 아니네요. 다소 진정되었는지 여전히 파리한 안색이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나아 보입니다. 안정된 호흡이 천천히 드나듭니다.)
... ... 응. 지금은. (목소리에서 혼란스러움이 묻어납니다. 마치 자신의 의지가 아니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공에덴:(그런 배우자 앞으로 다가가서 두 손을 잡아줍니다.) 괜찮아. 왜 그런지 알잖아. 늘 그랬듯이 해결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하고 팔을 당겨 품으로 끌어안습니다.)
 
온유리:(꽉 잡아오는 손에 복잡한 기분이 되었는지 입술을 꾹 물었다, 머뭇거리는 기색으로 품에 안깁니다. 잠시 당신에게 기대 있다가 나직하게 중얼거려요.)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입을 맞추면...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에덴:응. 앞으로 옆에 붙어있을게. 숨쉬기 불편할때마다 맞춰줄게. 유리야, 너무 불안해하지 말아줘. 쉽지는 않겠지만... (당신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습니다.)
 
온유리:... ... 에덴이 그렇게 말해주는데 유리가 불안하기만 할 리가. (손길을 받으며 눈을 감고 당신을 조금 더 꾹 끌어안습니다. 다시는 당신을 그렇게 대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는 듯이.)
 
공에덴:...너무 죄책감 가지지 말고. 알았지? 난 그런 유리도 좀 새로워서 좋았어. (부러 농담을 던져요.)
 
온유리:... 에덴한테 그런 취향도 있었나? (하고 이쪽도 일부러 농담으로 대꾸하면서 애써 씨익 웃어요. 끝에 낯빛이 어두워지는 것까지는 숨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본인의 의지를 배우자라면 알아주겠죠.)
 
... ... 두 사람을 모래사장 위를 다시금 거슬러 올라갑니다.
 
다행히 유리도 점차 차분해지고 있고요.
 
걱정할 필요 없을 겁니다.
 
파도는 여전히 사납고 성급하지만 여기까지 닿을 수 없을 테니까.
 
당신은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이 확실한 유리를 부축하며 호텔로 돌아옵니다.
 
유리는 왜 그랬던 걸까요? 그러니까,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 걸까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낯색이 희게 질린 것을 빼면, 잠잠한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처럼.
 
공에덴:(낯색이 희게 질린걸 빼면 이라는 요소를 뺄 수 없습니다. 애초에 그게 빠지면 평소의 배우자와 다른거잖아요? 그저 부축받는 유리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줍니다.)
(아파도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은데.)
 
온유리:(쓰다듬을 받는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가 걸립니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나 알 것 같은지, 조금 슬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고맙다.
 
모래사장 위를 얼마간 걷다 보면, 어느새 호텔의 낮은 계단 앞에 당도합니다.
 
몇 개 되지 않는 계단을 오르면 호텔의 문이 스르르 열리네요.
 
안으로 들어가나요?
 
공에덴:방으로 바로 돌아갈까?
 
온유리:(음, 하고 무심결에 시선을 저 멀리 주었다가 작게 탄성을 뱉습니다. 이후 고개를 젓네요.) 아니다.
(그리고 덧붙이듯,) 어느새 열 시가 다 된 모양이다.
 
공에덴:(그런 유리를 잠시 바라보다 알겠다는듯 들어갑니다.)
 
문 안으로 발을 들이면, 탄성의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다.
 
로비가 온통 푸르스름한 물결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바닥의 반질반질한 대리석 위로 흩어지는 둥근 곡선들,
 
새벽 하늘처럼 창백한 색으로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
 
빛이 부딪히고 쪼개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광경……
 
아쿠아리움이 여기에 있었군요.
 
공에덴:(로비가 아쿠아리움인가요?)
 
로비의 벽면을 대신 하던 검은 유리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투명하게 너머를 내보입니다.
 
커다란 수조안으로 조명이 흔들리며 물결을 따라 헤엄칩니다.
 
은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때가 쏜살같이 눈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느릿하게 해파리가 흐느적거립니다.
 
온유리:... ... 이래서 특정 시간 외에는 검은 유리로 덮어놓는 건가.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공에덴:......와. (자연스럽게 탄성이 나오지만 평소보단 한참 낮은 텐션입니다. 어쩌면 자조적으로 느껴질수도 있겠어요. 당연합니다. 그 조각을 삼킨 이후로 배우자 상태가 이상해졌는데, 호텔이 관련이 안되어있을리가. 평범한 휴가였다면 되려 자기가 신기하다며 유리를 이끌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로비의 검은 유리들은 다 공개되어있나요?)
 
네, 당장 주변을 둘러보자면 전부 투명한 수조입니다.
 
온유리:(그런 기색을 눈치채면 당신의 옷깃을 살짝 붙잡고 근처의 유리벽을 향해 이끕니다.) 가오리에, 게... 바닷속을 옮겨놓으려고 했던 것 같다.
 
유리의 말대로, 유리벽 너머는 마치 바닷속 같습니다.
 
종이처럼 펄럭이는 납작 가오리, 휘적거리다시피 긴 집게를 휘두르는 키다리 게. 새파란 몸체의 블루탱까지…… 꽤 그럴싸한 구성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이쪽에 관심도 두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쁩니다.
 
공에덴:(멍하니 그 풍경을 쳐다보게 됩니다. 하지만 곧바로 제 옆에 있는 배우자를 챙기게 되고...) 몸 괜찮으면 계속 둘러볼까?
 
온유리:(멍하니 주변을 바라보는 얼굴에 살풋 웃었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덧없습니다.
 
바닥에 깔린 산호는 알록달록하지만 푸른 물 속에 잠겨 창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그 광경에, 유리 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면...
 
공에덴:왜?
기준치: 29/14/5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깜빡, 깜빡.
 
이런, 수조 한 칸의 조명이 불안하게 점멸합니다.
 
... ...
 
팟, 금세 빛을 잃습니다. 아까보다는 다소 침침한 광경이 되어버렸군요.
 
온유리:아.
(에덴 봄)
(유리(not 본인) 봄)
 
공에덴:(유리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es 배우자 본 사람)
 
온유리:(아귀여워ㅋ ㅋ 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다가 에덴에게 슬금 붙어서는 로비 중앙의 유리관을 눈짓으로 가리킵니다.) 저기도... 가보겠나?
 
공에덴:(뭐라도 봤나? 거울 설마 렝의 유리 이런거임?)
 
온유리:아, 그, 여기는 불이 꺼졌으니까. 구경하고 있지 않았나. (혹시나 당신이 불안해할까 살짝 다급하게 덧붙입니다.)
 
공에덴:(그런 모습이 더 불안한데... 속으로만 삼키고 유리 머리를 한번 더 쓸어줍니다.) 그래, 저쪽도 가보자.
 
당신에게 더 가깝게 붙어오는 유리를 챙기며 유리관 앞으로 향합니다.
 
로비 중앙의 검은 유리관도 역시나 수조였던 모양입니다.
 
산호와 수초가 평화롭게 수면을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아, 그런데 어쩐지...
 
작은 물고기와 소라 몇 마리들이 사는 것을 빼곤 허전하군요.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공간이기라도 한 것처럼요.
 
공에덴:(표정이 그냥 짜식눈 입니다...)
(여따가 유리라도 넣을려고? 은은한 분노도 새겨집니다. 떄가 아닌건 알지만 저절로 배우자에게 가 있지 않은 손에 힘이 들어가요.)
 
속에서 차오르는 분노에, 당신은 배우자의 손을 잡습니다.
 
창백한 파란 조명으로 칠해진 그의 손을요.
 
닿는 살갗의 창백한 체온이... ...
 
온유리:... ... 다... ...
 
창백한 체온?
 
무언가 이상합니다.
 
조명 탓이라면 이토록 손이 차가울 리 없잖아요.
 
겨울 날씨에 얼어 붙었다기엔 지나치게 따뜻한 실내입니다.
 
맞잡은 손 아래, 닿은 몸 아래로 희미한 떨림과 차가운 온도가 느껴집니다.
 
공에덴:(유리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체온에 상관없이 자기가 손을 잡습니다. 여느때처럼.)
(엄지손가락으로 손등을 살살 문질러줘요. 괜찮다며 안심시켜줍니다.)
 
온유리:추, 춥다. 에덴...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당신에게 더욱 가깝게 붙어옵니다. 되도록 많은 부분이 당신에게 닿도록, 손을 당신의 허리에 감고 옷자락 아래로 손가락을 붙여옵니다.)
춥다... ...
 
공에덴:(...아.)
(그러면 겉옷 앞쪽을 벌려 품에 안고 유리를 품어줍니다.)
 
안색이 새파랗습니다. 옷깃 아래로 어느새 파고들어온 살갗이 얼음처럼 차갑습니다.
 
공에덴:방으로 갈까?
 
온유리:응, 추, 춥다... (계속해서 그리 중얼거리며 연신 당신을 매만집니다. 본인과 당신 사이에 있는 옷마저 거추장스럽게 느겨지는지, 겉옷 아래로 맞붙어오는 손길이 느껴졌을지 모르겠습니다.)
 
방으로 올라가나요?
 
공에덴:(잠시 꼭 껴안아주고 도닥입니다. 그 사이에 피가 차갑게 식어버려 늘 하고 다니던 사람 좋은 웃음도 풀려버립니다. 그러고 있다가.... 겉옷을 벗고 유리에게 덮어준 다음 환자를 이송하듯 앞으로 안아올려 방으로 돌아가요.)
 
온유리:춥다...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입술을 꾹 앙다뭅니다. 파랗게 질린 안색은 여전히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에게 이미 안긴 상황에서마저 당신에게 되도록 붙어있으려는지, 얼굴을 품에 묻은 채로 있어요.)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창백한 낯색이, 서늘한 체온이, 건조한 촉감이... ...
 
낯설지 않은 감각처럼 느껴져서.
 
그렇게 당신은 유리를 챙겨 빠르게 방으로 돌아갑니다.
 
방을 열고 들어가면, 아침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객실이 보입니다.
 
말하기 미묘한 공포감, 불쾌감이 공기 중에 맴돈다는 감상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딱 기분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데도요.
 
공에덴:(우선 춥다는 유리 뺨에 입을 한 번 맞춰주고 그대로 침대에 눕혀둡니다. 바로 난방을 틀어요.) 욕실 물 받을게. 목욕이라도 하면 좀 따듯해질거야.
 
온유리:(두툼한 겉옷으로 감싸진 채로 따뜻한 방에 들어왔는데도, 여전히 창백한 얼굴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입을 맞춘 뺨은 아직까지 얼음장같아요.) ... ... 에덴.
 
당신을 소리내어 부른 유리가 이내 이불을 걷고 나옵니다.
 
그러더니,
 
공에덴:(앗.)
민첩
기준치: 49/24/9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까처럼 당신을 붙잡아 끌어당깁니다.
 
입을 맞추려는 것처럼요.
 
공에덴:(그런 유리를 피했다가 가볍게 제압합니다.) 욕조 물 다 받을 때 까지만.
(...그러다 유리와 눈을 맞춰요.)
 
온유리:(당신이 피해도, 오히려 제압 당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여전히 하얗게 질린 낯빛으로 덜덜 떨면서도 눈을 피하지 않으며 말해요.) ...춥다, 에덴.
에덴... ... (하고 당신의 옷깃을 꽉 잡아요.)
 
공에덴:(후.... 착잡한 속을 숨기고 우선 욕실로 유리와 함께 들어옵니다. 욕조에 바로 따듯한 물을 받기 시작해요.) 유리야. 나랑 입을 맞추면 좀 가실 것 같아? 대답하기 힘들면 고개짓만 해도 돼.
 
온유리:(당신을 따라 욕실로 가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입맞추고 싶다는 듯 끌어당기고, 그 자리에 멈춰서길 반복합니다. 잡지 않은 손으로는 본인의 팔을 계속 문지르고요. 그러다가 스스로 목을 붙잡는 듯 싶더니, 당신의 말에 답할 때가 되어서는...) 덥다... 아프다, 목이, 뜨거워... ...
(하고, 어느새 갈라지는 목소리로 대꾸해요.)
 
공에덴:(방금까진 춥고, 지금은 덥고.... 유리의 이마에 손을 한 번 대봅니다. 의미 없는건 알지만.)
 
여전히 차갑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워요.
 
그런데도 뜨겁다니, 덥다니?
 
아이러니한 투정입니다.
 
공에덴:(욕조에 잠시 눈을 두다가 옷을 벗깁니다. 물에 들어가려면 벗어야하니까요...)
 
온유리:에, 에덴... 목, 마르다. 에덴...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점차 늘어지고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목에 얹혀있던 손가락이 급기야는 짓누르고 긁어대기 시작합니다. 그걸 말리면서 옷을 벗기려니 조금 애를 먹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공에덴:(이런. 그럼 급하게라도 당신의 두 손을 꽉 잡고 입을 맞춥니다. 이후엔... 분위기는 다르지만 늘 하던대로 능숙하게 당신을 탈의시킵니다.)
 
결국 당신은 유리를 달래듯 입을 맞춥니다.
 
그 입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까닭은 분명...
 
죽은 이의 것을 닮은 온도 때문이겠죠.
 
당신이 입을 맞춰주면, 유리는 다급하게 입술을 벌리곤 당신에게 파고듭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깨달을 수 있었겠죠.
 
입술 뿐만 아니라 입안조차 건조하고, 삭막하게 말라 있다는 사실을요.
 
얼마간 입술을 맞물렸다 떼면,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더 깨닫습니다.
 
유리의 입안이 마치, 당신의 물기로 젖는 것 같다는 사실을요.
 
공에덴:(원인도 아는데 당장 당신을 신화에서 건져주지 못하는 이 상황이 그냥.... 착잡합니다. 달래주듯이 입을 맞춰주면서도 머리는 부산스럽게 돌아갑니다. 이대로 호텔을 뒤집어놓기엔 너무 증거가 적고 뿌리가 어디로 숨을지도 몰라서... 체온이 낮고 건조해지는 배우자를 그저 원하는대로 달래줄 뿐입니다.)
(입을 한 번 뗄 쯤이 되면 유리 상태는 어떨까요?)
 
야속하게도...차갑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차가워요.
 
더 이상 목을 긁지는 않지만 여전히 불편한 구석이 있는 것처럼 입을 달싹거려요.
 
공에덴:(그럼 됐습니다.) 하의는 혼자서 벗을 수 있겠어?
 
온유리:(당신의 어깨든, 허리든, 어디든... 손이 닿을 만한 거리에 있는 곳이라면 일단 붙잡고서는, 고개를 숙인채 말이 없다가 낮은 목소리로 답합니다.) 목, 마르다... 에덴, 목... ... 뜨겁다. 덥다... ...
 
공에덴:(그런 유리를 꼭 껴안습니다.) 내가 뭘 해주면 좋겠어? 유리야... 응? (절로 팔에 힘이 들어가고 당신 어깨쪽으로 고개를 떨궈요. 이런 상황을 당장 해결 할 수 없다면 당신이 원하는거라도 들어줘야지 맘이 편할 것 같아서... 눈 사이에 주름이 깊어져갑니다.)
 
온유리:(당신이 그렇게 안아주면, 그제야 조금 더 만족스럽다는 듯 이쪽에서 힘을 주어 꾹 안습니다. 옷 한 겹마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빈틈이라곤 없었으면 한다는 듯이. 당신의 온기가 닿자 한결 편안해진 안색이 됩니다.)
(이후로는 뭐라고 대꾸하는 대신 뺨을 양손으로 감싸곤 입, 맞춤, 하고 끊어서 달싹여 말해요.)
 
공에덴:그거면 충분해? (죽은 자의 것 같은 체온이 양 뺨에 닿아도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그저 두 손을 그 손 위에 겹칩니다.)
 
온유리:(뭐라고 대꾸하는 대신, 까치발을 들면서 당신을 살짝 끌어당깁니다. 당장은 이것뿐 생각나는 게 없다는 것처럼요.)
 
공에덴:(그러면 당신이 편하게 자기가 더 숙여 입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부정적인 모든 것들은 가슴 안쪽으로 밀어버리고 그 어느 때 처럼 다정하게, 진심을 담아서 당신과 숨을 나눠요.)
 
온유리:(당신이 다정하게 몸을 숙여 입을 맞춰오면, 다급하게 안쪽으로 파고들어갑니다. 수없이 입을 맞춰온 당신이라면 알아챘을지도 몰라요. 혀가 맞물리고 떼어질 때 메마른 입안이 축축하게 젖어들어갔다가도, 이내 빠르게 마르기를 반복하는 것을요. 그래서인지 유리도 여유라곤 없어보이는 기색으로 입술을 붙였다 떼기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어느 순간,) 아... ...
(하고, 당신의 입술을 살짝 아프게 물었다가 놓아요.)
 
공에덴:(처음엔 잠시 멈칫하다가도 결국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제 배우자인건 다름 없어서 그 뒤부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들을 다 내리 누르고 애써 개의치 않아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파고들어오는 따끔한 통증. 평소라면 놀라서 몸이라도 움찔거렸을텐데.... 지금은 입술보다 가슴이 아파서 그냥 잠시 바라보다 흐리게 웃어요.)
 
온유리:(아직 흐트러진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다가, 다시금 자연스럽게 당신과 입을 맞춥니다. 그러다가 돌연 당신의 입술 위로 새어나온 옅은 선혈에 입이 닿으면, 말리고 진정할 새도 없이 이를 세워 맞물린 살을 깨물고야 맙니다.)
 
공에덴:(자연스럽게 입을 맞춰주다가 옅은 선혈에 홀린 것처럼 상처를 짓씹으면... 다른결의 고통으로 눈이 확 떠져서 허리를 확 듭니다. 욱신욱신거리는 입술에 절로 손이 가요.)
(심장이 상처에서 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통각이며 고동이며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 머리가 돌아가요. 방금까지 입을 맞추다 느꼈던... 자신의 체액으로 배우자의 입안 살결이 바뀐 것을. 잠시 유리와 눈을 맞춥니다.)
 
온유리:(당신이 허리를 확 들면, 반사적으로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납니다. 그것도 잠시 곧장 당신에게로 붙어왔지만요. 아직 따뜻하지는 않은 뺨이 품에 닿습니다. 슬금 든 시선이 곧장 당신의 것과 만납니다. 슬픔으로 물든, 그렇지만 채 원초적인 욕구를 숨기지는 못한 눈동자가 조명 아래 빛납니다.)
... ... 조금만 더...
 
공에덴:(원초적인 욕구 아래 슬픔으로 물든 배우자의 얼굴이 너무 아리게 느껴져 한쪽 손을 올려 뺨을 살살 문질러요.) 유리야,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들은 나도 바라고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너무... 슬퍼만 안했음 좋겠어.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가야하잖아. 필요한 일일 뿐이야. 알았지?
(하고 잠시 고개를 들어 천장쪽을 바라보다가 가까운 벽에 한쪽 손을 짚고 다른 손으로 유리가 보지 못하게 입을 가립니다. 그리고.... 제 혀를 힘껏 깨물어요. 입 안에 피가 차오르자 다시 유리에게 다가가 제가 먼저 입을 맞춥니다.)
 
온유리:에, 에덴. (하고 대꾸하는 목소리는 크게 떨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욕구에 휩쓸린다는 건 얼마나 지독한 감각인가요. 필요한 일일 뿐이야. 하고 뒤돌아서는 배우자를 차마 붙잡지 못한 손이 밉게만 느껴져 주먹을 쥡니다. 그러다 성큼 되돌아오는 당신을 보면 곧장 달려가 안으려다가...)
(순식간에 맞물리는 입술에 눈을 크게 뜹니다. 이내 입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비릿한 혈향에 저도 모르게 에덴의 옷깃을 꾹 잡아요. 심장이 귀에서 뛰는 것 같습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데도, 혀에 닿는 피가 마치 사막을 헤매다 발견한 샘처럼 달콤하게 느껴져서 받아마시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꿀꺽, 꿀꺽... ...)
 
공에덴:(사실 얼굴이면 몰라도 입 안까지 고통을 자주 받은 편은 아닙니다. 당연합니다. 해봤자 잘못 씹어서 괜히 얼얼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졌다면 구내염으로 진화한 정도밖에 되지 않을텐데. 그래서 지금 꽤나 고통스러운 편입니다. 얼얼해서 귀가 꽉 막힌 것 같은 느낌입니다. 버석한 혀가 닿을때마다 너무 쓰라립니다. 그래도 제 옷깃을 잡고 미친 갈증을 해소하는 배우자를 보면 어떻게 티를 내겠어요. 그저 차가운 당신을 더 끌어안을뿐....)
 
두 사람은 각자의 고통을 안은 채 입을 맞춥니다.
 
그동안 욕조를 가득 채운 물이 흘려내려 두 쌍의 발을 적십니다.
 
마치 파도처럼.
 
창백하도록 하얀 욕조, 눈이 시리게 파란 타일 이 모래사장이라도 되는 것 같이
 
하얀 거품을 버리고 도망가는 궤적을 따라 물 자국이 남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발 주변에도 작은 파도가 일기 시작할 즈음,
 
온유리:... ... 에덴... ...
 
물기어린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른 유리가 눈물을 떨굽니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무언가는, 당신의 손을 지나 발등 위로 떨어집니다.
 
공에덴:......(이름조차 부를 수 없어서 그저 당신의 눈가를 엄지로 쓸어줍니다. 듣고 있어.)
 
눈가를 쓸어주는 손끝에 닿는 감각이 생경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희고 영롱하며 단단한 무언가가 보였으니까요.
 
한 점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표면과 은은하게 도는 광택.
 
이것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나요?
 
공에덴:(....너무 당연하게 짐작이 가서... 마치 물 속에서 숨을 쉬는 기분입니다.)
 
진주.
 
유리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입니다.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rolling 1d2
 
(
1
 
)
 
 
=
1
 
짐작했던 일입니다.
 
예상했던 일이에요.
 
지금 유리의 몸은 인간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것 말이에요.
 
공에덴:.......(눈가를 쓸던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온유리:(진주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당신의 뺨을 느릿하게 쓰다듬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기가 미안해서, 그냥 입술 위에 가볍게 입술을 포갰다가 떼요.)
 
당신의 온기를 받아삼킨 덕이라는 듯, 뺨을 쓰다듬는 손은 적당히 미지근합니다.
 
물기 어린 눈 아래로는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 뺨이 보이겠어요.
 
공에덴:(그렇다고 찢어진 혀의 혈이 멈추는건 아니라 욕조 물처럼 차오르는 침과 섞인 혈을 계속 목으로 넘깁니다. 턱으로 흘러내리면 당신이 더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일부러 짧게 다정한 말을 건네요.) ......다행이다.
괜찮아.
 
온유리:(당신을 바라보는 얼굴 위로 진주가 도르륵 도르륵 떨어집니다... ...)
에, 에덴. 입 좀... 입 좀 보여주겠나. (불안감을 차마 감추지 못한 손길은 자연스레 허둥대는 모양새가 됩니다.)
 
공에덴:(평소에 당신이 원하는건 자신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선 다 들어줬던 사람이건만, 이번엔 그저 우두커니 당신을 보다 벗겨서 어딘가에 올려뒀던 당신의 옷가지를 쥐어줍니다. 완곡한 거절의 표현. 다시 체액을 여러번 삼키는 듯 하다가,) 나 씻을게.
 
온유리:(옷가지를 쥐어들지만 쉽사리 바깥으로 나가지는 못합니다.) 같이... 씻으면 안 되겠나.
(부탁에 가까운 어조네요. 그렇지만 당신이 거절하는 상황이 드물다는 것쯤 아주 잘 알기 때문에, 고개를 저으면 나가겠다는 듯 더 가까이 가지는 않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어요.)
 
공에덴:(대답 없이 그저 고개를 살래 젓습니다.)
 
온유리:(그런 모습을 가만 보다가 당신을 뒤에서 끌어안고 잠시 얼굴을 등에 기댑니다. 당신의 체온을 받아간
것처럼 조금 더 뜨듯미지근해진 체온이 등의 한 구석에 닿았다 멀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공에덴:(왜 저 체온이 원망스러운지. 당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도 어쩌지 못하는 익숙한 감정이 한 발짝 뒤에 서있는 기분입니다. 세상이 흑백으로 보이고 들어오는것도 없어요. 당신이 나가도 한참 우두커니 서있다가 해일마냥 넘치는 물을 잠그고 씻을 준비를 합니다.)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온 물 탓에 수면 위가 어지럽게 출렁입니다.
 
그럼에도 깨끗하기 그지없는 물은 훤히 그 속을 비출 뿐.
 
똑, 똑.
 
꺼진 수도꼭지 아래로 떨어진 물방울이 수면에 부딪치는 소리만이 욕실에 울려퍼집니다.
 
공에덴:(긴 시간동안 욕실에 있었지만 누가봐도 씻은 기색은 아닙니다. 젖은 발도 물기가 오래 전 마른 느낌이고 욕실도 정말 조용했으니까요. 욕실에서 나오면 바로 말 없이 냉장고의 물통을 하나 깐 다음에 서스럼 없이 손바닥을 날카로운 것으로 베어 물과 피를 섞습니다.)
 
온유리:(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바다를 내다보고 있다가,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다 그런 행동을 보면 멈칫, 했다가 평소 들고 다니던 연고와 밴드를 꺼내 다가가요)
 
공에덴:(하염없이 피가 섞이는 모습만 보다가 배우자가 다가오면 아까와 다르게 순순히 손바닥을 내밀어줍니다.)
 
온유리:(말없이 상처를 소독하고 연고를 바른 후 방수가 되는 밴드를 붙여줍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챙겨온 거지만, 이런 상황에서 쓰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눈물이 울컥 나올 뻔 했지만 참아냈습니다. 지금은 더더욱이나 울면 안 되니까.)
 
공에덴:(당신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분명 알겁니다. 가만히 처치해주는 당신을 바라보다 처치가 끝나면 당신의 머리를 두어번 거칠게 헤집듯이 쓸다가 테이블쪽으로 가 앉습니다. 분명 몇 걸음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마치 호텔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처럼 먼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온유리:(그런 당신을 물끄러미 보다가... 본인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봤다가, 펴보기를 반복하고 이내 입술을 만져봅니다. 채 가시지 않은 비린내에 입을 꼭 다물고 자리를 지켜요.)
 
객실은 조용합니다.
 
테이블 근처의 의자에 앉아있으면, 옅은 색의 원목 테이블이 눈에 들어오는 건 자연스러웠겠어요.
 
당신이 그곳을 똑바로 바라보든, 바라보지 않든...
 
함께 나누었던 식사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공에덴:(드물게 뜨인 눈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나의 많은 것들이 잠들고 죽은 계절. 소중한걸 손에 쥐면 이 계절이 전부 뺏어가버리는 기분을 느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다르진 않아서 허, 하는 실소가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상황에 이것보다 더 괴로워 했을까? 알 수 없습니다. 되고 싶어서 된 탐사자도 아니었는데. 어린시절부터 우겨넣어진 버릇들은 아무리 정신이 고갈되어도 절로 주변을 둘러보게 만듭니다.)
(욕실엔 별다른게 없었나요?)
 
흰 벽과 천장으로 둘러쌓인 익숙한 객실입니다.
 
침대를 비롯한 가구는 옅은색의 원목을 사용해 깨끗하고 환해 보입니다.
 
테이블 너머로 커다란 액자가 눈에 띕니다.
 
침대 머리맡에 협탁과 창문이 나 있는 것도 시야에 들어오겠고요.
 
욕실은 욕조와 샤워부스가 딸린 평범한 욕실이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공에덴:(한 것도 없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우선 먹었던 식사부터 살펴봅니다.)
 
튀김 부스러기와 토마토 꼭지, 빵가루와 기름에 젖은 그릇, 포크와 나이프, 스푼...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에덴:(특별한건 없나요?)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지칩니다.
 
부어오른 입안에서 다시금 혈향이 올라오는 기분이 듭니다.
 
☎:HP -1... ... ... .... ... (점이너무많음)
 
공에덴:입술 깨물리고 혀 깨물었으니까...자발적 3 깎고 1 더 깎을게요
 
☎:그냥 3만깎아주시면
한국인은 3을좋아해
 
공에덴:12>9>8
 
☎:이러시네
 
테이블 위를 더 살펴보지는 않나요?
 
공에덴:(이 곳에서 시작된 일이라 되려 속이 울렁거려서... 다른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액자로 가요.)
 
부드러운 크림색의 테두리를 가진 커다란 액자입니다.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흰 여인의 흉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온유리:(그런 에덴을 눈으로 조용히 좇습니다)
 
아무 것도 차려 입지 않은 여인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며, 비스듬히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주위로 절벽처럼 험난한 바위들이 서 있고, 녹색과 파란색, 흰색, 검은색을 섞어 칠한 바다의 표면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공에덴:(아까부터 뜬 눈으로 그 그림을 바라보다가.... 특별한게 없으면 협탁으로 갑니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원목 협탁입니다.
 
협탁 위에는 작은 무드등과 전화기, 그리고 빈 잔이 놓여 있습니다.
 
며칠 뒤에는 체크아웃을 위한 모닝콜이 도착하겠죠.
 
공에덴:(그냥 그걸 빤히 바라보다가 특별한게 없으면 침대로 고개만 돌립니다)
 
넓고 푹신푹신한 침대입니다.
 
침대가 넓다 못해 어찌나 광활한지, 셋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입니다.
 
어젯밤 유리가 옆에 누웠을 때 그 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스프링이 특징이었죠.
 
공에덴:(특이점은 보이지 않나요?)
 
그냥 평범한 가구, 평범한 객실입니다.
 
공에덴:(울렁거렸던... 테이블쪽으로 다시 갑니다. 재차 살펴볼 생각으로.)
 
온유리:(당신의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자-당연하죠-자리에서 일어나 본인도 테이블 근처로 갑니다.)
 
테이블은 아까 본 그대로의 상태입니다.
 
공에덴:(실패한 관찰판정 만회해보고싶어요)
 
재판정해보나요? 혹은 다른 선언을 하나요?
 
공에덴:(그럼... 신화와 관련되어있다면 교육 판정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만약 실패한다면 알 때까지 시간을 들여서 조사해보고 싶습니다ㅋㅋㅠㅠㅠ)
 
☎:교육 판정은 어려울 것 같고... 대신 시간을 들여서 조사해보고 싶다는 선언 가능합니다!
테이블 위를 뒤적여본다든지 등의 행동인가요?
 
공에덴:(그렇습니다. 정신이 나간 상태라 손이 더러워지든 말든 거침없는... 그런 느낌이었겠네요)
 
튀김 부스러기, 기름에 젖은 그릇...
 
손에 기름이 묻고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으며 당신은 테이블을 살핍니다.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니까요.
 
공에덴:(단서를 찾으려고 미친듯이, 거리낌없이 식기와 음식물 사이로 손을 넣습니다.)
 
그러면 이내, 어울리지 않는 물건을 하나 발견합니다.
 
은색 나이프입니다.
 
껍질을 깎을 과일도, 딱히 썰어먹어야 하는 음식도 없었건만.
 
아침 식사 사이에 섞여 잘못 올라온 걸까요?
 
온유리:(그런 당신을 보고 휴지를 가져옵니다... 아니다 차라리 씻자는 듯 곁으로 와서 욕실을 가리키고요)
 
공에덴:(약간 광기에 찬 얼굴로 은식기가 손에 쥐어지자 그것만 빤히 바라봅니다.)
(심한 운동도 안했는데 호흡도 거칩니다. 나이프를 쥔 손이 바들바들 떨려요,)
 
온유리:(나이프와 에덴을 번갈아보다가 손목을 잡습니다.) 에덴, 에덴. 손부터 씻고 오는 게 좋겠다.
 
공에덴:(그 전에 지능판정 가능한가요? 이걸 방 안에서 쓸 수 있는 곳이 있나? 그림을 찢어?)
 
☎:흠... 잠시고민. 지능판정 해봅쉬다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누가봐도 제정신이 아닌 얼굴로 당신의 손을 빠져나와 방금 전과 다르게 성큼성큼 액자로 다가가며.... 그림을 찢으려고 손을 높이 듭니다!)
 
온유리:(그런 당신의 옆얼굴을 보는 순간 눈치챕니다.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곧장 액자로 향하는 당신의 뒤를 황급히 쫓아가 몸을 내던지듯 해 막습니다.) 안 된다, 진정해라. 에덴!
아직, 아직 전부 밝혀진 게 아니다. 이렇게... 확인되지 않은 행동을 하는 건, (잠시 말을 멈췄다가) 위험하다.
 
공에덴:(팔을 크게 휘두르려다 몸을 내던져 제 앞을 막는 당신. 들려오는 음성에 팔에 서서히 힘이 풀리다 결국 툭 떨어져 바닥에 은식기가 부닺치는 소리가 울립니다. 이후 순식간에 눈가와 콧잔등이 붉어지더니 살짝 고개를 드는데.... 아마 참고 있던건 깊은 슬픔이었겠죠. 피부를 따라 물이 흐르더니 고개를 푹 숙입니다. 잘게 떨리는 몸 앞으로 작은 물자국이 생겨요.) 유리야, 나는... 나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숨 섞인 조용한 탄식만 입술 사이로 새어나와요.)
 
온유리:(그런 당신의 얼굴을 곧장 양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쥡니다. 미간이 구겨지고 눈가가 붉어지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겠죠. 하지만... 이쪽은 울지 않습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아까 당신이 그렇게 해 줬듯, 손가락으로 뺨 위를 흐르는 눈물을 훔쳐냈다가 조심스럽게 껴안아요.) 응, 에덴... 알고 있다.
(얼마간 침묵하며 그런 당신을 꽉 안고만 있다가, 곧 입술을 달싹이며 살짝 뒤로 물러나요. 여전히 손은 꼭 붙잡은 채지만요.) ... ... 유리도, 호락호락하게 내주고 싶지 않다. (하고 한 손으로 본인 팔을 문질렀다 떼고) 아니, 안 내줄 거다.
(그리고는 그림과 에덴을 번갈아보다가 하얀 머리카칼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천천히 말해요.) ... ... 괜찮다면, 같이 전시관에 가 보지 않겠나? 호텔 어디에서 단서가 나올지 모르는 일 아닌가.
 
공에덴:(당신의 손이 뺨에 닿으면 두 손으로 잡았다가, 품에 들어와 껴안아주면 자기도 당신을 조심스럽게 안다가 힘을 꽉 줍니다. 어릴적부터 늘 생각하던게 있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여명은 전부 바람에 날라갈것같아서 무서웠는데 지금은 겨울의 찬바람이 당신을 데려갈것 같아서. 당장이라도 품에서 제가 알던 당신이 아닐까봐 품에서 슬 빠져나가는 당신을 되려 껴안습니다.)
(몸의 떨림에 비해 소리 없는 더운 설움이 당신의 목 쪽에 닿았을지도 모릅니다. 머리가 어지러워 마지막 말만 겨우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여요.)
 
온유리:(자신의 말이 어디까지 당신에게 닿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인간에서 좀 더 멀어지기 전에, 너무 멀리까지 떠나버리기 전에... 그런 생각을 하면 자연스레 당신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얼마간 포옹하고 있다가 한번 더 당신을 다독이고... 아까 테이블을 헤집었던 손을 다시금 봅니다.) 괜찮으면... 가 보겠나? 손도 잘 씻고, 에덴.
이번에는 같이 씻어도 되겠나? (하고 흐릿하게 웃으며 물어봐요)
 
공에덴:(한참동안 당신의 작은 품에 안겨있다가 들려오는 제안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울음은 그때까지 그치지 못했지만요. 손목 뒤쪽으로 눈을 부비듯이 닦아냅니다.) 미안해...... (더 힘든건 너일텐데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해서, 더러운 손으로 널 만져서, 이런 꼴 사나운 모습을 보여줘서....)
 
온유리:(부어오른 입가를 보고 있으면 가슴 한쪽이 아려서, 무어라 답하는 대신 뺨과 이마에 지그시 입술을 내리눌렀다 뗍니다.) 미안한 건 유리인데 말이다. ... 그러니까 에덴. 그런 말 하지 말고, 응...
 
공에덴:(당신의 입맞춤을 시작으로 울음이 잦아들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몸이지만... 당신의 말엔 그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고 그저 떨군 나이프만 다시 쥡니다. 먼저 욕실로 가지 않아요.)
 
온유리:(그런 당신을 다독이며 조금 더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워보곤 부축해주어요. 물을 떠다 씻겨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밖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후 화장실에 도착하면 물을 틀어 꼼꼼히 비누칠해줍니다)
 
공에덴:(당신의 부축에 천천히 일어나서 화장실로 갑니다. 스스로 씻을 수도 있는데 그냥 당신의 손길을 받아요. 애초에 얼마 되지 않은 새 환부도 손바닥에 있었을테니.... 그리고 손을 다 씻으면 자기는 나이프를 물에 한 번 헹구고 닦아낸다음, 휴지에 감싸서 또 안주머니에 넣습니다.)
 
온유리:(본인도 손을 잘 닦아내고, 일련의 행동을 가만히 보다가 에덴과 시선을 맞춘 뒤 손을 꼭 잡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다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 ... 가보겠나?
 
공에덴:(당신과 시선을 맞추고, 손에 들어온 작은 온기를 놓치지 않겠다는듯 꼭 잡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올라서, 혹시 모르니까..) 물, 챙겨...
 
온유리:(그 말에 곧장 대꾸하지 못하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응, 알겠다.
 
유리는 밖으로 나오면 당신이 당부한 대로 물병을 챙겨 가방에 담습니다.
 
방을 나서나요?
 
공에덴:(손을 꾹 잡고 나섭니다.)
 
두 사람은 단단히 손을 맞잡고 객실을 나섭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내내 고요한 공기가 맴돕니다.
 
7층, 6층, 5층, 4층……
 
천천히 한 층, 한 층을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오직 두 사람 뿐입니다.
 
공에덴:(무대 세트장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릴 위해서 이렇게 거대한 덫을 만들어놨나?)
 
띵,
 
그런 생각에 마침표가 찍힐 때쯤 경쾌한 알림음이 울립니다.
 
엘리베이터는 2층에서 멈추고, 천천히 문을 엽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
 
인어입니다.
 
2층까지 이어져 있는 정중앙의 원형 수조에서는, 놀랍게도...
 
인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여인, 하반신은 물고기의 것과 같은.
 
호텔, 미술관, 그리고 인어.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배치입니다.
 
그것 또한 전시품이 아니라면!
 
아, 찬찬히 봅시다.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 어색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꼬리... ...
 
입가에 매달린 호흡기.
 
온유리:(옆에서 동그래진 눈으로 유심히 수조를 보다가 돌연 작게 아, 합니다.) 에덴, 스킨스쿠버인 모양이다.
 
공에덴:....정말?
(정말로? 완벽한 인어로 바뀌기 전까지의 시간이 덜 찬 인간이 아니고?)
 
온유리:응, 에덴. 정말이다. 가서 보겠나? (하고 손을 잡은 채 한 발 내딛어 봐요.)
 
공에덴:......(불안하고 지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다 우선 같이 한 발 내딛습니다.)
 
아이: 엄마, 엄마. 인어 공주님이 있어!
 
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한 아이가 들뜬 목소리로 말합니다.
 
중앙의 유리관에 찰싹 붙은 아이가 수조 안쪽을 유영하는 이에게 연신 손을 흔듭니다.
 
호흡기를 매고, 다소 어색한 꼬리를 흔들며 인어를 흉내낸 이가 손을 마주 흔들어줍니다.
 
어린아이라면 홀딱 넘어갈 광경이죠.
 
아이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어른들은 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공에덴:(스물 다섯. 신화에서 벗어났던 우리의 나이. 현재 서른 셋이니 8년.... 아직도 탐험가들은 잔존하는 신화를 몰아내고 있는데 일반인에겐...)
(...그럴만도 한 시간이다.)
 
온유리:(그런 에덴의 옆얼굴을 지켜보다가 손가락으로 손을 쓸어주며 안쪽으로 발을 옮겨봅니다.) 뭔가, 이것도 전시의 연장선인 것 같은데 말이다.
궁금하다. 어떤 방식의 해석이 있을지. (부러 살풋 웃어보입니다.)
 
공에덴:
듣기
기준치: 47/23/9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아이는 연신 즐거워하는데, 옆에 선 부모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얼굴입니다.
 
진지한 얼굴로 무언가 의견을 나누더니 이마를 짚거나 한숨을 쉽니다.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진 않지만요.
 
공에덴:(원래 티알은 도박이랬음 강행해보겠습니다)
 
공에덴:
듣기
기준치: 47/23/9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모르겠습니다. 지금 본인이 여러모로 지쳤다는 사실만은 확실히 느껴지네요.
 
정신이 조금씩 마모되는 것 같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 같습니다.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대충 예상해보건대, 꽤 본격적이고 고전적인 전시회의 풍경이라, 흥미를 잃은 아이가 울거나 시끄럽게 할 것을 걱정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어린 아이들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왕성함을 자랑하니까요.
 
공에덴:(아이는 그럴 수 있지.... 그럼 전시회를 둘러보겠습니다. 유리가 리드하는대로 따라가요. 생각할 기력x)
 
온유리:(그런 당신을 이끌고 전시회장으로 들어갑니다. 염려스러운 시선이 느껴지겠어요.)
아, 여기에도 팸플릿이 있다.
 
어제 봤던 팸플릿과 같은 디자인의 것입니다.
 
공에덴:(팸플릿을 잡아 펼쳐봅니다)
 
공에덴:(내용은 다를 바가 없군요...)
(그럼 덮고 다시 꽂아둡니다)
 
☎:
rolling 1d2
 
(
2
 
)
 
 
=
2
 
당신은 펼친 팸플릿을 접는 과정에서, 뒷면에도 무언가 적혀 있음을 알아챕니다.
 
확인해보나요?
 
공에덴:......(글자 읽을 능력도 힘에 부쳐서 잠시 고민하다 다시 집어 확인해봅니다)
 
온유리:(옆에서 같이 팸플릿을 보다가 그런 기색을 눈치채면 대신 집어들고 펼쳐 읽어봅니다.) 오... 안데르센의 동화인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전시라고 한다.
그래서 아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가)
...아, 이건 작가의 말인 모양이다.
 
공에덴:(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예술은 항상 이랬던것 같은데.... 감각이 전부 오그라들어 원을 만들고 무뎌진 느낌이라 그렇구나... 하고 다시 꽂아둡니다.)
 
온유리:(그런 당신의 곁에 좀 더 가까이 붙습니다. 불안한데, 언제 본인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어 두려운데... 그렇다고 당신을 홀로 내버려두는 일이란 생각할 수가 없어서. ) ... ...에덴. (하고 괜히 이름을 부르며 당신의 허리에 한 팔을 두릅니다.)
 
공에덴:......(진이 다 빠진 얼굴로 응. 하고 속울림으로... 당신의 부름에 대답을 합니다. 허리에 팔이 둘러지자 자기도 한 팔을 당신의 어깨에 가져가려다.... 내려앉지 못하고 부유하더니 결국 허리께에 얹어진 팔을 떼고 그냥 손을 잡습니다.)
 
온유리:(가슴이 뻐근하게 저려오는 감각에, 붙잡지 않은 다른 한 손이 절로 꼼지락거립니다. 순순히 팔을 거두고 원래대로,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손과 손 만으로 당신과 이어지기로 해요.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빼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깁니다.)
 
전시관 내부에는 예술품들이 적당한 위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보면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공에덴:(배우자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걷습니다. 역시 제일 처음 보이는건 그림A 겠네요)
 
온유리:(본인은 조금 크게크게 걸어보려고 하겠네요! 같이 그림 A를 보면...)
 
커다란 액자는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 무늬가 양각되어있습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이게도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고 있는 여인을 그려 넣은 그림입니다.
 
그림 속에는 오직 여인 뿐인데도요.
 
공에덴:(찝찝하다.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그림을 조금 더 살펴보나요?
 
공에덴:(살펴봅니다. 뭐라도 알아내야지 뭘 해야할지 알 것 같아서...)
 
공에덴:(너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그냥 우두커니 그 그림을 바라봐요)
 
물결을 따라 흩트러진 머리카락, 수심에 잠긴 조용한 얼굴, 유려한 곡선까지.
 
섬세하기 짝이 없는 솜씨입니다만……
 
어째서일까요? 여인의 하반신은 화풍이 뭉개져서, 다리의 윤곽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공에덴:(웃음이 나올 때가 아닌데 저절로 헛웃음이 새어나옵니다.)
 
온유리:(에덴의 옆모습과 그림을 번갈아보다가...)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래도 물고기의 꼬리를 표현해보려던 것 같다.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전시라고 했으니까.
 
공에덴:그렇구나. (그림을 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어냅니다..)
 
온유리:(분명 미소짓고 있는데도, 기뻐보인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래서 손을 꾹 잡고 묻습니다.) 다 봤나?
 
공에덴:(고개를 끄덕입니다. 사람이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나. 난 예전부터 바뀐게 없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뒤쪽에 있는 조각상에 눈길을 줘요)
 
그림 A 바로 뒤쪽에 있는 조각상입니다.
 
유리로 빚은 섬세한 조각상.
 
눈에 익은 여인의 형상이 조명 아래에서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여인은 몸을 움츠린 채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치,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조각상은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서늘해 보입니다.
 
공에덴:(순간 바다에서, 방에서 자신을 보채던 유리가 생각나 속이 울렁거려 고개를 확 돌립니다.)
(부어있는 혀가 유독 욱신거립니다. 비어있는 손으로 입을 가려요)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생각할 여력도 남아있지 않음..)
 
익숙한 광경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더욱이, 유리와 겹쳐보인 그 조각상의 이름이...
 
'창백한 체온' 이라니.
 
어지럽습니다.
 
온유리:(그런 당신을 보고 부축하듯 잡아줍니다. ) 에덴.
 
공에덴:(나가고싶어. 도망치고싶어.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 떠밀려 서있기 싫은 곳에 서있는게 나는,)
(잠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다가 일부러 그 조각상 옆에 붙어있는 조각상에 눈길을 줍니다.)
 
온유리:에덴, 에덴... (그런 당신의 앞을 가리고 등을 토닥입니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조각상을 보면 함께 봐요.)
 
그 옆의 조각상도 역시나 여인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여인은 흰 것이 가득 든 잔을 가슴 위로 들어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목이 탔던 것일까요? 조각상의 입술이 희미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그 잔에는…… 희고 둥근 것.
 
진주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단들 진주로 어떻게 목을 축이겠어요?
 
공에덴:(그 조각상은 되려 비현실적이라 오히려 앞서 봤던 것보단 거부감이 덜하지만.... 그래도 오래 보고싶지는 않아 맞은편 그림을 보려고 걸음을 조금씩 옮깁니다.)
 
조각상 아래 '채워지지 않는 잔'이라는 작품 카드를 지나 그림을 보러 갑니다.
 
여인은 긴 식탁의 끝에 앉아 있습니다.
 
흰 식탁보는 깨끗하고, 은식기는 환히 빛나지만……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식탁 위에는 음식 한 점 놓여 있지 않은 걸요.
 
빈 식탁에서 눈을 들면, 그림 속 벽에 커다란 액자가 붙어 있습니다.
 
액자 속의 식탁에는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과 커다란 케이크가 차려져 있습니다.
 
여인은 무척 배가 고파 보입니다.
 
공에덴:(멍하니 그 그림을 보게 됩니다. 여인과 그림 속 그림을 번갈아봐요. 그러다 빈 식기들을 보자 문득 제 속도 허하다는걸 깨닫습니다.)
 
그림 속의 그림을 가만히 번갈아보고 있으면, 당신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차려진 것들은... 평범한 음식이 아니라는 점을요.
 
당신이라면 익숙한 무언가였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와 진짜레전드)
 
.그 그림 속 음식에서 풍기는 느낌이 어쩐지...
 
날것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고, 당신의 직감이 말하고 있으니까요.
 
전시된 작품 중 무엇 하나 기꺼운 것이 없습니다.
 
오로지 괴로워하거나, 불행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뿐.
 
여러모로 찝찝한 기운이 드는 전시입니다.
 
공에덴:하......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하면 저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이젠 배우자의 손을 놓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로 마른세수를 해요.)
rolling d2
 
(
1
 
)
 
 
=
1
(그러다 문득 속에서 울화가 치밉니다. 왜 난 이런 상황에 놓여야 하지? 차디찬 바람과 함께 제 것을 뺏어가고 스러지게 하는 겨울, 짜맞춘듯이 제 배우자를 이 전시에 올려진 인어로 만들려는 사교도들이... 세수를 끝내고 드러난 얼굴은 어떤 때보다 분노로 차올라 있습니다. 이내 배우자를 두고 성큼성큼 전시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림 C로 가겠습니다)
 
당신은 배우자의 손을 놓고, 굳은 얼굴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 순간,
 
온유리:(당신이 손을 놓았을 즈음, 얼마 지나지 않아 손을 파르르 떱니다. 그러다가 곧 눈을 크게 뜨고 주춤대더니, 이내 성큼성큼 다가가는 당신에게 다가가 이를 세운 채 입을 벌립니다.)
 
아, 데자부.
 
어쩌면 예상했던 광경.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당신의 살갗이 베어 물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날카롭게 세운 이가 살갗에 닿기 전,유리가 겨우 당신을 밀어내고 뒷걸음질쳤으니까요.
 
온유리:... ... (말이 없습니다. 입술을 꾹 다문 채 말을 할 수는 없는 탓입니다. 당신과 거리를 둔 채로, 가방을 손에 꼭 쥐고 그저 바라보고 있습니다.)
 
공에덴:(분노 속엔 지친 얼굴이 스며들어있습니다. 물론 당신에게 향하는건 아니겠지만.... 제 혀도 지금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급하면 을 마시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그림을 다시 봅니다.)
 
시선을 옮긴 그림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속에서는 성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 짠 내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파도의 아래, 쓰러진 여인은 밀려오고 쓸려가는 물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흰 손가락이 여인, 스스로의 목을 파고들고……
 
바닥의 모래를 덧없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 ... 꽤나 직관적인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에덴:(신화에 관련되어있다면 어짜피 다 파기될 그림들인데 지금 망쳐도 상관 없지 않나? 매섭게 그림을 노려보며 특이점을 찾아보겠습니다.)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712730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단서.
 
단서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매섭게 살펴보면...
 
그림의 오른쪽 위 끄트머리, 아주 작게 무엇인가 그려진 것을 발견합니다.
 
바닷가의 바위 뒤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또 다른 여인입니다.
 
놀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습니다.
 
공에덴:(여러모로 기분이 나쁜 그림입니다. 어쩐지 우리 둘의 행보를 감시받는다는 은유적 표현같아서. 거칠게 시선을 떼어내고 원형 수조쪽으로 고개를 돌려요)
 
원형 수조에서는 여전히 스킨스쿠버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그 외에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네요.
 
공에덴:(그럼 다시 성큼 앞으로 가서 그림 D를 봅니다.)
 
그림 속의 여인이 머리가 없는 사내를 끌어 안고 있습니다.
 
절단면은 잘려나간 고기처럼 붉고, 흰 뼈가 섞여 있습니다.
 
여인의 흰 얼굴은 어느새 온통 피에 젖어 있고, 그 입술은 연신 무언가를 씹고, 삼키고 있습니다.
 
공에덴:(미래의 우리 둘인가?)
 
결코 입에 대서는 안 될 것을 흠뻑 음미하며, 환희에 가득 찬 여인의 눈이 당신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그림을 좀 더 살펴보나요?
 
공에덴:(시선에 개의치 않고 살펴봅니다.)
 
이런 제목이라니, 그렇다면...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강행합니다.)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미 사내는 죽고 말았는데, 진정한 사랑이 무슨 쓸모가 있나요?
 
... 아뇨, 아니지요.
 
환희에 찬 여인, 목이 잘린 남자, 여인과 마주친 시선……
 
완전한 미식과 진정한 사랑.
 
여인은 정말로 사내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여인은, 왜 죽어버린 사내가 아니라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당신은 문득 깨닫습니다.
 
사내는 그저 식사에 불과했노라고.
 
여인의 진정한 사랑은 아마, 지금 이 자리……
 
당신이 서 있는 곳에 있었을 것이라고.
 
온유리:(당신이 그림을 살펴보는 동안,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당신이 담아준 병을 기울여 입을 축이고 있습니다.)
 
공에덴:(그런 배우자를 한참 바라봅니다. 물병에서 입을 뗄 때까지...)
 
... ... 유리는 어떻게 될까요?
 
당신은 어떻게 될까요?
 
계속해서 그림 속의 인물과 여러분을 겹쳐보게 되나요?
 
공에덴:(배우자에게 먹히는건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때가 된다면 배우자를 내 손으로 죽일 수 있을까? 치료를 받은 손바닥을 내려다봅니다.)
 
온유리:(손바닥을 내려다보는 당신을 보는 미간에 살짝 주름이 집니다. 내용물을 반 조금 안 되도록 남긴 채, 병을 들고 우두커니 서 있어요.)
 
공에덴:(다음 작품을 보러 가려다가 당신을 잠시 빤히 바라봅니다. 혹시라도 더 필요한거라면....)
 
온유리:(병을 꼭 쥔 채로 살짝 고개를 젓습니다. 다소 거리가 있어 표정은 잘 보이진 않겠지만...)
 
공에덴:(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조각상 C를 보러 갑니다)
 
조각상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대신 전시대의 바닥에는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밀한 계산을 따라 쪼개고, 다듬은 덕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로 조각했노라면 물거품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무스름하게 녹이 슨 청동을 사용한 탓에... ...
 
창백한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공에덴:(하.... 또 짙은 한숨이 새어나옵니다. 우두커니 내려다보는 어깨 위엔 마치....)
 
작품을 계속 살펴보나요?
 
공에덴:(살펴봅니다...)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그래)
(강행해보겠습니다)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놀랍다 패널티 받고 관찰 판정 진행할게요)
 
신화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들에 대항하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익혀온 탐사자인 걸요.
 
하지만... 지금 당장 이 사건에 적용할 만한 무언가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많이 지쳐서인지도 모를 일이죠. 머리가 핑 돕니다.
 
☎:이성 -1
 
공에덴:64>63
(머리에 피가 몰려 혀가 또 욱신거립니다.)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29/14/5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
 
욱신거리는 고통을 애써 삼키며, 파편을 가만히 살펴보면 당신은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바닥에 흩어진 청동 파편 사이의 나이프를요.
 
날이 잘 벼루어진 은색의 나이프는 녹은 커녕, 무언가 묻은 흔적 없이 깨끗하기만 합니다.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한편, 작품 카드에 적힌 제목을 다시금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쩌면 이게 유리의 결말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
이성치 -1d3
 
공에덴:(심신이 녹록치 않은 상태에 유리가 관련되어있는데 자발적으로 +1 붙여도되나요?)
 
☎:붙이셔도 됩니다...^-ㅠ) 그냥울기
 
공에덴:
rolling d3+1
 
(
2
 
)
+1
 
 
=
3
63>60
(그저 우두커니 발 밑의 전시품을 봅니다. 어떤 얼굴인지는 스스로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런 직감이 들었다는걸 인지 할 떄 쯤이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하나. 그럼 그땐 나도 죽자.)
 
온유리:(자신의 팔을 주무르며, 당신이 쥐여준 병으로 목을 축이다가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꽤나 아껴 마신 듯한데, 그럼에도 어느새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네요. 입을 우물거리고 있다가 근처에 서서 그림과, 조각상과, 당신을 말없이 번갈아 봐요.)
 
공에덴:(짧게 타오른 분노가 남긴건 깊은 무력감입니다. 마음을 태워 남은 잿더미는 너무나도 쓴 맛만 돌아서 그냥 고장난듯이 작품을 보고만 있다가, 자연스럽게 식기에 손이 갑니다.)
 
온유리:... ... 에덴. (그 사실을 눈치채면 다급함을 숨기지 못하고 당신의 곁으로 붙어 팔을 붙잡습니다.)
 
공에덴:(당신이 붙잡은 팔엔 힘이 없어서 그냥 쉽게, 당신이 힘 주는대로 떨어지고 끌려갑니다.)
 
온유리:(당신의 어깨와 팔을 꾹 붙잡은 채 말이 없습니다. 다만 팔에서 떨어져 식기를 매만지는 손끝은 조금 떨렸을지도 모를 일이네요. 에덴이 그림을 보는 동안, 홀로 살펴봤던 그림들에 다시금 눈길을 줬다가 이내 가려진 액자를 빤히 바라봅니다.) ... 아직 남았다, 에덴.
 
공에덴:(반쯤 숙였던 몸을 들고 대답 없이 가려진 액자쪽을 봐요. 이 안엔 뭘 숨긴걸까.)
 
그렇게 가려진 액자 근처에 서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면,
 
직원: 여기 이 조각상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고객님.
 
정말로요?
 
가려진 액자가 아직 하나 남았는데도 말이에요.
 
공에덴:(그 직원을 그저 우두커니 바라봐요)
 
직원: (본인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시선이 어쩐지 서늘하다고 느꼈는지 어색하게 웃습니다.) 뭔가... 궁금하신 게 있으신가요?
 
온유리:아, 그. 그럼 여기 이 작품은...?
 
공에덴:(그러고 있으면 말 없이 가려진 작품 쪽으로 가 작품을 가린 천을 한 손으로 확 당깁니다.)
 
직원: 아, 이 작품은 공개 예정이 없어서... 고객님? (하고 당황한 얼굴이 됩니다.)
 
당황한 두 얼굴을 앞에 두고, 청색의 커튼은 맥없이 흘러내립니다.
 
캔버스 속에서 애틋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 여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여태까지 당신이 보아온 그림 속 흰 여인은 검은 여인을 끌어안은 채로 잔에 입술을 묻고 있습니다.
 
잔에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마시는 흰 여인은 사랑에 겨운 얼굴로 눈을 내리 뜹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공에덴:(우두커니 그 그림을 봅니다.)
(특이점은... 없겠죠?)
 
온유리:(놀라는 것도 잠시, 드러난 그림을 보면 다른 의미로 눈이 커집니다. 그러다가 황급히 뒤돌아서) 자, 잠깐만 보겠다. 잠깐만
 
직원: 고객.. 고객님. 함부로 천을 걷으시면...!
 
흰 여인을 끌어안은 것은 검은 여인. 혈색이 붉은 얼굴은 마찬가지로 사랑에 젖어 있습니다.
 
힘없이 쥐고 있는 은색의 나이프가 얼룩덜룩하게 젖어 있습니다. 잔에 든 것과 같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으로.
 
공에덴:(그게 뭔지 유추는 불가능할까요? 근데 제생각엔 혈흔같음)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강행합니다.)
 
공에덴:
교육
기준치: 71/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그림 속에는 붉은 육지도 푸른 바다도 담겨 있지 않은 걸요.
 
... ...아, 하지만 당신은 알아챕니다.
 
지금까지 겪어온 기이하고 모독적인 경험의 축적을 기반으로 말이에요.
 
심해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새파란 액체,육지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새빨간 액체.
 
저것은 피입니다.
 
두 존재의 몸을 이루는 근간.
 
상식에서 벗어난 광경이라고 해도 알아볼 수 있어요.
 
직원: (커튼을 다시금 그림에 씌우려 다가옵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이 그림은 전시 불가한 작품입니다.
궁금하신 마음은 알겠지만, 이 작품 대신 다른 작품을 감상해 주십시오. (당황스러운 기색을 채 감추지 못하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을 겁니다)
 
공에덴:(혹시 탐험가 뱃지나 그런걸로 소속을 표현해서 이유를 밝히게 할 수 잇을까요? 말을 못하니까)
 
가능합니다. 소속을 밝히나요?
 
공에덴:(탐사자에 이은 탐험가였던 자. 탐사자 로고와 여명 로고가 같이 그려진 물품을 안주머니에서 내밀어 영장처럼 직원에게 보여줍니다.)
(아오 앞에 두단어 바뀌어네)
 
직원: (응? 하고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내밀어진 것을 보았다가 놀란 얼굴이 됩니다. 말문이 막혀 그 로고와 그림, 에덴을 번갈아 보았다가... ...) 탐사자...이신가요? 여기 전시회에 무슨 일이 있어서...
 
직원은 아까와는 다른 당혹스러움으로 당신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그 때,
 
온유리:(어느 순간부터 고개를 숙인 채 덜덜 떨고 있더니, 직당신과 직원이 그리 말하는 시점이 될 즈음에는 결국 당신에게 성큼 다가가 다시금 이를 세웁니다. 데구르르- 속이 텅 빈 병이 힘없이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들려요.)
 
공에덴:(그럼 놀라지 않고 유리가 자신을 물지 않게금, 전시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유리를 제압합니다. 그리고 직원을 매서운 겨울과 같은 눈빛으로 바라봐요. 혀가 온전치 않아 자연스럽게 말이 짧아집니다. )이래도 모른척을?
 
직원: 헉...?! (경악해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칩니다. 정말 놀랐는지 안색이 조금 파랗게 질리네요.) 모, 모른 척이라뇨. 저희는 정말 모르는... 뭐, 뭘 어떻게 협조하면 되는 건가요?
 
온유리:(닿는 대로 당신의 몸을 붙잡는 손 위로 흰 핏줄이 도드라집니다. 벌어지고 다물리길 반복하는 이 사이로 가쁜 호흡이 새어나오고...)
 
공에덴:(여기서 관계자를 불러달라 하면 꼬리 자르기가 될 수도 있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공에덴:
지능
기준치: 54/27/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떻게 해야 하지?
 
골똘히 생각하던 당신은 눈치챕니다.
 
그림 속 은색 나이프와 잔의 모습이 꽤나 낯익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생각에 잠긴 당신에게 떠오르는 짐작이 한 가지 더 있죠.
 
이 전시 속의 이야기는 꽤나 우리들의 궤적과 닮아있고... ...
 
그렇다면, 이 눈앞의 액자 속 결말 또한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
 
이제 어떻게 하나요?
 
공에덴:(소속을 표현하는 물품을 집어넣고 입가에 검지를 올립니다. 우선 이 일에 대해 비밀로 하자는 뜻으로. 그리고 그림에 있는 잔을 가리키고 이어 자기에게 달라고 손짓해요.)
 
직원: (침을 꿀꺽 삼키며 당신의 손가락을 따라갑니다. 그러다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목소리로 물어요.) 저, 손... 탐사자님. 저런 잔과 똑같은 잔이어야 하는 건가요?
 
공에덴:(고개를 끄덕입니다.)
 
직원: (영 곤란한 얼굴로 잠시 고민에 잠깁니다.) ... ... 담당 부서 직원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상태가 좋지 않아보이는 유리를 힐끔 봤다가) 이 분은...?
 
온유리:(당신에게 제압당했음에도 계속해서 몸을 바르작대다가, 이내 손길에서 잠시 벗어나 입을 벌립니다.)
 
공에덴: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온유리: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능숙하게 제압에 성공합니다.
 
공에덴:(능숙하게 제압하고는 직원에게 괜찮다며 갔다오라는 제스처를 합니다.)
 
직원은 혼란을 전부 거둬내진 못한 낯으로 고개를 기다리며 자리를 뜹니다.
 
이제는 잠시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공에덴:(기다리며)
(그럼 우선 액자를 가렸던 천을 들고 전시회 구석으로 갑니다.)
 
당신은 유리를 데리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유리는 그 과정에서도 버둥거리기를 멈추지 않네요. 퍽 힘겨워보입니다.
 
공에덴: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ㅋㅋㅋ)
 
온유리: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당신은 유리를 데리고 구석으로 향합니다.
 
뭘 하나요?
 
공에덴:(그대로 유리를 제압한 채로 직원을 기다립니다. 미리 품에서 나이프를 꺼내요.)
 
아침 식사를 나누던 테이블에 놓인 은색 나이프.
 
저 전시관 속 그림에 있던 것과 꼭 같은 모양새입니다.
 
날카롭게 벼루어진 날과 손잡이를 타고 오르는 탐스러운 꽃송이들이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공에덴:
자연
기준치: 25/12/5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
 
나이프를 꺼내 쥐던 당신은 알아챕니다.
 
이 꽃의 이름은 해당화.
 
바닷가에서 곧잘 피는 꽃입니다.
 
공에덴:(꽃말따위 생각할 틈도 없습니다. 그냥 지친 얼굴이에요.)
 
품 안에서 계속해 날을 세우는 유리의 가쁜 숨소리를 얼마나 듣고 있었을까요.
 
멀리서 다급하게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즈음부터는 조금 느려졌지만요.
 
공에덴:(그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자기가 여기 있다는듯이 손을 살짝 흔들어요.)
 
직원: (바구니에 여러 개의 식기를 든 채 당신에게로 발걸음을 바삐 옮깁니다. 곧 그걸 내려놓고) 어떤 게 그 잔인지 모르겠어서... 일단 있는 종류를 전부 가져왔습니다.
 
공에덴:(그럼 살짝 목례하고 잔을 눈으로 훑어봅니다.)
 
잔을 찬찬히 살펴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낯익은 잔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침대 머리맡의 협탁 위에서 본 잔이었죠.
 
은색으로 빛나는 표면은 깨끗하게 닦여 있습니다.
 
당신의 얼굴이 비춰 보일 정도로요.
 
공에덴:(그럼 그 잔을 고른 다음에 그대로 자리에 앉고, 천을 뒤집어씁니다. 그림을 가렸는데 한 손으로 내릴 정도면 얇고 가벼운 천이겠죠? 자기는 이미 처치 받은 손바닥을 다시 째려다가.....)
(베지 않은 반대쪽 손바닥을 은식기로 째고 잔 안에 쥐어짭니다. 손바닥에서 흐르는게 제일 빠르게 받아낼 수 있으니까요.)
 
주르륵, 똑.
 
당신의 새빨간 피가 천천히 잔 안에 고입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요?
 
공에덴:(자발적으로 체력 깎겠습니다. 8>7)
(어느정도 짜졌다 싶으면 유리의...)
......(아무리 그래도 배우자의 몸에 칼을 대는게 내키는 일은 아닙니다. 양 손바닥이 욱신거려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유리가 자주 쓰지 않는 손바닥을 은식기로 베고 잔에 쥐어짭니다.)
 
살점을 가르는 날붙이를 타고 푸른 피가 흘러나옵니다.
 
도저히 육지의 이가 흘리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푸른색.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합니다.
 
저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하고……
 
잔에 담긴 피는 소리도 없이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짙은 쇠비린내와 짭조롬한 바다내음이 뒤섞입니다.
 
더 이상 붉지도, 파랗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
 
독과 같은 액체가 잔에서 찰랑입니다.
 
공에덴:(떨리는 손으로 그 잔을 들고... 유리에게 쥐어줍니다.)
 
온유리:(본능적으로 알아챘던 걸까요. 은식기의 날붙이가 당신과 본인을 가르는 순간부터 퍽 잠잠해지더니... 잔을 쥐여주는 순간 곧장 잔에 입술을 묻습니다.)
 
눈을 내리 깐 얼굴은 사랑에 겨워 있습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 양,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언제나 그것을 바라왔던 것처럼 잔을 기울입니다.
 
그렇게, 마지막 모금이 완전히 목을 타고 넘어가면...
 
...
 
깜빡,
 
깜빡,
 
...
 
깜빡.
 
이런,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순식간에 시야가 아득해집니다.
 
눈앞이 깜깜하게 내려 앉습니다.
 
정신은 침잠하고 침잠합니다.
 
깊은 곳으로 침몰합니다.
 
... ... 하지만 이런 감각은 기껍지 않아요.
 
공에덴:(여기서 바로 조사를 시작해야하는데, 나 혼자서라도...)
정신
기준치: 68/34/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와;)
 
... ...
 
당신은 겨우겨우 닫히는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비록 피를 흘린 몸이기에, 계속해서 힘을 쓴 몸이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요구하긴 했지만요.
 
그마저도 정신력을 발휘해, 당신은 눈을 뜹니다.
 
공에덴:(유리가 다 마셨든.. 아니든... 잠시 벽에 몸을 기대고 있다가 뭐라 먼저 얘기하기 전에,) 방에 가 있어. (하고 먼저 일어납니다. 음성은 퍽 냉정했을수도 있겠네요. 몸 위로 덮어둔 검은 천 밖으로 나옵니다. 벽을 짚고 직원에게 다가와달라고 손짓해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그야, 유리는 이미 곤히 잠들어있으니까요.
 
손바닥에 그어진 짧은 자상이 눈에 띕니다.
 
그렇지만, 언뜻 보기에도 유리의 안색은 편안하고, 호흡은 일정하며, 상처는 불그스름합니다.
 
다행이죠.
 
... ... 잔과 칼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건 큰일인지도 모르겠지만요.
 
공에덴:(다행인가. 내 속은 아까 그 액체마냥 문드러졌는데. 머리가 너무 복잡해 자고 있는 배우자에게 잠시 눈길만 줍니다.)
 
직원: (어떻게 해야 한담, 하는 기색으로 서 있다가 당신이 부르면 조심스럽게 다가갑니다.) ... 마무리... 된 건가요?
 
공에덴:(고개를 젓고, 아픈 혀지만 최대한 천천히, 또박또박 직원에게 의사를 전달해요.)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제작자에게 연락해주세요. 안된다고 하면 직접 후원하고싶다고 얘기해주시고, 만나는건 최대한 은밀한 방을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신상은 아까처럼 비밀로.
 
직원: (그 말에 잠시 곤란한 얼굴이 되어서는 천천히 입을 엽니다.) ... ... 저, 탐사자님. 이 전시회의 그림은 오래 전부터 떠돌던 그림입니다. 작가에 대해서도 밝혀진 바가 없고요.
작가의 말도 작품과 함께 떠돌던 쪽지에 쓰여 있던 것입니다.
 
공에덴:......알겠습니다. 오늘 일은 저희 쪽에서 맡아 진행할테니 공문서가 오기 전까지 함구해 주시길 바랍니다.
 
직원: (여러모로 큰일에 휩쓸렸음을 짐작했는지 조금 굳은 얼굴이 되지만, 비즈니스적인 옅은 미소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공에덴:(이쪽도 지친듯한 얼굴에 미소를 지어요. 아마 처음으로 제3자에게 보이는 약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그럼 우선 본부에 짧은 상황을 문자로 넣은 다음에 유리를 안고... 객실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직원은 그런 당신을 물끄러미-묘한 동병상련을 느꼈는지-보다가 고개 숙여 인사하곤 자리를 떠납니다.
 
그렇게 본부에 연락도 넣었겠다, 당신은 여전히 잠든 채인 유리를 안고 객실로 돌아갑니다.
 
객실입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보았던 풍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 ...창밖으로 비치는 풍경도 익숙합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보이는 풍경입니다.
 
공에덴:(유리를 침대에 눕히고 나니 제가 벤 상처가 신경쓰여서 그쪽을 있는거 없는거 끌어모아 치료해줍니다.)
 
그러고 보니 유리가 챙겨온 밴드나 연고, 소독약 등이 있었죠.
 
그런 것들을 가져다가 조심스럽게 유리의 환부를 치료합니다.
 
당신의 상처는 그대로 두나요?
 
공에덴:(...네. 계속 힘을 주고 그러느라 먼저 짼 손바닥도 터진 것 같지만 그냥 둡니다. 양 손이 덜덜 떨려요. 전체적인 상황에 화가 나는데 유리에게 난 것도 아닐 뿐더러 혹시 이상한 불똥이 튈까 방에서 나와 테이블에 앉습니다.)
(겨울은 이번에도 많은걸 빼앗아갔네요. 증오스럽고 보기 싫어지는 풍경에 조금 신경질적으로 커튼을 칩니다. 급한 상황일테니 얼마 되지 않아 본부에서 답이 올때까지... 그렇게 우두커니,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는 익숙한 분노와 절망감을 껴안고 앉아있을 듯 합니다.)
 
그렇게 하얀 풍경을 가리고 어두컴컴한 방 안에 얼마나 있었을까요.
 
적막을 깨고 조용하게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납니다.
 
공에덴:(누군지 알지만 그냥 테이블이나 우두커니 보면서 사색으로 다시 들어가려합니다.)
 
온유리:(그런 옆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애써 웃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흐릿한 미소네요. 어찌 보면 슬퍼 보이기도 하는 얼굴입니다.) 에덴.
 
공에덴:(이름을 부르면 늘 당신을 바라보며 다가가던 사람이 이번엔 듣지 못한 것 처럼 손가락만 만지작댑니다. 무거운 정적이 그 공백을 채웁니다.)
(그러다 고개를 움직이는데... 당신을 등집니다. 퍽 낮은 목소리가 한 마디를 부정확한 발음으로 쥐어짜내요.) 유리야. 지금 너에게 화 낼 것 같아서 무슨 말을 못하겠어.
너 잘못이 아닌데도...
 
온유리:(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닙니다. 그래서 곧장 당신 앞에 앉지도, 당신 곁으로 다가가 껴안지도 못했던 거겠죠. 굳이 시선을 끌어다 당신에게 닿게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물러나지는 않으며 나직하게 말해요.) 응, 에덴. 그렇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의 의지와 뜻대로 흘러가는 것들로만 삶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에덴... (말끝이 물에 탄 물감처럼 탁하게 흐려집니다.)
 
공에덴:......가서 쉬어. 많이 힘들었을텐데. (혼자 있고 싶다는 완곡한 표현입니다. 말 그대로 당신이 더 힘들었을텐데, 당신을 위해 더이상 태울 무언가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서 그저 밀어낼뿐입니다.)
 
온유리:(곧장 대꾸하지 않습니다. 때로 침묵만으로 답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삶에는 찾아오는 법이죠.)
(얼마 후에 갈라지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에덴, 유리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
때가 지나가면 누군가를 불러라.
영원히 이어지는 감정이란 없으니까... ... 지금 당장은 가닿지 않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알고 있지 않은가.
(입술을 달싹입니다.) ... ... 그럼 에덴도 쉬어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금 발걸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자박, 자박.
 
가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소리를 죽인 소리입니다.
 
아마도 침대로 다시 돌아간 모양입니다.
 
공에덴:(대답을 들을려고 한 말도 아닌데, 되려 자신을 보듬으려는 말을 해주는 당신. 그 말이 더 아프다는건 알고 있을까요.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 마냥 더욱 욱신거리는 가슴에 그저 이만 꾹 악물었습니다.)
(세상은 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어릴때부터 훈련받아서 성인이 되자마자 오염된 구역으로 내보내는건... 지금 생각하면 아동학대인데. 그 시절이야 다들 살아남기 위해 그랬다지만, 수많은 희생을 토대로 찾은 내일이 이어져 지금까지 왔다면 같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하는게 아닐까요? 왜 자기만의 이익을 위해서 어긋난 행위들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우리들은 아직도 나가면 다쳐서 돌아오는데.
한 세기가 가까워질 만큼 지옥을 겪어왔으면서 왜 그의 1/10도 안되는 기간만 누리고 다시 한 세기를 잃어버릴려고 하는지, 운이 좋아 한 세기지 이번엔 아예 멸종 할 수도 있다는 자각이 없는건지. 속 편해서 좋겠다. 환멸이 담긴 한 마디를 속으로 뱉어냅니다.)
 
세상은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걸까요?
 
왜 본인에게 겨울이란 아프고 쓸쓸한 계절로만 남게 되는 것일까요.
 
그러면서도 자신은 겨울의 색을 두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니.
 
모순적이면서도, 어쩐지 계속 곱씹게 되는 문장이라 묘한 기분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익숙한 알림음이 정적을 깹니다.
 
아마도 본부에서 온 연락이겠지요.
 
... ...착각이었을까요?
 
어디선가 잔잔한 해당화 향기가 나는 것 같다는 감각은 말이에요.
 
KPC 온유리 / PC 공에덴 생존
 
보상: 이성치 1d6 회복
 
인어의 비늘(효과: 소지 시 매혹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