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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시현 기로의 종착역
Cthulryu
2020. 2. 1. 15:06
*백업 로그를 읽기 전에*
시나리오 얼음달의 약한 스포일러가 있으며, 관계가 살짝 이어집니다.
읽으시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매끄럽게 이해하시려면 얼음달을 열람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얼음달 비밀번호는 1215입니다.
다이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기로의 종착역
『이곳에 있으면 당신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버려요.』
『전부 잊어버리기 전에 저를 데리러 와주실 수 있을까요?』
알 수 없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당신은 팜플렛에 작게 그려져있는 지도를 보며 겨우 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역에는 역 이름조차 적혀있지 않네요.
이름도 없는 역에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
들어가기 전에 팜플렛을 한 번 다시 보는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온, 관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려운 성공 확인.
편지에는 정갈하게 시현, 의 글씨체로 당신을 찾는 글씨가 적혀있을 뿐이고.
팜플렛을 자세히 보다보면, 어느 한 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내용이 보입니다.
『저희 [ ]역의 기차는 탑승객이 내린다면 운행을 멈춥니다.』

이름도 없는 역에 기차가 운행한다니... ... 거기다 탑승객이 없다면 기차는 운행하지 않는다뇨.
알 수 없는 내용뿐입니다.
이런 역에, 시현이 있다는 것 마저도 이제는 의심되기 시작합니다.
의심을 하며 역 내부로 들어가도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적한 역을 돌아다니다보면,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불빛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면, 당신은 그것이 매표소의 작은 전구 불빛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매표소에 다가가자 유리벽 너머 의자에 앉아있는 역무원이 보입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역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당신을 향해 딱딱한 말투로 묻습니다.
역무원:표를 사시겠습니까?

역무원:표를 구매하기 위해선 당신의 기억이 필요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요? 표를 사기위해서 돈이라면 모를까 기억이라뇨?

알수 없는 대답에 당황스럽지만, 당신은 그런 중에도 신기한 느낌을 받습니다.
남자는 모자를 눌러쓰고 유리의 구멍이 뚫린 부분으로 손을 내 밉니다.
손 위엔 작은 표, 표라고 부르기도 조잡한 종이가 올려져 있습니다.
역무원:기차를 타기 위해선 표가 있어야 하죠. 이것을 받으시면 가장 중요하지 않은 기억을 받겠습니다.

역무원: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 그런 것처럼 아주 사소한 기억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겠죠.
다만, 뭐가 사라졌는지는 모르실겁니다. 기억이란 건 그런거니까요.

(이 사람은 굳이 날 왜 찾는걸까. 그렇게 완전하지 않은 타인으로 끝난 사이인데도, 왜... 여기까지 날 불렀을까. 누군가의 속임수라 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서도 혹시 그 사람일까, 우리가 관계가 다시 진척이 될 수 있을까.. 같은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왔지만.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 다시금 티가 날 정도로 미간이 구겨집니다. 그래도 시현을 위해 그 표를 살짝 집어듭니다.)
기억은 어떻게 지불하면 되나요?
역무원:표를 잡으시면, 아시게 되실것입니다.
꺼림직하지만 어쩌겠나요.
그를 찾기 위해선 역무원의 손에 들린 표가 필요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당신은 그의 손 위에 있는 조잡한 표를 잡았습니다.
... ...
여기서, 이성 체크입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확인. 이성치 감소는 없습니다.
표를 잡자 얕은 두통이 느껴졌습니다.
역무원의 말대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기억이 잊혀진 걸까요.

그것은 당신 스스로도 알지 못했습니다.
무엇을 잊었는지는 스스로도 모를 테니까요.

묘한 두통을 뒤로하고 개찰구 쪽으로 이동합니다.
개찰구로 이동하자 익숙한 모습이 보입니다.

... ... 하지만. 마냥 익숙하지는 않은 느낌의 모습입니다.
개찰구 너머로 묘한 모습의 시현은.
어딘가 약간 비어있는 모습으로 승강장의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그렇게 보인다기보단, 느낌이 그랬습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미약하게 기억 속의 그보다는 조금 더 공허해진 얼굴.
표를 개찰구에 넣으면 승강장 내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굳이 날 여기까지 부른 이유가 뭘까. 나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면 그건 그건 나름대로 서로 괴롭지 않는 선택 아닐까. 다리가 무거워지는게 느껴집니다. 조용하던 발걸음이 점점 둔탁해지고... 그렇게 밝지 않은 얼굴로 개찰구를 넘어갑니다.)
당신이 방금 산 조잡한 표를 개찰구 틈으로 밀어넣자 표는 사라지고 가림막이 열립니다.
... ... 승강장 내부로 들어가, 당신은 시현을 마주보고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시현을 향해 목례를 건네면, 줄곧 먼 곳을 바라보고 있던 시현의 시선이 당신을 향합니다.
왜인지, 마치 밤에 늘 빛나게 되어있는 가로등이 꺼져있는 것 같은. ... ... 그런 눈이었습니다.




... ...

그는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듯.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한 태도입니다.
... ... 이성 체크.

기준치: | 75/37/15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실패 확인.

1d3 다이스를 굴려 나온 값만큼 이성치에서 차감해주세요.

rolling d3
()
3
3
75>72
... ... 담담한 듯 한 태도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당황스럽습니다. 장난을 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정말 그는 당신을 잊어버린걸까요.
그런 당신을 보고 시현이 입을 엽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의 곁으로 다가와 섰습니다.
의문만 쌓여가는 대화가 이어질 즈음, 승강장 전체에서 탁한 종소리가 울립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머리가 울릴 정도였고.
이내 어디선가 딱딱한 말투가 들려옵니다.
[ 첫 번째 기차가 들어옵니다. ]

...타야하는거 아닐까요?

그럼... ... 갈까요. (당신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움직이려는 듯 했고.)

(시현과 눈을 맞췄다, 잠시 내리 깔더니 무거운 다리를 옮깁니다.)
시현을 데리고 나가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팜플렛에 쓰인 문구도 신경 쓰이고, 그는 기차를 타야한다고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수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어쩌겠습니까.
당신은 시현과 함께 기차에 올라탑니다.
여기서, 듣기 판정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ㄲㅂ)
성공 확인.
기차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방송이 들립니다.
“몇 번째지? 어쨌든 좋은 실험이지 않나?...치지직-”

딱히 그런 것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열차의 문이 닫혀서, 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당신들이 자리에 앉기를 기다리듯, 열차는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습니다.

당신이 자리에 앉고, 시현도 조금 머뭇거리다가 당신의 반대편에 앉습니다. 좌석이, 두 개의 자리가 뒤를 향해있고. 두 개의 자리는 앞으로 향해있는. 그런 형식의 좌석 네 개가 연달아 붙어있는 형식의 기차네요.
서서히 기차가 움직이면, 창문너머의 풍경은 덜컹거리며 지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상합니다. 분명 역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던 주변엔 바다가 없었던 것 같은데... ...
흔들리는 풍경은 어두운 바다입니다.
기차는 바다를 가르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온:실험이라서 이런거겠지. 창문에 머리를 툭 대고 눈을 올려 떠 바깥을 바라봅니다. 기차... 기차에는 안좋은 추억만 생기는구나.)


경치도 나름 좋아서 잡생각이 많아지네요. 기껏 불러주셔서 왔는데...






큰 파도가 목을 타고 올라와 가는 신음소리를 연주합니다. 연주를 끊으니 눈시울이 젖어 한 방울씩 뺨을 타고 물이 흐릅니다.)


감정중에선 정이 제일 아프고 힘들다고 했는데 이런 이유였을까요. 편지를 받고 스팸이라고 무시했어야 됐다는 못된 생각까지 들어 몸이 떨려옵니다. 입술을 깨뭅니다. 이 상황은, 너무너무 괴로워요. 시현씨. 차라리 그때, 이렇게 애매하게 남을 사이가 아니라....
시현씨. 어째서 저를 불렀나요. 끝마무리는 그렇게 소중한 관계도 아니었는데. 당신의 손길을 뿌리치진 않았지만 휘몰아치는 높은 파도에 휩쓸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허리를 숙입니다.)

(나는 마지막에 당신에게 무슨 심정으로 편지를 보냈을까. 기억나는 사람이 당신 뿐이었을까. 아니면 무엇 때문이었지? 마지막에 편지를 쓰는 내 심정은 어땠는가. 당신은 나와 어떠한 관계선 위에 올라가 있었기에 당신이 이렇게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들어하는걸까. 나는, 나는... ...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것인지.)
(당신이 허리를 숙이자 당신의 얼굴을 품던 손을 의자 위로 옮기고 다른 손을 들어 당신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해야 당신이 힘들지 않을지, 아프지 않을지. ... ... 내가 떠나는 게 맞는지. 처음부터 그냥 아무에게도 편지를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지. 담담히 당신을 바라보나, 속은 복잡하게 엉켜있었다.)









그렇게 어색하게, 또는 예전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보면.
얼마나 지났을까요, 덜컹거리던 기차는 어떤 역에 도착합니다.
역의 이름은... ...
기억의 바다
다른 설명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이지만 위태로운 걸음 걸이로 간신히 내립니다.)

승강장으로 내려오면, 근처에 보이는 것은 검은 빛의 바다입니다. 열차가 가로질러 온 그 바다인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눈을 돌리고 승강장을 둘러보면, 낡은 벤치와 매표소, 자판기. 그리고 쓰레기통이 보입니다.

매표소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위치를 알리듯 불이 켜져있기는 하네요.




시현은 벤치에 앉고,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바람도 쐴 겸 말이에요.
자유 조사 / 롤플 가능합니다.

당신이 매표소로 향하면... ... 매표소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딱히 새로 발권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매표소에... ...
작은 종이가 있습니다.

... ... 종이는 왠지 낯이 익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 ...
[ 24h / -40% ]

(종이를 들어.. 뒤집어봅니다.)
이것은 분명... ... 당신이 전에. 시현을 치료할 때 사용했던 기기에서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딱히 볼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아까와 같은 매표소일 뿐이네요. 역무원이 없을 뿐인 매표소입니다.

자판기로 가보면, 상품들은 단 하나의 포장된 물건만 빼고 전부 품절 상태입니다.

글쎄요... ...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아니기도 합니다.

상자 아래에 가격 표시로 [ 500원 ]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랬는데 450원)
기억상으로 있었나... ... 한 번 뒤져볼까요.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5천원 짜리가 딸려나옵니다... ...

그렇지만, 자판기에 넣으려고 하면... ...
뭔가 안 맞는 느낌입니다. 들어가지 않아요.

음....... (한참 서성이다 쓰레기통으로 가봅니다.)
쓰레기통으로 가면... ... 무성히 버려진 쓰레기들과 그 가운데에 찢어진 표 하나가 보입니다.

딱히... ... 모르겠습니다. 그런건 알아보기 어려워요. 찢어져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낡은 벤치로 가봅니다.)
벤치로 다가가면, 시현이 자리에 앉으려는 줄 알았는지 조금 비켜줍니다.
그리고, 비킨 그 자리 아래 바닥 쪽에서... ...
무언가 작게 반짝, 이는 것이 벤치 틈새로 보입니다.

당신이 손을 뻗어 그것을 주워보면.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500원짜리 동전이 빛을 발하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어....
(일반 동전으로는 안되는건가? 손을 털고는 시현에게 매표소에서 주운 종이를 건내줍니다.) 잠시만 가지고 있어주실 수 있으세요?


동전은 딸깡,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자판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서 조금 더 소리가 울리고... ... 곧 한 개의 버튼에만 불이 들어옵니다.

당신이 버튼을 누르자 ‘덜컹’ 소리와 함께, 예쁘게 포장된 상자가 내려왔습니다.

당신이 상자를 열자 보이는 것은... ...
? 빈 술병입니다. 왜인지 이것도 낯이 익은 게... ...
언젠가 당신과 시현이 함께 마셨던 그 술의 남은 병이네요.

(우선은.. 그것도 들고 시현에게 갑니다.)
확인. 그리고 그에게 돌아가기 전.
관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려운 성공 확인.
얼핏, 병에 작은 쪽지가 같이 동봉되어있던 것을 눈치챕니다.

분명 빈 술병에서 나온 것인데도, 어딘가 젖어있거나 술 냄새가 배어있지 않습니다.
내용은... ...
『당신의 기억과 물건을 그 사람에게 준다면 ‘가장 처음의 기억’ 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동의 하셨다면 그에게 물건을 선물하세요.』

그는 그 자리에 아직 얌전히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혹시몰라 외치며;)
당신이 다가오자, 고개를 약간 들어 당신을 보고 약하게 웃고.


음... ... 딱히 아까와 다른 분위기는 아니고, 당신을 맞이하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원하신다면 좋습니다. 굴리시겠어요?

종이는 주지 않고 병만 건네는 것인가요?

아, 죄송합니다. 병과 함께 동봉되어있던 것의 이야기였습니다만. 실수였습니다. 스루해주셔도 좋습니다 mm
당신이 건넨 물건을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잡아오면.
... ... 처음 이 곳에 들어오기 위해 샀던 표를 잡을 때처럼, 얕은 두통이 몰려옵니다.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실패 확인.
얕은 두통과 함께 머릿속에서 단편적인 기억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소중한 기억들이 스치다 어두운 물속으로 빠지는 감각을 느낍니다.
머릿속이 물에 잠긴 것처럼 무겁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잊었는지.
당신은 잊어버렸습니다.
... ...
이성 체크.

기준치: | 72/36/14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건 안빠져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성공 확인. 1 차감됩니다.

한편. 당신과는 다르게.
... ... 시현의 상태가 아까와는 조금 다릅니다.
방금까지는 당신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지만, 지금은... ...








그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 ... 기분탓일까요.
바다의 물이 조금 늘어난 것 같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역과 기차가 잠길지도 모를 일 입니다.

곧 승강장 전체에서 탁한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당신은 직감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까 보았던 풍경들입니다. 승강장, 쓰레기통, 자판기, 벤치, 매표소. 그리고 기차.



확인.
기차에 탑승하자 술병이 시현의 손에서 천천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기차의 문은 닫히고, 이내 덜컹거리며 어디론가 이동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가온, 듣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확인.
“치지직- 전과 비슷하지 않나…? 조금 다른가?”
짧은 방송이 지나갑니다.


창문너머의 풍경은 덜컹거립니다.
이상합니다. 분명 방금 전 바다를 달리던 기차였는데... ... 흔들리는 풍경은 어두운 바다가 아닌 금색의 넓은 들판입니다.
기차는 들판을 가르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조금, 아까보다는 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덜컹거리던 열차는 어떤 역에 도착했습니다.
역의 이름은... ...
추억의 들판
이번에도 다른 설명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자 보이는 건 금색의 넓은 들판입니다.
주변을 돌아다닐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들판에서 눈을 돌리고 역 주변을 살펴보면 작은 공원, 허수아비, 그리고 쓰레기통이 있습니다.

확인. 이번 쓰레기통에서도 무성한 쓰레기들과 찢어진 표 하나가 보입니다.


허수아비 쪽으로 먼저 이동하나요?

가까이 다가가보면, 금색 들판을 지키고 있는 허수아비가 보입니다.

(모습은 어떤가요?)
허수아비의 팔은 삽으로 만들었네요. 언밸런스한 매력을 느낍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확인.
허수아비는 낡았지만, 그에 비해 삽은 새 것 같습니다.


(허수아비가 귀여운 듯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약하게 웃었다.)





확인.
공원으로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꽃들이 작은 공원에 흐드러지게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큰 나무만 덩그러니 자라있습니다.

(가온은 성큼 나무쪽으로 가봅니다)
확인.
관찰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려운 성공 확인.
나무 아래 땅이 유난히 엉망으로 파헤쳐져 있습니다.

(뭐라도 묻었나? 땅이 단단한가요?)
그렇게 크게 단단하진 않지만, 맨손으로 파기는 좀 힘들 것 같아요. 잘못하면 다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말을 듣자, 시현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 자리에 얌전히 섭니다.

허수아비는 그 자리에서 아직 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확인.
당신의 말을 알아들은 것마냥.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허수아비의 고개가 끄덕이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허수아비는 외팔이 되었지만, 다시 돌려놓으면 되는 일입니다.
당신은 허수아비에게서 삽을 뽑아들었습니다. 튼튼해보이네요.

나무 밑으로 달려가면, 시현이 당신을 반기며 웃고 있습니다.



당신의 말에 시현이 자리를 비켜서고.
당신은 열심히 나무 밑을 파냅니다.
덩그러니 있는 나무 아래를 파내면 보이는 건 전과 같이 포장된 상자입니다.

흙이 묻어 있어 더럽지만 상자를 열자 보이는 것은... ...
언젠가 당신이 시현에게 생일선물로 주었던, 『어린왕자』 이야기에 나올법 한 생김새의 작고 검은 그 상자입니다.

(아, 이 상자. 원하는거 하나가 나온다면서 시현씨에게 줬었지. 이번에도 그에게 건내줍니다. 기억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땅 아래에서 나온 물건입니다.
수상한 쪽지에 적힌 대로라면... 나의 기억을 대가로 그의 기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건넨 물건을 시현이 만지자 전과 똑같은 얕은 두통이 밀려옵니다.
행운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려운 성공 확인.
얕은 두통과 함께 머릿속에선 단편적인 기억들이 스쳐지나 갑니다.
좋지 못한 기억들이 스치다 땅 아래로 쓸려 내려가는 감각을 느낍니다.
머릿속에 돌이 들어간 것 마냥 무겁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잊었는지.
당신은 잊어버렸습니다.
... ...
이성 판정.

기준치: | 71/35/14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런 기억이 아닌가봐)
성공 확인. 그건 아닌 것 같죠?
이성치 1 차감됩니다.

가온:71>70
반면 시현의 상태는 아까와는 조금 다릅니다.
방금 까지만 해도 그나마 당신을 알아보던 시현이었지만 지금은 뭔가 다릅니다.









확인. 허수아비는 팔을 되찾았습니다.
... ... 기분탓일까요.
가볍게 불던 바람이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곧 태풍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곧 승강장 전체에서 탁한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당신은 직감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확인.
기차에 탑승하자 술병과 마찬가지로 상자가 시현의 손에서 천천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기차의 문은 닫혔고 덜컹거리며 또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가온, 듣기 판정.

기준치: | 65/32/13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미친펌블날뻔)
노오오 노오오오
실패 확인.
기차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방송이 들립니다.
“치지직- …-..다른 거-…? 기록…-...”



시간이 많이 지나 하늘이 조금씩 어둑어둑해질 기미가 보입니다.
기차는 열심히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바뀌려면 조금 멀은 것 같습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기다릴까요. 다시 대화를 나누거나, 아니면... ... 조금 지쳤으니 잠깐 같이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덜컹, 덜컹.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바싹 긴장된 몸이 서서히 풀리고.
... ... 짧은 안식을 되찾습니다.
잘 자요, 가온. 고생했어요.
... ...
얼마정도 시간이 흐르고, 당신이 서서히 눈을 뜨면.
어느덧 하늘은 어둑해져 있었습니다.
덜컹거리며 움직이던 들판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삭막한 회색의 땅만 보입니다.

느리게 기차가 멈추고 기차 앞의 선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직감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역임을 느낍니다.
이번 역에서도 기억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시현도 느긋하게 잠들어있다가 방금 막 깨어난 것 같습니다. 몽롱한 눈빛이 바닥을 응시하다가 당신을 보고 웃어보이네요.








당신들이 기차에서 내리면. ... ...
돌연 시현이 청거리더니 승강장 바닥에 머리를 잡고 주저앉아 버립니다.

확인.
민첩 판정?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당신은 시현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기 바로 직전 그를 잘 잡아줍니다.
그는 당신의 팔 안에서 신음을 뱉다가 느리게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고, 엷게 웃어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시현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 ... 기뻐할 일이겠죠?




이곳의 역은 모든 것이 삭막하기만 합니다.
꽃이 존재하지 않는 게 당연할 정도로 땅은 갈라져 있고 선로 앞은 깊은 절벽, 어둠만이 보입니다.
떨어지면 다시는 올라올 수 없는 깊이 같습니다.
이 역 주변엔 특별한 건 없습니다. 역을 나가는 개찰구만 보일 뿐입니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역의 이름은.
시간의 절벽



우선 저기 개찰구가 보이니까 나가봐요.
당신의 말에 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당신은 시현과 함께 개찰구 앞으로 다가섭니다.
개찰구로 이동하자 보이는 것은 처음 역에서 보았던 모자를 눌러쓰고 있는 역무원의 모습이었습니다.
얼굴을 잘 보지 못했지만 같은 사람인 느낌이 듭니다.
역무원은 품에서 표 한 장을 내밀어 보이며 딱딱한 말투로 말을 합니다.
역무원:이제 실험의 막바지입니다.
그리고 표는 한 장뿐입니다.
표가 있는 사람만 이 역에서 나갈 수 있습니다.


... ... 가온 씨, 그. 아니. 저는. ... ...





그게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시현씨는 민간인이고 저는 은퇴 했어도 아직 군인이잖아요. 군인이 민간인을 지키는건 당연한거에요.

그렇게 따지면 전, 저는... ... 가온 씨. 저도 민간인은 아니에요. 아시잖아요?... ... 물론,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 그런 직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


(당신은 항상 올곧았고 굳건했다. 그것은 군인, 이라는 직책. 그 직책이 만들어낸 책임감 때문인가. 그렇지만 그런 굳건함은 무너지고 난 뒤의 상처가 크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 ...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나는 왜 늘 당신에게 은혜만 입는지. 떨리는 목소리를 내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눈에 가득 고인 눈물이 밀물 때 바닷가로 밀려오는 파도같았고.)

(당신을 놓고 역무원에게 갑니다.) 기억을 주면 표 한장을 더 살 수 있나요?
역무원은 고개를 젓습니다.
역무원:표는 한 장 뿐입니다.

역무원:누가 이 표를 가지고 가실 건가요?
역무원은 시간을 더 주겠다 말하고 개찰구 옆 벤치에 앉습니다.



시현이 무어라 반항하거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당신은 그의 등을 떠밀어버리고
시현은 개찰구 밖으로 힘없이 밀려납니다.
당신은 시현 대신 역에 혼자 남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좋은 방법일까요.

하지만 이미 표는 개찰구 틈으로 들어가 가림막이 열리고 그는 당신의 의지로 승강장을 빠져나온 뒤 입니다.

... ... 가온 씨. ... ...
그럼, 다음엔. ... ... 저에게 편지해주시면 안될까요?... ... 부탁이에요.

당신의 행동에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 ...
한 발짝, 한 발짝.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며.
역에서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역 밖으로 나올수록 희미해져갑니다.
이 역에서 있었던 기억이 구덩이 아래로 떨어져 머릿속에서 흘러내리는 감각을 시현은 느낍니다.
이상한 것은.
그러한 감각이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자연스럽게 기지개를 켜는 단순한 기분입니다.
자신이 여기에 무엇을 하러 왔는지, 왜 왔는지 여긴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니,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무엇을 잊었는지 시현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덤덤한 얼굴로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갈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오늘도 다시 세계를 바라볼 시간이에요.
... ...
집으로 돌아가면, 오랜만에 가온에게 연락을 해야겠다고 무의식적으로 느낍니다.
... ... 얼마 뒤.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시현은.
가온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습니다.
『이곳에 있으면 시현씨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사라져가요.
전부 잊어버리기 전에 저를 데리러 와 주시겠어요?』
... ...
:: END 2 :: HAPPY ENDING - 반복되는 시간
KPC, 시현. 생환.
PC, 가온. 로스트.
미고의 바람대로 실험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 어떠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말이죠.
시나리오 클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