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누리, 심문을 시작하기 전 그의 구속 정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재갈, 안대, 구속복 순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구속복을 제거할 경우 수갑으로 대체됩니다.
하지만, 이후 일어날 일에 대해서 책임지진 않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온누리:(잠시 고민하다가...재갈과 안대를 제거합니다)
(GM):더불어, 그에게 진정제를 처방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온누리:(진정제... 처방하지 않습니다.)
(GM):
rolling d7
(
6
)
=
6
dhk
온누리:(무슨일이)
(GM):취조실로 들어가는 복도는 여전히 길고 어둡습니다. 일렬로 늘어진 복도등이 깜빡거립니다.
옆을 따르는 간수들은 말이 없습니다. 네모난 등이 몇 번씩이나 지나고 나서야 그가 구금되어 있는 곳이 보입니다.
지금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온누리:(미간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릅니다. 지난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심정이네요. 숨을 짧게 내쉬고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GM):주위는 엄숙하고 고요합니다. 곧 간수가 열쇠가 가득 달린 고리를 들고 당신의 앞에 섭니다.
간수:말씀하신대로 구속 정도를 조절해두었습니다.
하지만, 어제도 당부드렸듯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1급 범죄자임을 잊지 마십시오.
수사 내용들은 전부 내부 서류에 함께 끼워드렸습니다.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온누리:(다시금 고개를 끄덕입니다. 1급 범죄자.) 감사합니다.
간수: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GM):철창 사이에 빛의 틈이 보입니다. 어제와 같은 장면일 겁니다.
고개를 숙인그가 천천히 턱을 기울입니다.
윤아람:오랜만에 보네요, 누리씨.
지금부터 심문을 시작합니다.
온누리:(제 자리를 찾아가 앉고는 고개를 듭니다.) 응, 그러네.
(곧장 오늘 받은 종이를 팔락여 읽어보다가) ... AM이라서 시계를 그려놨다더니, 시계 안에 쓴 숫자는 지구 문명의 것이 아니다...
윤아람:적의 적은 아군이니까요. CEC에 다니면서 뼈저리게 배운거죠.
온누리:적의 적은 아군이다... (종이를 부스럭거리다가) 이이제이 같은 말을 하네.
그 문양에 관해 좀 더 말해줄 마음이 생겼어? (의자를 좀 더 끌어당겨 앉습니다.)
윤아람:(눈동자를 옆으로 뒀다가 웃는 상으로 되려 질문합니다.) CEC는 준 국가기관이잖아요, 그쵸?
우리도 따지고 보면 사람을 지키는 스페어 지팡이 같은거구요.
온누리:... ... 그래서?
윤아람:그럼 뭐. 국장 대리 되는 사람으로서 CEC 외의 업무도 할 수 있는거 아닐까요?
온누리:그 업무가 뭔데.
윤아람:정당한 살인.
온누리:정당한?
윤아람:인권은 평등하다 하지만 과연 그게 인간도 못한 놈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일까요?
세상에 절대적인 선은 없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는거요.
누리씨도 있을 거 아니에요?
온누리:(종이를 붙잡고 있던 손에 꾹, 힘이 들어갑니다. 잠시 말이 없다가) 그 피해자들을 타겟으로 삼은 이유가 그거야?
윤아람:싹을 제거했다고- 정도로 해두죠.
온누리:싹을... 제거해? (눈이 가늘어집니다.)
뭔가의 징조라도 발견했었다는 거야?
윤아람:아무튼, (당신의 질문을 그냥 넘깁니다.) 공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걸 행한 것 뿐입니다. 현장직 공무원에겐 휴일이 없잖아요?
온누리:(주먹으로 탕 탁상을 내리칩니다. 머리가 어지러운지 고개를 숙인 채 얼마간 말이 없다가) ... ... 공권력의 행사라고 말할 거라면 그런 방식이었으면 안 되지.
그게 왜 최선의 방식이었는데? 횟수까지 불명확한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마지막 현장에 네 흔적을 남겨서 정체를 밝히는 게 공권력 행사의 방식이야?
왜... 왜 그런 방식이었던 건데. 모든 수를 놓고 봐서도 그게 정말 최선이었어? (말끝에 드러나는 떨림을 숨길 수 없습니다.)
윤아람: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덤덤하게 대답합니다.)
(그리곤 몸을 책상쪽으로 붙여요.) 누리씨. 저는 권력이 정말 좋습니다.
'권력'이란 두 글자에 담긴 그 권리가 어디서 쓰냐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죠.
그 상상을 초월 한 것 뿐입니다. 세상에 절대선은 없다 했죠. 머리로 이해하는걸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는걸 해소할 있다면. 저는 '권력'을 휘두를겁니다.
설령 그게 적의 적과 손을 잡는 거라고 해도요.
윤아람:엑스트라라면 싸게 먹힌 편이죠.
(흠. 하고 다시 등을 기대요.) 제가 누리씨를 다 모르듯 누리씨도 절 다 모르잖아요. 그쵸? 하물며 제 부모님도, 저도 절 다 알지 못하는데.
온누리:(섬뜩한 구석이 있는 말을 덤덤하게 이어나가는 당신을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다시금 주먹을 꾹 쥐며 말을 이어요.)
다른 사람을 지칭할 때 엑스트라라는 말을 쓰는 이유가 뭐야?
아무도 모르는 '권력'. 네가 말하는 그 권력. 적의 적과 손잡는 일.
그것과 연관이 있어?
윤아람:연관은 없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있습니다.
과연 당신이 내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말 할 수 있을까?
온누리:(싸한 느낌에 그대로 멈췄다가도 곧,)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윤아람:음, 생각해보니 엑스트라라는 말은 안쓰시겠네요.
당신이라면...
(혼자 잠시 고민하는듯 하다가,) 정확히 파악하셨습니다.
정당하고, 어쩔 수 없는 살인.
(그리고 싱긋 웃어요.)
온누리:(허...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떠요.) ...지금까지 몇 명을 죽였어?
윤아람:11명이요.
온누리:왜 11명이지?
윤아람:CEC의 비공식 업무라 생각해주시면 되겠네요.
작전 실행 승인도 저, 실행 요원도 저.
온누리:그 "작전"이 뭔데.
윤아람:기밀입니다. (쉿 표시를 하며 찡긋..)
온누리:... ... 정말 이럴 거야?
일부러 잡혀들어온 것도 모자라서,(명확하게 판정된 사실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이런 말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심문하는 상대로 날 골라놓고 너는... ...
윤아람:(계속 능글맞았던 태도가 싹 굳습니다. 표정도 뭐라 형용하지 못하는, 되려 그 말에 자기가 상처받은듯한 얼굴을 지어요. 대놓고 티는 안내지만 묘한 그 표정이.) ...오늘은 나름 진실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누리씨는 절 못믿나보네요.
유 씨를 골랐어야 했나...
(몸에 힘이 빠지는게 보입니다.)
그래요 뭐.....
그럴수도 있지. 대뜸 11명이나 살해하고 쉿. 비밀이에요. 이러는 사람을 누가 믿겠어요?
온누리:(미간을 꾹꾹 누릅니다) ... ... 네 말을 안 믿었으면 이렇게 안 물어봤어.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고는 당신을 빤히 응시합니다.) 그 기밀을 말해달라는 거야.
말을 들어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날 불렀으면, 숨기지 말고 말해.
윤아람:대화상대가 아니라 수사관으로 오신거 아니에요? 그럼 추리도 하셔야지.
(하... 깊은 한 숨을 쉬고 등받이에 푹 기대며 잠시 눈을 감습니다.)
온누리:추리... 그래, 추리. (당신의 말에 허어, 하는 기색으로 종이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다가)
그럼, 지난번에 말한 것 중에 거짓은 뭔데?
윤아람:(뭘 말했는지 생각을 합니다.)
아, 먹었다는거요?
온누리:진짜 은폐 방식이 뭐야.
지금껏 말한 '적의 적'에게 넘기기라도 했어?
윤아람:어쩌면요?
온누리:어쩌면? 진짜 확신할 수 없다는 거야, 나더러 추리해보라고 얼버무리는 거야?
윤아람:(그저... 아래쪽을 보고 손을 꿈질거리다 묘하게 웃는 얼굴을 보여줍니다.)
온누리:(그런 얼굴에 힘이 탁,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본인도 무어라 더 묻질 못하고 시선을 내린 채 입술을 꾹 물었다가)
윤아람:왜 그런 표정을 지어요? 사형대에 올라가 있는건 난데.
온누리:진짜 몰라서 물어?
윤아람:저도 누리씨를 다 모른다니까요.
온누리:진짜 몰랐든, 모르는 척 하는 거든... ...
... ... 됐어. 이런 감상을 주고받을 시간은 아니니까.
윤아람:아, 퇴사욕심은 솔직히 안들어갔다고는 말 못하겠네요.
호기심? 한계실험? 자아성찰을 한지 오래되서 그것도 잘 모르겠고.
...분풀이?
일 수도 있겠네요.
온누리:(그런 당신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일순 손끝이 파르르, 떨립니다. 제가 누리씨를 다 모르듯 누리씨도 절 다 모르잖아요.) ... 살인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지?
윤아람:좀 더 뚜렷하게 생각나면 말해드리죠.
온누리:지금은 기억이 흐릿하다?
윤아람:자세할수록 누리씨가 유능한 사람이 될 테니까요.
혹시 몰라요, 저 대신 차기 국장이 될지. 도로시 씨가 되었다간 CEC는 삭막해질지도 모릅니다. 신화에 맞서는 기구일수록 사람들끼리 유대는 강해져야죠.
온누리:(까득, 이를 갑니다. 말이 엉키는지 침묵하고만 있다가)
윤아람:(입을 다물고 있다가,) 권력욕과 퇴사욕은 공존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CEC 일이 좋은 편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제가 개같이 뛰어든 이유는 국장님이 퇴사를 안시켜주니까. 먹으려면 제대로 먹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사실
사실, 누리씨에게 말한 비밀을 알아챘을때도 성가심 반, 기쁨 반이었습니다. 이 비밀이 CEC 국장 자리에 앉게 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국장은 수하에 있는 직원들을 내칠 수도 있어야 할테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겠죠? 그래서 제 역량을 시험해봤습니다.
과연 나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온누리:역량을... 시험해?
시험? 이게 다?
네가 말하는 '비밀'이란 건... 정확히, 대체 뭐야?
누군가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순간마저, 세계가 뒤엎어지는 시간마저... 아무렇지 대할 수 있게 하는 그 비밀이란 게 대체 뭐냐고.
윤아람: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만드는 비밀이라 하죠.
간수: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온누리 님.
온누리:(차마 그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지 못하다가도, 이내...) 네, 곧 나가겠습니다.
(조용히, 묵묵하게 자료를 챙겨 일어납니다.)
(GM):그는 여즉 웃고 있습니다. 등지고 멀어진 그의 웃음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습니다.
-3일차
(GM):좋습니다. 이번엔 구속 강도는 어떻게 하나요? 진정제는요?
온누리:(구속 강도는 똑같이. 진정제 투여는 없습니다!)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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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
3
간수:어제는 어떠셨습니까?
(GM):어제와 같은 복도를 걷는 도중 간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는 얼굴은 그저 덤덤합니다. 당신을 우려하는 성음은 고저 없습니다.
온누리:... 첫날보다는 수월했습니다. 정보가 쌓이기는 쌓이고 있는 것 같긴 한데... ... (어색하게 웃습니다.)
(곧 굳은 얼굴로 돌아왔지만요.) 그러고 보니 혹시, 부탁드린 건은 어떻게 됐을까요?
간수:들고 계신 자료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껌뻑거리는 네모 등 아래에서 걷기를 멈춘 이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감화되지 마십시오. 그는 살인마 입니다.
온누리:(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다가...) ... 네. 불변의 사실이죠.
(GM):몇 번의 잠금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쇠문 앞에서 마지막을 마친 이는 가만히 당신을 응시합니다.
온누리:(자료를 쥔 손이 조금 떨린 듯도 같습니다.) ...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발걸음을 옮깁니다.)
(GM):잠금을 해제하고 문을 민 간수가 고개를 숙입니다.
윤아람:잘 쉬고 왔어요?
(GM):섧게 조소한 이가 웃고 있습니다.
간수의 말이 떠오릅니다. "감화되지 마십시오. 그는 살인마 입니다."
온누리:(간수의 말을 떠올리다가, 문득 아람의 상태를 살핍니다.)
(GM):어떤 상태를요?
온누리:(몸상태라든가, 외견에 있어 변화가 있다면?)
(GM):윤아람은 당신을 흘긋 봤다가 시선을 약간 떨굽니다. 시선 끝엔 두 손이 깍지가 껴져있고 서로 꽉 맞잡고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하지만, 어쩐지 조소하는 웃음만은 진실같습니다.
온누리:(아람의 얼굴부터 발끝까지 시선을 쭉 줬다가 종이로 눈길을 돌립니다.)
(GM):정신력 판정.
온누리:
정신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당신의 맑은 이성으로 똑똑히 그를 보길 바랍니다.
(GM):지상 최악의 악마가 웃습니다.
지금부터 심문을 시작합니다.
온누리:(분명 지쳤는데, 힘겨운 시간인데... 그럼에도 정신은 또렷합니다. 다행일까요. 분명 다행일 텐데. 종이를 보던 시선을 올려 아람을 보고,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너는, 잘 쉬다 왔어?
윤아람:(뭔갈 생각하는듯이 꽉 쥔 손만 보고있다가 한 박자 느리게 대답을 합니다.) ...그럭저럭이요.
온누리:(그런 손에 힐끔 시선을 주고는) 다쳤어?
윤아람:아뇨 그냥. (후... 하곤 숨을 크게 뱉습니다. 한숨보단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행위에 가까워 보입니다.)
온누리:그냥? 어디 봐. (당신에게 손을 내밀어보입니다. 당신의 손을 보여줄 수 있겠냐는 듯.)
윤아람:(테이블 밑으로 숨깁니다.) 안다쳤어요.
온누리:... ....그럼 왜 숨겨? (정말로 궁금하다는 투입니다.)
윤아람:(하관에 힘이 들어갔다가 풀렸다가 하는게 보입니다.) 뭐... 벌써 죽는게 겁이라도 나나보죠 제가.
온누리:(아. 잠시 생각 저편으로 넘겨두었던 냉혹한 사실이 와닿아 꽂힙니다. 이 사람이 서 있는 곳은 사형대 앞.) ... ... 그래.
(석연찮은 구석은 있지만, 우선은 심문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요즘 생활은 어떻지?
윤아람:희대의 범죄자라 독방도 쓰고 아주 좋네요.
온누리:(종이를 팔락이다가) 정말로 좋아?
윤아람:(이를 또 악물었다 큰 숨을 쉬며.) 솔직히 본가에 비하면 뭐. 진돗개들을 키우는데 그 애들이 보고싶네요.
온누리:... ... 그래. (부러 짤막하게 답하고는) 악몽이라도 꿔?
윤아람:지금 이게 제일 악몽같습니다.
온누리:(바로 대꾸하지 못하고 손끝만 움찔거리다가) ... ...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런 길을 선택했지?
윤아람:그건... 어제 다 말한 것 같은데.
온누리:(허... 짧게 한숨을 쉬고는) 그래, 이럴 줄 알고서도 선택한 최선이었다... 확실히 알았어.
(그리 말하고 종이를 한번 더 살피는 눈동자는 깊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억 났어?
사람을 죽인 방식.
윤아람:(눈을 지긋이 감고 입을 닫습니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듯 하네요.)
온누리:(하하, 하고 낮게 웃습니다. 당연히 즐거워서 웃는 건 아니겠지요.) 기억이 덜 나나 보네. 알겠어.
윤아람:(짧은 간격으로 심호흡을 합니다. 그리곤 등받이에 푹 기대요. 입술도 조금씩 씹고...)
온누리:(지금껏 정리한 기록을 살펴봤다가, 그런 기색에 자연스레 아람을 봅니다.) 상태가 안 좋아?
윤아람:(자세를 고쳐 앉아요 테이블에 손을 올리고 거기에 이마를 댑니다.) ....불안감이 확 밀려온것같네요.
온누리:(그런 말에 속이 급격히 울렁거려 고개를 살짝 돌리곤 눈을 질끈 감았다 뜹니다. 곧 평소대로 돌아와서는,) ... ... 왜 마지막에 흔적을 남겼지?
진지하게 말해줘.
윤아람:(그거에 대해선 또 침묵합니다.)
온누리:(한참 정적만이 흐릅니다. 무어라 더 추궁하는 대신 그런 당신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으니까요.) ... ... 이것도 네 최선이야?
지금 이 대답도?
윤아람:......CEC 요원으로서 할 일을 다 한 것 뿐이라 생각해요.
바슷한 질문들은... 이것밖에 말씀을 못드리겠네요.
당신이어도... 저처럼 했을겁니다.
온누리:(주먹으로 쿵, 하고 책상을 내리칩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는 서늘함을 풍기는 동시에 떨리고 있어요.) CEC 요원으로서, 라는 말을 할 거려면 진상을 말해.
네 앞에 있는 나도 요원이야. 같은 사명을 짊어진.
어차피 말해봤자 바뀌는 건 없을거라고 생각한다는 뜻이야?
윤아람:(그 추궁에 눈을 더 꾹 감습니다. 숙이고 있느라 당신에겐 안보였겠지만. 입술을 꽤나 씹었는지 혈흔이 떨어지기 시작해 고개를 슬 듭니다.) 아 젠장.
온누리:(젠장. 하는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벌떡 일어나요.) 뭐... (그리고는 급한 대로 손수건을 꺼내듭니다.)
윤아람:(되려 이쪽에서 거절합니다.) 됐어요. 뒤에 눈빛들도 흉흉하고. (간수쪽 쳐다보다가 그냥 소매로 닦고 입술을 씁 빨아요)
온누리:(그러면 이쪽도 반사적으로 주변을 슥 봤다가, 순순히 손수건을 다시 챙기고 자리에 앉습니다.)
(피가 흐른 자국이 있는 살갗 위를 잠시 보다가) 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있는 거야?
윤아람:...정확하시네요.
온누리:(쓸쓸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왜 날 지목했어?
윤아람:(입술을 잠시 뗐다가.... 다시 다뭅니다. 그리고 천천히 한 문장을 만들어내요.) 당신은.... 저의 이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제 마음 속에서는요.
온누리:(다시금 말없이 미간을 꾹꾹 누릅니다.)
네가... 네가 나에게 바라는 이해는 뭐야?
네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들었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그냥, 이 모든 일의 진상이 뭔지도 모른 채 그냥 판결 내려서 일 끝내기. 그런 의미인 거야?
윤아람:(덜덜 떠는 손에 다시 힘을 줍니다. 드디어 처음으로 당신을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수없이 많은 감정이 섞인 얼굴엔 긍정이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까 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있는 거냐고 했죠.
그걸 찾아서 제게 질문하세요. 마지노선을 찾아서...
온누리:(첫날 봤던, 조롱 섞인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에 덜컥 심장이 멈추는 기분입니다. 그래, 애초부터 전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사실 진심이 아니기를 바라오고 있었지만... 일순 멍하게 당신을 응시하다가 퍼뜩 종이를 붙듭니다.)
... ... 기다려. 기다려 봐.
너도 알겠지만 내가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은 아니거든... (조금 힘겹게 입꼬리 한쪽을 올려보이며 중얼거립니다.)
윤아람:(그런 당신의 모습에 그저 침묵하다가 다리를 조금씩 떱니다.)
온누리:(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는 후...하고 길게 숨을 내쉽니다.) ... ... 네가 남긴 흔적은 시계라고 했지. 그리고 시간이 진전되는 모양으로 매 현장에 남겨뒀고...
왜 11개야? 그러니까... 왜 하나 모자란 것처럼 보이냐는 뜻이야.
시간은... 보통 12진법을 쓰잖아.
윤아람:(......침묵합니다.)
온누리:(하... ....) 그 표식은 네가 말한 '적의 적'과 연관이 있는 거야?
윤아람:(그것마저... 침묵합니다.)
온누리:(지금껏 정리한 종이를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 ... 살해할 대상은 네가 선택했어?
윤아람:(세번째 침묵입니다.)
온누리:(질문을 고르기까지의 정적이 길어집니다...) 살해 당시의 상황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윤아람:무슨 의미인지 풀어서 설명해주시면 안됩니까?
온누리:살해 대상의 선택 과정, 살해 방식, 살해 후 처리, 은폐에 이르기까지 모두 무응답했지.
살인사건에서 네가 가담할 부분에 관해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없냐는 뜻이야.
윤아람:(잠시 생각하다가....) 네.
온누리:(그럼 대체... 손가락 끝으로 관자놀이를 툭툭 두드리며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요)
(문득 아람의 손을 힐끔 내려다봤다가) ...오늘 대답한 사항 중 거짓으로 대답한 사항, 있어?
윤아람:(고개를 젓습니다.)
온누리:(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해, 아니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고는) ... 두 가지 물을게.
첫 번째, 네가 남긴 시계 문양에 적힌 숫자의 뜻은 뭐야?
두 번째, 그 문양이 남겨진 곳에서 살인이 이루어진 게 맞아?
윤아람:첫 번째. 그냥 숫자입니다. 두 번째. 네.
온누리:...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문양이 더 발견될 가능성은, 없어?
윤아람:어쩌면요.
온누리:어쩌면? (미간이 좁아집니다.)
윤아람:(그리곤 지쳤는지 고개를 푹 숙입니다.)
간수: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온누리 님.
온누리:... ... 마침 시간도 다 됐어.
(GM):다시 그를 구속할 것들을 들고 가까이 다가온 간수가 말합니다.
윤아람:내일은 좀... 멀쩡한 상태이면 좋겠네요.
온누리:(드르륵, 의자를 밀고 일어나며 정리한 자료를 챙깁니다. 그러다가 당신을 보고) ... 나도 바라는 바야.
(GM):그 말을 마지막으로, 재갈이 물립니다. 웃음기로 부드러운 곡선이 휘어진 눈은 안대로 가려집니다.
그에게 인권이란 도살된 것들 중 하나일까요. 눈이 가려지고 난 후 간수들에 의해 연행됩니다.
맨발로 차가운 대리석을 즈려 밟는 소리만이 내부에 만연합니다.
-4일차
(GM):오늘의 구속강도와 진정제 여부는?
온누리:(지금까지의 상태로 보아 수갑으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진정제... 진정제라.)
(잠깐 고민 좀)
(진정제는... 굳이? 수감 생활에서 한번씩 기이한 행동을 보인다는 정보가 신경쓰이긴 합니다만, 그 해결방안으로 진정제가 적절해보이는지도 모르겠고요.)
(진정제도 우선은 보류합니다)
(GM):좋습니다.
당신은 오늘도 희대의 살인마, 윤아람의 심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취조의 진척은 있었나요?
그에 대해 파헤칠수록 점점 미궁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온누리:(진척... 없지는 않았죠. 분명 있었습니다만...)
(실마리가 잡힐 듯 말듯 한 기분이라 답답한 구석은 있네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해봐야 하는 거겠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야 할 길을 갑니다.)
(GM):필요한 서류들을 챙겨 들고 간수가 기다리는 쪽으로 향하려고 하면,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급한 소리는 당신이 서 있는 문 지척까지 와 닿아 고막을 긁어댑니다.
곧 문이 벌컥 열립니다.
간수:온누리 님!!
온누리:(반사적으로 그곳을 쳐다봅니다.)
무슨 일입니까?
간수:윤아람이 일부 정보를 흘렸습니다.
(거친 호흡을 내뱉다가 아차, 싶었는지 가다듬고 두꺼운 파일을 든 채 당신에게 다가가 건넵니다.)
급한 사항이라 취조실에 들어가시기 전에 미리 가져왔습니다.
온누리:정보를요? (곧장 간수가 내미는 파일을 받아들고 펼쳐봅니다.)
(GM):건네주는 간수의 낯이 썩 좋진 않아보였지만요.
온누리:... ... (슬쩍 간수의 얼굴과 서류를 번갈아봤다가) 명확한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았다는 그 정보는 지금 알기 힘들겠죠?
간수:예. 지금 조사하고 있으니 아마 이틀 뒤에 보실 수 있을겁니다.
일단 지금은 시간이 되었으니 바로 취조실로 이동하시죠.
온누리:(이틀 뒤... 종이를 팔락이다가 덮고 잘 챙깁니다.) 네, 알겠습니다.
(GM):간수는 조급한 기색으로 문을 열고 당신을 취조실로 안내합니다.
복도의 등이 몇 번씩이나 지나고, 긴장된 걸음으로 쇠문 앞에 도달합니다.
몇 번의 열쇠를 꽂고 비틀고 나서야 그 무거운 문이 열립니다. 안쪽에서 서늘한 기척이 드리웁니다.
온누리:(이제는 몇 번이나 보고 익숙해진 너머일 테죠. 아람의 상태가 어떨지는 모를 일이지만. 천천히 걸어들어갑니다.)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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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
온누리:(7...)
지금부터 심문을 시작합니다.
윤아람:(어제처럼 탁상 위에 손을 올리고 그 위에 이마를 대고 있습니다. 달라진거라면, 울고 있다는 점일까요?)
온누리:(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가... 상황을 완전히 인지하면 미간을 문질러 펴고 당신을 봅니다.) 너... ...
윤아람:(그리고 중얼거려요) 왜 내가 이 꼴을 당해야해...?
온누리:(그런 당신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곧 드르륵, 의자를 끌어 앉아 당신에게 바투 붙습니다. 어쩐지 턱 막혀오는 숨에 잠시 호흡을 고르다가) ... ...억울한 거야?
(GM):우아 잠시만 구속복 제거를 안했는데 손이 움직일수가 없다는걸 지금와서깨달음요
온누리:(앗 지금은 수갑만 차고 있긴 할 텐데요)
(GM):재갈 안대만 계속 제거하신거 아니에요?
온누리:(맞아요 근데 오늘은 구속복까지 제거함)
(GM):아그러네 하....... 과거의나뚜씨따씨
이전은 국의원딸이라 안한거라 합시다
윤아람:(울음을 참는 기색입니다. 하지만 몸이 바들바들 떨리네요... 손을 빼고 아예 이마를 탁상에 댑니다.) 안억울하겠냐고요....
온누리:(후... 고개를 돌려 먼 허공을 잠시 보다가 다시금 탁상에 엎드린 당신의 머리를 내려다봅니다.) 그럼 털어놔 봐, 네 억울함을.
윤아람:(그거에 대해선 또 침묵하다가....) 당신은 몰라, 지금 내 상황을... 각오는 했지만 씨발.... (작게 욕을 읊조리고,)
온누리:(얼마간의 침묵에 잠자코 뒷말을 기다리고 있다가, 이어지는 반응에 눈이 커집니다만 곧 낮은 목소리로 답합니다.) ... ... 그야 모르겠지. 너도 말했잖아. 그리고,
모르니까 알아가려고 온 거잖아. 이 자리는 그걸 위한 거야.
윤아람:여기가 CEC 상담센터도 아니고 어쩔건데요... 당신이라면 알거아니야, 왜 눈치를 못채줘 왜....
온누리:(자기도 모르게 긴 숨이 흘러나옵니다. 이 사건에 거대한 배후가 자리하고 있으리라는 추측, 당연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떨리는 손을 꽉 쥐고 애써 숨을 고르며 답합니다.) 짐작가는 바가 있어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야. ...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도, 취할 수 있는 행동도. 알잖아.
윤아람:그럼 그걸 해줘야지 왜 자꾸 그러는데요! 어제 말했잖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지않게 큰 소리를 냅니다 마치 떼를 쓰는 듯이.)
온누리:(그런 당신의 말에 중얼거리듯,) 진정해... (라고 말하다 곧 또렷하게 씹어내듯 말해요) 진정해, 제발.
(이후 의자를 살짝 뒤로 물려 앉고는 종이를 손에 듭니다. 팔락이는 소리.) ... ...
오늘 네가 호명한 이름들은 전부 실종자라지. 그들의 주변인들에게 연락했으나 대부분이 연락 두절이고, 오히려 피해자에 관해 말하길 꺼려한다고 했어.
(이후 잠시 후, 짧게 숨을 내쉬고는) 네가 말한 그 이름들은 이 사건의 피해자 이름들이 맞아? 실종되어도 주변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이들을 골라 타겟으로 삼은 거야?
윤아람:맞아요, 맞는데....
(어느샌가 들어올린 몸, 그 그림자 사이로 보이는건 억울함을 짓이겨 삼키는 얼굴이었습니다.)
온누리:응, 맞는데... (당신의 뒷말을 기다립니다.)
윤아람:큰 일을 위해서라면 그런 사람들은 죽어도 되는거잖아요!!
온누리:(허어... 고개를 숙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가 뭔가 꾹 참아내고,) 그 큰 일이 뭐고, 그런 사람들은 누군데?
윤아람:(눈을 맞추지 않습니다. 그냥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감정들만 씹어 삼키는 중이에요. 눈물 몇 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하면 믿어줄거에요?
온누리:너... ... (차마 말을 곧장 이어가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싹을 잘랐다...고 했지.
(이후 잠시 생각하듯 말이 없다가) 그건... 이미 일어난 일에 관해서 쓰는 표현은 아니야. 맞아?
윤아람:......제 말을 믿으시는군요.
온누리:(입술을 꾹 물고 당신을 뚫어져라 보다가) ... ... 어떻게 된 거야?
윤아람:뭐가요......
온누리:내가 하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짐작이고 추측이야. 네가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으면 난... 몰라.
타겟으로 그 사람들이 정해진 경위가 뭐야?
윤아람:(그 말엔 침묵하다가 짧게 탄식을 뱉습니다. 그걸 시작으로 눈물이 또 쏟아져요.)
온누리:(하이고... ... 다시금 머리카락을 거칠게 쓸어올리다가) 그래, 네가 직접 말해줄 수 없다면 예, 아니로라고 답해봐.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며 불안정한 숨을 내쉬었다가) ... 타겟이 된 사람은 중범죄를 저질렀으나 들키지 않았거나, 중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보인 이들이었다. 맞아?
윤아람:......(조금 훌쩍이다,) 우선 맞다고... 할게요.
온누리:우선 맞다...? (목덜미를 매만졌다가) 판단의 근거는?
윤아람:(그거에 대해선 입을 다뭅니다.)
온누리:(하 아... ...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 ... 어쨌든 그래서, 어떤 기준으로 고른 그 사람들을 "적의 적"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맞아?
윤아람:적의 적이라고 해야할까....
온누리:그럼?
윤아람:(자기도 지치는지 한숨을 쉽니다.)
(낮게 내리깔려진 눈은 자신의 손만 바라봅니다.) 적... 이라고 정정할게요.
온누리:(그런 당신을 지켜보다가)... ... 적이라고 정정한다.
(이후 자리에서 일어나 아람을 향해 걸어갑니다.) 손... 역시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윤아람:...? (탁자 위로 손을 올립니다. 멀쩡한 손입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계속 만지느라 조금 터지고 찢긴것 빼곤.)
온누리:(탁자 위로 얹은 손을 샅샅히 살펴보다가,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매만져보고 놓습니다.) 연고라도 바르는 게 좋겠는데... (중얼거리다가) 지난번에는 왜 안 보여주려고 했어?
윤아람:...두 손 꽉 잡고 있는게 불안하면 나오는 습관이라서요.
온누리:그래. (부러 짧게 답하고는 또 잠시 말이 없다가) 그 '적'이 너에게 일을 제안했어? 아니면 네가 먼저?
윤아람:(또 다시 입을 다뭅니다.)
온누리:(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다가 조금 일그러진 얼굴로 당신과 눈을 맞춥니다.) ... ... 네가... (차마 말을 못 잇다가) 여기에 잡혀 들어온 것도 그 계획의 일부야?
윤아람:.........(고개를 젓습니다.)
(그리곤 오늘 처음으로 천장쪽으로 고개를 들어요)
좇같아.... (그리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온누리:그러면... (이라고 말하다가 당신의 행동을 보고 말을 멈춥니다. 묘한 얼굴로 그 광경을 응시하다가)
... ... 잡히게 된 건 네 의지가 아니었어?
윤아람:(그 말엔... 눅눅한 웃음을 지어보입니다.)
간수: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온누리 님.
(GM):처음 당신을 데려다 주었던 간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간수가 당신에게 말을 건네며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립니다.
온누리:(의자에 앉은 채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일어납니다.) 네, 나갑니다.
윤아람:.....누리씨.
누리 씨는 죽어 마땅한 자가 있다고 생각해요?
(GM):간수의 손에 의해 안대가 씌워지고 있던 그가 읊습니다. 간수는 재갈을 채우려다 말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온누리:나는... ...
(우는 듯, 웃는 듯.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천천히 말합니다.) ... 생각만 해.
(이후로는 묵묵히 서류를 손에 들고 간수와 아람을 바라봅니다.)
(GM):말을 마친 이는 다시 간수에 의해 이끌려 사라집니다.
그 뒷모습이 길게 늘어집니다.
-5일차
(GM):오늘의 구속 여부와 진정제 유무를 말씀해주세요.
온누리:(구속... 어제와 동일하게 하겠습니다. 진정제는 맞으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감정이 차분해진다든지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든지..)
(GM):감정이 차분해지는 쪽이겠네요.
온누리:(그렇다면 진정제를 한번쯤 놔 보는 것도... 최근 아람의 감정 상태는 불안해보였으니까요. 아니면... 잠시 고민하다 동전을 던져봅니다)
rolling 1d2 놓는다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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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놓지 않습니다.)
(GM):확인했습니다.
창문 바깥으로 비가 내리는 게 보입니다.
회색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에서 울음찬 고동이 따갑게 내리칩니다.
이틀, 이틀 남았습니다.
그가 사형대로 올라가기까지요.
(GM):사실 확인 후 알려주겠다던 간수는 보이지 않네요.
무언가 자꾸 놓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진실이며 어디까지가 거짓일까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추적대며 내리는 비 때문에 살갗이 끈적거립니다. 마른 종이에 손이 스치면, 버석하고 건조한 느낌이 듭니다.
...갑갑하네요.
온누리:(... 숨막혀. 괜히 두어 번 헛기침을 합니다.)
간수:온누리님, 취조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온누리:아, 네. (그리 답하다 익숙하지 않은 얼굴을 보면...) 혹시 기존에 계시던 분은 다른 업무로 바꾸셨나요?
간수:윤아람이 말했던 사람들의 신상을 확인하는 중입니다.
온누리:(고개를 끄덕입니다.)
(취조실로 향해보아요)
(GM):긴 복도를 지나고, 몇 겹의 문 앞에 섭니다.
따가운 빗소리는 저 두터운 쇠문을 열면 침묵되겠죠.
그 어떤 자연의 것이라곤 허락되지 못한 공간으로 한 걸음, 당신이 딛습니다.
희대의 살인마, 윤아람은 여즉 그대로 입니다.
아뇨, 조금은 수척해 보입니다. 내리 구속복을 입은 채 눈과 입이 봉해졌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는 굴복한 표정은 아닙니다.
윤아람:이틀 남았네요. 제 목숨도.
온누리:(입술을 달싹입니다.)
... ... (우선 말없이 자리에 앉아요. 오늘도 받은 서류가 있나요?)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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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온누리:(저두려워요)
지금부터 심문을 시작합니다.
온누리:(서류를 팔락이던 손이 멈춥니다. 살인 장면 자체가 찍히진 않았다라. 힐끔 아람을 봤다가 종이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4번은 어떤 방식으로 제공되는지 알 수 있나요?)
(GM):메타적으로 줄글로 드립니다. 재생할래요?
온누리:(심문에 앞서 먼저 확인해보겠습니다!)
CCTV 영상
(GM):어두운 골목 근처에서 누군가 조급해 보이는 걸음걸이로 전봇대에 등을 기대고 있습니다.
영상은 조금 지직거리고 흐리나, 체형과 헤어스타일 얼굴형으로 보았을 때 윤아람이 분명합니다.
윤아람은 꽤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자기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곧 허공을 보며 무어라 말하는 것 같다가, 화를 내기 시작하더니 곧장 자리를 뜹니다.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온누리:(얼굴을 굳힌 채 영상에 집중하고 있다가...) 당혹스러워보이네.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가) ... ... 사라진 그 사람들... 정말 "죽은" 게 맞아?
윤아람:(어제보단 멀쩡해보이는 모습입니다.) 아뇨? 다 살아있죠.
온누리:(눈이 가늘어집니다.) ....어디 있어?
윤아람:(어깨를 으쓱입니다.)
온누리:(이마를 문지르며 잠시 앓는 소리를 냈다가) 모르는 거야, 말해줄 수 없는 거야?
윤아람:모르니까요.
온누리:(조금씩 가빠지는 호흡에 주먹을 쥐었다 폅니다. 평정을 유지해야 해, 평정을...) ... ... 짐작가는 바는 없어? 아무것도? 적어도 그 사람들이 살아있다는 걸 입증할 만한 증거라도. 응?
윤아람:있죠. 근데 할 방법이 없네요.
온누리:있는데, 방법이 없어?
(주먹으로 퉁퉁퉁퉁, 탁자를 두드리다가) ... 진짜 없다는 게 아니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라면 말이라도 해봐. 응?
윤아람:(표정이 묘해지더니, 질문을 덮고 한 마디를 뱉어요.)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건 제 의지입니다.
온누리:(조급하게 탁자를 두드리던 손이 뚝 멈춰요. 묘한 눈빛으로 당신을 시야에 담다가)
(침을 꿀꺽 삼키고 다시금 후, 길게 숨을 뱉어요.) ... ... 살해 과정에 관해 전부 침묵한 건 그래서야?
윤아람:만약 CCTV가 있다면 거기에 찍힌건 제가 아닙니다.
온누리:그럼 누구야?
윤아람:다른 사람이겠죠.
온누리:그렇겠지... 당연히 네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겠지! (머리카락을 헤집다가)
... .... "사람"은 맞아?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합니다.)
윤아람: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온누리:(이마를 손으로 짚은 채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조금 멍한 기색으로 그리 있다가) ... 내가 아는 "윤아람"은 맞아?
윤아람:(한숨을 쉽니다.) 아니에요.
온누리:(언젠가 어느 사진전에 다녀와 본인에게 털어놓았던 이야기가 떠올라 잠시 눈을 굴렸다가) ... ... 예전에 말해줬던 그 얘기의 연장선으로 꺼내는 말이라면... 됐어.
윤아람:(자기도 갑갑한지 고개를 숙여서 머리를 벅벅벅벅 긁어요 그리고 고개를 듭니다.) 저는 지금 진실만을 얘기하고 있어요.
온누리: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안 믿었다면 지금껏 이런 질문 안 했겠지! (종이를 콱 쥐었다 놓습니다.)
...지금 내가 묻고 싶은 건, 네가 말하는 '적의 적', 아니, 그냥 적이랬지.
그 존재가 이 사건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알고 싶은 거야. (입술을 꽉 물었다 후, 짧게 숨 뱉고) 아직 당장 답해줄 수 없는 질문이야?
윤아람:(그런 당신의 반응을 보다가 옆을 보며 한숨을 팍 쉬어요. 그리곤 그냥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온누리:(제기랄... 속으로 욕을 지껄이며 입술을 잘근 뭅니다.) ... 네가 아니라는 그 사람은 그럼, 공범이야?
윤아람:(잠시 뭔갈 생각하다가....) 전 생물학적으로 여성도 아니고 직장이 CEC도 아니고 국회의원 어머니를 두고 있지도 않아요.
(되려 이상한 말을 뱉습니다.)
온누리:(예상치 못하게 꺼내오는 말에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집니다. 그럼에도 잠자코 듣고 있다가) ... 그래서?
(잠시 옆으로 시선을 돌린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가) 지금 그 얘기를 꺼내는 이유... 뭐야?
윤아람:협조하기 싫어서요.
온누리:왜 싫은데?
윤아람:하..... (답답하다는 얼굴로 그냥 이마를 책상에 쿵 박아요.)
온누리:... ... 답답한 건 나도 매한가지야. (혹여 한번 더 책상에 쿵, 하려는 기색이면 손을 집어넣어 막습니다)
윤아람:(그대로 박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얼거려요) 나는 윤아람이 아니야.... 몰라줬으면 하는데....
온누리:... ... (그런 중얼거림을 듣고 있으면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윤아람이 아니다"의 :"윤아람"이 누굴 말하는 건지조차 이젠 불명확하게 다가와요.)
(상대가 책상에 엎어져 있게 두고 묻습니다.)
....사진전에 다녀와서 밥 한 끼 하다 바깥에서 나랑 울고불고(까진 사실 아니었지만 여하튼, )했던 사람, 너 맞아?
윤아람:...아니에요. 당신도 온누리가 아니고, 생물학적 여성도, CEC 요원도, 제가 지목한 사람도, 제 이해자도, 절 수사하고 있는게 아니잖아요.
온누리:(이쯤되면 이제 사건에 관한 논의를 하기 이전에... 갑자기 철학적 사유의 장으로 넘어갑니다. 말문이 턱 막혀서 이젠 질문거리조차 생각이 안 나요.) 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이게, 그러니까... 여기가 전부 커다란... (도저히 적절한 단어를 고를 수가 없어서, 주장을 요약할 수가 없어서 공백이 길게 이어지다가 불현듯 어떤 영화들을 떠올립니다.) ... ...가짜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야?
윤아람:(이제 거기까지 도달하니까 그냥 입을 다뭅니다. 몸을 다시 들어올리는데 보이는 표정은 마치.... 알아달라는듯한 얼굴이에요.)
온누리:(허어... 그 표정에 모든 것이 막연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게 전부 무슨. 어쩌다가 우리는 이런 상황에 놓여서,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 걸까요? 새하얘지는 머릿속을 간신히 붙잡고서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갑니다.) ... ... 그래, 가짜라는 걸 알면. 이게... 이 사건이.
윤아람:(당신의 반응을 보자마자 또 크게 하.... 숨 쉬고 그냥 뒤로 푹 기대요)
(표정이 뭔가.. 해탈한것같기도 하고, 부질없다는 감상도 들기도 합니다.)
(다만 당신의 말엔 긍정의 표시가 아니라는점.)
온누리:(하아, 잠시 한숨을 쉬곤 서류를 챙겨 일어납니다.) ... ... 네가 말하는 "가짜"가 이 사건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알겠어. 너도, (본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나도, 여기 이 공간도... (손가락으로 주변을 빙 가리킵니다.) ... 전부.
윤아람:(얼굴을 한껏 찌푸린채 손을 들어올려서 이마만 벅벅벅 긁다가 주먹이 꽉 쥐어집니다. 탁자를 내리치려다가.... 말아요.) 오늘 제가 지금까지 말한건 모두 진실입니다.
진실이라니까요. 진실!!
(하다가 또 한숨을 내쉬어요.) 말을 말자...
온누리:(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가 의자를 뒤로 뺍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그리곤 말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다가)
네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과, 그 말을 기반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건 별개의 일이라는 것만 알아줘.
윤아람:(되려 이쪽이 답답한지 그냥 당신을 바라보다 눈을 감습니다.)
(GM):다시 재갈이 물려지고 안대로 덮겨집니다.
온누리:(하.................................)
(GM):들리지 않는 것 같은 빗소리가, 등 뒤로 울리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6일차
(GM):구속과 진통제 여부를 선택해주세요
온누리:(구속은 어제와 똑같이... 진통제는 놓을까 말까 한참 고민합니다)
(GM):심문의 마지막 날입니다.
온누리:(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진통제에 진정하는 효과가 있다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는... ...)
(고민하다가 동전 한번 더 꺼내봅니다 하ㅠㅠ)
rolling 1d2 놓는다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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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로 만나보기로 합니다)
(GM):좋습니다...
지독하게 쏟아치던 비는 멎었습니다. 먹구름이 가득이네요.
당장이라도 비를 쏟아낼 것만 같은 날씨입니다.
아마 내일은 맑을 예정이라고 하던가요? 사형수의 마지막 날 치고는 기껍진 않겠습니다.
간수:온누리님, 취조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온누리:(묵묵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 발걸음이 유독 무겁네요.)
간수:(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 하고 사라졌던 간수입니다. 표정은 썩 좋지 않네요.) 일전에 말씀드렸던 사항을 서류에 넣어두었습니다.
온누리:(좋지 않은 표정의 간수를 보니 본인도 덩달아 속이 울렁거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GM):간수는 더 말을 얹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의 앞을 가로질러서는 두꺼운 문에 당도할 때 까지 말이 없습니다.
몇 개의 두터운 문을 열고 나서야 당신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간수:오늘은 마지막 심문날입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위한 취조를 부탁드립니다.
온누리:(현명한 판단. 반사적으로 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GM):문이 열립니다.
윤아람은 벽에 결박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문이 열리는 마찰음이 들리자, 그가 고개를 드는 게 보입니다.
간수는 당신이 요청한 대로 그의 구속구를 풀어헤칩니다.
윤아람:....하.
온누리:... ... (그 모습을 앞에 두고 서류를 꺼내 팔락입니다.)
(GM):서류엔 윤아람이 처음에 읊었던 이름의 목록이 적혀있습니다.
총 11명의 이름이요.
계속 읽어보나요?
온누리:(쭉 읽어내려갑니다)
(GM):그 뒤엔...
김 xx
15번의 연쇄 살인
안 xx
8구의 사체 유기, 및 도박
정 x
마약 조달, 폭행, 연쇄 살인
방 xx
일가족 살인 및 방화, 복역 후 생존한 가족 보복 살인
성 xx
아동 폭행, 살인, 알콜 중독, 인신 매매
강 xx
절도, 마약 중독, 연쇄 살인, 생매장
...
(GM):총 11명의, 차마 눈으로 읽기 힘들 만치의 범죄자 나열이 있습니다.
온누리:(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아니, 오히려 예상에 걸맞는 목록이 눈앞에 펼쳐지자 도리어 기분이 묘합니다. 마지막 이름, 그리고 죄명까지 전부 읽어내려가고서야 목록을 내려놔요. ... 이후의 다른 내용은 더 없나요?)
(GM):네. 오늘은 이게 끝입니다.
당신은 윤아람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죽어 마땅한 사람이란, 있습니까?
지금부터 심문을 시작합니다.
온누리:... ... (목록을 옆에 던져두고는 관자놀이를 매만집니다.)
오늘은 협조할 마음이 들어?
윤아람:(...고개를 끄덕입니다.)
온누리:그래. (지금껏 정리한 서류를 언제나처럼 꺼내듭니다.) ... ... 오늘 던질 질문도 어제랑 비슷할 것 같거든.
(목록을 눈짓해보이고는) ...어디 있어? 어떻게 얻을 수 있어? 살아있다는 증거.
윤아람:(고개를... 좌우로 흔듭니다.)
온누리:없다? 도저히 얻을 수 없다?
(이후로는 탁, CCTV 기록을 꺼내 들고 묻습니다.) 그럼 네가 아니라던 이 사람은 누구야?
윤아람:(상태가 이상합니다. 마치 말을 못하는 느낌인듯해요. 자기도 그걸 아는지 손을 들어 입을 툭툭 치곤 고개를 젓습니다.)
온누리:(그 낌새를 알아채자 눈이 커집니다. 잠시 말을 잃었다가,) 네 신상 정보... 말해 봐. 그것도?
윤아람:(짧게 도리질만 합니다.)
온누리:... ... 허. (헛웃음이 나옵니다. 돌아버리겠네. 어느새 반쯤 일어나 있던 몸을 슬그머니 끌어 자리에 앉습니다.)
윤아람:(그건 나도거든요. 그런 눈빛입니다.)
온누리:... ... ... (말없이 머리카락만 헤집다가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이후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정돈하면서 되도록 차분한 얼굴로 당신을 마주해요.)
아람, 피해자들이 살아있다는 증거. 나중에라도 찾을 수 있어?
윤아람:(설레설레 고개를 젓습니다.)
온누리:... ...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곳에 있기 때문이야?
윤아람:(그거에 대해선 침묵합니다. 알려줄 수 없는건지 아님 다른이윤지.)
온누리:(서류에 시선을 줬다가... 지금 연필 정도는 있나요? 필담을 시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GM):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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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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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가능합니다. 간수에게 부탁해볼까요?
온누리:(현재 필담이 필요한 상태라며 연필처럼 끝이 뭉특한 필기구를 부탁해봅니다)
간수:(알겠다며 잠시 문 틈으로 종이와 끝이 둥그런 펜을 가져옵니다.)
온누리:감사합니다. (짧게 인사하곤 곧장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후 책상 위에 그 둘을 내려다놓고)
흔적의 의미나, 남긴 이유는 아직도 말해줄 수 없어? ... ... 오늘이 마지막이야. (말끝이 조금 떨리는 것 같습니다.)
윤아람:(필기구를 보고 펜을 잡아 종이 위에 올려둡니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그러다 어딘가에 공격을 받아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더니 펜을 놔버려요)
온누리:... ... 아람? (눈이 커집니다.)
왜, 어디 아파? (아람의 상태나 주변에 이상한 낌새가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나요?)
윤아람:(됐다는듯 다가오지 말라며 손바닥을 핍니다.)
온누리:(그 모습을 보고 얼마간 입을 다물었다가, 일어났던 몸을 끌어당겨 다시 착석합니다.) ...CCTV에 찍힌 사람. 네가 아니라면 누구야?
그것도... 알려줄 수 없어? (아람이 놔버린 펜에 슬 시선이 갔다 돌아옵니다)
윤아람:(하.... 앞머리를 벅벅 긁어내다가 당신을 다시 바라봅니다. 그리고 침묵해요. 미동하지 않습니다.)
온누리:(돌아버리겠어... 반사적으로 나올 뻔한 한숨을 꾹 삼킵니다.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허공을 응시해요.)
윤아람:(입술을 꾹꾹 씹다가 갑자기 펜을 잡아 종이에 뭔가 써내려가려고 합니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제 말한건 모두 거짓. 그 짧은 문장만 쓰고 펜을 내려놓습니다. 그것마저 힘겹다는듯.
온누리:너는... (하고 입을 열려다가 퍼뜩 당신의 낌새를 알아챕니다. 이후 당신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봐요.)
... ... 모두?
(미간이 팍 찌푸려집니다. 그와 동시에 어제 작성했던 서류를 끌어와 다급하게 넘겨봐요.)
윤아람:(그런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온누리:(중얼거리듯 서류를 쭉 읽어내려갑니다.)
사람들, 다 죽인 게 맞냐. 아니다. 살아있다.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 그건 내 의지다.
CCTV에 찍힌 건 내가 아니다.
... ... 전부?
윤아람:(고개를 끄덕입니다.)
온누리:(서류를 탁, 내려놓습니다. 한손에 얼굴을 묻은 채라 표정은 보이지 않겠네요. 여러모로 뭔가 꾹꾹 억누르고 있는 기색입니다.)
윤아람:(어필이 모자랐나보군... 그런 생각을 합니다.)
온누리:... ... 그래, 다른 쪽으로나 물어볼게. (한 손으로 여전히 이마를 짚은 채 다른 서류를 재차 넘겨봅니다.) 현장 근처의 CCTV 기록은 네가 지운 거야?
윤아람:(고개를 흔듭니다.)
온누리:누가 지운 건지 알아?
윤아람:(....끄덕입니다.)
온누리:(말없이 눈짓으로 펜과 종이를 가리킵니다)
윤아람:......
(손이 떨립니다.)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우리의 적.
온누리:(복잡한 눈이 되어 입술을 꾹 다물고 생각에 잠깁니다) ... ... 그러고 보면, 조건이 뭐였지?
(말이 조금씩 빨라집니다.) ... ... 아무 조건도 없이 힘을 빌려주는 존재는 없어. CEC에서 다니면서 배운 거지.
조건이 있었을 거잖아. 대가가 있었을 거잖아. 아니야? (책상을 짚고 당신 앞에 바투 다가가 묻습니다.)
윤아람:......(잠시 고민하다가 어떤의미로든 맞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입니다.)
온누리:대가가 뭐야?
윤아람:(그거에 대해선 침묵합니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해요. 무슨 의미에 대가냐는듯한.)
온누리:... ... 흔적의 숫자가 지구 문명의 것이 아니라는 말에, 저는 적의 적이 아군이라고 했었어. 그리고 이 일련의 일에 관해 네 역량을 시험해본 거라고도 했지. 그러면... (바삐 서류를 팔락이면서 말을 이어갑니다.)
... ... 만약 제3자의 힘이 이 사건에 영향을 끼쳤다면, 그 힘을 행사한 존재가 네게 바라는 게 있었을 거 아니야.
그게 뭐였어?
윤아람:......(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온누리:... ... 이 추측이 틀렸어? (이후 잠시 시간을 줬다가)
아니면, 추측은 맞지만 답은 해줄 수 없어?
윤아람:(고개를 길게 젓습니다.)
온누리:(하.... ....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당신이 가만히 바라봅니다.)
윤아람:(불안한듯 하면서도 초연합니다.)
온누리:... ... 내 선택마저도, (툭 뱉듯 묻는 목소리가 잘게 떨립니다.)
네가 네 역량을 시험하는 과정의 일부야? (선택을 코앞에 둔 지금에 와서야 당신에게 묻습니다.)
윤아람:(그 말에 놀라 세차게 고개를 젓고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울고싶은건 당신일텐데, 되려 이쪽이 그런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온누리:(그 얼굴을 바라보면 숨이 턱 막힙니다. 물 속에 잠긴 것처럼 온 몸이 굳어버린 것 같아서 겨우 한 마디를 힘겹게 내뱉어요.) ... ... 응, 알았어.
간수: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온누리 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은 윤아람과 간단한 면담 후 그의 처분에 대해 결정하게 될 겁니다.
(GM):간수는 엄숙한 목소리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쥐고 있던 서류를 정리하는 듯 두어번 탁, 탁 쳐내자 다른 간수들이 들어와 윤아람에게 다시 재갈을 물리는 게 보입니다.
시선이 느껴집니다.
끈덕하게 달겨 붙은 그 시선에는 무엇이 서려있었나요.
온누리:(떨리는 손끝을 애써 무시하며 서류를 옆구리에 꼭 낍니다.) ... ...
간수:마지막 날에는 오늘처럼 재갈과 안대, 구속복을 모두 풀고 수갑만을 차고 있을 예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저희가 동행할 예정이니 큰 사고는 없을테지만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GM):말을 마친 간수는 맨발이 지르밟히는 소리를 등지고 당신을 안내합니다.
온누리:네, 알겠, (짧은 한 마디를 완성하지 못해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알겠습니다. (하고는 간수를 따라갑니다.)
(GM):쇠문을 열자, 먹구름 끼친 하늘 틈새에서 빛이 드리워 내부를 비춥니다.
볕이라곤 한점 든 적 없는 컴컴한 이곳에 해가 한줌 드리워 당신의 발등을 적시네요.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온누리:(불빛 한 점 없는 미로 안을 더듬어가는 느낌... 앞으로 놓인 길이 하나뿐이라 나아갈 수밖에 없는데도, 점차 발이 아래로 빠져가는 느낌.)
(... ... 그런 기분이 듭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런 길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
(GM):그럼에도 당신은 내일 결정을 해야만 할 것 입니다.
-7일차
(GM):어쩐지 바깥이 소란스러운 것 같습니다.
어제 흐렸던 것이 무색하도록 화창한 날씨입니다. 창에 든 서광이 푸르스름한 기색을 띄고 내부를 혼탁케 만듭니다.
당신은 걷고 있습니다.
볕이 든 탓에 복도등을 늘 비추던 빛은 꺼져 있네요.
밝습니다.
지상최악 살인마의 판결이 나기엔 너무도 희망찬 날씨네요.
온누리:(외부에서 보기에는 희망찬 날은 맞겠지. ...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미간을 꾹꾹 누릅니다.)
(GM):엄숙한 기색으로 당신의 곁을 따르는 간수들은 고요합니다. 이전과 같았지만, 오늘은 그 무게감이 달랐죠.
당신은 가장 커다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진실을 판별하고, 누군가의 생령 존립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무겁습니다.
이성판정.
온누리:
SAN Roll
기준치:
93/46/18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지만, 당신이 왜?
온누리:(... 오로지 나의 판단으로?)
(GM):오로지 당신의 판단으로?
시간은 흘러가고, 무거운 쇠 문 앞에 섭니다.
간수는 무거운 열쇠로 몇 번씩 그 잠금을 엽니다.
안쪽으로 향할수록 살인마에게 허락되지 않은 빛이 한점씩 칠흑으로 물듭니다.
한
켠
의
어둠으로 보잘것 없어지고 나면
그가 맞은 편에 앉은 채 당신을 마주합니다.
윤아람:(그 어느때보다 깨끗해보이는 눈을 가지고 당신을 맞이합니다.) 마지막이네요.
온누리:(잠깐의 공백 후 답합니다.) ...어쩌면.
윤아람:(앉으라는듯 의자쪽으로 손을 뻗었다 내려놓습니다.)
온누리:(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성큼성큼 다가가 의자에 앉습니다.)
윤아람:......
누리씨.
CEC는 무엇을 추구합니까.
온누리:저항할 수 없는 공포로부터 삶을 지키는 것.
피해로부터 떨어진... 일상을 영위하게 하는 것.
나는 그렇게 생각해. (하고 입을 다문 채 당신을 봅니다.)
윤아람:(그 대답을 듣고는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 당신을 바로 바라봅니다.)
저는 CEC가 추구하는 것을 따른 것 뿐입니다. 작전 실행 '승인'도, 작전 실행도 저 혼자.
(그리곤 미묘한 웃음을 지어요. 모든걸 내려놨다는 느낌도 듭니다.)
온누리:... ... 선택을 후회하진 않아?
윤아람:누리 씨라도, 아니, 국장님, 유 씨, 도로시 씨, 세연 씨, 그리고 CEC의 현장요원들은 다 이 선택을 했을 겁니다.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겠지만요.
온누리:이게, CEC의 사명에 부합하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확신하는 거야?
(잠깐의 공백,) 지금 이 순간까지도?
윤아람:.....작전 실행 승인이 있다는건 누군가가 작전을 쥐어줬다는 뜻이죠.
그러면 더더욱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온누리:... ... 최선, 최선이라. (한동안 말이 없다가 나지막히 그 말만을 중얼거립니다)
윤아람:결정을... 하신 것 같네요.
온누리:... ... 애초에 나는 말이야.
이 결정권이 나에게 주어진 이유를 모르겠어. (혼잣말하듯 중얼거립니다.)
(GM):처분을 내릴 준비가 되었나요?
온누리:(문득 옆으로 돌렸던 시선을 당신에게로 옮깁니다.) ... ... 네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어? 죽어 마땅한 자가 있고, 기꺼이 처단에 응할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윤아람:지금은 누리씨가 죄인이 아니잖아요. 생각 해본적도 없습니다.
온누리:(목덜미를 매만집니다.) 네 심문자로 나를 고르면서 한번쯤 생각했을 줄 알았지. ... 그래. 그럼 이유는 내가 네 판단을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어서야?
윤아람:전 나름 열심히 전해드렸는데 제 실력이 모자른 탓이겠죠.
(허탈하다는듯 낮게 웃습니다.)
온누리:... ... 됐어. 내가 머리를 잘 굴리는 편은 아니라는 걸 이런 방식으로 재확인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하하... 하고 웃었다가) ... 어쨌든.
시간이 된 것 같네.
(GM):진실을 판별할 시간입니다.
온누리.
그는 11번의 살인을 감행했다 추정되는 지상 최악의 살인마 윤아람 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그가 사형대로 오르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원성과 분노로 가득 찬 이 소리가 들리나요?
온누리, 진실하십시오.
판별하겠습니다.
그는 마지막 살인을 포함한 11번의 살인을 감행한 자가 맞습니까?
그가 모든 시체를 은폐했으며, 마지막에 실수를 저질러 붙잡힌 게 맞습니까?
그가 자신의 살인을 과시하기 위해 흔적을 남긴 것이 맞습니까?
온누리:(잠시 말이 없다가) ... ... 아니요.
(이후 다시 입을 다물었다가, 아, 하는 기색이 되어 살짝 숙였던 고개를 듭니다.) 정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