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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Cthulryu 2021. 2. 17. 01:49

오리지널이 아닌 AU형식으로 다녀왔습니다.

 
moryu (GM):
브금은..[
제가틀어드립니다
 
D0TTE P.:가릿...
 
moryu (GM):준비되셧나요?
 
D0TTE P.:YES... 는 저 귤 하나만 가져올게요 15초만
 
moryu (GM):
아맞다 그
이게 후속이... 생각보다길어서
나중에..........................가야할것같아요
 
D0TTE P.:네 알아두겠습니다!
모류님만... 괜찮으시담 전 뭐... 기다릴수있는편
 
moryu (GM):ㅠ ㅠ ㅠㅠ ㅠ가고싶은시날은하늘만큼땅만큼인데...
좋아요 시작하겟습니다!
 
옛날 옛날에, 어떤 용사가 있었습니다.
 
용사의 사명은 사악한 마왕을 무찌르는 것이었죠.
 
그 용사의 이야기는……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GM):맑은 날입니다. 제국의 아침은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새가 노래하듯 지저귀고 하늘은 푸른 물감이 번진 듯이 말갛게 파랗습니다.
당신은 호화로운 용사의 방 안에서 기분 좋게 몸을 일으킵니다.
비록 무시무시한 모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지만요. 뭐든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좋은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성년이 되는 오늘, 당신은 마왕성으로 떠나야 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겠지요.
축복과 기대를 함께 받으며, 의무와 권리를 함께 지면서, 당신을 보살피고 가르쳐주는 황성의 사람들과 신전의 사제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입니다.
 
(GM):세상은 마왕, 솔라레오의 마력에 지배당해 당장 제국의 변방만 나서도 그가 부리는 괴수들로 우글거리고,
세계는 그 마력에 맞설 수 있는 성력을 가진 단 한 사람, 당신이 꼭 필요하다고.
당신은 성년이 되는 날, 사악한 마왕을 마주해야 한다고.
그 마왕의 심장에 칼을 꽂아넣고 돌아온다면, 세계는 당신으로 하여금 비로소 완전한 평화를 되찾을 거라고요.
어릴 적에는 당신에게만 주어지는 그 막중한 의무가 두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당신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 길러졌습니다.
그것을 배반할 수는 없겠지요. 이 날을 위해 수련도 열심히 해왔습니다.
 
(GM):새삼 다짐합니다.
세계를 위해.
 
파스칼린:(세계를 위해. 속으로 조용히 읊조립니다. 그렇죠, 마왕을 소탕하는 일... 본인이 지금껏 받아온 사랑과 기대를 되돌려줄 수 있는 기회이자, 탄생과 함께 부여받은 임무입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후 주변을 둘러봅니다.)
 
(GM):식이 거행될 예정이니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준비하라는 황제 폐하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정복이 옷걸이에 걸려있습니다.
우선 몸을 청결하게 하고 정복을 입어볼까요?
 
파스칼린:(정복에 잠시 눈길을 주었다가, 익숙한 듯 욕실로 향해 몸을 씻습니다. 이후 물기를 닦아내고, 옷에 주름이 지지 않도록 정복을 신경써서 입어요.)
 
(GM):몸을 씻고 정복을 갖춰 입고 나면 누군가가 문을 노크합니다.
 
파스칼린:(이곳에서는 누구인지를 물을 필요 없이, 그저 문을 열고 상대를 확인해도 될 것입니다. 다가가 문을 열어요.)
 
(GM):문을 열면 시종이 머리를 조아리며 당신에게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시종:용사님. 황제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출정하실 시간입니다.
 
파스칼린:(고개를 끄덕입니다. 예정된 일이었죠.) 예, 짐도 챙겨 두었으니 지금 가도록 하겠습니다.
 
(GM):황제 폐하를 알현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처소에서 황성 내에 있는 작은 신전을 거쳐야 하지요.
알현하러 가나요?
 
파스칼린:(한번 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알현을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GM):발걸음을 옮기며 마왕을 무찌르고 돌아오기 전까지는 다시 보지 못할 평화로운 풍경들을 새삼스레 눈에 담습니다.
새하얀 햇볕이 신전의 기둥 사이사이로 비칩니다.
 
파스칼린:(따사로운 햇볕, 조용하고 따뜻한 공기... 이러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나는 지금 떠나는 것입니다. 고요하게 결의를 다지며 신전의 기둥을 지나쳐요.)
 
(GM):화려한 출정식이 거행되는 날, 사제들은 분주합니다.
십중팔구 식에서 당신을 축복하기 위함일 겁니다. 벅적한 목소리들 가운데,
듣기판정.
 
파스칼린: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흐트러진 사제복을 가지런히 하며 그들이 중얼이듯, 혹은 속삭이듯. 대화하는 소리가 나직하고도 은밀합니다.
 
성력▒은 ▒▒▒고 있네.
 
▒▒▒▒ ▒▒▒▒에 불과하시잖아. 전부 ▒▒▒ 건데.
 
가엾기도 하지. 이제 겨우 성년이신데.
 
평화를 위해서니 어쩌겠나.
 
파스칼린:(나직하고 은밀하게 들려오는 문장들 사이사이의 단어들이 제법 의심쩍게 다가옵니다. 저 말이 가리키는 대상도 어쩐지... ... 그렇다고 해서 이 발걸음이 향할 곳이 달라질 수는 없는 법입니다.)
 
(GM):낮게 소리 죽여 말하던 그들이 당신을 발견하고서 얼른 고개 숙입니다.
당신은 잠시 느려졌던 걸음을 다시 빠르게 옮깁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볕이 눈부신 대전으로 나아갑니다.
기사단이 열을 지어 각 잡힌 채 서 있고, 옥좌 위에 위엄 있게 앉아있는 존경스런 황제께서 당신을 보고 몸을 일으킵니다.
 
파스칼린:(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힌 예법에 맞게, 각이 잡힌 자세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정중한 인사를 건넵니다.) 용사 파스칼린,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황제:파스칼린. (제국의 태양이라고 불릴만한 위엄과 자태를 비추며 당신쪽으로 내려옵니다.)
(한 번도 내려오지 않은 옥자 위에서 친히요.) 이 제국의 자랑스러운 용사여.
부디 바라노니,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GM):황제는 당신을 위해 준비해둔 검을 직접 하사해줍니다. 묵직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제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싸울 당신을 위해.
 
파스칼린:(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검을 받아듭니다. 이후 결연한 눈빛으로 검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어요.) 세계를 위해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겠나이다.
 
황제:부디, 세상을 꼭 구해주시오.
 
(GM):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 ... 예, 폐하. (그리하면서 눈동자를 데록 굴려 황제를 슬 바라봅니다.)
심리학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저런)
 
(GM):걱정 가득한 얼굴로 당신에게 다가오는 황제는, 누가 봐도 세상의 구세주를 아끼는 군주의 모습입니다. 간절함을 담아 친히 당신의 손을 감싸줍니다.
그런 황제의 손을 보고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을까요.
 
파스칼린:(그래요, 아까 흘러가듯 들었던 의심쩍은 말에 황제 폐하마저 잠시 경솔한 눈으로 봤던 것뿐일 것입니다. (황제는 알 리 없는)사과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황제의 손등에 가볍게 입술을 눌렀다 뗍니다.) 반드시 주어진 임무를 해내고 돌아오겠나이다. 그간 옥체를 보존하시옵소서.
 
(GM):막중한 기대와 염원 속에, 당신은 오랫동안 하지 못할 인사를 그에게 올립니다.
기사단이 일제히 당신에게 머리를 숙이고, 장엄한 음악이 울려 퍼지면 출정식이 거행됩니다.
당신이 걸음하는 곳마다 평화의 기원을 담은 융단이 깔리고, 아이들이 색색깔의 꽃을 헌화하고.
이윽고 먼 여정을 떠나는 당신. 햇살이 축복처럼 눈부십니다.
 
-
 
(GM):당신은 몇날 며칠을 걸어 변방으로 향합니다.
여기까지는 평화롭게 제국의 사람들에게 환대받으며 왔지만, 이제부터는 다릅니다.
국경에는 마물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했으니까요.
과연 저 멀리 불길한 어두운 숲이 보이고, 인적은 점점 드물어집니다.
 
파스칼린:(과연 변방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자리에 가만히 서서 주변을 살펴봅니다. 듣기 또는 관찰 판정이 가능할까요?)
 
(GM):가능합니다.
 
파스칼린:(주변의 묘한 기척이나 수상한 소리를 파악하고자 귀를 기울입니다.)
 
(GM):듣기판정.
 
파스칼린: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르르......
 
(GM):멀리서 마물의 목울림이 들려옵니다.
 
파스칼린:(한시가 바쁘니 되도록 불필요한 접전은 피하는 게 좋겠죠. 그 마물을 피해 움직일 수 있을까요?)
 
(GM):소리만 들려오지 어디있는지는 확실하게 위치가 잡히지 않습니다.
 
파스칼린:(그렇다면 우선 되도록 기척을 숨기고 움직여보도록 하겠습니다!)
 
(GM):은밀행동 판정.
 
파스칼린: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저런~)
 
(GM):이런...!
...
어라, 긴장한것과는 다르게 마물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작부터 겁먹어선 안 되는 일이지요. 당신은 용사잖아요. 이 세계의 구세주!
 
파스칼린:(... ... 왜지? 갑작스레 사라진 기척에 긴장했던 몸을 잠시 풀어내었다가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마저 발을 옮깁니다.)
 
(GM):국경에 걸친 마지막 가난한 마을을 뒤로 하고, 숲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갑니다.
나무 그늘은 빽빽하고 바람 소리는 고요합니다.
어둠입니다…….
......
순간,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동자가 빛납니다.
 
파스칼린:....!
 
(GM):7마리의 마물이 당신에게 급작스레 달려옵니다.
SANC 0/1d4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일곱 마리...! 빠르게 마물들을 눈으로 살피며 전투든, 회피든 할 수 있게 자세를 갖춥니다.)
 
(GM):마왕성으로 향하는 위험한 여정의 시작입니다!
 
전투:마물들의 기습
 
(GM):파스칼린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됩니다.
아 데미지
 
파스칼린:(출발 전 하사받았던 검을 빼듭니다. 과연 성능은 어떨지!)
 
(GM):1d8+1+db 입니다
파스칼린의 턴.
 
파스칼린:(가장 앞에 있는 마물을 향해 달려들어 빠르게 검으로 그어냅니다!)
 
(GM):롤!
 
파스칼린:
하사받은 검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GM):캥! 마물 한마리가 무참히 찢깁니다.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GM):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와우
 
파스칼린:(와앙)
 
(GM):대장처럼 보이는 한 놈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파스칼린:이런...! (이미 늦은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빠르게 몸을 틀어 회피해봅니다!)
 
(GM):롤!
 
파스칼린: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날카로운 이빨이 정복을 찢고 살갖을 그어냅니다.
체력 -1
 
파스칼린:큽...! (이를 악물어 소리를 삼켜낸 후 주변을 살펴 상황을 파악합니다.)(12>11)
 
(GM):어느새 당신은 마물들에게 포위되어 있었습니다.
파스칼린의 턴.
 
파스칼린:(마물 하나를 공격한 뒤 길을 내어 민첩 또는 회피판정으로 몸을 피해볼 수는 없을까요?)
 
(GM):용사답게 용기있는 발언이야
 
파스칼린:(ㅋ ㅋ ㅌ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GM):시도해봅시다. 롤!
 
파스칼린:
하사받은 검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GM):캐갱! 마물 한 마리의 배에 칼날을 깊숙히 넣었다 뽑습니다.
틈입니다! 민첩판정.
 
파스칼린: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크와앙: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눈치챈건지 당신이 빠져나갈 곳을 막습니다.
 
파스칼린:순순히 보내주지는 않겠다 이거지... (입꼬리를 비틀어올리며 검을 더욱 단단히 잡아냅니다. 마물의 턴일까요?)
 
크와앙: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와앙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쇽샥
기준치: 50/25/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
 
(GM):당황해하는 당신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공격이 퍼부어집니다.
 
파스칼린:(도트뎀이 술술술~)
(전부 피해낼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피해를 줄여보고자 몸을 웅크리며 뒤로 뺍니다. 회피 판정인가요?)
 
(GM):네! 회피판정.
 
파스칼린: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우당탕)
 
(GM):저런~ 전부 못피했어요~
 
파스칼린:(수적 열세에는 장사가 없다)
 
(GM):둘러쌓인채로 다굴당하는 우리 용사님...
체력 -5
 
파스칼린:(이렇게 사방으로 둘러쌓여서는 도저히 피할 틈이...! 벌어지는 상처를 애써 지혈하면서 빠져나갈 구석을 찾아봅니다. 아니 찾아볼 수 있나 지금?)(11>6)
 
오, 맙소사!
 
(GM):숨차게 검을 휘두르며 피할 궁리를 하던 당신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두 사람의 발소리가 아닙니다.
 
파스칼린:(사람들 무리...?! 정신없는 와중에도 재빨리 시선을 돌려 발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봅니다.)
 
(GM):뒤를 돌아보자, 어쩐지 황성에서 보았던 사제들과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제들이라면 성력에 일가견이 있을 텝니다. 마물들로부터 제국을 지키는 데에 용사인 당신만큼이나 힘쓰고 있는 이들이라 했으니까요.
이들은 용사인 당신을 알아보는 걸까요? 도와주러 온 걸까요?
 
파스칼린:(그들의 정체를 확인하는 순간 들었던 안도가 갑자기 서늘한 빛으로 바뀌는 까닭은 뭘까요? 출정 전 들었던, '불과하시잖아', '가엾기도 하지' ... 같은 문장이 갑자기 귓가를 스치고 가서였을까요? 그러나 우선은 그들과 눈을 맞춰봅니다. 괜한 찝찝함일 거니까요. ... ... 그래야만 하고요.)
 
사제:오, 파스칼린......
바보같은 제국의 충견 아니십니까? (조롱에 가까운 어휘로 당신을 보며 낄낄 웃어댑니다.)
 
(GM):이게 무슨 말이죠?
그들이 무어라 외자 마물들은 갑자기 다시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 몸을 감춥니다.
궁정의 하얀 사제복과 달리 새카만 사제복을 입고 있는, 가장 선두에 선 사람이 광인처럼 웃어댑니다.
 
파스칼린:(몸 이곳저곳에서 흐르는 피를 다소 거친 손길로 문질러 닦아내고, 가늘어진 눈으로 사제들을 응시합니다. 설마했는데. 떨리는 팔을 들키지 않으려 주먹을 조용히 쥐어냅니다.) ... ... 당신들.
 
사제:네, 말씀하시죠. (웃음을 멈추지 않고 조롱하듯 예를 갖춥니다.)
 
파스칼린:(후... 휘둘리면 안 된다. 진정해. 조용히 숨을 내쉬고는 사제들의 상태를 곁눈질하며 입을 엽니다.) 꽤 예전부터 꾸며왔던 모양입니다.
 
사제:(웃음을 멈추고 음? 하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가 다시 크게 웃음을 터트립니다.)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파스칼린:(이쪽도 도리어 음? 하고 눈가를 움찔했다가 싱긋 웃어보입니다.) 뭐, 그쪽이 그럴 만한 언행을 먼저 보이셨으니 사과는 않겠습니다.
 
사제:우리의 가엾고 어리석은 용사님..... (킥킥.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 앞으로 슬 다가가요)
 
파스칼린:(하... ... 혼란스러움을 감춫고자 싱긋 웃어보였던 미소를 거두고 본인 앞으로 다가온 사제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말씀하시죠. 들어드리겠습니다.
 
사제:(알아들을수없는 주문을 당신을 향해 읊습니다.) 모든건 결국 운명의 농간입니다.
대륙의 끝으로 가시면 비로소 알게 되겠지요....
 
(GM):무언가 해를 끼치려고 하진 않은듯 합니다. 몸을 보면 욱신거렸던 상처가 몇 개 아물었거든요.
체력+3
 
파스칼린:(6>9)(상처가 아무는 감각에 절로 눈이 끔뻑여집니다. 사제가 내뱉은 말을 되풀이하듯 읊조리게 된 건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이 사뭇 강렬했기 때문이었겠죠.) ... ... 운명의 농간?
 
사제:(당신을 용사로서 대우해주는건가, 싶다가도 키득. 자못 안타깝다는 눈빛이 스쳐지나갑니다. 이것도 과연 조롱일지는.. 모르겠네요.) 우선 지고하신 황제폐하께서 내려주신 명을 수행하시는게 어떠하신지요?
 
파스칼린:(당최 속을 알 수 없는 상대의 태도에 눈이 다시금 가늘어집니다.) ... ... 바보같은 충견이라고 부르신 것치고 제법 친절하시군요.
(앞에 선 사제 또는 사제 무리들의 심리나... 상태를 살펴볼 수 있을까요? 관찰력 또는 심리학으로요!)
 
(GM):글쎄요... 사제는 당신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무리를 이끌고 자박자박. 멀어져갑니다.
아무 일도 없던 듯 사라지네요.
 
파스칼린:(사라지는 사제들의 뒷모습을 잠시 노려보듯 하다가... 멈춰있던 발걸음을 다시 옮깁니다.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되돌아가거나 멈춰있을 수는 없는 법이잖아요.)
 
(GM):기분 탓일까요… 눈을 돌리면 숲속의 어둠은 한 겹 더 짙어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
 
(GM):마왕에게 가는 길을 필사의 각오로 막기라도 하듯 괴수들은 발길을 뗄 때마다 달려들었지만,
당신은 어렵사리, 그러나 용맹하게 그들을 처치하고 빛나는 핏물로 그득한 비린 명예의 길을 거침없이 걸어갔습니다.
대륙의 끝으로 가면 갈수록 땅은 척박해지고, 바람은 거세지고, 발걸음을 떼기는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파스칼린:(모든 건 결국 운명의 농간입니다. 대륙의 끝으로 가시면 비로소 알게 되겠지요... 기분나쁜 미소와 함께 그리 말하던 사제의 얼굴이 떠올라 미간을 구깁니다. 하지만 얄궃게도, 정말로, 그의 말을 따라 대력의 끝을 향해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걸요.)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이 가능할까요?)
 
(GM):그럼요.
다가오는 날은 결국에 다가오고야 마니까요.
눈을 들면, 저 멀리 희끗하니 보이는 검은 성채.
잠깐 걸음을 멈춥니다.
저것이, 마왕이 산다는 세계의 끝 죽음의 성.
 
파스칼린:(저기가 바로, 세계의 평화를 위해 무너뜨려야만 한다는 마왕의 요새... 숨을 고르면서 성채를 빤히 보다가 주변을 둘러봅니다. 관찰력이나 듣기 판정으로 죽음의 성을 살펴보거나, 주변의 인기척 등을 알아채볼 수 있나요?)
 
(GM):여태껏 겪어본 적 없는 지독한 중력에 짓눌리는 듯한 힘에 마음 속으로 두려움이 찾아들어 주위의 그 무엇도 당신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끝에 선다는 것은 이토록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던 걸까요.
손끝이 마구 떨렸습니다.
경험해본 적 없는 죽음,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경한 공포가 차올랐습니다.
SANC 0/1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그러나 당신은 용사지요. 돌이키기에는 이미 너무나 많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무엇이 당신에게 더 두려운 것일까요.
축복해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 이 압도적인 적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은,
악을 처단해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파스칼린:(뒤늦게 인식한 죽음의 공포에 손끌이 마구 떨려왔습니다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아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 ... 비록 운명의 농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지라도,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믿음 아래 자라왔고.. 그것에 보답하고자 지금껏 걸어왔으니까요. 숨을 길게 내쉬고 고개를 들어냅니다.)
 
(GM):용사 파스칼린은, 숨을 길게 내쉽니다.
...문득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둘러보면, 11마리의 마물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점점 좁혀옵니다, 포위해옵니다.
 
파스칼린:(역시 마왕이 머무는 장소인만큼, 쉽게 길을 터주지 않겠다는 것이겠죠. 우선 칼을 꺼내들기 전... 그들을 피해갈 수 있는 틈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가능할까요?)
 
(GM):좋습니다. 관찰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마물 한마리가 앞서 나옵니다. 대장격인걸까요? 이 마물을 죽인다면.. 어쩌면 틈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스칼린:(... ... 이 마물을 공격해 틈이 생긴 순간을 노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빠르게 검을 꺼냅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전투:포위망 격파
 
(GM):파스칼린의 선제공격입니다.
 
파스칼린:(대장격으로 보이는 마물에게 곧장 덤벼들어 빠르게 검을 휘두릅니다. 급소까지는 아니어도 잠깐의 틈만 낼 수 있다면...!)
 
(GM):롤!
 
파스칼린:
하사받은 검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크와앙:
회피
기준치: 52/26/10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GM):키에엑-!
일격에 머리를 관통합니다. 그걸 본 다른 마물들이 주춤거리기 시작합니다!
 
파스칼린:(묵직하게 들어간 일격에 스스로도 흠칫 놀랄 겨를도 없이, 곧장 검을 뽑아들고는 주춤거리는 무리들 사이를 뚫고 거침없이 내달립니다. 민첩 판정이 필요할까요?)
 
(GM):네! 민첩 판정.
 
파스칼린: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워~)
 
크와앙: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워~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당신은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파스칼린:(여기서 또 다른 무리와 맞닥뜨리기라도 하면 곤란한데...! 일단 목적지를 향해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주변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았나요? 무리들은 뒤를 따라오고 있나요?)
 
(GM):따라오고 있지만 점점 멀어지는듯 합니다.
이대로 따돌리면 좋았을텐데.
어디선가 퍼덕이는 날개소리가 들려옵니다.
박쥐처럼 생긴 마물들이 다시 몰아칩니다.
언뜻 본 머릿수만 해도 30마리입니다.
아까보다 더 버겁게 느껴지는 건 지친 탓의 착각일까요.
 
파스칼린:(첩첩산중이군... 미간을 팍 찌푸리고는 시선을 피해 몸을 숨길 장소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주변에 활용할 만한 지형이 보일까요?)
 
(GM):그럴 틈도 주지 않겠다는듯 겨우 따돌린것같던 마물들도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끝이 없이 들이닥칩니다.
비린 피냄새와 몰려오는 숨찬 두려움, 지긋지긋한 살육을 자행하며 검을 휘두릅니다.
마물이 비명을 지르고,
그럼에도 다시금 달려들어 당신을 물어뜯기 시작하고,
팔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찔한 고통이 두 눈을 감깁니다.
 
파스칼린:(마왕은커녕 성에도 도달하지 못했는데, 이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는 걸까요? 사제가 비웃듯 이야기하던 운명의 농간이라는 말이 귓가를 맴돕니다. 정말 이렇게 끝이 나고야 마는 걸까요.)
 
(GM):아, 더이상은, 더이상은……
당신의 목줄기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마물이 시야에 가득 들어차는 것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습니다.
 
-
 
(GM):눈을 뜹니다.
당신은 침대에 눕혀져 있습니다. 천장이 희고 눈부신 빛으로 일렁입니다.
붉은 햇빛이 어딘가에서 비쳐 들어오고…. 안락합니다.
마치 돌아온 것처럼요.
 
파스칼린:(돌아와? 그럴리가 없는...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는 몸을 일으켜봅니다.)
 
(GM):침대에서 일어나려 움직이자 몸이 삐걱입니다.
정신이 돌아오자 곳곳이 욱신거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무래도 꿈은 아니었나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목줄기를 물어뜯던 짐승의 이빨, 고통이며 감촉이 남은 듯 아직도 선연한데.
잊을 수 있을리가요.
테이블, 침대, 거울, 창문, 문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삐걱거리는 몸을 달래듯 팔다리를 잠시 주물러주었다가, 몸을 뉘인 침대에 먼저 눈길을 줍니다.)
 
(GM):당신이 누워있던 침대입니다. 희고 푹신합니다. 다만 조금 오래된 것인지 삐걱이는 나무 소리가 나네요.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침대를 괜히 들춰보며 살핍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침대 아래에서 바스락거리는 종이들을 발견합니다.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되었습니다.
 
파스칼린:(침대 밑에 무슨 종이가 이렇게... 집어들어 읽어봅니다.)
 
(GM):바스라질 듯 종잇장이 바짝 말랐습니다.
마구 휘갈겨진 불친절한 글씨로, '왜', '어째서', '그만두고 싶어…….', '이건 악몽이야.', '세상의 끝?'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파스칼린:(그만두고 싶어라는 글귀가 유독 신경쓰입니다. 이게 무슨... 종이를 가만히 살펴보다 뒤집어봅니다. 특별한 내용이 더 없으면 창문으로 향해보아요.)
 
(GM):척 봐도 지상과의 거리가 꽤 되는 높이입니다. 뛰어내려 탈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창문 밖으로는 노을이 지고 있군요. 비쳐들어오는 햇살이 붉었던 까닭입니다.
바깥은 황무지지만, 그조차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아이디어 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창 밖을 보며 생각하니, 휘갈겨 썼는데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익숙한 글씨체이기 때문임을 깨닫습니다.
이곳은 생애 처음 오게 된 곳인데… 왜일까요?
 
파스칼린:(... ... 왜? 그 사실을 인지하자 눈가가 움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운명의 농간이라는 말이 다시금 떠오르는 건 사제의 비웃음이 강렬하게 남아서였을까요... 우선 창문에서 시선을 거두고 테이블로 향합니다.)
 
(GM):정갈한 원형의 나무 테이블입니다. 어쩐지 사용감이 좀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당신이 내내 휘두르며 베었던 검도 갈무리되어 있네요.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어쩐지 복잡한 머리에 검과 테이블에 가만히 시선을 줍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반쯤 비워져있는 잉크 병과 펜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잘 살펴보면, 까만 잉크는 오래되어 병 속에서 굳어 있습니다.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네요.
 
파스칼린:(이걸로 아까 그 종이의 글씨를 썼던 건가? 그리 생각하고는 잉크병과 펜을 슬 봅니다. 특별한 점이 없다면 방 안의 거울로 힐끔 눈길을 돌려요.)
 
(GM):무엇인가 오래된 듯한 이 방에서 유일하게 반짝이며 새 것처럼 빛을 내는 물건입니다.
깨끗하게 비치는 거울 위로 탐사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데,
관찰판정.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GM):문득 거울을 보는 눈길 안으로, 기시감이 스칩니다. 왜?
 
파스칼린:(기시감...이라니. 왜? 혼란스러움에 얼굴을 가만히 쓸어내렸다가 다시금 거울을 봅니다. 관찰 판정 강행이 가능한가요?)
 
(GM):음 좋아요~
 
파스칼린: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주신:ㅋㅋ)
 
(GM):ㅋㅋ
별거 없는것 같아 뒤 돌려는 순간, 팔이 너무 크게 돌았는지 손을 벽에 찧습니다.
체력 -1
 
파스칼린:(큽, 하는 소리를 속으로 삼키며 팔을 탈탈 털어냈다가... 마지막 남은 문으로 향해봅니다. 어쩌면 여기서 나가볼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9>8)
 
(GM):고풍스런 나무 문입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파스칼린:(나가기 전 바깥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GM):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파스칼린:(... ... 계속해서 따라붙는 미묘한 기시감에 침을 한번 삼키고는 손잡이를 붙잡아 돌립니다.)
 
(GM):잠겨있지 않아 손쉽게 열립니다.
 
파스칼린:(감금...이 목적은 아니었던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슬쩍 열고 바깥을 살펴봅니다.)
 
(GM):문 바깥으로 나서면, 여전히 하얗게 일렁이는 천장.
높게 솟은 성채의 뾰족한 지붕은 마법처럼 투명하여 눈 안에서 붉은 햇살로 반짝거리고, 성 안은 마치 거대한 온실 같습니다.
여름 햇볕 안에 들어와 있는 마냥 따스하고 안온했습니다.
가운데가 뻥 뚫려 난간에서 홀을 내다볼 수 있는 구조로 중앙 홀은 그 가운데 꽃마저 드문드문 화려하게 피어 있습니다.
 
파스칼린:(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눈가가 움찔합니다. 이런 분위기일거라고는 생각을... 애초에 이 장소의 정체를, 나는... ... 주변에 계단이 있다면 그곳으로 향해볼 수 있나요?)(아, 그 전에 방에 풀어두었던 짐을 챙기고요!)
 
(GM):그러게요, 어쩌면 마왕에게 잡혀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멍한 채로 당신은 발걸음을 옮깁니다.
잘못 찾아온 것일까요? 혹은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 꿈 속일까요? 선한 누군가가 당신을 이곳까지 옮겨다준 걸까요? 아니면 이조차 마왕의 술수일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 당신의 뒤로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파스칼린.
 
파스칼린:(본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짐을 챙기던 손길이 멈칫합니다. 침을 한번 삼키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요.)
 
(GM):호명하는 목소리. 고개를 돌리면 태양빛을 꼭 닮은 한쪽으로 넘긴 머리. 사자를 닮은듯한 눈. 탁한 색의 블라우스와 머리 색을 꼭 닮은 보석으로 리본을 고정시킨 사람이 서있습니다.
어쩐지 마왕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평범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황성의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두려워하듯 이마에 난 뿔도, 뒤집어쓴 새카만 망토도, 박쥐의 것 같은 날개도 없습니다.
 
파스칼린:(마왕이 맞나? 이곳이 마왕의 성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성이었다면? 그런 생각도 찰나, 머릿속을 채우는 건 침대 밑에서 발견했던 쪽지의 글귀들입니다. 뒤죽박죽된 머리를 가라앉히고 간신히 꺼낸 한 맏는 이것.) ... ... 나를 압니까?
 
솔라레오:알지 그럼.
내가 마왕, 솔라레오니까. (살짝 웃으며 짧고 간결한 자기소개를 합니다.)
 
파스칼린:(혹시 방안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기시감이 상대에게서 느껴지지는 않나요? )
 
(GM):상대에겐.. 네.
 
파스칼린:(흐릿하던 추측이 확실시되자 짐을 마저 챙기고는 상대를 향해 몸을 완전히 돌립니다. 상대의 태도를 유심히 살피면서 말을 붙여요.) 그렇다면 나를 왜 데려온 거죠?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게 당신에겐 더 이익이었을 것 같은데... 들려오는 전승에 따르면 말입니다.
우리는 적대관계니까.
 
솔라레오:내가 널 데려왔다고 확신해?
 
파스칼린:데려온 건 당신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이 성에 나를 거둘지 말지를 결정한 건 당신이었을 것 같은데요.
당신은 이 성의 주인, 이니까... (그러다 침대 밑에서 발견한 쪽지가 떠올라 말끝이 흐려지고) ... ... 아닙니까?
 
솔라레오:....맞아. (또 한번 살풋 웃습니다.) 나는 정정당당한 승부가 좋아. 성인이 될 때까지 나만 바라보며 칼을 갈았을텐데,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면 공평한 승부가 안되잖아.
기만이 아니라 너를 위한 예의라고 생각해줘. 그러니까... 챙겨둔 짐은 잠시 푸는건 어때? 오늘 하루는 건들지 않을게. 자정이 되자 마자 건든다는 소리도 아냐.
 
파스칼린:(이야기를 가만히 듣다가 우선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곳은 마왕의 성이니 적당히 그의 심기에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면서요.) ... 그러죠.
(그러면서 슬 짐을 풀어 테이블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습니다.)
 
솔라레오:(그런 당신을 보며 안도하는 기색을 띄웁니다. 이번엔 먼저 운을 떼요.) 세상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어?
제국 사람들의 삶이 궁핍하거나... 어렵진 않아?
 
파스칼린:(음? 하고 눈을 한두번 깜빡입니다. 마왕이면서 이런 걸 왜... 의문점이 떠오르면서도 적당히 둥그스름하게 대답해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국 내의 백성들의 삶은 대체적으로 평화로운 편이죠. (그러면서 얼굴을 슬 살핍니다.)
 
솔라레오:그러면 다행이고. (꾸밈 없이 한번 더 안도하는 내색입니다.) 황제가 일을 잘하나봐.
 
파스칼린:아, 예. 그러하시죠.
... ... 어째 제법 후한 평가를 주십니다. 다행이라니.
 
솔라레오:왜? 마왕은 이런거 물어보면 안돼?
...하긴 제국에서 나에 대해 좋은 말을 했을리는 없지.
 
파스칼린:물어보면 안 된다기보다는.... (아니, 사실 어쩌면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어진 뒷말에 그건 우선 차치하고) 당신의 태도가 .... 말입니다.
(어차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 별 상관없어하는 기색, 이라고 하기에도 묘하단 말입니다. 하는 말은 삼키고, 잠자코 뒷말을 기다립니다.)
 
솔라레오:(하하, 소리내어 웃음을 터트립니다.) 교육의 힘이란.
여기까지 왔는데 배고프지 않아? 괜찮다면 저녁을 함께하는것도 나쁘진 않을텐데. 마지막 만찬같이.
 
파스칼린:(눈썹 한쪽이 절로 올라갑니다. 교육의 힘이라니, 마치 당신의 악명이... 오해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복잡한 심경을 숨기고자 눈을 접어 싱긋 웃어보입니다.) ... ... 그러죠. 마지막 만찬이라.
 
(GM):마왕이라 불리는 그는 당신을 다이닝 룸으로 안내합니다.
따라 간 곳엔 화려한 성찬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죽여야 할 상대와 이런 진수성찬을, 사이좋게 식사라니요!
 
파스칼린:(마지막 만찬...이라고 했으니 나름대로 어울린다면 어울리는 자리기는 하겠지만. 그럼에도 묘한 기분은 떨쳐낼 수 없어 주변을 슬 살펴봅니다.)
 
솔라레오:걱정마. 독은 안탔어. 말했듯이 난 정정당당한게 좋거든. (늘상 앉던 자리라는듯 자연스럽게 제 위치를 찾아갑니다.)
 
파스칼린:(마왕이라 밝힌 상대를 힐끔 보다가 묻습니다.) 자리는 지정석이 아닌 건가?
(혼잣말이라고 뱉었는데 생각보다 큰 음성에 흠칫합니다. 목을 가다듬고 솔라레오를 곧게 보며 물어요.) 자리는... 내가 골라 앉으면 됩니까?
 
솔라레오:(새삼스럽지도 않다는듯 의자에 앉습니다.) 맘대로.
 
파스칼린:(어려움없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진 자리에 말없이 착석합니다.)
 
(GM):식기를 들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메뉴들을 훑어보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당신이 좋아할법한 것들 위주로 차려져 있습니다. 이 마왕... 당신 뒷조사까지 한걸까요?
 
파스칼린:(대체... 어쩐지 식은땀이 속으로 주륵, 흐릅니다. 동시에 머릿속을 스쳐가는 방에서의 기시감.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건 알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에 마왕과 만났던 적이라도 있는 걸까요? 우선은 말없이 식기를 들어 앞에 놓인 음식부터 천천히 맛을 봅니다.)
 
(GM):...맛있습니다. 황실 요리사가 해준 만큼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입니다. 마왕은 매일 이런걸 먹었던걸까요?
 
파스칼린:(맛있군... 눈이 순간 커졌다가 돌아옵니다. 두어번 포크질을 해 음식을 조금 더 맛보고는 마왕을 봅니다.) ... ... 단순히 내 이름만 들어본 정도는 아닌 것 같군요.
 
솔라레오:심기 불편할만한 짓은 안했으니까 걱정마. 들려들려 퍼지는 소문이 여기까지 닿았다고는 생각 안해? (부드럽게 앞에 놓인 식사 한 조각을 입에 넣습니다.)
어때? 식사는 입에 맞아?
 
파스칼린:(여러모로 의심쩍은 부분이 많단 말이죠. 말을 아낀 채 마왕을 바라보다가 싱긋 웃습니다.) 예. 마지막 만찬이라 제법 신경써주신 모양입니다.
 
솔라레오:(느릿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는 당신의 웃음을 보곤... 무어라 중얼거리며 다시 식사를 시작합니다.) 식사가 끝나면 성 구경도 해볼래?
 
파스칼린:(속으로 조금 멈칫합니다. 왜 저런 반응을... 사실 지금껏 보인 언행만으로도 충분히 예상 밖의 모습이었지만요. 마왕과 얼굴을 마주하며 대답합니다.) 주인께서 먼저 제안해주신다면야. (심리학이나 관찰력 판정이 가능한가요?)
 
(GM):네 가능합니다.
 
파스칼린:(심리학 판정 해보겠습니다!)
 
(GM):롤.
 
파스칼린:
심리학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솔라레오:(그저 평온하게 음식을 입에 넣습니다. 잠깐, 입꼬리가 올라간것같기도 하구요. 그런데도 어쩐지 어딘가 눅눅함이 묻어나옵니다. 그리 읽히는 얼굴로,) 긴장했어?
 
파스칼린:(얼굴에서 읽히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의외라면 의외인 감정을 보고 눈가가 움찔합니다. 곧 이어진 말에는 제법 천연덕스럽게 대꾸해요.) 감사하게도 주인장께서 극진히 대해주시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조금은?
 
솔라레오:적을 눈 앞에 두고 밥을 같이 먹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그러다 체 해. 그러면 하루 더 쉬었다가 겨뤄야하잖아.
 
파스칼린:(조금 떨떠름한 듯 눈을 한번 깜빡였다가 손가락으로 입술을 톡톡 치고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최상의 컨디션을... 제가 아닌 당신을 위해 유지해야 할 것 같은 기분까지 드는군요.
 
솔라레오:그래주면 좋고.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제 몫의 식사를 이어나갑니다.)
 
파스칼린:(흠... 하고 곁눈질로 마왕을 보다가 본인도 시선을 돌려 차분한 손길로 식사를 이어나갑니다. 머릿속은 영 복잡하지만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이상해. 적어도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 사제... 그 사제가 운명의 농간이라고 했던 것과 연관이 있나?)
 
(GM):뭐...... 진짜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하는 마왕일수도 있구요.
사람의 속도 모르는데 마왕의 속은 어떻게 알겠어요?
 
파스칼린:(평소보다 적은 양의 식사를 마치고 조용히 식기를 내려놓습니다. 묘한 마왕의 태도에 이끌리듯 식기를 들고 음식을 맛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배가 가득 찰 때까지 먹고 싶은 마음까지는 들지 않네요. 여러 이유로요.)
 
솔라레오:(그와 동시에, 식기를 내려놓습니다.) 오는 길이 힘들었을텐데 생각보다 적게 먹는구나.
...그럴만도 하지. (자리에서 슬 일어납니다.)
 
파스칼린:(별달리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그를 따라 일어납니다. 그러다 뒤늦게 덧붙이듯 말해요.) ... ... 비록 장소는 적진이었지만 근사한 식사였습니다.
 
솔라레오:약속대로 성 구경시켜줄게. (긴 치마를 툭툭 정리하곤 구두 굽 소리를 내며 앞서나갑니다.)
 
파스칼린:(앞서나가는 뒷모습을 빤히 보다가 조용히 숨을 내뱉고는 따라갑니다. 이게 다 무슨 상황인지... 새삼스럽지만요.)
 
(GM):저 치가 사악한 마왕이라니....
마왕은 다이닝 룸과 연결된 홀과 계단을 오르면 당신이 있던 방으로 갈 수 있을 복도와 수많은 방, 그리고 복도 끝에 난 계단을 오르면 성의 탑으로도 갈 수 있노라 말합니다.
 
솔라레오:어디부터 갈래?
 
파스칼린:(이거 참... 떨떠름한 기분을 털어내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을 묶은 리본을 괜히 만지작대다가 내려놓고 말해요.) 가까운 순서대로 돌아봐도 되겠습니까.
 
솔라레오:(그 모습을 잠깐 눈에 담아두다 고개를 살짝 끄덕입니다.) 그럼 홀부터 가자. (그리곤 다시 걸음을 옮겨요)
 
파스칼린:(조금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뒤따라갑니다.)
 
(GM):홀로 향하면 아까 본 것과 같이 실내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정원이라기엔 작은 규모지만, 어쨌건 무성히 핀 연분홍 장미는 천장과 수많은 창으로 들어오는 노을에 물들어 아름답네요.
 
파스칼린:(마왕의 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기 쉽지 않은 풍경입니다. 슬쩍 시선을 옮겨 꽃을 가만히 구경하다 입을 열어요.) 신경써서 가꾸신 모양이네요.
 
솔라레오:마왕에 대한 인식을 좀 바꿔보고 싶었어. (장난 섞인 웃음소리를 내며 정원을 바라봅니다.)
 
(GM):교육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마왕에 대한 인식...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립니다.)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나의 마음 당신만이 아네.’ 별 뜻도 없을 마왕의 정원을 뒤덮은 꽃의 의미입니다.
마왕의 정원이라면 좀 더 악의 어리고 짙은 것들이 자리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지요.
생각보다 인간적인 그에게 생의 동반자라도 있다면, 혹은 그럴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꺾어 바칠 만도 했을 텐데요. 얕은 감상입니다.
 
파스칼린:(흠, 하고 꽃을 가만히 보다가 가볍게 툭 뱉습니다.) 꽃말에도 조예가 있으십니까?
 
솔라레오:(어깨를 살짝 으쓱입니다.) 왜?
 
파스칼린:(그런 반응을 보다가 고개를 느리게 젓습니다.) ... 별거 아닙니다. 가끔 꽃말을 신경써서 꽃다발을 만들거나 꽃밭을 가꾸는 경우가 있으시길래.
 
솔라레오:척박한 땅에서 굳게 자랄 꽃은 많지가 않아서. (짐짓 아쉽다는 얼굴로 정원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어땠어?
 
파스칼린:(그를 따라가며 생각합니다. 알면서 떠보는 건지, 정말 몰라서 묻는 건지. 곧장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되묻습니다.) ... ... 혹시 제가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솔라레오:그게 그렇게 궁금해? (구두굽 소리를 내며 길을 안내하다, 계단이 나오자 치마를 밟을까 모아잡고 올라갑니다.)
 
파스칼린:뭐, 제가 여기 막 도착했을 때의 모습을... 주인장께서는 보지 못하신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비꼰다기보다는 정말 그 말 그대로의 의미로 말하는 어투입니다.)
 
솔라레오:음...... (무언갈 고민하는듯이 천천히 층계를 오르다 당신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모습은 봤어. 하지만 감상은 말해줄 수 있잖아.
 
파스칼린:그런... 저의 감상이 당신께 중요, (까지 말하다가 말끝을 흐립니다. 사실 이쯤되면 새삼스럽잖아요.) ... ... 험난하더군요. 과연 소문대로 많은 마수들을 마주쳤습니다.
 
솔라레오:훈련이랑 실제랑 많이 달랐을텐데 거기까지 버티며 온것도 대단해. (살풋 웃어주곤 마저 발을 뗍니다.)
 
파스칼린:(조롱하거나 비꼬는 어투로는 읽히지 않아
별달리 대꾸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머릿속이 갈수록 복잡해져서... 말을 고르기 쉽지 않네요. 그냥 잠자코 뒤를 따라 걷습니다.)
 
(GM):마왕을 따라 층계를 올라오면, 당신이 처음 문을 열고 나왔던 방의 복도입니다.
과연 마왕성이니만큼 크고 넓은 곳, 길게 늘어진 복도들의 방.
 
솔라레오:(그런 방 앞을 걸어가며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슬 가리킵니다.) 자고로 마왕이라면 방 하나마다 시체라도 매놓았을것같지?
 
파스칼린:(하나하나에 눈길을 주었다가...) 아니시라는 말씀처럼 들리는군요.
 
솔라레오:구경해볼래? (마침 앞에 있는 방의 문고리를 잡고 밉니다.)
 
파스칼린:(순간 움찔하지만, 제법 침착한 기색으로 방 안쪽으로 시선을 줍니다.)
 
(GM):뭐.... 긴장한만큼 맥아리가 풀립니다.
그저 평범한 방이네요.
비어있습니다.
 
솔라레오:다른 방도 열어줄까?
 
파스칼린:(뭐... 지금까지의 태도를 보아 딱히 시신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그래도 은근히 긴장하고 있던 것이 풀리자 저도 모르게 다시금 리본을 만지작대다 놓습니다.) 각기 다른 인테리어를 소개해주시려는 거빈까?
(겁니까!!)
 
솔라레오:다 똑같을걸? 빈 방... 아. (복도 끝의 마지막 방을 가리킵니다.) 저기는 내 공간이니 들어가지 말았으면 해.
 
파스칼린:(음? 하고 반사적으로 마왕을 봅니다.) 오히려 말씀을 해주지 않으셨으면 몰랐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솔라레오:아무튼. 저기는 가지 마.
 
(GM):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요구겠지만... 마왕이 가리킨 마지막 방으로 슬쩍 눈길이 갑니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행깎 가능한가요?)
 
(GM):ㅋㅋ ㅋㅋ ㅋㅋ 가능합니다~
 
파스칼린:(65>59)(어차피 일회용시트라 행운 쇽샥쓰기)
 
(GM):언뜻, 안쪽에서 샛붉은… 색깔을 본 것도 같습니다.
문득 이곳까지 도달하기 전 자신이 흘리고 마물들이 흘렸던 피가 떠오릅니다.
그의 말대로 시체라도 매달았을까요. 무언가 끔찍한 짓을 자행한 장소가 이곳은 아닐까요.
의구심이 들지만, 마왕 앞에서 지금 열어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파스칼린:(방문이 조금 열려있던 상태인 건가요? 우선 시선을 거두고 마왕에게 묻습니다.) 이곳 구경은 다 시켜주신 겁니까?
 
솔라레오:전부 빈 방인데 구경할것도 없었으니까. (흠, 하며 뒷짐을 지고 잠시 정원을 내려보다 다시 계단으로 향합니다. 탑으로 가려는걸까요?)
 
파스칼린:저 많은 방들은 평소에 어떤 용도로 쓰시는 겁니까? (흠,사실 무슨 상관이겠냐만 말이에요. 떠오른 김에 가볍게 툭, 물으며 뒤따라갑니다.)
 
솔라레오:...... 비었으니 그냥... 빈 방. (치마를 가지런히 모으고는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파스칼린:(순간의 망설임에 뭔가 숨겨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면 착각일까요? 구태여 더 캐묻지는 않고 조용히 뒤따라 올라갑니다.)
 
(GM):복도 끝에 난 계단. 마왕을 따라 올라가니 어느새 탑 위쪽에 도착했습니다.
뾰족하게 솟은 탑은 이제 별이 하나 둘 뜨기 시작하는 하늘에 맞닿을 듯, 쏟아지는 별을 맞을 듯, 아득하게 높습니다.
성채는 검고 단단하게 막혀있습니다.
 
파스칼린:(아, 그러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홀린 듯 고개를 들어 드높은 천장을 바라보다가 마왕에게로 고개를 돌립니다.)
 
(GM):지능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이상한 일입니다. 분명 아까 성 안에서 볼 때에는 유리처럼 성의 천장이 투명했잖아요.
마치 누군가 안을 들여다보라고 만들어놓은 것 같은 위가 뚫린 상자처럼.
 
파스칼린:(... ... 아. 뒤늦게 찾아오는 위화감에 눈이 가늘어집니다. 이것도 일종의 마법이나 장치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고개를 다시금 돌려 성채를 바라보았다가 마왕을 봅니다.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나요?)
 
솔라레오:(그저 간간히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고있습니다. 저 먼 곳을 바라보면서요.)
 
파스칼린:(그런 마왕의 옆모습을 가만히 보다가 짐짓 가볍게 말을 붙입니다.) ... ... 성채의 천장은 시간에 따라 다른 빛을 띠기라도 하는 겁니까?
 
솔라레오:(말 없이 다시 한번 어깨를 으쓱입니다. 그런 대답만 하고 당신은 바라보지 않은 채로요.) 용사로 태어나서 마왕을 만나게 된 소감은 어때?
 
파스칼린:(눈을 깜빡이다가 저 또한 먼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머리카락의 리본을 만지작댑니다.) ... ... 글쎄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한가지 확실한 건... 예상했던 분위기와는 천지차이라는 거?
 
(GM):먼 곳을 바라보는 용사와 마왕에게로 바람이 한 차례 붑니다.
…저 멀리, 희끗하니 당신이 건너온 숲과 강이 보이고. 날씨가 아주 좋은 날에는 민가가 어렴풋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숲에서 불어온 바람이 머리칼을 헝클이고 지나갑니다.
 
솔라레오:왜? 이마에 뿔이 있고, 새카만 망토를 뒤집어쓰고, 박쥐와 닮은 날개를 가진 채로 오자마자 널 썰어낼줄 알았어?
 
파스칼린:당신의 모습을 그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어쩐지 웃음이 나와 픽, 하는 소리를 내었다가 문득 굳습니다. 이상한 사제의 말, 절박함이 묻어나던 쪽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시감... 계획은커녕 예상의 범주 바깥에 있었던 것들이 스쳐지나가서.)
... ... 그냥, 모든 것이 이상합니다.
전부 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리 중얼거립니다.)
 
솔라레오:(바람을 맞으며 그저 당신을 지켜보기만 하다 툭, 한 단어를 뱉습니다.) ....허무해?
 
파스칼린:... ... 어쩌면.
(그 한 단어로 표현해내기에는 너무 복잡한 심정이긴 하지만. 그 단어도 제법 적절한 구석이 있네요. 다시금 리본을 만지작대다가 놓고 마왕을 봅니다.) 이곳 구경도... 여기서 끝입니까?
 
솔라레오:(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대답을 덧붙입니다.) 걱정마. 그냥 싸움이 미뤄졌다 생각해. 더 구경하고 싶다면 해도 되지만.... 피곤하면 방으로 가도 좋고.
 
파스칼린:아뇨... 구경은 됐습니다. (잠시 말을 아꼈다가,) ... ...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물론, 이상하다고 이미 말하긴 했지만...
당신, 정말 마왕이 맞습니까?
 
솔라레오:음...... (잠시 고개를 바깥쪽으로 돌렸다가,) 넌 내가 몇살처럼 보여?
 
파스칼린:(도리어 돌아온 질문에 음? 했다가 찬찬히 얼굴을 살펴보고... 답합니다. 그러고 보면...) ... ... 어림잡아 제 또래, 혹은 그보다 조금 높은 나이대 정도.
 
솔라레오:큽. (대답을 듣자마자 얼굴에 빠르게 웃음이 번집니다. 한참 쿡쿡거리다 나오는 말은,) 오십은 넘었어.
 
파스칼린:(순간 움찔하지만 잠깐의 흠... 이후 그러려니합니다.) 그렇군요... ... 설마 그게 마왕이라는 증거라고 말씀하시려는?
 
솔라레오:마왕성에 사는, 인간을 닮은 무언가... 지. 애써 침착할 필요까진 없는데.
이 이상은 약점이 될 수도 있으니 비밀.
 
파스칼린:아뇨, 뭐... 드물기는 해도 나이에 비해 많이 어려보이는 사람도 있긴 하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어깨를 으쓱이다 이어진 말에 새삼 음, 합니다. 우린 적이었죠. 죽여야 하는.)
... ... 음, 질문을 조금 바꿔보죠.
당신은 '소문대로의' 마왕이 맞는 겁니까?
 
솔라레오:그것도 비밀. 대답해주면 방비책 세울거잖아. (장난스럽게 웃으며 올라왔던 계단쪽으로 향합니다.)
 
파스칼린:그런... 의미로 여쭤본 건 아니었습니다만... (으음, 하는 소리와 함께 리본을 만지작대다가 뒷모습을 물끄러미 봅니다. 얼마 되지 않아 조용히 따라가요.)
 
(GM):치마 양쪽을 잡고 조용히 계단을 내려가는 마왕을 뒤따라갑니다.
그의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현실성이 없습니다.
이 순간에 당신이 피로할 수 있다는 것도, 돌아갈 방이 있다는 것도, 마왕이라는 자와 정당한 승부를 겨룰 수 있다는 것조차.
 
파스칼린:(운명의 농간운명의 농간... ... 저 마왕이라는 자와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낼수록 머릿속 한켠을 맴도는 그 기이한 단어는 몸집을 불려나갑니다. 아, 대체 뭐가 최선인지. 내게 주어진 운명이 정말 이게 맞는 건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이것조차 사악한 마왕의 계략인 걸까요? ... ... 설마.)
 
(GM):......여러가지의 가능성을 가슴에 품은 채 당신은 눈을 떴던 방으로 향합니다.
 
-
 
(GM):침대에 다시 누웠지만 도무지 잠이 오질 않습니다. 그렇잖아요, 마왕의 소굴에서 편안하게 잠이 드는 용사라니.
 
파스칼린:(아무래도 그렇죠... 물론 마왕의 성에서 식사도 하고 투어도 다녀왔지만 잠이 드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GM):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마왕이 이상하게도 친숙한,
그러니까 꼭…… 황성의 이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그들과 똑같은 사람에 불과한 것 같다는 느낌이 차오릅니다.
……아뇨, 이럴 수는 없어요. 이런 건 있을 수 없어요. 당신은 그를 죽이기 위해서만 살아왔습니다.
그것만이 당신 생의 의미이자 목표이자 가치였는데.
마왕이 저런 사람이라면, 저토록 인간적이라면, 그리하여 당신의 '마왕'에서 벗어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저 먼 길을 한 명의 살인자가 되기 위해 온 셈입니다.
불안이 몰려옵니다. 당장 그를 죽여야 한다는 광기에 가까운 강박이 발밑까지 차들어옵니다.
 
(GM):...결국 성냥을 그어 불을 붙인 등잔을 들고서 방을 나섭니다.
 
파스칼린:(... ... 그래요, 이건 전부 어쩌면... 마왕의 계략일지도 모릅니다. 그 수상한 사제와 결탁해 짜고 친 판일지도 몰라요. 일부러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본인을 방심시키려 든 일일지도 모릅니다...)
(휘둘리면 안 됩니다. 본인이 어떤 운명-비록 지금 이 순간에조차도 운명의 농간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다 사라지지만-을 타고났는지 기억해야만 해요. 일렁이는 불빛에 의지해... ... 마왕이 본인의 공간이라고 소개했던 장소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GM):빛이 가득히 일렁였던 천장은 별빛조차 투과해내지 못하고 검습니다.
이렇게도 다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만치 암흑으로 뒤덮인 성 안.
홀에 피어있던 꽃향내는 기이한 마법 같고, 어슴푸레한 등불에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며 당신은 조심조심 복도를 걷습니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아주 느리게……,
 
……서.
 
(GM):목소리입니다.
 
파스칼린:(목소리의 정체나 들려오는 방향을 파악해볼 수 있을까요?)
 
(GM):순간 마왕이 떠올랐으나, 이 넓은 마왕성에 마왕 혼자 뿐일까요?
기척을 죽이고 어두운 복도를 더듬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나서면... 아, 저 방입니다.
복도의 맨 끝에 있는 저 방입니다. 아까 마왕이 보지 말라 막았던 그 방입니다.
문틈으로 촛불처럼 가녀린 빛이 비칩니다.
 
파스칼린:(... ... 숨을 죽이고 방을 향해 조용히 다가가봅니다. 기척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양심의 가책 같은 건 느끼지 말도록 해요. 우리는 적입니다.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우리는 서로의 심장에 칼을 겨눠야 하는 사이라고요.)
 
솔라레오:......소서.
 
(GM):마왕입니다. 듣기판정.
 
파스칼린:(... .. 기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행깎이요ㅋ ㅎ )
 
(GM):ㅋㅋ확인
 
파스칼린:(59>56)
 
솔라레오:용서하소사, 제발 용서하소서......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 떨리는 문장 끝. 울고있는것도 같습니다.)
 
파스칼린:(저도 모르게 숨을 멈춥니다. ... ...용서라니, 대체 뭘? 애초에 악의 축이 발음할 만한 단어가 아니지 않나요. 뒤이어 들려오는 소리는 더 없나요?)
 
솔라레오:(일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듭니다. 어두워 표정은 잘 보이지 않겠지만, 신자가 아니라 제물처럼 초라하게 기도하며 꿇었던 무릎을 펴며 비틀거립니다. 돌아섭니다.)
 
(GM):문틈으로 보이는 방 안. 시야가 한정적입니다.
은밀행동 판정이 가능합니다.
 
파스칼린:(돌아서는 기척을 느끼고 잠시 멍해졌던 정신을 붙잡습니다. 아무래도 조용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죠.)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열린 틈으로 당신은 방 안으로 들어섭니다.
인기척 없이, 돌아선 마왕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리고 등잔을 들어 방 안을 보면,
...자세히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제발', '죽어', '죽여줘', '살고 싶어', '죽고 싶어'
……시커멓게 굳은 피입니다. 벽에 피로 온통 낙서가 되어 있습니다.
 
(GM):미치광이가 칠갑을 해 놓은 듯한 이 방에서 마왕은 무얼 기도하고 있던 걸까요.
인간의 피. 어두운 방. 그의 그림자를 다시 봅니다.
마왕.
SANC 0/1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65>64)(그래요, 그 존재는 마왕. 예상과는 다른 태도에 잠시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니, 어쩌면 그런 존재가 왜? 혼란스러움에 속이 조금 울렁거립니다.)
 
(GM):...어떻게하나요?
 
파스칼린:(지금 마왕도 방 안에 함께 있는 상태가 맞나요?)
 
(GM):네.
 
파스칼린:(우선 마왕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을까요? 관찰로든, 심리학으로든...)
 
(GM):...어둡습니다. 마왕을 좀 더 살펴보기 위해 조심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당신의 발에 무언가  걸립니다.
그 소리에 마왕이 섬뜩한 속도로 돌아봅니다.
 
파스칼린:... ...! (어차피 어둠 속이어도 기척을 숨겨보기에는 늦었겠죠? 그대로 마왕을 마주하는 것밖에 방법이...없는 것 같으니 입술을 꾹 깨문 채 마왕과 눈을 마주하겠습니다)
 
솔라레오:...너. (돌아선 자리에 우뚝 선 채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파스칼린:... ... 죄송합니다. (저자는 명백한 마왕, 우리는 서로의 심장을 겨눠야 하는 상대임을 곱씹으며 발걸음을 옮겨왔는데도 이런 사과가 나오는 까닭을... 알 수 없네요. 그러다 타고난 말재주로 덧붙입니다.) 잠이 오지 않아 다시 구경을 나왔다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길래 저도 모르게.
 
(GM):그와 마주한 지 처음으로, 생경하게도, 새삼스럽게도, 두려움이 치솟습니다.
정말로, 그가,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 ...혹은?
마왕의 눈을 피해 발밑을 보면 작은 수첩 하나가 떨어져 있습니다.
당신이 든 등잔 아래가 어두워 마왕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떡할까요?
 
파스칼린:(슬쩍 덧붙인 변명을 발음할 때 목소리가 다소 떨렸다는 걸 마왕은 눈치챘을까요? 수첩을 확인하고 싶...습니다만 마왕과 일대일로 독대한 이런 상황에서 수첩을 주울 수 있나요? 민첩? 은밀행동?)
 
솔라레오:......... (당신이 시선을 내리든 사과를 하든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뜹니다.) 결국 넌 나를 믿지 못했던거겠지.
기대도 안했어. (분노 어린 목소리가 내리누르듯 말합니다.) 어짜피 날 죽이면 볼 수 있었을 곳을, 너는......
(무언가 작게 중얼거리며 당신을 날 선 눈빛으로 바라보다 거둡니다.) 해가 뜰거야. 그때 결말을 내지, 용사.
 
파스칼린:(복잡한 감정이 밀려와 몸을 굳다시피 했으니, 말을 끝까지 잠자코 들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마왕의 말에 마침표가 찍히고서야 간신히 입을 열어요.) ... ... 그러죠.
(그러다가 마왕이 본인에게서 시선을 거두는 것을 확인하고... 아까 발견했던 수첩을 힐끔 봅니다. 몰래 집어들 수 있을까요?)
 
(GM):가능합니다.
 
파스칼린:(발걸음을 떼기 전, 마왕이 시선을 돌린 틈을 타 슬쩍 수첩을 집어듭니다. 그러면서 그에게 보이지 않도록 슬 숨겨요)
 
솔라레오:(수없이 많은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고개를 돌리지만 시선 방향은 알 수 없어요.)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후 몸을 돌려 당신을 완전히 등집니다.) 나가줬으면 하는데.
 
파스칼린:(후회라니, 용서라니... 아까부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이 방의 정체는 대체 뭐고요? 눈동자가 혼란스러움으로 물들어갑니다만... 지금 상황에서 뭘 더 할 수 있을까요.) ... ... 무례를 범했습니다. 그럼.
(그러면서 머뭇대는 발걸음을 떼어 밖으로 나옵니다.)
 
(GM):달빛조차 닿지 않는 그믐입니다. 등불의 빛만이 아른거리는 성 안.
……지금 당신, 무슨 마음인가요?
 
파스칼린:(모르겠습니다. 이 성에 머물면 머물수록 복잡한 실타래가 더욱 꼬이는 기분이 들어요. 대륙 끝으로 가면 전부 알게 될 거라더니, 아니, 애초에 그건 믿을 수 없는 사제의 말이었지만... ...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는 주웠던 수첩을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넘겨서 읽어볼 수 있을까요?)
 
(GM):우선은... 복도가 너무 어둡습니다.
 
파스칼린:(등불의 빛을 비추어서는 읽기 힘든가요?)
 
(GM):마왕이 언제 나올줄 알고.. 겁없는 용사네요.
그래서 방 안에 들어갔던거겠죠?
 
파스칼린:(어쩐지 마왕이 다시 나올 기색으로는 보이지 않았어서... 라고 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겠죠. 우선 해가 뜨는 날 결판을 내자고 했으니 그때까지는 방으로 돌아가 몸을 추스리는 게 나을 것입니다. 수첩도... 그곳에 가 읽어도 늦지 않겠죠.)
 
(GM):당신은 방으로 돌아옵니다.
새벽은 아스라이 밝아지려 하는데. 등잔의 불은 여전히 미약하기만 합니다.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적은 기분입니다.
옹송그린 등, 보통의 사람, 마왕과 용사,
…문득,
지능판정.
 
파스칼린: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의문점이 밀려옵니다.
왜 세상의 끝이 이곳이라고 규정되었지. 마물들이 한 번이라도 여타 제국의 사람들을 공격한 적이 있나? 마물로 인한 실제 피해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나? 마왕은 꼭 나를 아는 것 같았다. 왜 그 오랜 세월 동안, 용사는 나 하나뿐이었나?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태어났다면, 마왕은?
 
파스칼린:(... ... 막연한 불안과 위화감으로만 존재해왔던 의문이 형태를 갖춥니다. 결전을 정말 코앞에 두었기 때문일까요? 후, 하고 긴 숨을 내뱉고 나서 수첩을 꺼내듭니다. 어쩌면 여기에 제법 도움이 되는 정보가 적혀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GM):수첩을 쥡니다. 등불에 비춰봅니다. 아주 오래된 종이냄새.
 
파스칼린:(수첩을 읽어내려갈수록 눈동자가 크게 흔들립니다. 수첩의 끄트머리에 닿았을 즈음에는 숨이 헉, 하고 멈춘 듯도 해요. 이게 대체 무슨, 그렇다면 그 기시감의 정체는... ... 손의 떨림을 가라앉히고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지만 역부족입니다.) ... ... 왜, 대체... 이건. 마왕, 아니, 그러니까....
... ... 솔라레오, 당신은... (잠시 수첩을 내려놓고 얼굴을 손에 묻었다가 뗍니다. 그리고 홀린 듯 다시 수첩의 글을 읽어내려가요.) ... ... 몇 백 번의 삶, 교환되는 운명.
영원한, 저주... ...
 
(GM):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태어난다면, 마왕은?
SANC 1/1d3
 
파스칼린: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64>63)
 
(GM):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가슴이 텅 빈 것 같습니다. 반대로 무언가로 꽉 차 버린 것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세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도구.
용사와 마왕이라 이름 붙여진 연극의 배우.
결코 무대 밖으로 내려갈 수 없는 인형극.
옛날 옛날에, 어떤 용사가 있었습니다. 용사의 사명은 마왕을 무찌르는 것이었고, 그 용사의 이야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파스칼린:(이제야 알겠습니다. 왜 그 사제가 본인을 그렇게 비웃었는지, 동시에 연민했는지. 왜 운명의 농간이라 귀뜀해주었는지... ...
이 사실을 이전의 나는 알지 못했던 걸까요? 혹은 알면서도 계속 같은 운명을 되풀이해왔던 걸까요? ... ...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겠죠, 용사는 잊고 마왕은 기억 하니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걸까요. 이 인형극이 세계의 균형을 위한 거라면, 그래서 사람들이 평안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거라면 나는... 쉽사리 정리되지 않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아버립니다. )
(... ... 얼마간 그러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보아요. 해가 뜨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요?)
 
(GM):눈을 들면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햇빛이 눈부시고, 찬연하게 비쳐오는 빛줄기를 따라서 시선 또한 따라갑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당신의 검을 스치고, 그 눈길 끝에,
어느새 열린 문 앞에,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마왕이 서 있습니다.
 
(GM):아까 방에서 봤던 옷차림과는 다릅니다. 딱 봐도 누군가와 결전을 치루기 위해 어느정도 격식을 차린 옷. 그 상대는 바로 당신이겠죠.
 
파스칼린:(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상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나 네가 불쌍해. 나 우리가 불쌍해. 라는 글귀가 어른거려요.)
 
(GM):......마왕은 검을 뽑아듭니다.
그가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알수있는건, 줄곧 정정당당함을 외치던 마왕이 마음을 다잡았다는것.
이전과 다른 말투로, 당신에게 외칩니다.
 
솔라레오:검을 들어라, 용사여!
나, 마왕 솔라레오는 그대에게 망각과 안식을 주기 위해 검을 드니,
그대, 모든걸 뒤엎고 싶다면 용사의 본분을 잊지 말도록!
목숨을 걸고 전력으로 덤벼라! 나를 죽여 승리를 쟁취하라!!
 
(GM):태양을 품은듯한 모습의 마왕은 당신을 향해 칼을 겨눕니다.
...어떻게 하고 싶나요?
당신은 그 어떤것이든,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파스칼린:(... ...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무엇이 최선일까요. 어떻게 해야 나는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걸까요.)
(수첩에는 그렇게 적혀있었죠. 한 사람은 죽여 마왕이 되고 한 사람은 죽어 용사로 태어난다. 라고. 그렇다면, 그렇다면...
... ...서로가 동시에 칼을 꼽는다면? 죽이고 죽임당한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면?)
(... ... 우선은 손을 뻗어 칼을 쥡니다. 그러면서 드는 이런저런 생각을 어떻게 흘러보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여요.) ... ... 마왕...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이죠? 이곳이 연극 무대임을 인지했다고 나는 당신에게 밝혀야 할까요, 솔라레오. 그게 오히려 당신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는 건 아닐까요. 하지만, 하지만....) 아니, 솔라레오.
칼을 뽑기 전에... 이야기해줬으면 합니다. 제가 선택하고자 하는 길은 불확실하거든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파스칼린:(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는 입을 달싹거렸다가,) 저는 잊고 당신은 기억하기 때문에.
 
솔라레오:(호기롭게 외치며 겨눈 검을.... 슬 내려놓습니다. 그럼그렇지. 그리 중얼거리며.) ......수첩 읽은거 알고있어.
 
파스칼린:... 그럼 당장 본론으로... 아니지, 그 전에. (후, 하고 머리카락을 묶은 리본을 만지작댔다가) 수첩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전부 알 수 없었습니다. ... ... 이 모든 일의 연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니, 알려주세요.
 
솔라레오:(새들어오는 빛을 받으며, 그저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이 상황이 그저....) ......정확히 어떤걸 알길 원해?
 
파스칼린:... ... 이전에도 제가 이렇게 나선 적이 있습니까? 굴레를 벗어나보겠다고 말입니다.
 
솔라레오:......나한테 그만하고싶다고 푸념하긴 했었지.
 
파스칼린:푸념... (으음, 하는 소리를 냈다가) 에서 그쳤습니까? 뭔가...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해본 적은 없었습니까?
 
솔라레오:...너.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사람같이 관철하는 말을 툭, 뱉어냅니다.)
 
파스칼린:... ... 수첩을 봤다는 걸 아시잖습니까.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겠어요. (흐릿하게 웃으며 리본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내려요.)
뭐, 음, 그래서... 언제나 용사는 마왕의 검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기만 해왔다, 라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솔라레오:...... (깊은 숨을 뱉어냅니다. 어깨가 눈에 띄게 축 쳐져요.) 빙빙 돌리지 말고 얘기해봐. 뭘 알고싶고 뭘 생각하는건데.
 
파스칼린:그러니까... (아까 생각했던 방안을 꺼내려다 문득 멈칫합니다. 아니, 그러고 보면 애초에...) 세계의 균형은 정말... 용사와 마왕의 탄생만으로만 유지되는 겁니까?
 
솔라레오:......(소리 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파스칼린:그런 건 대체 누가 결정... (하, 하고 한숨을 내쉽니다. 솔직히 그런 '존재'가 정말 있다면 분명 신에 가까울 거고, 그런 자를 상대로 무언가 할 수 있기란 아주 어려울 테니... 부질없는 질문이긴 하겠지만요.) ... ... 어쩌다가 세계의 균형이 그런 방식으로만 유지되게 되었는지도 압니까?
 
솔라레오:거기까진 나도 잘 몰라. 그냥... 우리가 이 세계의 균형을 위해서 필요할 뿐이지.
 
파스칼린:(하..... 속으로 한숨을 푹 쉽니다. 얼마간 말을 아끼다가) ... ... 무대 자체를... 부숴보는 건 어떻습니까?
아니, 정말로 이런 시도로 부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 ... 어떤 배역으로든 무대에 오르는 게 싫으신 거잖습니까.
 
솔라레오:무대를.... 부셔? (눈가가 살짝 찌푸려지다가,) 너 설마.
 
파스칼린:(본인의 손에 들린 검에 가만히 눈길을 줍니다. 서로를 동시에 죽이는 것도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간발의 차로 먼저 숨이 거두어지는 쪽이 용사로 다시금 간택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렇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검을 쥔 손이 떨리는 것이 느껴져 힘을 꾹 줍니다.) 한 사람은 죽여 마왕이 되고 한 사람은 죽어 용사로 태어난다 ... 이 조건을 어기게 된다면?
(칼을 응시하던 시선을 들어 솔라레오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이어지는 목소리는 담담한 듯 하면서도 끝이 조금 떨리고 있어요.) ... ... 배우를 혹사시키는 무대라면 중지될 필요가 있잖습니까.
(이후로는 후우, 하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가 칼을 들어요. 칼끝이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자신의 심장. 검을 든 손은 떨리고 있지만, 날카로운 칼날은 거두어지지 않습니다.)
 
솔라레오:(그 모습을 그저, 가만히 지켜봅니다. 읽을 수 없는 표정을 띄운 채로 그저.. 그냥.) 그게 너가 내린 결론이야?
 
파스칼린:... ... 제법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지금으로서 떠오르는 방안은 어째 이 정도네요. (그런 당신을 향해 흐릿한 미소를 띄우며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솔라레오:그래, 그게 너가 내린 결론이라면. (들고있던 검의 끝을 아예 바닥과 마주보게 합니다.)
 
파스칼린:... 예전에도 한번쯤은 이런 적이 있던 모양이군요. 최선의 방안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방안이기는 할 줄 알았는데... (그런 당신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리며 제법 능청스럽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그러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는,)
... ...안녕. 다음에는 이렇게 보지 맙시다.
(눈을 돌릴 거라면 지금 돌리라는 듯, 눈짓과 함께 잠깐의 여백을 두었다가... 그대로 팔에 힘을 주어 가슴을 향해 내리꽂습니다.)
 
(GM):검날이 살갗을 가르고, 내장을 찢고, 피가 솟구치고, 고통이, 고통이, 고통이, 새카맣게 뇌리를 뒤덮습니다.
이걸 몇 번이고 반복해온 걸까요. 몇 번째 맞는지 모를 죽음은 여전히 아득하고 두렵습니다.
까무룩 어둠에 잠겨가며 마왕, 그의 모습만을 눈에 담습니다.
눈꺼풀 안쪽에 화상처럼 남깁니다.
내게 영원히 머물 상처여. 왜 눈물이 날까요. 이제와서. 영영 이어져온 기억.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갈 기억.
생각해보면 당신과 나는 정해진 결말이라는 게 없었는데.
 
(GM):뻔한 끝을 맞이함에도, 더없이 서럽다는 게 다만 기이합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마왕이여. 내가 오래도록 배워온 악이여.
그는 울지도 않는 얼굴로 무너지는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 지저에는 기쁨이 깔려있습니다. 그가 원했던건 당신의 죽음이었나봅니다.
바람대로, 이번의 '용사'는 자신의 사명을 그만두었습니다. 당신에게 망각과 안식을 주기 위해 든 검을 바닥에 떨굽니다.
 
솔라레오:......고마워. (미련하게 웃으며 죽어가는 당신 앞에 앉아 머리를 쓸어넘겨줍니다.)
다음 생에도 넌 축복받는 영웅이겠네.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이 기억을 잊은 채로 날 또 만나러 오겠지.
 
파스칼린:하, 하하... ... ... 최선의, 방안은커녕... 새, 로운 방안, 도, 아니었다는... 뜻입니까...
 
솔라레오:(가만히 입을 맞춰주고, 이마를 맞댑니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횟수에 한 번을 더합니다.) 내 사랑. 앨런... 버터컵을 닮은 사람.
나는 네 손에 죽기 전까진 이 모습 그대로 죽지 못하고 여기서 살아가겠지.
다음에 왔을땐, 정원을 좀 더 크게 만들어둘게.
 
(GM):나지막히 잠겨가는 마지막 순간. 떠올려봅니다.
어쩌면 이 세상이 끝나도 맞이하지 못할 평범하고 찬연한 순간들을. 고작 그것들이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는데.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잃어버립니다. 영원히.
동이 틉니다. 하늘이 빛으로 밝아옵니다.
 
솔라레오:그러니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내 손에 죽어줘.
(당신이 오면 손에 바스러지겠노라, 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을 보면 망각과 안식을 쥐어주고 싶다는 결심은 변하지 않을테니. 너를 배반해서 얻은 이 '저주'를 감내하며 살아갈테니.) 다음 생에 만나자.
 
그때에 만난다면 나, 정의의 이름으로 당신을,
 
Ending 1. 용서치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