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하면그래도살만한데습도가
거의 뭐 삶아지는 중
아니지
세션간식을준비못햇서요
근데:세션하기전에맨날다먹어서준비하는의미가x
사실그걸핑계로먹고싶은과자뜯는거긴함
ㅋ ㅋ ㅋ ㅋㅋㅋㅋ
우리민들레

시작...
하겟습니다
...
.......
듣기판정.

| 기준치: | 30/15/6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을 부르는 새틀리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흔들어 깨우는 것 같습니다.
...몇차례 당신을 부르던 새틀리의 인기척이 떠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일어나보려고 해도 몸이 너무 무거워서 말을 듣지 않습니다.
눈꺼풀조차 뜨지 못한 사이 깜빡. 다시 한 번 정신이 멀어졌다가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온 몸이 두들겨맞은것처럼 욱신거립니다.
깨어나면 주변은 낯선 공간입니다. 온통 하얗고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텅 빈 공간입니다.
어디에도 램프는 달려 있지 않은데도 방은 새하얗게 빛납니다. 한 치의 오점도 없는 백색에 가까워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경계인지도 흐릿합니다.
그리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새틀리조차도요.

새틀리....? (몸이 욱신거리는 관계로 눈알만 굴려 주변을 봅니다.)
(그리고 일어나보려고 해요. 근처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로 간 거지?)

(아무것도 없으면, 뭘, 어디로 가야...)
(주변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물건이나 새틀리가 남긴 흔적 같은 게 보이나요?)
슬라이드 형식의 문인 것 같습니다.

문은 꽤 두꺼워 귀를 대어봐도...
똑같네요.
열려고 한다면 문 끝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되는 듯 합니다.

...
나가보나요?

맞은편에 보이는 화물칸의 번호가 ‘e’로 시작하는 것을 보면… 이곳은 지하 2층의 화물실입니다.

(여기에 뭐가 있었지, 새틀리가 가볼 만한 곳이... 하고 잠시 생각을 정리해요)
(그러고보니 번역기는 내버려뒀나요? 그럴것같긴함)

(둘 중 어디로 갔을지는... 일단 거리상 가까운 곳부터 둘러봐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나온 곳을 한 번 확인해볼까요?
그래야지 어디인지 확실히 아니까요.

아무런 문구도 적혀 있지 않은 문, 복잡한 패널. 자료에서 보았던 정지의 입방체입니다.
문득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문장이 있습니다.

(사고가 정지하는 기분이 듭니다...)
| 기준치: | 49/24/9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8 일단장광확정이군...
(
)
5
5
(49>44)


rolling 1d5
(
)
5
5
1D5 다시 롤.

rolling 1d5
(
)
3
3
여기에 가둬져 있던 게 1분이든 30초든 이미 실험은 진행되었을 것이고
이젠 당신이 돌아갈 집은.....
이 초은하단 안에선 여기 뿐이라는걸.
아아 여기는 당신의 집―!
...
그럼에도,
살아가고 싶나요?
사라졌을게 뻔해서 돌아가지도 못하는 안식처에 집착하지 않고,
이 곳에서,
발 붙여 살아가고 싶나요?

(... ... ....)
(부자연스럽게 머리가 맑습니다. 다른 무언가는 전부 의식의 저 편으로 젖혀두고, 오로지 한 가지 주제가 머릿속을 메우고 있습니다.)
... 새틀리.
(새틀리는 어디 있지?)
(가슴이 옥죄어오는 느낌입니다, 그도 그럴게...)

(... ... 아냐, 하지만 모르는 일입니다. 입방체의 효력이 발현되는 공간은 더 넓을 수도 있는 것이고, 새틀리가 그 안에 있었을 수도 있는 것이고... ...)
(아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일단은. 모든 의구심과 감정 따위는 의식 어딘가의 저 편으로 넘겨두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가 세팅된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새틀리를 찾아서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고 싶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찾아야합니다. 저 방에서 먼저 나간 새틀리를. 당신 외로 유일하게 남은 유기지성체를. 친구를. 핏줄을...
고개를 들어 출입구 기기를 살펴보면, 여러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문을 열려고 애쓴걸까요.

(결국 열렸던 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나요?)
그도 그럴것이, 새틀리도 외로움을 아니까요.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조금 떨어진 거리, 탁 트인 라운지에서 여전히 푸른빛을 내며 빙글빙글 느리게 돌아가는 홀로그램 지도를 발견합니다.

(우선 지도부터 볼게요)

홀로그램은 지금 봤네요.

(말없이 지도만 한창 뚫어져라 쳐다봤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창문을 향해 다가갑니다. 가만히 들여다봤다면 몸이 조금씩 떨리고 있는 걸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네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창문을 내다보면 문득 불길한 기운이 엄습합니다.
그럼에도 밖을 보나요?

(지금도 심장이 귓가에서 뛰는 것만 같은 걸요.)
(하지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두려움이 자신을... 그 창문 앞으로 이끌고 마는 것입니다.)
온통 검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열심히 들여다보아도 작은 별빛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검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응축된 것은 가늠할 수도 없는 아득한…….
쿵, 쿵, 쿵.
심장이 더욱 빠르게 뜁니다. 거대한 손이 심장을 움켜쥐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는 것만 같습니다.

(인간의 정신력이란 얼마나 무르고 연약한가요...)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3, 68, 77 |
| +2: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
무의식이 이해하기를 거부합니다.
알 것 같은데도, 이것이 뭐인지를 알 것 같은데도.
결국 전부 돌아가 버렸다는걸 이해함에도.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기 싫습니다.

... ...
(얼마간 그 자리에 덩그러니 서 있다가, 천천히 몸을 돌립니다.)
새틀리... 어디로 간 거야. (본인만 겨우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로 중얼거립니다.)
그럼 어디로 가나요?


엘리베이터는 불행중 다행인지 잘 움직였습니다.


여전히 의료실은 함선의 AI가 관리합니다.
그리고....
동면 포트에서 새틀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을 슥 둘러보다가 새틀리를 발견하면 곧장 그 앞으로 다가갑니다.)
(몇 번이고 눈을 가늘게 떠 가며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얼굴이 맞는지 재차 확인해요.)
(그러고 나면 동면 포트를 살펴봅니다.)
익숙한 외관이긴 한데....
관찰 판정.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되려, 새틀리 어릴 적 사진을 봤을 때, 같이 찍혀있던 새틀리의 부친과 더 가깝다는 감상이 듭니다.

(동면 포트를 살펴서 알 수 있는 정보가 있을까요? 컴퓨터 사용이나 전자기기 판정으로 기기를 살펴보고 싶습니다.)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기 사용시 주의사항이라든가... 여튼 새틀리를 깨울 수 있다면 무사히 깨우고 싶으니까요.)
...새틀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둑 터진 듯 불어나는 생각은 행동에 제약을 겁니다. 뻣뻣해진 몸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새틀리를 바라만 보게 해요.)
(눈알을 데록데록 굴려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다가... 겨우 소리를 내어 이름을 부릅니다.)
... ... 새틀리?
들려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동면 포트에 기대어져 있던 팔이 스르륵 풀려 포트 바깥으로 축 늘어집니다.

새틀리...
일어나. 너, 너... 자는 거잖아.
일어나라고...
(계속 그렇게 이름을 부르면서도, 쉽사리 손은 대지 못합니다. 대신 갑자기 몸을 돌려 매뉴얼 같은 게 있는지 찾으려고 해요.)
동면 해제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 보통은 동면 해제 시 바로 수면에서 깨어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건 가사도 아닙니다.

새틀리, 일어나.
일어나라고!
의식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치 정신은 따로 분리해놓은 것처럼...

... ...
(정신... 정신을 따로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나? 그래서 여기 재워놓은 거야?)
(보통은 그냥 일어난다고 했잖아. 그건 보통의 경우고 우리는... 실험체라서?)
(...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면 의식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럼 정신은 어디 있지? 여기에는 없나? 기록으로 취급하나? 다른 쪽으로의 상념을 멈추려는 듯 머리가 바쁘게 돌아갑니다.)


(없으면 두리번대다가 새틀리 얼굴 좀 들여다보고 나갈게요)
그러고보니, 손도 많이 부르텄던데.
얼굴도 수척해진 기분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본인에게 들어야되겠죠.
당신은 의료실을 나옵니다. 어디로 가나요?

이리저리 바닥에 널린 책들은 분야를 구분해두었던 것이 무색하게 뒤섞여 자료를 찾기 어렵습니다.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그나마 잘 보존된 서적들이 있으며 책을 놓고 앉을 수 있는 긴 책상도 보입니다.

(책상으로 다가가 쓸만한 게 있는지 살펴볼게요)
책이 몇 권 올라가 있습니다.

(넘어진 의자를 힐끔 보다가 그 의자 곁에 서서 책을 살펴봅니다.)
에어로크를 폐쇄하는 법이라든가, 항로를 변경한다든가, 정지의 입방체를 작동/중지 시키는 방법들이 나와 있습니다.
시간만 들이면 당신도 정보를 완전히 습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자료조사 판정.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상자.)
(아무래도 이 상자를 찾으면 되는 것 같습니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가능한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모든 자료들을 읽고 나서야 자리를 뜨기로 해요. 이때까지 별도의 인기척 등이 느껴지지는 않았나요?0
관찰 판정.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곳에 꽂혀 있는 책들은 표지도 모두 하얗고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책등에 알 수 없는 무수한 숫자만 적혀 있습니다.

종이책의 외형을 띄고 있으나 내부는 전자 데이터나 다름없으니 AI 혼자 책을 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겠죠.
자료조사 판정.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처음으로 돌아가 글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이게... 다 무슨 소린데.)

| 기준치: | 44/22/8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5
(
)
1
1
(44>43)(...이전에 깨달은 바와 그리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곳에 들어가면 이런 고민을 하나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영원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만...
.......당신은 견뎌냅니다.
정지의 입방체에서 1시간은 백만 년. 새틀리가 당신보다 단 5분만 일찍 나갔더라도 자그마치 10만 년을 앞섰을 겁니다.
하지만 새틀리의 육체는 불행 중 다행으로 남아있었죠.

(어떤 주문이라도 되는 것마냥, 친구의 이름을 한번 더 되뇌어봅니다.)
(그 어떤 욕망도, 목표도 없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단 한 가지의 목표가 있다면... 새틀리를 찾는 것이겠어요.)
어디로 가나요?

(함교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향해요)
어디로 향하나요?

원한다면 음악을 틀 수 있습니다.

(잠시 창가에 기대어 눈을 감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제목을 찾아보아요. 〈Fly me to the Moon〉입니다.)
샤사가 불러주던 자장가가 아니네요?

...
....


그동안 더 멀어졌을까요. 모니터 하단에 검게 일렁이는 것이 보입니다.

(잠시 주춤하다가 일렁이는 그것에 눈길을 줍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사용감이 느껴지는 자리에는 각종 책과 서류, 채 치우지 않은 비닐 포장지 등이 널려 있습니다.
자리를 꽉 채우는 컴퓨터와 통신 장비들이 보입니다.

제목은 ‘WOTAAAA’, ‘ㅠㅣㅓㅂ’ 등 말이 안 되는 것으로 아무렇게나 쳐져 있습니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도 읽을 수 없는 것을 보면 애초에 이상하게 적힌 글인 모양입니다.
열어봐도 열에 아홉은 이상한 말을 적어둔 것들뿐입니다. 드문드문 새틀리의 말투가 엿보이는 문장이 적혀있긴 하지만 그 뿐입니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이 저절로 움직입니다. Satellie....
컴퓨터 사용 판정.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대다수의 파일들은 손상되어 열어볼 수 없습니다.
열리는 파일들을 확인해보나요?


마치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당신과 마주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넋 나간 사람처럼 시야를 고정시키다가...
코 끝이 빨개지더니......

그렇게 영상은 끊어집니다.
다음 영상을 보나요?

(고개를 숙인 채 뒷목을 매만집니다. 그러다가 내려놔요.)
(말없이 다음 영상을 틉니다.)
새틀리는 못 보던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눈을 부비고 서류를 뒤적거리다가 카메라를 봅니다. 그리고 사무적인 어조로 입을 엽니다.

생물들을 배양하고 싶지만 우주선은 성장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거주 가능 행성으로 이주하고 싶지만…… 지금은 어딜 향하든 ‘저것’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
방어장이 작동하는 동안에는 괜찮다고 했지만 중심부를 뚫고 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아마 그것까진 그들도 예상하지 못했겠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다...
자료들을 닥치는 대로 뒤져보고 있지만 손실된 부분이 많다. 하나씩 습득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게다가 이따금씩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것만 같아서…….
(말하다가 입을 꾹 닫습니다. 복잡한 얼굴로 이마를 문지릅니다. 결국 한숨으로 끝납니다.)
……날짜를 깜빡했네. 382일차의 기록이다. 이상.

.....나샤 보고싶어.
진짜 끝.

네 선택이었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듯 그리 말하고는 다음 동영상을 틉니다.)
머리를 만지지도 않는지 많이 길었습니다.

.........
나샤를 꺼내야 하는 걸까?
거기에서 나오면 뭐가 달라지지? 우주에 우리 말고 아무도 없다는 건 똑같은데…….
우린 여기 갇혔어. 다른 곳으로 나아갈 수도 없어.
이런 말을 하기 위해 현실로 데려와야 하는 건가…….

사실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입방체의 작동법을 알아낸 순간 바로 열어야 했던 건지도 모른다.
망설이면 망설일수록 기억 속에서 나샤의 존재도 사라져 간다.
아니, 아니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도 이제는 모르겠어…….
......
그냥 깨어나지 마. 나오지 마.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아.
다음 영상을 보나요?

(혼자여서 그랬을까? 그래서 저런 말을 한 걸까?)
(그리고 사고는 이쪽으로 향합니다.)
(그냥 깨어나지 마. 나오지 마.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아...)
(우두커니 선 채 끝난 영상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결국은 다음 영상을 재생합니다.)

어떤 감상이든, 영상 속 새틀리는 5년이나 지나 아주 익숙한 듯 우주선의 상태를 기록합니다.
여전히 생명체의 신호는 전무함, 세포의 배양 조건이 맞지 않는 듯 자꾸만 실패한다, 우주선은 자꾸만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울한 소식들뿐입니다.

물자는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는다…….
예의 그 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건 ‘상자’뿐이다. 작동법은 외웠으니 이제 내용만 설정하면 되는데. 어떻게 해야 가장 좋을지 고민하는 중이다.
다음 기록은 어느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작성하겠다.
다음 영상을 보나요?


남은 시간은 동면 포드에서 수면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3년 후에는 포드가 아니라 상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겠지.

......
이런 와중에도 죽는 것만큼은 무섭다는 게 우습다. 무서운 게 아니라 그저 도망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다 갑자기 차분해진 새틀리가 화면을 바라봅니다.

잊고있었네. 미안.
만약 네가 이걸 본다면, 언젠가 깨어난다면. 나를 찾지는 마.
다시는 여기 돌아오고 싶지 않아.
잘 자.

... ... (근처에 앉을 무언가가 있는지 찾으려다가, 그냥 맨바닥에 주저앉습니다. 뭘 가릴 이유가 있나요.)

(이대로 뭔가 더 고민하고 싶지도 않아요. 새틀리가 혼자 지새운 나날에 비교하면 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런 감정을 꾸역꾸역 삼켜내는 시기를 더 보내야 한다는 건 별로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급기야는 상체의 힘마저 빼고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웅크려요. 어린아이가 잠을 잘 때처럼.)
당신의 체온을 앗아갑니다.
피의 온도가 바닥을 데웁니다.

(...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렇잖아도 찬 편인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느낌입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물끄러미 까만 화면을 봅니다.)
(언젠가 깨어나도 찾지 말라고 했죠. 그럼, 그 말은...)
(혼자 살아가라는 뜻인 걸까요? 자신이 이전까지 그랬듯이?)
(.... ...)

(상자를 찾아보기는 해야겠다는 생각 정도는, 듭니다. 이후에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요.)
(그건 새틀리가 남긴 마지막 유산 같은 것이니까.)
(상체를 세운 후로도 계속 멍하니 앉아 있다가... 느릿느릿 땅을 밟아 몸 전체를 일으킵니다. 조사할 만한 곳이 어디가 있는지 머리를 굴리면서요.)

rolling 1d5
(
)
3
3

(그럼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가려다가... 통신장비를 보려다 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마저 보려고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니 통신이 더 간절할 것 같아요)
연구실에 있던 기계들을 간단화 시킨 것 같습니다. 장치마다 새틀리의 필체로 메모가 붙어 있습니다.
상자 연결 단자와 시공 통신기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훼손된 부분은 없어 보여 아직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원을 켜보나요?

이전에 들었던 환청보다 더욱 거대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이것은 뇌뿐만 아니라 당신을 구성하는 작은 세포 하나하나에 떨림을 전달합니다.
그렇다면... 샤사의 목소리와 제일 비슷했을까요.

(내용 때문에라도, 샤사로 생각되지는 않지만, 오로지... 닮은 목소리라는 것, 그 하나 만으로도 심장을 떨어뜨리기엔 충분해서.)
구름이 부딪혀 우르릉거리는 낮은 천둥소리,
이른 아침 새의 울음소리,
여름 풀벌레의 노랫소리,
어린아이의 웃음소리,
어서오세요.
사무적인 인사들이,
사랑해.
보고싶어.
애정이 담긴 모든 말이 들립니다.
지구의 모든 것이 저기에 있습니다. 도리어 속하지 못한 것은 당신 뿐입니다.


당신은 외로움을 너무나도 잘 아는 인간.
샤사와 닮은 그 목소리들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유혹적입니다.
정신을 차리면 당신은 시공 통신기를 사랑하는 것을 대하듯 껴안고 있습니다.
아아, 정말 아름다운 독백이었어. 태교 음악을 들은 듯 편안합니다.
너무나 외로운 한편 만족스럽습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혼란스러운 고독감입니다.
이 기분이 나의 것인지, 다른 무언가의 것인지도 이제는 헷갈립니다…….
이성 판정(0/1D3)

| 기준치: | 44/22/8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 (통신기를 후감았던 팔을 천천히 내립니다.)
으아, 으. 욱.... (입을 틀어막으며 뒤로 물러납니다.)
(이상합니다. 눈물은 나오지 않는데 입에서 자꾸 언어가 아닌 무언가를 내뱉게 됩니다. 속에 무언가 마구 엉켜 늘러붙은 것처럼요. 결국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알 수 없는 소리만 내게 됩니다. 그 웅엉거림의 끝에 오고야 마는 이름은.)
....샤사...
새틀리... ...

(아아, 결국은 소리내어 내뱉고 말았습니다...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이 감정을요.)
하필.
하필.
왜 하필.........................

(새틀리가 보고 싶습니다. 샤사는 이제 결코 만날 수 없겠지만, 새틀리는, 새틀리는...)
(그렇지만 깨워도 되는 걸까요. 끝없는 고독을 견디다가, 깨우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간 그 애를.)
(정말 그 애를 좋아한다면 기꺼이 그래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나는 지금 너무 외롭고 네가 보고 싶은데...)
(비틀대다가 결국은 벽에 등을 기대고 그대로 다시 주저앉습니다. 몸이 아까처럼 웅크려지고, 그대로, 다시...)
(... ...)

(한참 웅크리고 있던 탓에 뻣뻣해진 근육이 아릿한 고통을 전해옵니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사실을 재확인받는다는 게 기껍지 않던 때가 있었던가요.)
... ...
움직여 볼까...
(부러 소리내어 입밖으로 말을 뱉습니다. 이러지 않고서는, 이 거대한 고독 속에 정신을 차리기가 좀 힘들 것 같았기 때문에.)
어차피 말릴 사람도 없잖아. 죽으면 죽게 될 거고. 내가 무슨 일을 해도 상관 없는 거야. 전에 못 본 것들을 이번에는 볼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

(전에 왔을 때는 다른 층에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마도...)
(... ...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이제와서는, 여기까지 와 버린 이상에는, 역시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발을 끌듯이 움직여 3층으로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혼자 남은 새틀리도 이런 고독 속에서 살았을까요?
문득 떠오릅니다.

그건 우리 둘 다 알잖아.
당신은 폐기를 목전에 앞둔 클론처럼 3층으로 향합니다.
연구실과 실험실이 있는 곳.
문은 둘 다 열려 있습니다. 어디부터 가나요?

(가까운 곳부터 가보겠습니다)
기계들 중 몇 개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계속 돌아가고 있는 것은 레이더와 디스플레이인 듯합니다.

필체가 새틀리의 것입니다. 이것저것 조사하며 적어둔 메모와 스크랩들입니다. (자세한 내용x)
그리고...
...클론 배양관을 작동시키는 매뉴얼과 그 옆에 B813이라는 메모를 발견하니다.

B813....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7")
튤립이 얘기했었다는 것만 기억납니다.
정확한 의미는 기억이 안나요.

(그외 조사 포인트는 더 없을까요?)

당신은 복도를 건너 실험실로 향합니다. 실험실도 누군가 이용한 흔적이 가득합니다.
다만...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것을 보아 대부분 폐기 처리된 듯합니다.
실험실에서 당장 조작할 만한 것은 클론 배양관뿐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른 층으로 움직이기로 합니다.)
(바로 윗층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요)
버튼 인식이 안됩니다.
건너뛰어 8층부터 불이 들어옵니다.

(어쨌거나 탐색이 불가능한 곳은 당장은 건너뛰고 8층으로 바로 가봅니다)
피트니스 센터나 공용 세탁실, 인공 온실, 영화관, 편의점 정도겠네요.

(너무 일상적인 공간이라 기분이 이상해졌습니다.)
(편의시설...)
(온 김에 그냥 들러나 볼까 싶습니다.)
(어차피 차고 넘치는 게 시간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새틀리는 여기서 주로 시간을 보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드는 것입니다.)

좀 이상한 기구들도 있긴 하지만요.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있는 건가? 싶은 형태들인가요?)

(사용된 흔적이나...눈에 띄는 것... 이런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적어도 계속 방치되어있었다는 의미겠죠.

(다음 장소로 향해보기로 해요)
사용규칙을 보면 점액질은 최대한 닦고 넣어라, 주머니를 전부 비워라 뭐...
늘 보던 코인세탁방 비슷하네요.

(흠. 먼저 세탁기 안부터 들여다봅니다)
어느 세탁기를 들여다보나요?

(전원이 들어가 있는 것만 봅니다)
(그냥... 전원이 들어와있다면 사용감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은 것 같습니다.)
지능 판정.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딜가서 사용감을 확인한다 한들 당신에게 주어지는 것은 없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장기적으로 정말, 여기에 머물 거라면, 사용법이든 뭐든 알아둘 필요가 있겠지만...)
(... ... 지금은 이런 데에 흥미를 붙이기가 영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발을 끌듯이 세탁기에서 물러나 다른 장소로 가봅니다.)

...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자연입니다.

이런 날에 지옥같은 곳에서 불타는 기분도 묘하게 맞아들어가는게.
관리가 되지 않아 종아리에 파삭파삭 풀이 스칩니다.

(그러다가 돌연 풀썩, 하고... 풀잎이 무성한 땅 위에 드러누워버립니다. 자연스레 천장을 바라보게 되겠어요. 천장의 모습은 어떤가요?)
햇빛이 따듯한건지, 온실 자체가 따듯한건지...
벌레 하나 없는 온실은 참 쾌적하기만 합니다.

(그대로 누워서 멍하니 천장만 쳐다봅니다. 이러다 까무룩 잠들면 어떡하지. 근데 그래도 뭐 상관없지 않나... 그런 상념을 저 구름처럼 흘려보내요.)
(... ...)
(한참 그렇게 누워 있다가-정말 한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일어나서 다음 장소로 향해 보기로 합니다.)
프라이빗합니다. 그들도 이런걸 이용했을까요?
개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한 자들만 한 번씩 사용했을 느낌입니다.


(푹신한가요?)

(그대로 눈을 잠시 감아봅니다...)
Fly me to the moon.
Let me play among the stars...
머릿속에서 아까 들었던 노래가 흐릅니다.

(천천히 손을 들어 눈 위를 덮습니다.)
(머릿속에 들리는 소리도, 정적을 온전히 덮어주지는 못했겠습니다. 여기에 있는 건 오로지 본인 뿐이라는 감각을, 꽉 막힌 이 영화관의 정적이, 느끼게 하는 것이...)
(별로 좋지는 않아서.)
(느릿하게 손을 내리고는 어둠 속을 응시했습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나왔어요.)
남은건 편의점 뿐이네요.
들어가면 애석하게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진열대가 전부 비어있어요.

(그냥 뭔가 있었던 흔적을 가만히 둘러보다가 나옵니다. 광고 포스터나 그런 게 붙어있기라도 했다면 구경이라도 했겠지만... 그냥 폐허나 다름없던가요?0

(이쯤 되면... B813에 관한 생각이 다시 들기도 들겠습니다. 다음 층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뒤따라오고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부를 들여다보면 바닥에 글씨가 빼곡하게 적힌 종이 수십장이 떨어져 있습니다.
카펫같이.

(바닥에 떨어진 종이들을 스윽 살펴봅니다. 방향을 따라 들어가봐요.)

새틀리의 필체.
여기는 새틀리가 지냈던 방입니다.

(어쩐지 머리가 핑 도는 것 같습니다.)
(... ... 여기서는 연구만 한 건가? 워낙 넓으니까 생활은 여기저기에서 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아. 주변을 둘러보면 따로 눈에 들어오는 게 있을까요?)

......
납치되었을 때 입엇던 옷입니다.
당신의 옷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새틀리의 옷은 많이 낡았습니다.

(손을 뻗어 비닐에 싸인 옷을 꺼내봅니다.)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떠요.)
... ...
(이 옷으로 갈아입으면, 이걸 입고 있었던 그때로 돌아간다고 한다면, 마치 만화 속 이야기처럼...)
(부질없는 생각이지만요.)
(옷을 갈아입어 볼 수 있을까요?)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어떤 물건이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망가진다는걸요.
옷을 꺼내서 입는다면, 형태가 보존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두기로 합니다.)
(옷마저 망가져버리면, 정말로...)
(과거와, 그러니까, "집"과 우리를 연결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될 것 같으니까요.)
(정육면체 상자로 눈을 돌립니다.)
이게 정신 보관통이라는 것을.

바쁘게 연산되는 소리입니다. 상자 틈으로 보이는 작은 불빛들이 계속 깜빡거립니다.
보관통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그 안에 누군가의 정신이 들었다는 소리.
그 안에 든 것은 10년을 외로이 보냈던 새틀리겠죠.

(상자를 든 채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
... ...
(상자를 내려놓고 양손을 들어 마른 세수를 합니다.)
(하......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어요. 이후로는 주변에 가방 같은 게 있는지 찾아봅니다. 있다면 가방 안에 상자를 챙겨가고 싶은데... 이거 상자 크기랑 무게가 혹시 어떻게 되나요)
품에 안고 들고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우니 너무 심란해하지 말기로 해요.

다른 장소에 비해 유독 정돈된 느낌입니다.

언제부터 켜져 있던 건지 모를 은은한 조명 아래, 많은 책이 올려진 테이블이 보입니다.

(뭐가 있을까요. 이 상황을 어떻게든 타파할 수 있는 정보가 뭐라도, 하나만이라도... ...)
테이블이 놓인 벽에 붙은 메모입니다.
우주배경복사 지도 위에 붙은 이 포스트잇에는 휘갈긴 필기체로 한 줄의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어디까지 예측한 건지, 혹은 계획한 건지...)
(... ... 이제와서 그런 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포스트잇을 떼어 뒷장을 살펴봅니다. 그러고 나서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던 벽을 쭉 봐요.)

(이후로는 내용을 읽고 또 읽습니다.)
(분해를... 분해를 한다고. 모습을 되돌려주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분해를 해 준다고?)
(여기서 질문: 나샤 깎였던 체력 혹시 돌아왔을까요?)
따로 치료를 해야할 듯합니다

(옆구리에 낀 상자가 묵직하게 느껴지겠어요.)
... ... 시도해보고 싶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차피 혼자 남게 될 거라면.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어느새 움츠려있던 몸을 곧게 펴요. 언젠가 싸움은 기세라던 말을 들었던 것도 같고...)

새틀리는 미동 없이 계속 숨을 쉬며 누워있습니다.

(... ... 그러고 보면, 새틀리는 이 포스트잇을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 아니면 보고서도 실행할 마음이 들지 않았던 걸까? 그럴 수 없었던 걸까?)
(포트 앞에 도착해서야 그런 생각이 돌연 듭니다.)
(하지만, 그때는 자신이 없었고... 지금은 자신이 있으니까요.)
(... ...)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차피 혼자 남게 될 거라면.)

(망설이던 손끝이 돌연, 새틀리를 깨우기 위해 움직입니다.)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시금 한숨을 내쉬고...)
(연결 단자를 찾으러 가기로 해요. 좀 진정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모니터의 전원을 켜고 케이블을 연결하고 나면, 정신 보관통의 모습이 거대한 스크린에 띄워집니다.
네모난 스크린 안에는 새틀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신에겐 마치 영화처럼 소리가 들리고 제 3자의 시선으로 보입니다.

어린 새틀리는 너른 들판을 뛰어다닐 때도 있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새틀리는 보안상의 이유로 외부 교육기관에 다니지 못했다고 했는데.
여기선 유치원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놀이터에서 흙장난도 칩니다.
자기 전엔 아빠와 함께 누워 책을 읽습니다.
이 순간이 계속 되면 좋겠다고.
그땐 그렇게 생각했다며 말하던 새틀리의 얼굴은 어땠나요?
큰곰자리 설화를 읽으며 에타와 눈을 마주하는 새틀리의 웃음이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의 너는...)
(정말 행복해보이네.)
(눈동자만 데록 굴려 텅 빈 허공을 응시합니다.)
... ...
외롭네. 엄청.

| 기준치: | 67/33/13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샤.
새틀리도 외로웠기에 저 상자 안으로 도망친 것이 아닐까요.
지금 당신이 느끼고 있던 끝없는 고독 속에서 절망한 나머지 당신을 마주하지 못한 것 아닐까요.
왜 하필, 당신과 새틀리가 납치가 되어 이런 상황을 겪게 된 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설명해줄 존재들도 하나가 되어 완벽해지자고 우주에서 손짓만 할 뿐입니다.
네가 그렇게 그리워하고 갈망하던 내가 깨어났으니,
나를 외롭게 두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야 당신이 새틀리를 보고싶어하는 만큼,
새틀리도 당신을.....

(계속해서 응시하고, 응시하고, 응시하다가...)
(달싹이는 입을 엽니다. 평소대로라면 속으로만 조용히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정말 건네게 될 말을 연습이라도 하듯이, 스스로에게 다짐이라도 시키려는 듯이.)
... 너무 지치면, 많이 외로우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우면.
그러니까, 극한에 몰리면. 사람은 평소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하게 되곤 하잖아.

그러니까, 지금은. 네가 잠들기 전과는 상황이 달라.
너는 이제 혼자가 아니고,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하나여서 할 수 없었던 일이 있다면, 둘이 된 지금 시도해보는 거야. 나, 너랑 해보고 싶은 일을 찾아왔거든...
나는,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끝까지 하고 싶어.
뭐라도 하고 끝을 보고 싶은 거야.

끝의 끝까지 왔을 때,
그럼에도 네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내가 기꺼이 다시금 최후의 인류가 되어 줄게. 그러니까,
일어나 줘....
(마지막 목소리는 조금, 무언가를 짜내듯이 말하는 음성 같기도 했습니다.)

.......
굳은 결심을 했다면,
눈 앞에 있는 마이크를 잡아볼까요.
그리고 말합시다.
나를 외롭게 두지 말라고.

보관통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당신을 인식해서 새틀리의 방으로 데려다줍니다.
생생한 감각. 매트릭스보다 더 자연스러운 시스템.
어느 새 옆에 떠 있는 시스템 창엔 작게 매트릭스 종료 버튼이 떠 있습니다. 이걸로 언제든 나갈 수 있는 거겠죠.


(바로 옆까지 가서 그대로 멈춰 서 있다가...)
(나지막히 이름을 부릅니다.) 새틀리, 나 왔어. 일어나 봐.





(빨간 머리, 밤 중에 갑자기 찾아온 손님....) 산타 할아버지?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자신을 저장해 둔 모양이라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나 할아버지 같아?


... ...
산타는... 직업이고. 뭐...
내 이름, 뭐 같아?


너희 아빠도 아빠지만 이름 있으시잖아.

산타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애들 특: 스무살도 아저씨아줌마임)


나샤....




나샤는 많이 컸네.

어디까지 기억나?



그야 우리가 중학교 졸업식 때 강당에서 나가다가 잠시 부딪쳤던 거?
어지간하면 내리지 않을 결정입니다.
새틀리라면.

우리 같이 아르바이트 하고 저녁도 왕왕 같이 먹었던 건?

(미간이 찌푸려집니다. 윽, 짧은 신음과 같이 두 팔로 머리를 감싸안고 허리를 숙였다가.......)
(다시 당신을 바라볼 쯤엔, 당신도 알던 그 모습. 고등학생의 새틀리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맞아, 그랬었지.... 샤사 씨 밥은 맛있었으니까.... 좋은 분이셨어.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동시에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요.)
... ... 그랬지.
(그렇게 대꾸하고는 천천히 다시 앞을 봅니다.)
다행이야.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별로였던 경험으로 네게 남지 않아서.

그냥 나는........
.......잠깐 기억이 안 났을 뿐이야.

... ... 새틀리.
그렇지? 샤사랑 같이 지내는 건 재밌었고, 밥도 맛있었지?

너가 잘 알려줘서 더 빨리 배울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다가 잠시 입을 다뭅니다. 여기서 뭘 또 어떻게 무슨 이야기를, 나는... ...)


갈 곳이 없어서.
나, 돌아갈 곳이 없어서...

수습될때까지 여기 있어도 괜찮은데....
최대한 도와줄게.

응. 당했어. 사고... ...
내 힘만으로는 어떡할 수가 없어... ...
정말로, 너뿐이야. 나, 네가 아니고서는. 정말로...
(아, 안 되는데. 이렇게 감정에 휩쓸려서 갈라져가는 목소리로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새틀리.



글쎄......
나는 내 주변이 영원했음 좋겠다고 생각했지 내가 영원하길 바라는 건 아닌데... 다른가?

이 영원에서 나가자.
나... 너무 외로워. 돌아갈 곳도 돌아갈 사람도... ...
네가 필요해. 나. 새틀리...
(이렇게 앞뒤라고는 없이 그냥, 당신의 벗이 이토록 고독하다는 감정 하나만 앞세워서 되는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논리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이성이 온전치가 않아요.)


| 기준치: | 67/33/13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9/34/13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영원에서 나가자니...
나샤.
(입이 떨어지다 붙습니다. 걱정하던 얼굴은 어디가고 이젠 조금... 당신의 의중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띄웁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갑자기 찾아와서 앞뒤 설명도 없이... 그렇게 얘기하면 나는, 그....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어.

(혼자가 된다는 건 오로지 물리적으로 혼자 존재할 때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곁에 누가 있어도 이토록 외로울 수 있다는 걸, 모르는 바가 아니었는데. 주먹을 꽉 쥔 채 고개를 숙이고 얼마간 입술만 달싹입니다.)
... ...
그래, 응. 앞뒤 설명도 없이...
당연히 당황스럽지. 이해해. 그럼, 그래...


목적지는 나한테 비밀이라고 했었지.... 마지막 날에 알려주겠다고 했잖아.

갑자기 내 목적지가 바뀌지만 않았어도 말이야.
나 뿐만 아니라, 너도.
... ... 이쯤에서 뭐 더 생각나는 거, 없어?


방금까지 넌 뭐 하고 있었어?
내게 여행간다는 얘기를 듣고... 그 이후로는, 뭘 해서, 넌 이 방으로 온 거야?

씻고....
.........
...............................
별 일, 없었는데.
알바는 다음 주가 마지막이잖아. 무슨 일이 생긴다는 거야?

말했지, 새틀리. 이미 일은 일어났어.
... 그래서 일을 수습하려면, 네가...
네가, 필요해.
네가 뭔가를 기억해내야 해...
(여기서 생존욕 판정 가능할까요... 이게 되나 흑흑)

| 기준치: | 67/33/13 |
| 굴림: | 64, 63, 60 |
| +2: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2: | 보통 성공 |

| 기준치: | 54/27/10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나샤. 할 말 있음 똑바로 해.

(회유책 같은 건 없습니다.)
(남은 건 정공법뿐이에요.)
(뚝, 멈춰선 채 아무 말도 않다가 결국은,)
그래. 이젠 안 돌려서 말할게.
내가, 영원에서 나가자고 했지?

이건 다 환상이라는 거야.
우리는 우주에 있고, 둘 뿐이야. 돌아갈 곳은 없어...
네가 계속 이 환상에 영원히 있기를 택한다면.
...너, 영원에 머무르는 건 딱히 원치 않는다고 했지.
혼자인 건 역시 외롭다고도 했잖아.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침착하게 말한 것 같은데, 이 말 만큼은 어쩐지, 침착하게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눈동자가 어쩌면 크게 흔들렸을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영원히 혼자 있어야 한단 말이야... ...
(여기서 판정 해볼 수 있을까요, , ,)

그, 아니..... 잠시만, 그럼.
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마른 세수를 끝마친 얼굴은 어떻게 변해있었나요. 앳된 티는 사라지고, 어엿한 성인 한 명이 당신 앞에 섭니다.)
(당신보다 늘 손가락 마디 만큼 작았던 키는 이제 같아집니다. 초췌한 눈과 마른 몸, 긴 머리가 목을 덮습니다. 하얀 머리칼과 푸른 눈동자만이 새틀리라는걸 알리는 것처럼.) 날 깨우기 위해 여길, 온.... 거야?

| 기준치: | 67/33/13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54/27/10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구현된 방이 무너집니다.
둘은 거리로 내쫓겼다가, 노을지는 언덕에 서있다가, 망망대해 위에 얹어져 있다가.......
결국 암전된 세계에 덩그러니 남겨집니다.

......나, 너를 기다리면서 정말 외로웠어. 그 10년간, 나는,
아무한테도 의지하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눈을 감아보지만, 결국.......)
무서워. 무섭단말이야. 이러다가 누가 한 쪽이 병에 걸려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남은 사람은 평생 혼자서 살아가야 할텐데.
보고싶은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다면 차라리, 여기 안으로 들어와서 눈 가리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
이 초은하에 우리밖에 안남았는데.

나샤.
너도 같이 들어와.

(그래요, 사실.)
...아주 예상 못했던 말은 아니네.
(손을 들어 뒷목을 매만졌다가 뗍니다. 손가락에 조금 땀이 나는 것도 같아요.)
... ... 새틀리, 그럼.
뭔가 새로운 걸, 네가 혼자였을 때는 하지 못했던 걸.

그건 받아들일 거야?
(그러다가 몸을 뒤적여 주문이 적혀있던 포스트잇을 찾아내요.) ... 혹시 이거, 봤었을지 모르겠네.
그야 지금은 당신의 정신만 옮겨진 것이니까요


그걸 분해시킨다 해도 아빠랑 샤사 씨는 안돌아와!! (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심지어 같은 종족을, 틀에 찍어낸 것도 아니잖아....

분해된 이후 할 수 있는 일이 생길지 모르는 거잖아.


네 말마따나 넌 10년 동안 매진한 연구에 내가 뭐라고 말을 얹겠어.
난 그냥...
(또 침묵합니다.)
다시 외로워지고 싶지 않아서 발악하고 있을 뿐이야, 새틀리.
만들어낸 세계 속에 사는 것도 나는....


......
........(다시 이를 악뭅니다. 그러다 자리에 쭈그려앉아요. 끊기지 않는 눈물이 무릎을 적십니다. 먹먹한 오열.) 아빠 보고싶어.......

... ...
나도.
샤사 보고 싶다.
근데 이제는 못 보고...
... ...

너는 온전히 십 년을 보냈지만 나는 아직...
고작, 몇 시간밖에, 감각을....
(그렇잖아도 갈라져 있던 목소리로 발음하던 문장의 끝이 조금씩 흐려집니다. 잉크가 거의 다 떨어진 펜이, 마지막 획을 간신히 긋기라도 한 것처럼.)
(이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틈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릅니다. 온전히 10년 간의 고독을 버텨온 사람의 울음소리에는... 외면해온 감정을 직시하게 하는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낭만적이어서 좋겠다고 했죠. 그래요. 우주 멸망이고 최후의 생명체고, 제대로 감각하지도 못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입바른 소리만 해 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가, 그대로 주저앉아 눈물만 주륵주륵 흘립니다. 숨이 가빠오는 이런 감각은 단 한번도 달가웠던 적이 없어요.)
최후의 지성체인 두 사람은 그제서야 우주의 절멸을 온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흐른 눈물만큼 절망이 빠지고, 새로운 마음이 바로 채워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성체란 그렇게 간단히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서 성가시기도 합니다.
그래도, 비가 오고.
굳은 땅에서 새 싹이 움트는 것처럼,
단단해진 바닥을 발판 삼아 더 멀리 뛰어나가 봅시다.
비록 중력의 힘을 받고 있진 않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
어느새 우레같은 신음은 잦아듭니다. 더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신이 먹먹합니다. 옆으로 누워있던 새틀리가 당신을 부릅니다.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나샤.
...솔직히. 아직 두려워.

(크응... 콧물을 훌쩍여요.)

혼자가 외롭다는건, 잘 아니까.......




아빠가 보고싶을 땐 거울을 보기도 했어...
이야기가 샜네. 그러니까...
....꺼내줘.

밖에서 만나자.
내가 마중 나가 있을테니까.



눈꺼풀이 욱신거립니다. 화끈거리기도 하고요. 축축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저 안에서 울었던 게 화근이었나봅니다.
상자를 이용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새틀리에게 가나요?

상자와 함께 도착한 곳은 아직 잠들어있는 새틀리의 몸.
정신이 완벽히 분리되어서 그런가, 새틀리의 눈가는 깔끔합니다.

(이후 숨을 한번 더 크게 들이켜고... 상자를 연결해 잠자는 우주의 왕자님을 깨워보기로 해요.)
그리고......





.....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부었네. (흐리게 웃어요.)

그래서 배고파.


고쳐주나?

(비틀대지만 넘어질것 같진 않아요.)
이리로 와봐.



오우, 감각이 좀 이상한데.
치료 받는 그 짧은 시간동안 새틀리는 윗유리에 입김을 불어 뽀득뽀득 뭔갈 그립니다.
뭘 그렸을까? 2 동물 스마일 바보
그렇대요

(씨이익... 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입꼬리를 살짝 올려 같이 스마일...을 해줍니다)
눈의 붓기도 가라앉았습니다.


샤사가 웃는 방법은 안 알려줘서 그만.
(다 나은 몸을 꼼지락대봅니다. 손가락, 발가락, 눈꺼풀... 등등.)



(팔과 다리를 가볍게 주물러보다가, 불현듯...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포스트잇이 있던가 확인해보게 됩니다.)

... 읽어볼래? (새틀리에게 보여줍니다.)

마력... 다 쓰면 기절하는걸로 아는데.
그러니까, 20점을 채웠을 때부터 5%라는거잖아.



어차피 천천히 회복되는 종류의 것...같은데.

그러다 잘못 부딪치면 어떡해.
그게 크리티컬이지.


...밥좀 먹고.






그럼 밥이랑, 간이 침대 챙겨서 함교로 갈까?


메뉴를 고르고 (그래도 통조림이긴 하지만.) 간이 침대와 침구를 챙깁니다.
카트를 끌고 열차를 타고... 함교로 다시 도착합니다.
식사는 어땠나요?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통조림이 그냥저냥이어도 외로움을 해소했다는 것만으로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마주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불을 끄고, 무드등을 키고, 침대에 눕습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맞잡으면....
그제서야 주문을 외울 준비가 됩니다.

너무 한가한 감상인가 싶긴 한데.




어떻게 배분할까.... (머리를 굴려봅니다.)

우주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따뜻한 체온입니다.
주문을 영창해볼까요?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문을 영창하고 나면 머릿속이 아득해집니다. 마력이 빠져나간 신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들은 정신을 잃지 않은 채 어떤 장면을 봅니다.
지금 반복되는 것은 태초의 분열. 머릿속을 스치는 것은 아주 오래 전의 ‘내’가 겪었던 태초의 장면입니다.
최초의 생명은 오로지 영원 속에 존재하였습니다. 다른 누구도 존재하지 않으며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 세계는 그저 범람하는 공허일 뿐.
그는 불멸을 견뎌내는 방법을 얻어 생의 무게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괴로움 끝에 수없는 분열과 자기복제를 이어갔습니다.
복제된 존재들은 변이와 진화를 반복하며 세상을 가득 메울 타자로 뻗어나갔습니다.
전부 세상에 존재함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아득한 시간을 조각내어 나누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영원을 조각내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조각난 이곳은 생명의 시대입니다.
‘나’는 세포로, 유전자로, 의식할 수 없는 아주 작은 단위로 거듭나면서 너무나 잘게 부서져 영원을 인지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잘 자.
좀 이따 봐.

잘 자.
이따 또 맛있는 거 먹자.
세상을 인지하게 된 우리는 잡지 못해 흘러내린 것을 시간이라 불렀고, 살기 위해 영영 버린 것을 영원이라 여겼습니다.
수없이 흘러내린 찰나야말로 서로를 엮어 발 디딜 토대가 되었으며, 수많은 조각을 끼워 맞춘 발판으로부터 삶을 키워냈습니다.
이제 영원하지 못한 자들은 이곳에 싹을 틔우려 합니다.
우리의 기원은 외로움에서부터. 생명의 이름 아래 가질 수밖에 없는 고독을 또다시 떠나보냅니다.
우리가 살지 못한 영원의 시간을 후대에게 남깁니다.
그 과정을 모두 함께할 수는 없겠지만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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