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모드 (GM):일단... 여기는 후속보단 외전 느낌이 강해서!!(사유: 우리에덴유리로스트시키지않음)
IF 루트로 생각하셔도 될듯혀요 시점을... 창.체 이후...로 잡는 건 다소 음...(말은됩니다 애초 창체로스트후속전제시날이라)
어느쪽이든 관계없는데 머가 끌리시나요 혹시
이어지는게더나을것도같긴한데
그...
...
.....
하긴그때뒷맛이씁쓸하긴했어............
그걸로따르ㅔㄳ습니다
대기모드 (GM):키퍼링은... 지금 봤을 때는 크게 상관 없을 것 같거든요
그냥 배경지식 쪼금 있느냐 없느냐...의 느낌이라서
몰류:
rolling d2 어느쪽이든괴로우니까 전자후자
=
2
네
대기모드 (GM):.............애프터창.체?
대기모드 (GM):가봅시다.... 아벌써힘들다
...회복
을
대기모드 (GM):ㅠㅠㅠㅠ하... BGM은 거...내가외그랫지 할인가어쩌구시날떠올리고죽은눈됨
복잡한 마음을 안고
시작 해 볼 까요~~
습기 어린 집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면 그야말로 새카만 물의 감옥처럼 보입니다.
유리가 떠난 그날도 무척이나 비가 많이 내렸죠.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산짐승의 움직임에 주변 구조물이 흔들렸고,
넘어간 구조물에 휩쓸린 동료를 구해내려 안간힘을 쓰다가,
동료를 빼내는 대신, 자신은 저 아득한 산 아래로 미끄러져……
하필이면 그날은 둘의 수색조가 갈린 날이었고,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인사가, 둘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공에덴:
지능
기준치: |
54/27/1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늘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굵은 비가 내리는 날엔, 삶과 죽음의 경계도 희미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유리도 빗줄기를 타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 ... 뭐,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요.
... ... 당신에게는 유독 무겁게 들어오는 말이겠죠.
.......
............................
(많은것이 잠들고 죽은 계절. 내 어린시절까지.)
(나의 많은 것들이 죽은 계절. 엄마도, 아빠도, 외솔이와 갈라졌던 그 때도, 그리고 고비를 한 번 넘겼던 유리마저.)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이제 그런게 의미가 있어? 분명 밖에 여러 사람들이 왔다 간 것 같은데. 이제 그런게 의미가 있어? 얼마나 이러고 있었더라. 이제 그런게 의미가 있어? 나는... 이제 그런게 의미가 있어?)
공에덴:......아니. (바싹 마른 입에서 쉰 목소리가 퍼집니다.)
그럼 망설이지 마. 그럴까.
(이상하게 기운이 납니다. 누군가가 몸을 일으켜 등을 떠밀어주듯이 몸이 가볍습니다. 베란다를 엽니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비가 옷과 만납니다. 내뱉은 숨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나는 난간을 밟고,)
난간 위에 선 몸 위로 차가운 물이, 바람이 쏟아집니다.
그러고 보니 집안에 괘종시계가 있었던가요. 아, 이웃집에서 종종 들려왔던가요.
공에덴:
듣기
기준치: |
47/23/9 |
굴림: |
2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건 전부, 스산하고 음산한 겨울 바다의 그것입니다.
마치 창밖에 바다가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공에덴:(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에도 종종 힘들다고 생각할때마다 환청을 들었는데 이번엔 바다인걸까요.)
(난간을 잡은 팔에 힘을 줍니다.)
그런 생각을 할 즈음이면 파도 소리는 가라앉고,
대신 아주 친숙한 일상의 소리가 자리를 채웁니다.
공에덴:(어짜피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이제는.)
(몸을 앞으로 숙입니다.)
...?
유리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또렷하게 문밖에서 들려옵니다.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60>59
(숙이던 몸을 다시 집 안쪽으로 들입니다. 밤비에 젖어 처참한 몰골로 집을 빠르게 가로지릅니다. 쿵쿵쿵쿵. 지금이 자정이 넘은것도 신경쓰지 못하고.)
(누가봐도 절박한 몸짓이었습니다. 제발, 제발, 제발 꿈이라도. 제발. 유리야.)
공에덴:(의심할 겨를이 없습니다. 봐야합니다. 환각이어도, 유령이어도, 하다못해
신화생물이어도.)
그 정체가 어떻게 되더라도, 봐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축축하게 젖은 몸 위로 흙이 묻고 찢어진 탐험복을 입은 채로.
비를 맞으며 왔는지, 쉴새없이 물을 떨어뜨리는 채로.
공에덴:
SAN Roll
기준치: |
59/29/11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59>58
(꼴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세찬 비를 맞은 채로 방금까지 난간에 기대어있던 사람입니다. 감정을 숨길 여유도 없어보이는 눈동자엔 깊은 절망이 서려있고, 그동안 먹지도, 제대로 관리하지도 않아서 초췌하다는 단어만으로 전부 담아내기 어려운 꼬라지입니다.)
(거기에 비까지 맞았으니. 물을 뚝뚝 떨구면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젖었음에도 바싹 마른 입이 열립니다.) ...유리야.
유리야...
(이미 짖무른 눈가가 또 새빨개집니다. 심하게 떠는 손이 당신 뺨 쪽으로 향해요.)
온유리:(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서 있습니다. 다만, 뺨으로 다가오는 손을 피하지 않아요. 뺨을 만져본다면, 몹시 차가운 축축한 살갗이 느껴질 것입니다. 그런 당신을 지켜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어요.) 밖이 춥다, 에덴...
들어가면 좋겠다. (하고 당신의 손등에 흙투성이 손을 겹치려는 듯하다가 내려요.)
공에덴:(차가운 살결에 당신이 뭐라 하는지도 듣지 않고 그 자리에서 와락 안아버립니다. 숨이 거칩니다. 무언가를 심히 억누르는듯 몸이 덜덜 떨리다가, 당신의 손을 잡고 집 안쪽으로 끌고옵니다. 물론, 배란다가 열려있는탓에 안쪽이 계속 지저분해지고 있지만요.)
온유리:(잠깐 몸을 떠는 듯도 했지만, 그래도 그런 당신에게 얌전히 안깁니다. 꾹 안겨있다가, 당신이 이끌어주면 그대로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빈 손으로는 문을 닫았어요. 곧, 시선이 베란다로 향하고...)
(다시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이내 이어지는 작은 속삭임.) 에덴, 아직 유리를 좋아하나?
공에덴:(그 작은 속삭임을 놓치지 않습니다. 당신의 손을 잡은 채로 당신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요. 살갖이 차고, 이물질이 묻어있다해도 개의치 않다는듯 잡은 손을 자기 뺨에 가지고 갔다가, 입을 맞춥니다.) 응,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표현하기 모자를 만큼....
.....내가, 내가 뭘 하면 돼?
널, 계속 만나려면, 유리야....
온유리:(말로 대답이 돌아오기 전에, 이미 손에 와닿은 온기만으로도 답이 됐는지 희미하게 웃습니다. 고개를 내려 그런 당신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하다가 입술을 열어요.)
...유리, 비가 내려서 돌아왔다. 에덴이 필요해서. 계속 여기 있고 싶어서.
(여기까지 답하고는 입술을 꾹, 안으로 말아뭅니다. 자연스레 둘 사이를 채우는 침묵.)
이외의 건,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겠나?
이렇게 비도 오는데 창문도 열어놓고.
공에덴:응, 유리야. 괜찮아. 아니, 당연하지. 여긴 우리 집이잖아. 잘 왔어. 이렇게 추운데 혼자서 오느라 많이 힘들었지, 내가... 내가 할 수 있는건 다 해줄게. 날 이용해도 괜찮아. 내
몸이 필요하다면 너에게 줄게. 그러니까, 다음엔, 그러니까.... 날, 날 떠날떈.... 나도 같이 갈테니까....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끝을 맺자 눈물이 뺨을 타고 죽 흘러내리기 시작합니다. 기쁨인지 광기인지 패닉인지 모를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온유리:(무어라 답하는 대신 묘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등을 대충 닦아내고 당신의 뺨을 한 번 쓸어줘요. 아까도 느꼈지만 참 얼음장처럼 차가운 피부입니다.)
(이후로는 계속해서 비가 들이치는 베란다와 당신을 번갈아보다가 잠깐... 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저벅저벅 창가로 갑니다. 축축한 물 자욱이 그대로 남네요. 뭐, 지금 베란다도 물난리니 상관없을까요?)
(창문을 꼭 닫아두고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옵니다.) ...춥지 않나, 에덴.
공에덴:(잠깐, 소리와 함께 창가로 가면 또 눈 앞에서 당신이 사라질까 두려워 손을 꽉 잡고 애써 일어나 같이 갑니다. 문이 닫히고, 제게 질문하는 당신의 두 손을 잡아요.) 아, 그, 많이 춥지 유리야. 목욕물 받아놔줄까? 좋아하는 잠옷도 꺼내줄게...
춥지 않느냐며 꼭 끌어안아주면, 따뜻한 체온이 와닿고는 했었는데.
...그럼에도 당신이 꼭 붙들고 말을 걸면, 유리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유리의 몸 아래로 뚝, 뚝. 물 웅덩이가 생기네요.
옷이 신기할 정도로 물을 많이 머금고 있던 모양입니다.
공에덴:(제정신이 아닌건 확실하지만 그래도 상대의 의사까지 무시할 정도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애초에 마주하고있는 상대의 의사를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혼자 목욕할래?
온유리:(당신을 물끄러미 보다가 한번 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응, 에덴.
유리가... 먼저 씻어도 되겠나?
공에덴:응. 안될것도 없어. 당연히 괜찮아. (하며 당신을 화장실로 이끕니다.)
(불을 키고, 욕조에 당신이 좋아했던 물온도를 기억하고 맞춰서 틀어놔요.) 옷 금방 가지고 올게. 먼저 씻고 있어도 괜찮아. 내가 들어가는게 싫으면 빨래통 뚜껑 위에 둘게.
온유리:(얌전히 따라가서는 화장실 앞에 섭니다. 이어지는 말을 조용히 듣고 있다가 고개를 중간중간 끄덕여요.) 노크만 해주면 괜찮다.
공에덴:응. (이제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웃습니다. 손을 씻고, 당신 이마에 입을 맞춘 다음 옷을 가지러 가요.)
온유리:(입맞춤을 얌전히 받습니다. 이번에는 희미하게 미소짓네요.)
당신이 옷을 가지러 가면, 유리는 몸을 씻으려는 듯 욕실 문을 닫습니다.
이후 젖은 옷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공에덴:(유리가 좋아했던 생활복을 챙깁니다. 속옷부터 겉옷까지. 고르는건 생각보다 더 쉬운 일이었고, 예쁘게 쌓아서 빨래통 위에 두고 노크 두어번을 합니다.)
(가져갈때까지 지켜보지 않습니다. 몸이 춥다했으니 바로 부엌으로 가요. 어쩌면 허기질지도 모르고. 간단한 스프라도 끓일 생각입니다. 아니면 커피.)
옷을 가져다주기 위해 욕실 쪽으로 다가가면, 자연스레 안쪽의 소리가 흘러나와 울립니다.
수도에서 물이 흘러나와 욕조를 채우는 소리, 표면이 크게 철퍽이는 소리, 딱딱한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그 모든 소리는 당신의 노크 소리와 함께 일순 멈췄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가 다시 이어진 것을 보아 일이 있는 것 같진 않네요.
부엌에서 뭔가를 준비하고 있으면, 목욕을 마쳤는지 끼익-하고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납니다.
곧 뽀송뽀송한 옷을 걸치고 뽀송뽀송해진 유리가 수건을 목에 두르고 나오네요.
공에덴:다 씻었어? 스프 먹을래? 아니면 차라도? (곧 자야하니까 선정을 바꿨습니다.)
온유리:(앞의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뒤의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물이면 충분하다.
공에덴:응, 물 데워놨어. 스프는 내일 먹어도 괜찮으니까. (뜨거운 물과 찬 물을 적당하게 섞어 당신 앞으로 내줍니다.)
온유리:(컵을 받아들어 한번 홀짝였다가, 오... 하고 잠깐의 공백. 그리고 다시 홀짝입니다. 짭짭. 그러다가 마저 꼴깍꼴깍 마시고.) ...고맙다. 에덴은 안 씻어도 되나?
공에덴:(물을 마시는 당신을 애틋하게 바라보다가 당신이 짚어주고 나서야 다시 기억났다는듯이 입을 엽니다.) 씻고 올게. 먼저 자고 있어도 괜찮아.
온유리:(손에 든 물을 한번 더 홀짝이다가... 당신을 한번 더 보고 희미하게 웃습니다.) 응, 에덴.
공에덴:(몸을 담구진 않고 샤워기로만 씻어냅니다.)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
29/14/5 |
굴림: |
36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고 보니, 유리가 욕조를 쓰고 새삼 뒷정리를 잘 해둔 모양이네요.
여기저기 머리카락이 붙어 있다거나, 물기가 잔뜩 고여있다든가 하지 않거든요. 말끔했습니다.
공에덴:(본능이 불쑥 옆구리를 찌릅니다.
알잖아.)
...알아. 하지만 유리인걸.
유리니까.... (바닥을 바라보는 눈에 여러가지 감정이 읽히다가 눈꺼풀에 가려집니다.)
(그 뒤로 열심히 씻었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예전처럼 관리하던 털들도 다 깎고 다듬었습니다.)
(다 씻고 나가면 유리는 어디있을까요?)
몸을 씻고 나오면, 유리는 거실 소파에 앉아 물을 계속 홀짝이고 있습니다.
컵 겉면에 물이 맺힌 걸 보아하니 꽤나 찬 물인가보네요.
온유리:(아, 그 말에 손을 뻗어 제 머리카락을 만지작댑니다. 축축하진 않아도 완전히 마른 것 같진 않지만...) 유리는 괜찮다.
공에덴:이젠 안추워? 이불이라도 덮고있지...
온유리:유리는 괜찮다. (한번 더 컵을 기울여 물을 홀짝입니다.) ...에덴도 괜찮나?
공에덴:......응. (당신쪽으로 다가가 옆에 앉습니다.)
유리야.
...안아도 돼?
온유리:(그 말에 조금 머뭇거립니다. 눈동자가 살짝 흔들린 것도 같습니다. 그러더니 뱉은 한 마디,) 유리... 차갑다.
공에덴:(살짝 뜬 눈에서 무엇을 읽었나요. 당신에 대한 애정과... 완벽히 알진 못하지만 당신이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것은 알고 있는 듯한 시선.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니까.
에덴은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미 벌린 팔이 살짝 떨고있었습니다.)
온유리:(그런 당신과 눈을 천천히 맞춥니다. 컵을 내려놓고 손바닥으로 제 팔을 두어 번 문지르다가 몸을 움츠리고 당신의 품에 폭, 안깁니다. 그리고 감기는 눈, 당신의 어깨에 묻히는 얼굴. )
(맞닿은 살결이 차갑습니다. 무척이나. 생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공에덴:(익숙한 체온입니다. 압니다.
겨울바다에서도 느꼈었던 그 감각. 개의치 않습니다. 지금 품 안에 들어와있는건 당신이니까. 팔을 접어 여느때처럼 꽉 안아줍니다. 머리에 얼굴을 묻고 숨을 쉽니다.)
....유리야.
내 피가 필요해?
온유리:(대답이 없습니다. 그냥 당신의 품에 그대로 안겨있을 뿐입니다. 쌕, 쌕. 당신의 품 위로 차가운 숨이 퍼졌다 사그라들기를 반복합니다.) ...유리라서?
유리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은 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아니라면 억지로 안줄거야. 그저 너가 필요하다면, 그 뿐이니까...
온유리:(그 말을 들으면 조용히 고개를 돌려 창문 바깥만 내다봅니다. 끝없는 어둠, 그 위를 적시는 비. 무얼 보고 있는 걸까요. 다시금 고개를 돌려 품에 얼굴을 묻고 웅얼대듯 말합니다.) 자고 싶다, 에덴. 졸리지 않은가.
공에덴:그럴까? 그래, 자자. (그대로 유리를 들어올립니다. 두 사람이 쓰던 방으로 가요. 침대에 조심히 눕히고, 이불을 덮어줍니다.) 먼저 자고있을래? 아까 베란다에 들어온 빗물들을 닦아야 될 것 같아서.
온유리:(얼굴만 이불 바깥으로 쏙 빼놓은 채로 당신을 지켜봅니다. 눈만 깜빡이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여요.) ...응, 알겠다.
공에덴:억지로 버티지 말고. (이번엔 뺨에 입을 맞춰주고 나갑니다. 불은 진작에 꺼져있었어요. 방문을 닫고...)
......
(어짜피 이 시간이 되도록 잠에 들지 못하던건 똑같습니다. 축축한 베란다쪽을 청소해요.)
당신은 이런저런 물기로 가득한 베란다를 청소합니다.
바깥의 빗물과, 유리에게서 떨어진 물이 섞인 것을 슥슥 닦아냅니다.
... ...어쩐지 소금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바닷가에서 맡곤 했던 짭짤한 냄새가.
공에덴:(신경쓰지 않습니다. 아니, 애써 무시합니다.
죽은 사람이 돌아올 리가 없으니까요. 그러니 저건 유리지만, 유리가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지만... 알고....)
......(입술을 꽉 뭅니다.)
(전부 닦아냅니다.)
베란다 청소를 마무리하고 일어나면, 침실 문이 끼익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온유리:다 됐나? (그리 물으면서 부엌 쪽으로 향해요.)
공에덴:.....(그 자리에서 굳습니다.) 설마... 나 청소하는거 시끄러워서 깬거야?
온유리:(당신이 굳으면 따라 굳습니다. 그러다가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후다닥 젓고는,) 물 마시러 나왔다. 에덴도 물 한잔 떠줄까 해서...
공에덴:....유리야 혹시... 물이 많이 필요해?
온유리:(눈동자가 데록, 굴러갔다 돌아옵니다.) 목이 좀 마르다. 아무래도 겨울이라 건조하지 않나.
공에덴:(청소 쓰레기들을 버리며 다시 간접적이지만 묵직하게 물어봅니다.) 욕조에서 물 받아놓고 잘래?
(눈에는 불안함이 담겨있습니다. 널 사랑해. 더 오래보고싶어. 숨겨도 괜찮아 그러니까.... 오랫동안 곁에 있어주면 좋겠어....')
온유리:(곧장 답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어서 표정은 보이지 않네요. 그래도 고개를 들고 당신을 볼 적에는 흐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니다. 유리, 에덴 옆에 있고 싶다.
공에덴:(답해주지 않겠다는 은유적 거절의 표시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그래. 그럼 들어가서 자자.
에덴과 같이 잘 수 있어서... 기쁘다.
공에덴:......나도. (그렇게 말하는 얼굴엔 기쁨만 담겨있었습니다.)
유리와 함께 침실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눕나요?
공에덴:(같이 눕고 늘 하던것처럼 유리를 품에 안습니다.)
온유리:(이제는 조금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차가운 피부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에덴 따뜻하게 덥혀 주겠다며 먼저 꼭 안아왔을 텐데. 지금은 몸을 움츠리고 당신에게 꾹 안겨있을 뿐입니다.)
공에덴:(괜찮다며 나직하게 속삭입니다. 자기 체온으로 당신을 데워주려는듯이 오히려 꾹 안고 눈을 감아요.) 잘 자, 유리야.
온유리:(당신의 마음이 닿았는지, 당신의 살갗과 닿은 부분이 조금씩 미지근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래갈 것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대에게 피가 도는구나, 느꼈을지도 모르겠어요. 잠깐의 공백 후 나직한 목소리가 답합니다.) 응, 에덴도.
잠에 쉽게 드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크나큰 사건을 하나 겪어서일까요?
감긴 눈꺼풀 위로 덮인 어둠이 점차 의식마저 덮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몸이 무거워지고, 의식이 아득해지는 기분과 함께...
바닥에 놓인 흙은 물을 잔뜩 머금어 미끄럽습니다.
물거품이 터지는 소리와, 온 몸을 감싸고 지나가는 거대한 해류.
무거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당신의 주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공에덴:(암울한 꿈은 많이 꿨습니다. 차라리 이런 꿈이 더 낫다고 봐야할까요. 지금도 현실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데. 호접지몽처럼. 사실은 그 때 목적을 이뤘는데 누가 절묘하게 이어서 여기까지 온걸까. 이게 현실인걸까....)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깁니다. 목소리는 어떤 말을 하나요?)
''네 소원이 그렇다면 내가 이루어줄게. 다만……''
알 수 없는 목소리의 뒷말은 차가운 해류 속에 휩쓸려가고, 당신은 다시금 어둠 속으로 잠겨갑니다.
익숙한 촉감과 냄새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잠이 들었던 침대 위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뭐, 곧장 들려오는 빗소리를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굵은 빗소리는 흡사 파도와도 비슷하게 들립니다.
공에덴:(자연스럽게 옆쪽을 봅니다. 유리가 잠들었던 곳.)
(유리는 있나요?)
그렇지만 문틈으로 거실의 불빛과 소리가 흘러들어오네요.
공에덴:(유리가 없다는 그 사실만으로 겨울바다에 한 대 맞은 것 처럼 잠이 깨고 고통이 몰려옵니다. 벌떡 일어나서 침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큰 소리를 내며 구릅니다.)
유리야, 유, 유리야. (거실의 불빛과 소리가 구원줄인마냥 급하게 문을 엽니다.)
(깨자마자 움직이는 성대가 제대로된 목소리를 낼 일도 없어서 쉰 목소리로, 다급함과 간절함이 담긴 눈으로 거실을 바라봅니다. 유리가 있나요?)
거실로 나오면 물잔을 내려놓고 당신을 바라보는 유리가 곧장 보입니다.
온유리:에덴. (나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몸을 돌려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공에덴:(당신이 있다는걸 인지하자마자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숨이 거칠고 몸이 떨려요. 식은땀이 쫙 나기 시작합니다.)
다행이다, 다행....
.......
온유리:(당신에게로 다가와 몸을 낮춥니다. 어쩔 줄 몰라하는 기색이에요. 머뭇거리다가 제 손바닥을 빠르게 비비고는 당신의 손을 꾹 잡습니다. 여전히 차갑기는 하네요.) 에덴...
눈이 일찍 떠져서, 아침을 해주려고... 따뜻하게 스프를 끓여놨는데. 에덴... (달싹이던 입술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합니다.)
공에덴:(당신이 가까이 다가오면 확 잡아당겨 꾹 끌어안습니다. 떨리는 몸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그저, 그냥.....)
....그랬,구나 그래..... 응........
온유리:(얌전히 안겨있습니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요.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손을 먼저 꾹 잡고 있다는 것일까요.)
공에덴:...언제 깼어? 심심했을텐데 나도 깨우지.... 힘들었을텐데 아침도 만들고....
온유리:에덴, 깊게 잠든 것 같았다. 그런 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그러다가 뒷말에는 고개를 젓습니다.) 힘들지 않았다.
(당신을 안은 팔에 힘이 좀 더 들어갑니다.)
온유리:(계속 얌전히 안겨 있습니다. 얼마간 그렇게 조용히 포옹하고 있다가,) 끓여놓은 스프 좀 먹겠나?
난, 그냥 이대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거야?
온유리:(그런 당신을 아무 말 없이 바라봅니다. 이내 눈동자는 옆으로 굴러, 비가 내리는 바깥을 잠시 응시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요.)
......다시 가는거야?
온유리:에덴... (하고 당신의 이름만 말하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다.
공에덴:(
그러면 어떻게 온 거야? 혀 끝까지 나온 말을 다시 삼킵니다. 돌이킬 수 없을까봐. 대신 당신을 더더욱 힘주어 안다가.... 한참 지나서야 팔에 힘을 풉니다. 애써 웃어요.) ....아침 먹을까?
온유리:(그런 당신을 보며 무어라 묻고 싶은지 입술을 달싹대다가 다물고 희미하게 웃습니다. 전보다는 조금 더 또렷한 미소 같기도 하고요.) 응, 에덴. 아침 먹어라.
공에덴:(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납니다. 배우자가 끓여둔... 어쩌면 자기가 전날에 먼저 끓여놨을 스프를 봐요.)
옆에는 바삭하게 구운 빵이 후라이팬 위에 올려져 있네요.
당신이 부엌을 살펴보는 동안, 유리는 라디오를 틀어둡니다.
중독성있는 멜로디로 이루어진 CM송이 몇 가지 흘러나옵니다.
같이 먹자. 배 안고파?
온유리:아, 빵 구우면서 몇 조각 먹어서인지... 배가 안 고프다.
에덴 먹는 거 앞에서 구경하겠다. (하면서 내려놓았던 물잔을 가져와 식탁에 앉습니다.)
공에덴:
심리학
기준치: |
45/22/9 |
굴림: |
98 |
판정결과: |
대실패 |
(...그래요. 내 의중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유리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계속 몸에 붙이고 다니는... 살아생전 쓰던 물컵을 잠시 바라보다가 간단하게 스프와 빵을 접시에 담아서 맞은편에 앉습니다.)
당신은 복잡한 마음으로 스프와 빵을 담아옵니다.
그러다가 채 열기가 가시지 않은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가볍게 데이고 말아요.
(이미 쥐고있는게 많아 이를 꽉 악물고 참습니다.... 다 내려놔도 차가운 물에 대고 있지도 않아요. 그냥 식사를 시작합니다.)
조금 멍한 기색으로 물잔을 내려다보던 유리는 그저 옅게 웃으며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식사를 시작하는 당신의 귀에는, 유리가 틀어둔 라디오의 뉴스가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온통 젖은 채로 나타난 유리가 문을 두드린 것도,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이었죠.
버튼에서 손을 뗀 유리는 잔을 기울여 물을 홀짝입니다.
공에덴:.......(머리가 멍합니다. 그냥 조용히 식사를 할 뿐이에요. 그러다보면 접시는 금새 다 비워집니다.)
(무언가를 더 먹을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이 허하면 뭘 먹어도 속만 아파서.... 맞은편에 앉은 유리를 바라봐요.)
온유리:아, 다 먹었나? 유리가 치울 테니 에덴은 쉬어라. 안색이 안 좋다.
사랑해.
(살짝 웃어주곤 접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온유리:(아. 하고 눈동자가 흔들린 듯도 했습니다.)
응, 에덴... (하고 답하며 당신을 묘한 얼굴로 바라 보다가 같이 일어나요.) ...유리가 치워도 되는데.
공에덴:아냐. 쉬고 있어. (곧바로 싱크대에 두고 설거지를 시작해요.)
(1인분의 식기. 그걸 닦는 손길은 조금 강박적인 느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보던 유리는 얼마간 자리에 앉아 팔을 만지작대다가 일어납니다.
한편 부엌 싱크대로 향해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집 안의 가구라든지 물건 등의 위치가 조금씩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리가 건드린 걸까요? 물론 요리를 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기엔 어딘가 좀...
집안의 어디가 달라졌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공에덴:(그럴 수 있어.
진짜? 그럴 수 있어.
정말로? 그야 여기는 우리 둘의 집이니까.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 유리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지만,
너의 욕심때문에 방주가 멸망하면 어쩔래?
너가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여명도 사라질텐데? 다같이 개고생하며 일구어낸걸 너의 이기심으로 망가트릴 셈이야?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어.
배수구로 빠지는 물소리가 벼락처럼 귀를 찢습니다. 젖은 손은 턱을 잡고 무너지는 몸을 바치고 있어요. 숨이 다시 거칠어집니다. 손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집을 둘러봐요. 어디지? 뭘 숨기는거야?)
조사가 가능한 곳은 거실, 주방, 침실, 욕실입니다.
막 식사를 마친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안온해 보입니다... 아마도요.
방금 당신이 사용한 싱크대에는 당신이 사용하고 닦아둔 식기들이 잘 놓여 있네요.
그외에는 냉장고나 쓰레기통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냉장고를 엽니다. 어떤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공에덴:
관찰력
기준치: |
29/14/5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구하기 쉬운 식재료는 아니라, 변화가 생기면 아무래도 눈치채기가 쉽죠.
방금 냉장고의 변화를 알아챈 당신이라면 무엇을 싸 두었던 비닐인지 알겠죠.
넓은 창문 밖으로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줄기가 보입니다.
유리가 채널을 돌려둔 라디오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소파와 현관 정도입니다.
한 사람 분의 공간만큼 색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현관으로 갑니다.)
어제 말끔하게 정리해둔 현관인데, 주변에 물기가 조금씩 묻어 있습니다.
닦아낸 듯한 흔적이 있기는 있습니다만... 채 완벽하게 갈무리하지 못한 것일까요?
현관에는 두 사람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공에덴:(어제 샤워할때부터 예상했던 일입니다. 침실로 갑니다.)
설마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걸까요.
얼마간의 노크가 있다가, 다시금 음성이 이어집니다.
(하.... 치안대인가. 문을 살짝 열어서 인사합니다. 딱히 그렇게 좋은 기분도 아닌지라 표정은 좋지 않았을테지만요. 하기사 저 사람들에겐 나는 상중일테니.)
문을 엽니다. 탐험가인 당신에겐 익숙한 얼굴들이네요.
마찬가지로 당신의 사정을 아는 그들은 모자를 벗으며 염려스러운 얼굴로 인사합니다.
경찰: 계셨군요. 한창 심란하실 때 죄송스럽습니다만, 주변에 사건이 생겨 목격자를 찾는 중이라서요.
짤막한 설명에 따르면, 이 근방에서 혈흔이 발견되어 긴급 수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하네요.
정작 피를 제외한 그 무엇도 발견되지 않아 의문스러워하고 있다면서요.
혹시라도 신경쓰이는 점이나, 탐험가로서 떠오르는 점이 있다면 말씀주십사 부탁하네요.
........상 이후로 집 밖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경찰: 아아, 네. 그러시군요. (안타까움을 채 숨기지 못한 음성입니다.) 근방에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던 사람에 관한 목격담이 좀 있었습니다만... 그 부분에 관해 아시는 것은 없으시겠군요.
공에덴:(고개를 끄덕입니다. 평소같으면 뭐라 말을 덧붙일만도 한데 그럴 힘도 없어서....)
그러면 경찰은 짧은 인사와 함께 금방 자리를 뜹니다.
공에덴:(마찬가지로 간단한 목례로 경찰에게 인사를 건네고 현관문을 닫습니다.)
......
(머리가 슬 욱신거리기 시작합니다. 침실로 들어가요)
아까는 정신없이 일어나느라 몰랐는데, 유리가 누웠던 자리의 시트가 조금 축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에덴:(...그래. 유리는 지금 액체로 몸이 구성되어 있고 액체를 공급받지 못하면 형태를 유지 못하는 그런 상태겠지. 추측이겠지만.... 자국을 보니 생각에 힘이 실립니다.)
(신체를... 이루기 위해 육신이 필요한가? 뼈와 피와 살이....)
....
(침대를 살펴봅니다)
당신은 이런저런 추측을 떠올리며 침대를 뒤적입니다.
익숙한 침대를 슥, 슥 손으로 만지다 보면...
기이하지만, 마냥 낯설지 않은 기묘한 감촉이 손끝에 걸립니다.
단언컨대, 어류 중에 이런 비늘을 가진 물고기는 없을 거라고.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창백한 물질임을, 당신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웃음이 실실 새어나옵니다.)
차라리 떨어질걸.(또렷한 목소리로 뱉어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갑니다)
침실에서 나와 욕실로 향하면, 때마침 문을 열고 나오는 유리와 마주칩니다.
금방 씻고 나온 것인지, 피부 위로 촉촉한 물기가 어려 있어요.
어째 혈색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저 물에 빠졌다가 기어 나온 꼴에 가까워 보이네요.
온유리:(수건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듭니다. 그러다 당신을 발견하면 멈칫해요.) ...에덴.
공에덴:(표정이 지금 어떨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손에 꽉 쥐고 있던 비늘 하나를 유리에게 보여줍니다.)
.......날 먹어야해?
온유리:(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는 걸 발견하면 조금 굳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그 정체를 알아채면 얼굴이 조금 질려요. 마지막으로 이어진 말에는 결국 눈동자가 크게 흔들립니다.) ... ...에덴.
(언젠가처럼, 다만 당신의 이름만을 부르고.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듯하더니 몇 번이고 도리질쳐요.)
공에덴:(이상하다, 내가 아는 유리는 인어공주처럼 축축하고, 비밀스럽지 않았는데. 무얼 하나 말해주는게 없어 속이 뿌리부터 썩어갑니다.)
(아프다. 힘들어. 괴로워.... 천장을 보다 힘겹게 알았다고 말하곤, 욕실로 들어갑니다...)
유리는 그런 당신을 보고 주먹을 계속 쥐었다 펴길 반복합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보아, 욕실로 힘겹게 들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듯하네요.
욕실에는 사용 흔적이 여실하게 남아 있습니다. 나름 열심히 뒷정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흙먼지가 완전히 씻겨나가지 않은 수건, 하수구에 고인 흙물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 빠진 빈 욕조의 한 구석에 작은 비늘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크기는 많이 작아도 그게 무엇인지는 금방 알 수 있겠죠.
물이 제대로 내려가지 않는 게 아무래도 막힌 것 같습니다.
깊은 구멍 안쪽에서 무언가가 반짝이는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이네요.
...진주는 아니나, 그것을 흘리는 존재의 비늘임은 확실하게 알이볼 수 있습니다.
(울진 않았구나.)
(그래, 울것같은건 나인데.)
(우선 이물질을 다 걷어서 휴지로 감싸 휴지통에 넣습니다. 손을 씻어요.)
공에덴:(손을 씻고 양치를 합니다. 아침을 먹었으니까요.)
부글부글, 칫솔 위에 짠 치약은 언제나처럼 하얀 거품을 잘도 만들어냅니다.
공에덴:(늘 그렇듯 이를 닦고 헹구고....)
(그럼에도 고통은 가라앉지 않아서.)
(입을 닦고 욕실을 성큼성큼 나갑니다. 유리를 찾아요.)
그러고 보니 에덴, 욕실 문을 열어놓고 있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문을 여는 순간, 팔과 목을 매만지는 유리를 볼 수 있었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팔과 목을 매만지는 것 외에 별다른 점이 없지만...
온유리:(아까 서 있던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고개를 들고 당신을 봅니다.)
공에덴:(개의치 않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뜁니다. 명치가 아픕니다. 아무 말 없이 당신에게 다가가 두 뺨을 잡고 입을 맞춥니다. 체온이 어떻든, 당신의 맛이 어떻든.)
(꽤나 거칠었습니다. 당신의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가 입이 벌어지면 그대로 빠듯하게 맞춥니다.)
온유리:에... (하고 당신의 이름을 발음하기 위해 벌렸던 입술이 그대로 당신의 것과 맞물립니다. 일순 마주한 눈이 순간 커졌던 것도 같아요. 분명 차갑고 축축할 텐데도, 주저하지 않고 파고들어오는 당신의 뺨과 코로 가쁘게 뱉는 숨이 와닿습니다.)
공에덴:(두 뺨을 잡고 있던 손은 어느새 당신의 목 뒤와, 손목을 잡습니다. 도망가지 못하게 가둬요. 계속 눌러놨던 비윤리적인 욕망이 불쑥 모서리를 드러냅니다. 당신이 어떻게 호흡을 하는지, 어떻게 자기와 숨을 엮는지, 얼마나 숨을 쉬고 버틸 수 있는지 다 기억합니다. 그래서 더.)
(몰아붙입니다.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면 잠시 입술 끝만 마주했다가도 급하게 원상복귀합니다. 길고,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입맞춤을.)
(안놔줄겁니다. 대체 내게 뭘 숨기는지, 왜 인어공주처럼 물거품마냥 터질 것 같은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당신에게 질문 대신 울분을 담아 두 사람분의 호흡을 들이마십니다.)
온유리:(뺨에서 목과 손목으로 자연스럽게 향햐는 손길에 몸이 움찔합니다. 저도 모르게 발을 움직여 뒤로 물러섰지만 덫에 갇힌 소동물 꼴이 되는 것은 금세였습니다. 분명 본인이 뱉는 숨인데도, 본인의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눈앞의 상대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것만 같습니다.)
(몰아붙여집니다. 정말 안 되겠다고 생각할 즘이면 귀신같이 숨을 풀어주었다가 다시 옭아매오는 당신에게 어쩔 줄 모르고 휘둘립니다. 그야말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입맞춤입니다.)
(간간히 입술 새로 흘러나오는 소리는 앓는 것 같기도, 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나 오래 호흡을 나누었을까요. 생리적인 것인지, 혹은 다른 감정이 묻어나는 것인지. 달아오른 눈가로 도르륵, 하얀 진주가 흘러내려 발치에 자리합니다.)
공에덴:(격정적인 입맞춤이 끝나고 호흡을 고르고 있다가도 당신의
눈물이 바닥으로 쏟아지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아 젠장,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 방울씩 떨어지던 눈물은 줄기가 됩니다. 목소리가 사시나무처럼 흔들립니다.) 유리야.....
(당신을 품 안에 끌어안습니다. 울지말라는 얘기는 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진작 이런 시간이 필요했었을겁니다. 모르는척 묻는게 아니라, 울며불며 너저분하고 추잡해보여도...)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야, 응? 유리야.... 제발.....
온유리:(당신의 품에 안긴 몸이 잘게 떨립니다. 또르륵, 도르륵. 뺨 위로 하얀 진주가 몇 번을 구르고 구릅니다. 그리고... 점차 가빠지기 시작하는 호흡. 단순히 격정적인 입맞춤 이후라 그런 것이라고 말할 종류의 것은 아닙니다.)
에, 덴...... (겨울의 메마른 나뭇가지같은, 물기 하나 없는 목소리. 이런 음성을, 당신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공기 중에서 호흡하지 못하는 양, 두 손으로 돌연 목을 꾹 잡고 신음합니다. 목 위를 덮은 손등에 찬란한 빛을 띠는 오색 비늘이, 마치 파도처럼, 일어나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광경.)
공에덴:(그래요. 압니다. 이 것에 대한 대처방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유리를 두고 부엌으로 갑니다.)
(망설임없이 칼을 꺼냅니다. 컵을 손 아래에 두고, 그리고....)
온유리:(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몸으로, 당신을 뒤따라갑니다. 그러다가 칼을 꺼내드는 당신을 보면 팔에 매달려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합니다.)
에, 덴... 됐다. 물, 만... 에덴.
(다시금 고갯짓을 합니다. 아까 당신의 질문에 답했던 것처럼.)
공에덴:....... (조금 신경질적인 느낌으로 칼을 놓고 당신의 컵에 물을 가득 따라줍니다.)
당신이 칼을 내려놓고 나서야, 유리는 손을 떼고 컵을 급히 받아듭니다.
그대로 한 모금 쭉, 숨도 쉬지 않고 들이킵니다.
그러면 좀 진정이 됐는지, 한결 편안해진 호흡으로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몇 번 더 마셔요.
마침내 옆에 있던 수건에 물을 넉넉히 적셔 팔과 다리를 거칠게 닦아내고 나면,
비늘도, 호흡도 전부 가라앉은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서 숨을 길게 내쉽니다.
온유리:... ... (이후 수건을 내려놓고,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조금 망설이다가도... 금세 팔을 둘러 꾹 안습니다. 그러다가 돌연 멈칫하더니. 집 내부를 두리번거려요.)
공에덴:(눈물을 그치지 못합니다. 이 상황이 너무 힘들고 절망스러워서.... 당신이 어디에 시선을 두는지도 모르고 그저 팔에 힘을 준 채 당신을 꽉 안을 뿐이에요.)
유리야 제발....
온유리:(절박하게 무언가를 찾듯, 당신을 꽉 안은 채 고개만 이리저리 돌리던 그가 마침내 어딘가를 응시합니다.)
(그러더니... 눈물을 흘리는 당신의 뺨을 조심스럽게 받쳐 어딘가를 볼 수 있게 해주네요.)
공에덴:(그러면 그 곳을 봅니다. 뭐가 보이나요?)
이건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라고 할 만하지만, 뭐.
사실 당신에게 이런 걸 아주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나요?
....너가 인어로, 신화생물로 살아간다고 하면....
....싫어.
너는..... 이미 죽은 사람이잖아.
(그 말에 자기가 스스로 상처를 받은 듯 얇아진 눈물줄기가 다시끔 굵어집니다.)
온유리:(당신의 말을 들으면 입술을 꾹 뭅니다. 다시금 고개를 숙이는데, 작은 무언가가 바닥에 툭,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아 아마도.)
(그러면서도 당신을 꾹 붙든 손은 그대로 두다가... 천천히 놔줍니다. 조금 떨리고 있지만, 놓은 것을 무르지는 않아요.) ... ... 가 봐라, 에덴.
(그렇게 얘기했다가, 뭔가를 생각했는지 음, 하는 기색이 되어 말을 덧붙여요.) 아니, 그. 다녀와라... 라고 해도 되겠다.
응, 에덴. (하면서 등을 슬 밀어줘요.)
공에덴:......(처량하게 무리를 떠나는 동물처럼 당신을 젖은 눈으로 빤히 바라보다가 문 쪽을 발을 뗍니다. 왜냐면 그게, 당신의 부탁이니까.....)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방에 감돌던 축축한 습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서재 사이를 천천히 걸어가며 둘러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서재는 창문이 없으며, 보송보송하게 마른 공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습니다.
푹신한 양탄자는 걷는 것만으로도 발목이 깊게 빠져드네요.
높은 책장에 빼곡하게 꽂힌 양장 책들이 위압적입니다.
서재는 전체적으로 빨강과 금색을 기조로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서재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데, 이곳은 누구의 서재일까요?
공에덴:
정신
기준치: |
68/34/13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모르긴 몰라도, 지금까지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서재의 주인이라면, 적어도 '잔챙이'는 아닐 거라는 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다리를 모아서 얼굴을 묻어요.)
(지긋지긋해....)
다리 사이로 책상, 책장, 그리고 바닥에 쌓인 종이 더미가 보입니다.
마치 당신을 위해 준비해두었다는 듯, 정갈하게 놓인 그것들이...
공에덴:(그냥 죽을까. 유리도 죽이고 나도 죽고. 여기서 뭘 해봤자 해명하는게 더 힘들어지는거 아닌가. 다같이 장례식도 했는데. 애정하던 사람들이 미쳐서 엇나가는것도 많이 봐왔는데.)
......
(힘없이 바닥의 종이들을 봅니다)
양탄자 위에 종이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바다생물이나 바다 괴물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네요.
공에덴:
교육
기준치: |
71/35/14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해봐도될까요)
공에덴:
교육
기준치: |
71/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방주에서 태어나 탐사자로 길러지고, 탐험가로 살아온 삶입니다.
몇 가지 자료를 뒤적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짜맞춰지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을 봅니다)
알 수 없는 문자로 책등에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이런 양장본이 수십 수백 권이나 책장에 꽂혀 있어요.
낡은 타자기가 올려져 있고, 타자기 위에는 종이가 끼워져 있습니다.
주인이 치다 만 것인지 종이의 글은 중간에서 끊어져 있습니다.
열린 서랍 속에는 인어 장식 하나가 유유하게 떠다니는 스노 글로브가 들어 있습니다.
하하...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
.................................
(절규가 입 밖으로 새어나옵니다. 어느새 방 안에 웅크린 채입니다. 너무 아파요. 괴롭습니다. 몸이 거멓게 물들었을때도 이렇게 안힘들었는데, 마치 가족의 첫 장례식때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습니다. 쉬고 있는데도 눈 앞이 흐려져요.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오는 어린 내가 외칩니다. 에덴. 나 아파. 너무 아파.)
(이런 꼴을 보려고 초대한걸까요. 열심히 발버둥쳐봤자 진득하게 달라붙는 신화의 잔재는 늘 마음을 찢어발깁니다.)
(그의 말이 귀에서 맴돕니다. 신화에 먹히고 이용당해 결국 괴물이 되리라고.
차라리, 차라리 괴물이 되었으면, 그래서 처단됐으면 좋았을텐데. 차라리.... 가슴을 쥐어짜면서 바닥을 구릅니다.)
공에덴:(
엄마.... 나 너무... 힘들어......)
(의식이 멀어집니다. 버틸 힘도 없습니다. 순식간에 잠깁니다. 고통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드는 어두운 마음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
물기 하나 없는 산뜻한 공기, 종이 냄새가 다시금 풍겨옵니다.
공에덴:
정신
기준치: |
68/34/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직 흐릿한 정신에 눈꺼풀을 한번 더 감았다 뜨면, 순간적으로 서재가 다르게 보입니다.
책장응ㄴ 온통 낡아 있고, 이름 모를 벌레들이 책 사이를 기어 다닙니다.
책상 의자엔 해골이 앉아 뻥 뚫린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양탄자는 암초나 따개비들로 뒤덮여 이전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마침 바로 옆에 있는 책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알 수 없는 문자로 책등에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이런 양장본이 수십 수백 권이나 책장에 꽂혀 있어요.
그 중에서... 유독 작은 물고기들이 주위를 맴도는 책 한 권이 눈에 띕니다.
공에덴:(탈진한채로 바닥에 누워있다가 힘겹게 몸을 일으킵니다. 책장을 짚고 그 책쪽으로 가봐요. 책엔 뭐라 적혀있나요?)
그림책입니다. 주변의 책을 보니 유일하게 읽을 수 있는 글자로 제목이 쓰여 있네요.
저 글자가 알파벳이라 불린다는 것쯤은 알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에는 뚜렷하게 의미가 읽히네요.
마지막 페이지의 인어공주는 두 다리로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공에덴:
외모
기준치: |
74/37/1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
공에덴:(하긴 트라우마겪고 난리친 사람의 얼굴이 그닥 예뻐보이진 않을듯요 인성은 모를테니까)
외모
기준치: |
74/37/14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처연미로 승부봤다)
물에 젖었는지 찌글찌글한 쪽지입니다. 이곳저곳 구겨지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려지거나 번진 글자는 한 글자도 없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말끔하네요.
쪽지에는 처음 보는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어두운 낯으로 쪽지를 계속 읽습니다. 인건은 네게 상처만 주게 될걸. 맞는 말이야. 적어도 나는 유리에게 제대로 한 것도 없잖아.)
(쪽지를 다시 책에 끼워넣고 책을 제자리에 꽂아둡니다)
...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게 전부인 걸까요?
이 서재의 주인은 어째서 당신을 초대한 걸까요?
방주에서 태어나 탐사자로 길러져, 탐험가로 살아온 삶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당신에게 잔인하게 재확인시켜주기 위해, 이곳의 문을 연 걸까요?
(방법도 알았습니다. 유리가 다시 살려면 자길 죽이면 되는것도요. 그렇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 산 사람 대신 살아돌아왔다면, 유리는 구설수들을 혼자 버틸 수 있을까?)
공에덴:
교육
기준치: |
71/35/14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언제였더라, 머리가 커지며 예비 탐사자로서의 지식을 쌓아가던 시기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
'' 유력해보이는 방법을 찾았다고 해도, 다른 대안을 탐색해보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언제나 다양한 경우의 수를…''
―라고, 선생님께서 제법 단호하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계속 생각합니다. 나만 이렇게 특혜를 받아도 되나?)
(모두의 앞에서 배우자를 떠나보냈는데, 그 배우자가 살아돌아와서, 신화적 방법으로 사람이 되었다 하면....)
(....내 이기심으로 사회에 큰 파장이 일어날 뿐이야.)
(아직도 신화때문에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안돼. 찾지마.
(다시 일어섭니다. 어거지로 다리에 힘을 줍니다. 미련 없이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려고 발을 옮겨요.)
... ... 찾아본다면, 죽은 이를 되살리는 다른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서재를 등진 채 문 앞에 서면,
... ... 굳게 닫힌 문이 조용히 열립니다.
서재의 주인은, 당신의 퇴장을 말리지 않습니다.
공에덴:(나섭니다. 내가 죽어서 유리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다면.... 유리를 바다로 돌려보내거나.... 직접..........)
어쩌면 서재의 주인이 꽤나 변덕스러운 성격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에덴:
듣기
기준치: |
47/23/9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유리야.
내가 곁에 없어도 살 수 있어?
난... 너가 원하는걸 모든지 바칠 수 있어.... 그게 내 육신이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축축하게 젖은 유리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푸른 비늘이 돋아난 한쪽 팔을, 당신이 아는 익숙한 살구색 팔로 감싼 채로요.
아직도 유리를 사랑하나?
그래서 내린 최선의 결론이... 그것인 건가?
공에덴:(그제서야 뒤를 돌아봅니다. 당신이 기억한다면, 내면의 깊은곳에서 허우적대다 빠져나왔다는 모습이라는걸 알테죠. 자신에게 모든걸 빼앗겨서 오히려 사람같지 않은 모습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눈에는 애정이 담겨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에게만은. 비늘을 가린 손을 잡아 천천히 내립니다. 비늘 돋은 손도 잡아요. 그대로 당신을 천천히 끌어와 안습니다. 부드럽게 힘을 줍니다.)
유리야.
기억해? 내가 프로포즈 했을때, 내가 해놓고 많이 울었잖아. 그 날 너가 우리집으로 와서 내가 잘 때까지 내 옆에 있어줬잖아.
온유리:(얌전히 안깁니다. 더 나아가서, 이쪽도 당신을 꾹 안습니다.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다가,) ... 응, 그랬다. 에덴.
공에덴:나는 사실 너가 나를 좋아하는게, 그저 친구로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게 아닐까 싶은 마음도 있었어. 그런데 그 날 이후부터 그 생각을 지웠어.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누가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추고 한 침대에서 자고 그래....
(많이 지친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읊는 단어 하나 하나에 짙은 애정이 묻어납니다.) 내가.... 과한건 알아. 내 표현 방식과 사랑에 거는 것들이....
하지만..... 내게 남아있던 유일한 가족은 너 뿐이었어. 너의 삶에 초대해줘서 날 받아준 사람도 너였어. 이런 나를.... 성가시고 제정신 아닌 나를....
이렇게까지.....
(숨을 한 번 고르고 말을 이어갑니다.) 유리야.
온유리:(당신의 말을 듣는 몸이, 눈동자가, 끊임없이 잘게 떨립니다. 그렇지만 말을 끊지는 않아요. 그저 조용히 말을 듣고, 당신을 바라보고, 몸을 꾹 끌어안을 뿐입니다.)
(몇 번이고 열리는 입술을 간신히 닫아냈다가, 결국 마지막 말에는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 ... 에덴.
온유리:... ... 유리가 생각하는 게 맞나.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 (뒷말을 채 이어가지 못합니다.)
인간을 위해 인간이길 포기하여라. 그리하여 순수해지거라. 오로지 인간의 수호만을 위해 존재하는 괴물이 되거라, 신화가 되거라.
...누가 한 말인지 기억해?
온유리:(제 팔에 돋아난 비늘에 시선이 돌아가는 걸 막을 수 없었습니다.)
... ... 견딜 수가, 없는 건가. (목소리 끝이 가늘게 떨립니다.)
....어렸을적에, 배우자가 죽어서 만나기 위해 세계를 엎으려던 사람이 있었잖아.
....하다못해 우리 아빠도 엄마가 죽었는데.
유리야. 원하는 대로 해.
나는.... 내가 이런 특혜를 받는다는것 자체가 힘들어....
너가 싫은게 아니야, 하지만... 여명이었던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지켜낸 이 평화로움에 파란을 일으키기 싫어......
온유리:(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봅니다. 멍한 얼굴에, 창백한 뺨에 하얀 진주가 방울져 굴러내립니다.)
그렇다. 그렇지.
죽음은 돌이킬 수 없다.
돌이켜서도 안 된다. ... 우리의 평화는, 그 전제 위에 쌓아올려진 것.
(잠시 당신의 품에 얼굴을 묻습니다. 둥, 둥. 그대로 울려오는 심장 고동에 눈을 잠시 감았다 뜹니다.)
에덴, 유리도 에덴을 사랑한다.
(목소리가 파르르 떨립니다.) 유리를 포기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게, 에덴이 유리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걸 아니까.
다만, 에덴이 에덴을 포기하는 건... 견디기가 힘든데.
... ... 유리가 먼저 에덴을 떠나버렸어서. 약속을 먼저 지켜주질 못했어서. 유리는... (비늘이 돋아난 팔을 벅벅 문질렀다가 놓습니다.)
(다시 눈을 감습니다. 숨을 고릅니다.) 에덴.
에덴의 의사는... 확고한가?
공에덴:(어느새 자기도 울고있습니다.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진주같은 눈물방울을 흘려요. 당신을 계속 껴안은채. 이 대화가 끝나면 우리는 정말 이별이라서.) 유리야.
사랑해서, 사랑하니까... 이미 선을 넘은 너를.... 이미 알고 있었어도.... 손을 대지 못했어.
너의 생사를 내가 결정할 수 있는건 아니잖아.
인어로 계속 살아도 괜찮다면 원래 없었던것처럼 다시 떠나도 괜찮아. 그게... 지금은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네....
....사랑하니까.
(여리게 웃습니다. 울면서 웃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살짝 입을 맞췄다 떼요.)
온유리:(당신의 입맞춤을 가만히 받았다가 입을 천천히 엽니다.) ... 에덴.
유리가 바다로 가고. 정말, 정말로... 전부 정리하고 떠날 거라면. (이미 확고한 마음을 답으로 들었음에도, 계속 흔들리는 듯한 목소리입니다.)
...... 마지막에는 바다로 와줄 수 있겠나? 아니, 와 줬으면 한다. (...결국 그 내용은 네 의사를 알겠노라는 것이지만요.)
공에덴:.......난 내가 죽고 나서 그 어떤걸로도 다시 태어나기는 싫어.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그렇기 때문에 와 달라는 거다.
노력헤볼게.
그래... ... (뺨이 하얗게 물들기 전에 다시금 당신을 끌어와 짧게 입맞춥니다. 그리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요.)
사랑해.
사랑한다.
유리의 팔은 여전히 비늘로 뒤덮여 있고, 젖은 몸은 얼어붙을 듯 차갑지만 괜찮을 겁니다.
깊은 바다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그에게 필요하게 되겠죠.
창백한 체온이 당신의 품에서 사라져갑니다. 완전히 옅어져갑니다.
물바다가 된 집안을 헤치고, 유리는 열린 문 너머로 걸어갑니다.
어느새 밀려든 바닷물이 그를 삼키지만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멀리멀리 헤엄쳐갑니다.
정신을 차리면 당신은 물기가 흥건한 거실에 서 있습니다.
이 비는 주말까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릴 것입니다.
그러나 우산도 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당신을 찾아올 이는 더는 없겠죠.
유리와 닿았던 손끝은 지독하게 차갑고 창백하게 바래 있었습니다.
공에덴:(바랜 손을 봅니다. 그제서야 한기를 느끼는지 덜덜 떨립니다. 당신이 남긴 마지막 사랑. 굳어있는 손을 움직여 주먹을 꽉 쥡니다.)
(마음이 유리를 보낼때보다 가볍습니다. 풀리지 않은 매듭을 풀고 다시 예쁘게 묶은 기분입니다. 웃음이 나옵니다. 배우자가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모든걸 이룬 기분입니다.)
(마지막에 바다에 와달라는건 살아서 방문해달라는 뜻이었을까요? 미안하게도, 나는 이제 여기서 멈추고 싶습니다. 척척한 바닥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종이와 펜을 꺼내 유서를 적습니다.)
(평생 입을 다물 시간입니다. 죽은 아내가 내 곁에 있다 갔다는 사실을 삼키기 힘듭니다. 내가 죽는 이유. 재산 분할. 그리고... 장례식에 관한 것들. 화장을 하고 바다에 뿌려주세요.)
(다른 종이엔 문을 열지 말고 119에 신고해주세요라고 적습니다. 테이프와 함께 현관문 바깥에 붙입니다.)
(문을 잠궈놓지 않습니다. 서랍 깊숙한 곳에 있던 권총을 꺼냅니다. 탄을 확인하고 장전합니다. 베란다로 떨어지면 큰일날뻔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뻔 했네요.)
공에덴:(머리에 총구를 댑니다. 심장이 요동칩니다. 긴장일까요, 기쁨일까요. 어쨌든 웃음이 나옵니다.
드디어.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끝이 지금껏 겨누었던 어떤 목표물보다도 가깝습니다.
창백하고 차가운 빗소리 속에, 두 사람은 묻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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